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12회 280 완주 실패기

정상주2011.06.27 13:12조회 수 2353댓글 20

  • 2
    • 글자 크기


우선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별것도 아닌 실력으로 이상하게 2008년도 제천 280랠리에 참가한 이후 280랠리가  너무 재미있어 앞으로도 계속 참가를 생각해왔으나 이번 12회를 계기로 이제 별로 그런 생각도 안들게 하는군요......^^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140km지점에서 중도 포기했습니다.

우선 실력도 안됐지만 지난 정선 280과 비교해 코스가 힘들지는 않았지만 코스 자체가 달랐습니다.

정선때는 비가와도 임도에 물이 고여있는곳이 별로 없었는데 여기는 천지에 물이 고여있는곳이 많아 흙탕물이 뒤로 다 튀어 바지에 작은 흙돌들이  엉덩이와 사타구니를 쓸어버려 패달링 자체를 못하게 만들어 버렸습니다.

앞으로 비가올때는 자전거 흙받이나 긴우의 필수입니다. 

그리고 정선 280을 계기로 자신감이 붙어 무지원 홀로 라이딩을 계획했는데 또한 이것이 화근이었습니다.

p9 114km지점에 오후 5시에 도착하는걸 목표로 달리다가 어느 임도 중간 지점에서 미끄러지면서 무릎이 조금 다쳤는데 이번에 접수를 못해 번호표없이 혼자 즐기러 나온 참가자분께서 넘어진 저를 보시고 달려와 다친 무릎을 보시곤 가지고 있던 런닝셔츠를 찢어 압박붕대처럼 감아 주셨는데 이분께서는 오히려 후시딘을 안가져와서 미안하다고 하시더군요.

지난 300 울트라 랠리때도 저와 똑같은 상황을 겪은 사람도 똑같이 치료해 주셨다고 하는데 런닝셔츠는 꼭가지고 다닌다고 합니다....^^

닉이나 이름을 물어봐도 안가르쳐 주셨는데 그자리에서 찍은 사진 꼭 올려주시고 지금 이자리를 빌어 감사드립니다.

p9 지점에 6시경에 도착하여 진행자가 가라는데로 가다가 보니 여기서 매식해야 하는데 음식점이 안보여 다시 되돌아와 그사람들한테 물어보니 반대편으로 500m쯤가면 음식점이 있다고해서 다시 빽....ㅠㅠ

중화요리집에서 볶음밥 곱배기 한그릇 뚝딱하고 떠날 채비를 하니 기타님이 나타나 아는척하는데 내가 여기있는줄 어떻게 알았냐고 하니까 밖에 놓아둔 자전거를 보고 알았다고 한다. 

하여간 고물 자전거의 인기란~~~~

기타님도 랠리 도중에 일행이 다쳐 병원에 후송하고 지금 지원조 역활을 하고있단다.

7시쯤에 p10 지점을 향해 출발, 날이 완전히 어둑해지기전에 임도로 진입해 홀로 가고있는데 앞에 길이외는 아무것도 안보인다.

작년 정선 랠리때는 앞을 보나 뒤를 봐도 라이트 불빛이 항상 보여 아무 생각없이 달리기만 했는데 워낙에 늦게 출발한데다 악천후에 중간 포기자들이  많아 그런지 내가 제일 마지막이라는 생각밖에 안든다.

원래 작전은 중간에만 있으면 앞 뒤로 랠리 참가자들이 있어 홀라해도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하늘을 보니 바람에 흩날리는 나무가 나보고 오라고 손짓을 하고 갑자기 내 옆에서 튀어나온 산토끼가  S자로 수풀에 들어갔다 튀어나오는데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동물이 산토끼인줄 처음알았다......ㅋㅋㅋㅋ

 잡풀 무성구간을 통과하는데 무작정 앞만 보고 달리다가 웅덩이에 쳐박혀 넘어지니까 별의별 생각이 다 떠오른다.

이거 가다가 빵구라도 나면..... 한개밖에 없는 라이트가 고장나 버린다면.....

갑자기 찾아온 공포감에 분노의 패달질이 시작되고 아픈 무릎이나  쳐박혀 눈에 들어간 흙탕물은 안중에도 없다.

계속 앞만 보고 달리다 보니 앞에 라이트 불빛이 보이는데 완전 구세주다.

뒤쫒아가 반갑게 인사하고 같이 가는데 강릉하고 부산에서온 이 사람들도 같이 간 일행들에 버려져? 홀라하다가  우연히 만나 같이 가고 있었는데 p10 지점에서 포기한다고해서 나도 후일을 기약하면서 과감히 포기하기로 했다.

p10 지점에 도착하니 10시쯤 된거 같은데 어느 편의점에 들어가 얼어있던 몸좀 녹이고 부산에서 온사람은 지원조 기다리고 강릉에서 온 사람의 지원조 차를 얻어타고 온양까지 오니 12시쯤 된거같네요.

