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출처 : 와일드바이크 (www.wildbike.co.kr)
현재 제가 보유중인 1893년산 골동품 자전거에 대한 여러가지 히스토리를 찾다보니 재미있는 내용을 많이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 중에 하나로 자전거 라이트에 대해서 말씀드리죠.
제 자전거에 붙어있는 라이트와 거의 비슷한 스타일의 라이트 사진을 찾았습니다.
위의 사진이 제가 가진 라이트와 거의 흡사한 사진이군요.
제가 가진 라이트는 정확히 솔라 라이트입니다. (Solar Gas Lmp)
Solar Gas Lamp (1896~1900)
정확히 위의 그림에 나와있는 저 라이트와 동일한 모델입니다.
맨 위의 사진과 다른점은 그저 브라켓의 구조가 달라진것과 가스배출구등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가스램프는 우리가 어렸을적(40대 이상의 분들의 기억에만 있을법합니다.....) 스케이트타러 논바닥을 찾을때면, 그 옆에서 떡복이나 오뎅따위를 파는 행상이 늘상 있었습니다.
이상하리만큼 얄따꾸리한 냄새가 나는 기다란 촛불같은 등을 켜놓고 장사를 하던 풍경이 기억 나실 겁니다.
바로 그게 카바이드등이죠.
당시 판매되던 다양한 카바이드와 오일
카바이드 등은 매우 간단한 화학원리입니다.
카바이드와 물을 접촉시켜 발생하는 아세틸렌 가스에 불을 붙혀 전등 대신 사용하곤 했습니다.
요즘은 각종 과일을 강제로 후숙시켜 시장에 내놓기 위해 사용한다고 하죠? (별짓을 다합니다)
이 솔라 가스등의 단면도를 어렵사리~~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의 잡지에서 찾았습니다.
새벽에 이러고 노는것도 나름 재미있군요 ㅋㅋ
Solar Gas Lamp Diagram 1896
그림 아래부분의 알갱이들이 바로 카바이드이고 우측 상단의 통에 물이 고여있습니다.
이 램프에는 몇가지의 조절 벨브가 있는데 매우 정교하고 복잡합니다.
물이 흐르는 양을 조절하여 가스발생양을 컨트롤할 수 있고, 따라서 불의 밝기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딱 보아하니 그시대에 좀 노시던 분들인듯 흠....
아이고~~~ 이 공작부인들께서는 라이트도 없이 헬멧도 없이, 장갑도 없이 잔차질을 하고 계시군요.
브레이크? 역시 없습니다.
당연히 이때는 모든 자전거가 픽시였으니까요.
1895~1896년도 자료를 보면 브레이크는 나오지도 않는군요. 그나마 후반부에 가서야 별 그지깽깽이같은 브레이크를 서서히 출시하기 시작했습니다.
Crescent Bicycle Catalogue 1896 (Indianpolis)
위 포스터에 나온 깜찍숙녀께서 타고계신 자전거가 제 자전거와 동일한 모델로 보입니다.
당시 처음으로 숙녀용 자전거가 출시되었는데, 전 세계적으로 상당한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치마가 걸리지 않도록 처리하고 타고내리기 좋게 탑튜브를 낮게 만든 디자인이 대세였다고 할 수 있죠.
심지어 머리를 길게 딴 여자들의 경우 자전거를 타는 도중 뒷머리가 뒷타이어의 스포크에 말리는 현상도 있었습니다.
너 어떻하니...
바로 요딴식~~ 되겠습니다.
생각만 해도 아찔하죠? 이름하야 헤어브레이킹 되겠습니다. ㅋㅋ
어렸을적보던 [ 초원의 집 ] 이라는 드라마만 보아도 머리를 길게 딴 소녀들이 대부분인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당시에는 당연한 헤어스타일이었나봅니다.
이래서 탄생한것이 숙녀용 자전거를 위한 각종 가드입니다.
히커리 나무로 만들어진 체인가드와 머드가드
Made by Plymouth, Indiana. 1893.
설명하기 좋게 제가 찍은 사진을 첨부합니다.
저 가드에 구멍을 뚫어 이쁘게 실을 꼬아서 끼워넣습니다.
긴머리가 말려드리가지 않도록 그리고 긴 치마가 체인에 말리지 않도록 한것입니다.
여성의 지위가 상대적으로 낮았던 시대에 이런 휴머니즘의 반영은 여성들에게 선풍적인 반응을 일으켰습니다.
사진속 제 자전거에 감겨있는 저 끈은 나이론줄입니다. 중간에 한번 복원된 것이죠.
나일론의 개발이 1차 세계대전 이후였나요?
아무튼, 당시에는 실크를 이용하여 만든 실을 사용했습니다.
