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허머입니다.
말바님들의 응원에 힘입어 이번 도전에 성공 하였습니다.
280 랠리
D-1.
퇴근과 동시에 짐을 챙깁니다.
자전거 외 백팩, 우비, 라이트, 배터리,식량(파워겔, 에너지바, 쵸코릿),이온음료, 카페인음료(핫식스), 브레이크패드, 펑크패치셑,서바이벌담요....
간단하게 에너지바 하나로 저녁을 때우고, 차에 자전거와 짐을 싣고 출발합니다.
고속도로에 간간히 차뒤에 자전거를 매달고 가는차가 눈에 띄는데, 다들 랠리 참가자인지...
평창 종합운동장에 도착하니 말바님들이 아직 도착을 안했습니다.
비는 몇방울씩 떨어지기 시작하고...좀 있으니 말바님들 도착합니다.
돌핀민, 대철님, 영테일.
번호표 배분받고, 네비프로그램 다운 받으면 물병 준다기에 갔더니
물병과 함께 레모나크기의 아미노산 샘플 3개도 주네요...요긴하게 잘 썼습니다.
비를 피하기 위해 종합운동장 지붕 쳐진곳에 주차를 하고 깔판을 깔고 잠을 청해 봅니다.
대략 21시 조금 넘은 시간인데, 이시간에 잠이 잘 안오죠...
옆에 지원조 아줌마들 소음도 있고...
잠깐 잠 들었다 싶을때 땀님 도착 하시고...
비도 좀 더 옵니다. 발끝에 빗물이 튀네요..
그래서 차에가서 시트 뒤로 제끼고 잠을 청해봅니다.
D Day
몇시간 잤을까....
방송이 나옵니다.검차받으라고...부적격 잔차 검사한다는데, 뭐 형식적인것 같습니다.
이때 정상님도 만나고....
검차하고 번호판에 펀칭합니다.이건 첵크포인트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검차받고 잔차는 운동장에 뉘어놓고 비를 피합니다.
출발시간까지 한 30분 남았네요...
주위에 다들 미친사람들입니다...허허 웃음이 나옵니다.
남들 다 자는 시간에...비는 오는데..이래서 은근히 중독되나봅니다.
드디어 출발시간.
서서히 종합운동장을 빠져 나갑니다.
한 오분 지났을까...신발이 수영장입니다.
장마철 대비 고어텍스부츠에 영테일이 가지고 온 방수스프레이까지 뿌렸는데...다 소용없습니다.
빗물이 다리피부를 타고 스며들어갑니다.
덕테이프(일명 청테이프)로 감아놓았는데도 소용 없네요. 랠리 끝날때까지 발은 팅팅 불어 있었습니다.
한 40km 지났을까...다리에 신호가 옵니다. 쥐가 날려고 합니다.
가만 생각해보니 출발이후 수분섭취를 안 했네요.
분위기에 휩쓸여 일행들과 달리다 보니 수분섭취 타이밍을 놓쳤습니다.
카멜백이 있으면 좋은데, 저 같은 경우는 물을 마시면 흡수가 느리니 위에 부담이 가고해서 이후로는 이온음료만 마쉽니다.
근데 카맬백 청소가 귀찮아서 사용을 안합니다.
음료수를 마실려면 정차를 해야되고 하니 그냥 달린거죠. 또 비가오니 땀 나는 줄도 모르고....
잠시 정차하여 수분섭취 하고, 이후로 일행을 놓칩니다.
음료수는 게토레이 600ml 3통을 준비했는데, 이것도 모자랍니다. 비 덕분에 물은 있어서 가다가 보충하고 했습니다.
저는 처음 출전이다보니 계획도 없습니다. 그냥 식량 챙기고 무작정 달립니다.
목마르면 쉬고, 먹고..저는 또 핸디캡이랄까 평페달에, 좀 더 무거운 잔차에, 첫 출전에....
임도가 경치는 참 좋아보이지만 그런것 눈에 안 들어옵니다.
비는 오고, 길은 온통 머드로 가득하고..이미 옷은 거지꼴 난지 오래고.
고글도 안티포그 스프레이 뿌렸지만 한 두시간 지나니 효과 없네요.젠장
이전 참가자 후기에 챙이 있는 헬멧 안에 쓰는 쪽모자가 필요하다고 했었는데, 챙기길 잘 했습니다.
그냥타면 들이치는 빗물에 눈을 못 뜨는데, 확실히 챙이 가려 줍니다.비오는날 고글 필요 없습니다.