지금은 280랠리 다시는 나가고 싶지않지만 혹시 마음이 바뀌어 다시 나가게 된다면 나하고 실력이 비슷한 사람 한명 꼬드겨 죽으나 사나 그사람하고 같이 다녀야 겠다고 생각하네요........^^;;

혹시 들어는 봤나 호랑이보다 더 무서운 산토끼를~~~~~       



  • 2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댓글 20
  • 고생하셨습니다...

    끝없는 도전이 아름답습니다....짝짝짝~~~~~^^

    제가 왠만하면 같이 나가 힘이 되어드렸을 텐데...

    워낙 몸 상태가 메롱이라 아쉽지만 포기했습니다...ㅠㅠ

    7월말에  왈바랠리가 열린다고 하니 또 한번 도전해볼 생각입니다만....

    오늘부터 절주에 훈련모드 진입합니다.

    저는 야밤에 젤 무서운게 나무 더군요...

    달빛에 비친 나무 그림자는 꼭 사람처럼 보이거든요...

    동물은 아직 못만나 봐서...

    정말 산토끼도 무서울 것 같습니다.

    옆에 딱 한 명만 있으면 무서울게 없을 텐데...

    랠리에서 끝까지 함께할 동지를 만나는 것도 복인 것 같습니다.

    고생많으셨고 자세한 얘기는 먹벙때 하시죠...^^

     

  • 땀뻘뻘님께

    ㅋㅋㅋ 오늘부터 절주하고 목요일 한잔 하시려구요?

  • 대충철저님께

    그럼 금요일부터....ㅋㅋㅋ

     

  • 말바에 토끼 많은데.. 어쩌시죠?
    정상님 천적이 토끼가 되실줄이야..

    고생하셨습니다.. 목요일 뵙지요^^
  • 미니메드님께

    제가 산에서 노는거 좋아하는 거 보면

    토끼중에 산토끼가 맞는 것 같긴한데요...^^

  • 고생하셨습니다. 밤에 그것도 비 겁나오는 밤에 자전거 탄다는 거 생각만 해도 무섭습니다. 이제 재야로 내려오셔서 저랑 같이 살방살방 타시지요. 그나저나 비때문에 이번주 자전거를 못 탓더니 온 몸이 찌뿌등 하네요. 먹벙은 못나갑니다. 부산 출장이 잡혀 있네요. 맛있게 드시고 수다 많이 떠세요. ^^

  • 지금은 웃으면서 말씀하시지만 당시 느꼈을 공포감은 OX가 쪼그라들정도지요! ㅋㅋㅋ

    고생하셨습니다. 

    당장은 아무생각마시고 하루 10시간이상취침, 4끼이상 포식,절주(이건 안될꺼같고...)하시어 축난 몸상태를 원복시키는데 집중하십시요!

    참! 자전거는 안장빼서 뒤집어두는것 잊지마시고요!

    내년에는 준비해서 같이 가십시다.

  • 대충철저님께

    왈바랠리 나갑시다...

    올해 말바에서 대거 참여하여 같이 달려보는 것도 재밌을 것 같은데...

    ^^

     

  • 수고 많으셨습니다....푹 쉬시면서 건강하게 회복하시길...^^*

  • cayman(이용주)님께

    반갑습니다 케이맨님

    왈바랠리때 뵈요 ^^

  • 글로는 실감이 않남니다만 아무튼 고생이 많으셨네요..

    안산에서 참석하는 팀들을 보면 참 준비하는 것이 많네요. 사전 답사 라이딩(요주위 지역, 힘든 업힐분석등)부터....

    다음을 기대해 봅니다.

  • 영초님도 올해 강촌대회같은 대회를 한번 참여해보시는 것도 색다른 감동이 되실듯합니다
    ...
  • 미니메드님께

    내년쯤에는 한번 도전해 볼까 합니다.

  • 고생하셨습니다!

    앞으론 아네님과 저처럼 동네에서 타시지요.

     

  • 마지막 구간을 함께 하신 분이 정상주님이군요.

    그 구간을 홀로 가기전에 초입에 설치했던 블루이글스 팀 텐트에 들어가 염치불구하고 밥 한그릇 달라고 하여~~~

    한그릇 먹었던게 임도같으면서도 임도같지 않은 잡풀 무성한 공포의 길을 헤쳐나가는데 힘이 되었습니다.

    이 면을 빌어서 블루이글스팀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홀로가다가 부산에서 온 00님! 과 정상주님을 만나서 함께~~ 그 공포의 길고 긴 잡풀지대를 빠져나오면서~~

    돌 던질 시점이 다가오고 있음을 직감하고 과감히 다음을 기약해야 했지요.

