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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d bike Trek 6700

p10098282007.10.19 10:38조회 수 1600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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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를 타다가 벤치에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학교가 파했나보다. 서너명의 중학생들이 자전거를 타고 오더니 작은 운동장임에도 묘기를 부린다.

급정거 회전, 앞바퀴 들고 타기 등 서로 장기를 자랑하며 좋아한다.  묘기가 가장 뛰어난 아이가 있었다. 급정거 회전 순간 뻥 하는 소리, 자전거에서 난다고 생각하기엔  매우 큰 파열음이었다. 뒷바퀴가 완전히 길게  찢어졌고 튜브도 갈기갈기 찢어졌다. 아이들은 재미있어 하며 왁짜지껄이다. 터진 바퀴 그대로 학생은 운동장을 마구 달리니 터진 타이어는 완전 만신창이가 되었다. 학생은 운동장에 자전거를 동댕이 치고 말했다.

" 에이, 버리자"

그냥 보고 있을 수 없다.



"야덜아!!, 고쳐타야지~~~"

   수리비  몇 만원 들겠다. /



  우리 엄마 돈 안줘요. 전에 자전거타다 크게 다쳤는데도 아무 관심없어요/



자전거를 자세히 들여다보니 Made in Wisconsin 이다. 미국 국기 마크가 선명하게 붙어 있다.



야!! 이거 존거다/



이거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그냥 던져놔도 아무도 가져가지 않아요/



자전거 주인은 아무 말 없이 벤치에 앉아 있었다.



아저씨 돈 많어보여요. 아저씨 자전거하고 바꿔요 /



옆에 한 아이가 말했다. 아이들은 내 자전거를 번갈아 타면서 묘기를 부렸다.



좋아여, 존대요 ~~  얼마짜리지요 ? / 응 !!!  작년에 20만원 주고 샀다./



벤치에 풀없이 앉아있는 학생에게 집을 물어보니 멀다.

부서진 자전거 끌고 간다 해도 수리비 망막한가 보다.



이 자전거 삼촌이 줬어요. 삼촌은 미국에 간지 오래되었어요./

야 ! , 버려 버려,  아저씨 바꿔줘요.  예 ?/

그래라./



내 자전거를 탄 아이는 물론 다른 아이들도 가랭이에 불이나게 달아났다. 어쩌면 미련한 아저씨에게 바가지 씌웠다는 생각을 했는지도 모른다. (ㄸㄹ뇬도 읽어보더니  뽀대 자전거를 줘버리고 이런 것을.....)



야 ! , 난  주말이면 여기서 자전거 타니 보고 싶으면 찾아 오너라 /



예전에 미제는 똥도 좋다는 말을 자주 들었다.  미제 제품을  더러 사용해 본 것 같다. 작년에 가평  명지산의 나무 간벌 현장에서 1944 산 제무시(GMC) 트럭이 목재를 가득 싣고 울퉁불퉁 산길을 누비는 것을 보았다.  기사에게 물어보니 이 산악지역에서 오직 미제 제무시만 견딘다고 한다. 국산, 일제 부품 차대? 데후? 인가 뭔지 모르나 뚝뚝 부러진다고 했다. 환갑 넘겼으나 오직 미제 부품만이 이 산악에서 견디며 미군부대 폐차에서 부품을 구해서 쓴다고 했다.





자전거를 끌고 들어와서 이리저리 들여다 보니 각종의 부품이 매우 정교하고 알미늄으로 되어 있어 녹이 전혀 없다.

자전거를 들어보니 한 손으로 들린다.

아주 가볍다.

다만 수도 없이 내동댕이쳐진 경력을 말해주는 상처들이 가득하다.

각진 부품에는 모두 긁혀서 모가 거의 사라져버렸다.



인터넷에서 Thomson Treck 6700 (27단)을 검색해 보니

으악!!!!! 거금 159만원!!!

이다.

아니???자전거가 이렇게 비쌀 수가 있다니 세상이 어떻게 된거여..

난 지금까지 자전거는 삼천리, 오직 삼천리만 있는 줄 알았다.



1971년 1월 2일 북풍이 몰아치는 한겨울에 오랫동안 녹 떨어내며 아끼던 삼천리타고 전국 무전여행을 떠나 20일간 눈 덮힌 비포장도로를 달리며 혹독한 경험을 했다.



트렉6700 ?????

몇 살인지 알 수 없다. 몇 살이나 된 년인지 알기나 하고 타야하지 않겠소???

누구 아는 사람 없소???

HANDBUILT IN THE USA 이다.

WL 1643343 .

  

구닥다리 마크 좀 보소~~~









미국 위스콘신 주 공장에서 만든 수제품 마크











트렉에 5천원짜리 타이어, 튜브, 안장 등을 교체하니 모두 5만원 정도 들었다.

깨진 반사판, 너덜거리는 나사, 기타 남아서 붙어있는 부착용 고리들을 다 제거했다.  



시험운전을 해보니  상체를 완전히 구부리고 타야 했다.



으익????    

놀랍다!!!! 속도가 !!!  



발에 힘을 주지 않는데도 날라간다.

아하!!!

이래서 자전거족들이 고가 자전거를  타나보다.



혹시 명품임을 알고 찾으러 오면 수리비 받고 돌려줘야겠다.



오!  하느님!, 마리아님!!, 예수님!!!!, 부처님!!!!!,



제발 찾으러 오지 말게 해 주소서~~~~.  



오멘!!  아멘!!!  알라 아크바르르,  나무아미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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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
  • 흠 장물 취득 하신거 아닌가 싶네요 --; 돈없는 집안에서 트랙 자전거를 사줬을 리도 만무하니까요. 다음에 그 학생 잡아서 경찰서에 한번 데리고 가서 부모님과 양자 대면을 한번 해줘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타다가 버릴 수준의 가격의 물건이 아닌데요..데칼을 보아하니 3~4년은 된 모델같습니다만..제가 지금 타는 트렉 리퀴드도 4년된건데..
  • p1009828글쓴이
    2007.10.19 11:15 댓글추천 0비추천 0
    의견 주셔서 고맙습니다. 학생들은 모두 우리 동네 애들입니다. 저도 장물인지 의심하고 여러가지 물어 봐ㅅ지요. 학생들이 고가 잔차를 전혀 몰라요. 저도 트렉 만나기 전에는 이런 자전거들 생각도 못했으니요. 교환해간 제 잔차는 다음날 잃어버렸답니다. 나머지 애들도 걸어 등교하기에 물어보니 모두 자전거 고장나 버렸답니다. 수리비가 자전거값보다 더 나간답니다. 세상이 한번 쓰고 버리는 풍요의 세상이 되었나봅니다.
    트렉 만나고 나서 명풍을 찾아보니 무지 많군요.
  • 좋은일 하셨다가 큰선물 받으셨네요...^^ 많이 사랑해주세요..
  • 어느 동네 신가요?
  • p1009828글쓴이
    2007.10.21 10:04 댓글추천 0비추천 0
    우리 동네는 산등성이에 게따지같은 집들이 엉켜붙어 있고 길도 높이 올라가다 푹 내려오는 동넴다. 자전거타기가 정말 어려워요. 자전거 점포가 4방 십리에 하나 밖에 없어요. 삼천리 같은 차만 취급합니다. 얻은 트렉 끌고 갔을 때 이런건 여기 오는게 아닙니다. mtb라는 것도 알게 된게 이 트렉보고 부터입니다. 왈바에는 가격 무시무시한 mtb 무지많네요. 재미있는 세상이 있는걸 모르고 살았네요. 그래서 제 별명을 촌노미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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