머드가 튀어서 가리고, 거기에 포그까지 끼고..짐입니다.
하염없이 임도길을 꾸역꾸역 갑니다. 조금만 업힐이 나오면 끌바입니다.
업힐과 다운힐을 반복하여 가는 중 브레이크에서 소음이 큽니다.
패드를 보니 남아있는것이 없네요..젠장
다행히 여분의 패드가 하나 있습니다. 레진패드도 비오는날 이렇게 빨리 닳는줄 몰랐습니다.
출발 전 무게 때문에 빼 놓고 올려고 했는데, 다행히 백팩 바닥에 있어서 꺼내기 귀찮아서 그냥 왔는데,
이게 큰 도움이 되네요.
패드 교체를 하는데 스프링이 거의 사라졌네요.
문제는 지금 70km 정도인데, 패드가 2/3 정도 였는데 70km 타니 다 사라졌는데....
남은 200 여 km를 어떻게 탄다....
일단 가는데 까지 가보자...패드가 다 닳으면 어쩔수 없다...포기다.
하지만 최대한 아껴 써 보자...짧은 다운힐은 끌고 내려가고, 긴 다운힐은 끝에 업힐이 나오면
브레이크 안 잡고 내리 쏘고....
많은 라이더가 여분의 패드가 없어서 다운힐에서 끌고 내려갑니다.대부분 포기 했을듯 합니다.
아쉬운 점은 이전 대회 참가자도 여분의 패드를 왜 준비 안했을까 하는 의문이 듭니다.
첫날 170km 근처 온것 같습니다.
대부분 취침하는 사람은 여기서 좀 자는것 같습니다.
다행히 마을에 동네 슈퍼가 하나 있어서 음료수 보충하고 컵라면 하나 먹습니다.
그리고 발목을 치료합니다.
이번에 실수한게 고어텍스 부츠를 신고 오면서 양말을 목이 긴 양말을 신었어야 하는데
목 짧은 양말을 신었습니다. 부츠목이 발목과 닿으면서 다 까졌네요.
이런 실수를...이전에 한번 당해봐서 아는데, 깜박했네요...
슈퍼 주인아주머니께 붕대 있냐고 물어보니 다행히 압박붕대가 있네요..
붕대로 감고 신던 양말은 버리고 여분의 양말도 목없는 양말이라 참...
일단 붕대로 감으니 좀 낫습니다. 그리고 검정비닐 봉지 두개 얻어서 발을 감쌌는데 방수 효과는 오래 못 가네요.
가게를 나서는데 주인아주머니가 지금 가야할 길이 엄청 오르막이라고 하네요.
자고가는 사람들도 있지만, 저는 처음이라 코스 분석도 모르고 무조건 가야합니다.
하지만 이날 1,300고지를 오르고 보니 안자고 오른것이 잘 했다고 생각합니다.
남은 km만 보면 별반 차이 없는데, 끝없는 끌바를 해 보니 오늘 여기를 안 오르고
잤으면 도저히 시간내 완주는 힘들었을것 같습니다.
코스 초입에서 길이 헷갈려서 잠시 기다립니다.
길잃으면 낭패입니다. 조금 기다리니 몇명이 올라옵니다.
합류해서 올라갑니다. 좀 아쉬운것은 갈림길이 나오면 화살표라도 그려 놓았으면 좋겠다는...물론 대부분 있지만 빠진곳도 많습니다. 이런곳은 무조건 직진이라고 합니다.
그래도 헷갈리면 바퀴자국을 찾아봅니다.
이길이 아닌게벼 하면 참 힘빠지겠죠.
제일 어려운 구간을 오르고 다운힐 후 일행들은 지원조와 합류합니다.
저보고 컵라면이라도 같이 먹고 가자고 하는데, 보니 한개가 모자라고 같이 나눠 먹자고 하는데 폐 끼치기 싫어서 먼저 출발합니다. 마음만 감사히 받고...
D+1
둔내부근에서 여명이 밝아옵니다..
혼자 가다가 쉬고있는 또 다른 라이더 몇명과 인사하고 쉬었다가 같이 합류합니다.
이분들은 제천에서 왔다고 합니다.
둔내재 올라가는데 이곳도 은근히 힘듭니다. 타다가 끌다가 어떻게 올라가고 다운힐 하니
이분들 지원조와 만납니다.
같이 좀 먹고 가자고 하여 콘프레이크랑, 바나나, 계란후라이 한개 얻어 먹습니다.
에너지바에 질렸는데 먹으니 힘이 납니다. 정제 소금도 몇 알 주셔서 삼킴니다.
