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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상황

kaaram2011.01.11 12:25조회 수 1481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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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님께서 한라산에 가신다고하여 참고 하시라고 올려봅니다

10시간 산행이면 성판악으로 정상까지 어디한번 끝장을 보자는 코스일겁니다

분명 눈이 엄청내려서 좀 고생할겁니다

당일 기상이 도와주길 빕니다... 조심해서 잘다녀오세요 

 

 1월 6일 제주도에 잠깐 일이 있어 산행을 하게 되었습니다.

성판악은 한라산 정상을 찔을 수 있지만 10시간 이상이 소요되어 당일로는 무리라는 생각이고 어리목 왕복은 좀 짧은 감이 있어

이런 기회가 쉬오지 않을 거라 최대한 길게 어리목에서 돈내코 하산을 목표로 정했습니다.

이 코스도  6~시간 걸립니다.   

 

오리역에서 김포공항가는 새벽5시 리무진버스로 이동하여

저가항공사 중 그래도 고가인 제주항공편으로 가는데 비행기는 들었다 놨다..거의 놀이기구 수준이고

착륙때는 어~~~죽었구나,,, 하는 생각이 날 정도로 활주로에서 중심을 못잡고.. 휴~~~ 내 담부턴 저가항공 절대 이용하지 말아야지...

올때는 예약되었으니 어쩔 수 없고...

 

시외버스터미널에서 1100도로행 버스에 올라타니..아 무려 16년 만에 한라산 등반이 드디어 시작되는 구나.

 제주의 날씨는 가끔 눈이 내리다 말고...버스가 점점 고도는 높여가니 창밖에 제법 많는 눈이 쌓여

오늘 제대로 된 산행을 즐겨보겠구나...하는데  눈이 본격전으로 내리기 시작합니다.

 1100도로의 고도가 높아지면서 눈이 제법 많이 쌓여있고 결국 일반차량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더군요.

어라!!! 왠지 느낌이 싸~~~해지네요.

 

어리목에 도착하니 설국이 따로 없네요. 제설차에 의한 눈 절개한 곳을보니 60~70센티는 되어 보입니다.

도로에도 한 10센티는 기본적으로 깔려 있는 듯...

 

수도권에서 보는 눈풍경과 그 격이 다른 설경....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입니다.

 

높이 오를수록 눈은 점점 많이 쌓여있고...

 내려오시는 분들 저보고 하산을 권유하시네요.

눈보라가 장난이 아니랍니다.

헐~~ 난 돈내코까지 가야하는데...

 

오르막 숲을 지나자마자 기다리는 있는 건 엄청난 눈보라...

됫바람이긴 하지만 상상을 초원하는 매서운 눈보라, 칼바람....

잠시 서있으면 모든것이 얼어 버릴것 같은 추위, 거기에 처음보는 장면 말로만 듯던 화이트아웃(?)이라고 하던가

10미터 앞도 안보입니다. 돌아갈까 생각도 해봤는데 못내 아쉬워서 그냥 가는데까지 가보자 했죠. 

 

등산로 가드레일의 말뚝은 그 끝부분만 살짝보이고

10미터 간격으로 빨간 깃발이 있어 처음엔 왜 설치했을까? 했는데. 아~~~이럴때를 대비하여 길 아내를 위해 설치한 거였더군요..

참 고마운일이네요.

앞에 간 분들의 발자욱을 놓치면 안되는데

그새 눈보라가 발자욱을 싹 지워버립니다.   

 

길을 잠시라도 잃으면 허리까지 푹 빠지고. 대략 1미터는 쌓인거 같네요.

이런 눈보라, 이런 적설량은 생전처음입니다.

대피소에 도착하여 먹는 컵라면... 음 꿀맛입니다.

 

잠시 몸을 녹이고 다른 분들께 여쭤보니 돈내코로의 하산은 한사코 만류하시네요.

-그래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하자-.

 

다시 어리목으로 방향을 잡고 하산하는데 상황은 더욱 심각합니다  

맞바람에 눈을 뜰 수가 없고, 눈을 뜬다해도 앞이 안보입니다.

눈에 눈이 들어가서 눈물인지 눈물인지 하염없이 흐르고..

 깃발이 안보이면 그대로 서서 보일때까지 기다리다 가고,

러셀된 부분을 잠시라도 빗나가면 허리까지 푹 빠지기를 십수번...

쉴새없이 때려대는 희안한 우박눈...

다다닥...다다닥...

얼굴이 마비되이 갑니다...이럴때 스키고글이 최고 같네요.

 

"이런 상황에 준비가 소홀하면 정말 죽을수도 있겠다" 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한시간 가량을 고생하여 겨우 숲으로 들어오니 이제야 살았구나 안도해 봅니다.

 

그 다음도 순탄치는 않았습니다.

버스는 이미 끊겼고 등산객만을 위한 비상버스 한대 덕에 겨우

제주시내에 들어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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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5
  • 가람님 정보 고맙습니다.

    저는 허리 안좋아 중간에 되돌아올 계획이나,

    저보다 더 경험없는 분들이 많이 가시니 그게 걱정일 따름이죠....일일이 다 챙길수도 없고...

    그저 날씨만 좋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그나저나 차원이 다른 눈구경은 꼭 한 번 보고 싶네요 ^^

  • 가람님!  반갑습니다.

    생생한 현장의 느낌이 직접 가본 것 같이 느껴집니다.  눈보라에 눈을 뜰 수 없는...  그 와중에 사진까지 찍으셨군요.

    그런데 사진이 전부 빨간 배꼽만 보입니다. 보고 싶어요!

  • 뜨아! 지금 서울에 대설이 내리기 시작합니다 조짐이 심상치 않네요 퇴근 길 모두 무사희 귀가하시길...
  • 배꼽잔치가 열렸어용...^^

  • 가람님 멋있어용~!

    땀님 무사귀환하시길...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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