    저희들은 온양에서 정상주님을 내려드리고 팔레스찜질방에서 피로를 충분히 푼 후~~

    여유있게 다음날 온양전통시장을 들려서 아점을 먹고는~~~~

    강릉을 향해서 아쉬운 발길을 돌려야했습니다.

    차기대회 장소는 어디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또 갑시다" 란 의견을 모으면서~~~

    이번 대회는 연습을 제대로 하지 않아서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역시 힘들더군요.

    8월말(8/27-28이 될듯합니다.)의 왈바랠리 때 만나뵙겠습니다.

    땀님! 이번 아산은 패스하셨어도 8월말엔 뵈어야지요.

  • 설까치님께

    엇~

    설까치님 오랜만입니다...ㅎㅎ

    여전하시군요....ㅋㅋ

    이번에 정상주님을 만나셨군요...

    랠리 나가면 원래 그 얼굴이 그 얼굴...ㅎㅎㅎ

    혹시 부산에서 오신 분은 이용주님 아니신가요? ㅎㅎ

    케이맨님(이용주님)도 랠리 거르는 성격이 아니신데....

     

    네~~~ 8월엔 갑니다.

    오랜만에 만나 회포 좀 풀어야지요....

    부산에 계신 케이맨님도 뵈야하고...

    뒤쳐지지 않게 열심히 몸 만들어서 갈께요...

    정상주님 꼬셔서 같이 나갈께요...ㅋㅋ

    땀걸은 벌써 지원조로 차출해 놨습니다..ㅎㅎ

    왈바랠리때 뵈어요 ^^

     

  • 정상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이번엔 어느정도 자신감이 있었던 것 같은데..많이 아쉽네요. 세상일 이라는게 워낙 변수가 많은 것이니 준비는 좀 더 철저히 해야 하나 봅니다. 그래도 담을 기약 해야죠~~~ ㅎㅎ

  • 혹시 들어는 봤나 호랑이보다 더 무서운 산토끼를~~~~~ 

    심각하게 읽고 있다 배꼽 빠지는 줄 알았어요  ㅎㅎㅎ

    그래도 내년에 또 가실거잖아요 ~~~~ *^^*

  • 정상주님 또 의미있는 하루를 보냈군요....매년 도전하는 모습이 대단 합니다...

    내년에는 좋은 결과 있기를 바랍니다...

  • 정상주님 내년엔 제가 도와드릴게요. ㅋㅋㅋ 올핸 거지 체력이라 생각도 안 했지만...

     

    2009년 16키로 남겨놓고 포기한 원수를...ㅋㅋㅋ

     

    고생하셨습니다. 그 마음 이해하고도 남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공지] 험머님이 2015년도 마일드바이크 번짱으로 선출되었습니다.5 낑낑마 2014.12.14 8837
공지 마일드바이크에 처음 오신 분들께21 땀뻘뻘 2011.04.07 64816
34557 또 가보고 싶은 충동이.................. 파전 2004.11.06 377
34556 참으로 수고하셨습니다^^ 레드맨 2004.11.05 309
34555 5685 계단 밑의 이정표 오른쪽으로 노을 2005.05.25 1403
34554 5686,5690 기도원까지의 돌길 다운의 바닥 돌들... 노을 2005.05.25 1376
34553 축령산 가을소풍32 마지막입니다. ^^ 얀나아빠 2004.11.05 439
34552 5683,5684 싱글 마지막 나무계단 노을 2005.05.25 1280
34551 축령산 가을소풍31 얀나아빠 2004.11.05 409
34550 5680 약간의 업다운후 나타나는 이정표 왼쪽으로 노을 2005.05.25 1328
34549 축령산 가을소풍30 얀나아빠 2004.11.05 396
34548 5678 드디어 나타난 싱글 왼쪽으로 노을 2005.05.25 1289
34547 축령산 가을소풍29 얀나아빠 2004.11.05 277
34546 5677갈림길 왼쪽으로 보이는 등산로 왼쪽 나무위의 노란 인식표 노을 2005.05.25 1358
34545 mtb, 당신의 실력을 공인 받으세요. che777marin 2006.05.30 480
34544 축령산 가을소풍28 얀나아빠 2004.11.05 318
34543 5672 작은 공터 왼쪽길 노을 2005.05.25 1385
34542 축령산 가을소풍27 얀나아빠 2004.11.05 355
34541 5671 두번째 갈림길의 오른쪽 나무위의 노란색 인식표 노을 2005.05.25 1280
34540 ? (무) 월광 月狂 2002.10.17 294
34539 축령산 가을소풍26 얀나아빠 2004.11.05 295
34538 5667돌아온 두번째 갈림길 노을 2005.05.25 1357
첨부 (2)
kumdi_bike-a0300.bmp
177.6KB / Download 18
kumdi_bike-a0300.bmp
177.6KB / Download 14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