다시 라이트로 돌아와서리....
카바이드등과 함께 1899년 이후부터는 오일램프도 많이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카바이드등의 경우 카바이드를 넣고 물도 넣어야 하고 물조절을 통해 가스량도 맞춰야 하고....등등
이에 비하면 사용이 번거롭지 않고, 냄새도 적으며 연료 보충도 편하기 때문이죠.
인디아나 주립 역사박물관에 있는 사진중 발췌
뒤에타고 있는 신사분의 표정이 압권입니다!!!!
아마도 미친듯이 밟고 있을겁니다. 자전거 무게가 딱 봐도 30kg 은 족히 넘을것 같죠?
싸나이 되겠습니다!!!!
이 사진속 자전거에 달린 라이트가 보이시죠?
바로 이것이 오일램프입니다. 저렇게 생긴것은 다 오일램프라고 보시면 됩니다.
요즘 클래식 바이크를 다시 복고풍으로 만들어 백만원중후반대에 팔고 있는 미국업체가 있는데, 이 오일램프까지도 비슷하게 만들어 판매하고 있습니다.
1890년대부터 1910년대까지 10여년간은 카바이드 램프와 함께 아주 짧은 텀이지만 오일램프가 자전거라이트 시장을 꽉 잡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1920년대에 들어서면서부터 갑자기 등장한것이 있었으니....바로....바로...바로....
Delta Electric Light 1922.
그것은 바로 전기로 작동되는 자전거 라이트였던 것이었던 것이었던 것이었습니다.
위 그림에 나온 자전거 라이트의 경우 베터리팩의 용량이 어마어마해보입니다만 사실은 그렇지 못했을겁니다.
당시 베터리 기술로 용량을 뽑아내봐야 얼마나 뽑아냈겠습니까?
현존하는 기술로 리튬이온셀의 한계는 2,600mA 다!!! 라고 업계에서 공공연히 얘기하고 있는 현실인데, 당시 기술로 과연 몇 mA 나 뽑아냈을지요.
아마 저정도 크기의 베터리팩이라 할지라도, 라이트역시 요즘과 같은 LED 가 아닌 일반 전구를 사용했을테니, 딱봐도 사용시간은 1시간을 넘기기 어려웠을듯 합니다.
당시 얼리어뎁터들 그리고 조금 더 가진자들의 머스트해브 아이템 아니었을까요?
시간이 조금 지난후에는 인간역사의 한 획은 그은 이 베터리라는놈으로 인하여 라이트의 춘추전국시대의 개막을 예고하게 됩니다.
Electric Light. Order Catalogue
마치 요즘 오픈마켓등에 자전거용 LED 라이트를 판매하는 홍보물마냥 갑자기 물량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리스트에 나온 가격이야 뭐 당시의 $ 가치이기 때문에, 현재의 가치대로 하자면 최소 15배 정도는 해야할것입니다.
당시 승용차가 없던 시대였으므로, 자전거는 최고급 승용차와 같았고 그 시절 자전거 가격이 80$~100$ 정도 했을 시대이니, 단순히 15배를 곱한다고 해서 정답은 아닐겁니다.
수많은 장인이 모든 부품을 손으로 깎고 조이고 다듬고 기름치고 튜닝해서 오랜시간에 걸쳐 1대의 자전거를 완성했다는것을 생각해보면 카바이드 라이트 하나만 해도 왠만한 사람의 봉급수준이 되지 않았을까요?
1890년대의 자전거는 자전거 생산업체가 많지 않고 극 소수의 전유물이었다보니, 생산하여 납품할 시 구입한 사람의 이름을 자전거에 플레이트로 새겨 넣어주었습니다.
1900년대부터는 컬럼비아같은 다양한 브랜드가 나오면서 전 세계에 자전거 생산업체가 엄청나게 많아졌죠.
헤드데칼에는 회사로고가 그리고 자전거 프레임에는 모델명이 서서히 새겨지기 시작하는 시기였습니다.
그후 20년쯤 지나서 최초의 승용차인 포드 모델 - T 가 나온이후로는 그 많던 자전거 생산업체가 줄줄이 사라지고 몇개남지 않게 되었죠.
오늘 일산다녀오면서 자동차 타이어가 이상해서 늘 갖고 다니던 주머니속의 작은 LED 라이트를 찾던중 며칠전 누군가의 집에 두고온 사실이 생각났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라이트와 관련된 얘기를 들려드리고 싶어졌네요.
자....백투더퓨쳐 시리즈!! 다음은 각종 공구들과 자전거 부품에 대해 한번 소개해드려보도록 하겠습니다!
(근데....워낙 게을러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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