지원하시는분이 바이크 샵 하시는것 같습니다.
체인에 기름칠도 해 주시고...사실 변속도 문제가 있는데 그것까지는 도저히 말 못하겠고....
이분들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하프조 영테일과 통화 후 도킹장소 정하고 출발합니다.
이분들은 14시 도착 목표라고 했는데, 성우리조트부분 업힐 때 두분이 쳐지셔서 좀 늦었거나 완주 못 하셨을수도...
이곳이 은근히 사람 진을 뺍니다. 보통 업힐 후 다운힐 보상이 있는데, 그런것 없습니다.
평지 또는 약간 오르막이고, 온통 머드에 페달을 밟아야 나가고...굽이를 돌면 끝인가 하면 또 나타나고..
어렵게 어려운구간을 빠져나와 도킹포인트에서 전화를 했는데, 길이 어긋났네요. 아~ 물도 다 떨어졌는데..
뭐 어차피 무지원으로 마음먹었는데....
옆에 다른팀 지원조에서 염치불구하고 물 한통 얻고, 수박도 조그만 조각을 하나 주시는데 꿀맛이죠.
그분들도 지원해야 할 라이더가 있으니 많이는 못 주시고....
다행히 둘째날 비가 안와서 브렉 패드도 버틸만 하고 이상하게 힘도 더 나네요.
지루한 임도를 또 빠져나오니 마지막 체크포인트 입니다.
콜라 한캔과 샌드위치빵 2조각 줍니다. 허겁지겁 먹다보니 빨리 출발 해야 한다고 합니다.
은근한 업힐이 있다고....헐 이제부타 쭈욱 다운힐이라고 하던데....정보가 잘못되었나?
남은구간 솟때봉 임도 백덕산 임도도 아주 사람 진을 빼 놓습니다. 머드구간에...
평지 비슷한 꾸준한 업힐에....차라리 힘들게 올라서 다운힐 한번 쫙 하는게 낫지.
어떤 라이더는 주최측에 아주 막 욕을 합니다. 뭐 사실 힘들면 참가안하면 되고, 안 힘들면 의미가 없죠.
이게 끝인가 싶으면 굽이돌면 또 나오고...
어렵게 임도구간을 빠져나오니 계곡 다운힐후 도로에 접어듭니다.
평창 시내인줄 알았더니 아니네요..종합운동장 같은 건물이 안보입니다.좀 더 가야 합니다.
이제 작은 고개 하나 넘고 평창 종합운동장입니다.
그런데 변속이 잘 안되네요...어렵게 소음이 나는 상태로 고개를 넘고 평창 종합운동장이 보입니다.
변속기때문에 종합운동장 진입전 끌고 올라갑니다.
입구에서 타고 들어가니 벌써 도착 후 많은 사람들이 사진찍고 난리네요..이런 짐승들 같으니라고..
번호표 확인하고 구석탱이에서 드러 누워서 숨 좀 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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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사진 그런거 다 귀찮습니다.
이제 집에 가야죠..
우선 세수부터 하고..내 몰골을 보니 완전 거지네요.
지원받는 사람들은 둘째날 보면 휴일 라이딩 나온 복장으로 탑니다.
일단 발을 살펴 봅니다.
발목 부분이 돌아가면서 다 까졌네요(양말 선택 실수)
일단 붕대로 감은게 좀 효과는 있었는데....신발을 벗는데도 발이 부어서 억지로 벗고.
대충 냄새나는 옷을 갈아입고 앞에 편의점에 맨발로 가서 콜라 하나 집고 한모금 마시고, 혹시 슬리퍼 있냐고 물어보니 다행히 삼디다스 슬리퍼 있네요.
둔네에서 갓길에 세우고 잠깐 10분정도 눈 부치고 복귀 했습니다.
졸음을 쫒아가며 아이스크림을 물고 오는데도 1초씩 정신이 사라집니다.
집에 도착 후 13hr 정도를 푹 잤더니 좀 낫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해장국 한그릇 하고 후기 작성했습니다.
몸은 좀 뻐근하지만 견딜만 하고, 발목부분이 제일많이 까졌고, 손바닥은 빨갛게 피부가 얇아졌네요.
여분의 브레이크 패드가 제일 중요했습니다(여분은 2셋 정도 권장합니다)
식량은 파워겔만 많이 가져가고, 한 두끼 정도 쇠고기비빔밥 이라든가 가져가면 좋겠습니다.
이온음료 분말도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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