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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겐 선망의 대상이 되었던...도전 1200 투어...(당시 후기포함)

mtbiker2008.05.20 09:43조회 수 1816추천 수 26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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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없어진게 정말 아쉽습니다...^^;




제가 해온 Rally 완주, TDK 참가의 경험보다도


그당시 낯에는 학교 다니고

저녁과 새벽 그리고 주말에는 돈버느라...

옛날의 1200투어 참가조차 해보지 못한 것에 더 미련이 남습니다...

왜냐하면

현재는 없어진 투어이기 때문이겠지요...




작성일자: 2001년 6월 16일 ... 수류탄님의 후기

[1200 투어 후기] 6/11 (월) 서울~김천
* 6일간의 투어기간 동안, 수첩과 볼펜을 주머니에 넣고 다니면서, 기억하기 힘든 내용을 메모해 두었습니다. 그 수첩을 보면서 하루치씩 후기를 메꾸어 나가겠습니다.


05:10분... 뉴코아백화점 앞...
배웅나온 홀릭님, 클리프님, 뭉치님, 한별님, 우현님...그들의 힘찬 박수소리에 가슴이 뭉클해집니다.
무엇이 저들을 이 새벽에 이곳까지 나오게 했을까 ?

드디어 주사위는 던져졌습니다.
새벽공기를 가르며, 푸른 왈바져지 다섯 도전자의 패달질이 시작됩니다.
지도책하고 좀 친한 제가 선두를 맡습니다.
수도권에서만 선두를 해 볼라고 했었는데...이후 여정이 끝날때까지 장우석님과 거의 막교대로...
길잡이 겸 맞바람을 막는 바람막이가 됩니다.

양재역을 지나 고속도로 옆...청계산 진입도로를 따라 남쪽으로 방향을 잡습니다.
아직 산기슭의 찬 바람이... 와우님의 무릎을 시큰거리게 하는지...인상이 조금 눈에 거슬립니다.

홀릭님과 클리프님이 XG르망으로 동행합니다.
고마운 사람들...누가 뒤를 받쳐주고 있음은...모두를 마음 편하게 해줍니다.
클리프님... 뺀질거리는 특유의 웃음으로 담배를 피워 물며...약을 올리며 지나갑니다.
바부...나는 담배 끊은지 한달 됐지롱~
1200을 위해 금연을 했다면 믿으시겠습니까 ?

판교IC를 지나 풍덕천 사거리를 달립니다.
날이 밝으면서 이제 차가운 기운은 다소 없어졌습니다.
초반이긴 하지만 평속 30Km/h 가 넘습니다.
신갈쯤에서 온바이크님이 배웅 나오신다고 했는데...우리가 너무 빨리 지나가버려...전화통화만 대신합니다.
그동안 우리는 기흥을 지납니다.

07:05분... 오산에 들어서면서 1번국도를 올라 탑니다.
이곳까지 두시간도 채 안되었음에...스스로들 놀랍니다.
축지법이 조금은 성공했는가 봅니다.
여기서 홀릭님과 클리프님은 석모도 묻지마를 위해 기수를 북으로 돌립니다.
차조심하면서 무사히 다녀오라는 그들의 말이 결코 형식적이지 않음을 느낄수 있습니다.

경부선 철도와 나란히 달리는 1번국도...
두시간동안 선두에 있었던 까닭에 다소 힘이 들었습니다.
장우석님이 선두로 올라 오고, 저는 2번으로 내려 앉습니다.
우석님과 저는 패달링하는 스타일이 흡사해...이 양반 뒤에 서면 아주 편안합니다.

지나가는 열차의 굉음과, 다섯 팀멤버들의 거친 숨소리...거의 구분이 없습니다.
송탄-서정리-평택-성환....사정없이 지나칩니다.
집채만한 화물차들이 우리를 위협하듯 지나갑니다.
평일에 잔차타는 우리들이 아니꼬운가 봅니다.

산구경, 물구경하는 그런 투어가 아닙니다.
제 자신 조차도 이게 뭐하는 짓인지 의아해 집니다.
그저 달리고 또 달리고... 그러다 날저물면 자빠져 자고...
특별한 이벤트도 없으며...절대 고독의 자신과의 싸움 ?
며칠전 제 친구와 통화하던중..."너 미쳤냐?"

08:00분... 성환 기사식당...이곳까지 75Km를 달려왔고, 평속은 29Km/h입니다.
물론 초반임을 잊지않고 있지만...넘 오바한건 아닌지 실로 걱정입니다.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찌게백반...든든합니다.
생수 채우고, 썬크림 쳐바르고...다시 만반의 준비를 합니다.

재성이님이 선두로 나갑니다.
선두에서 팀을 끄는 요령이 서툴러 와우님께 몇차례 교정을 받습니다.
용솟음치는 젊은 혈기는 어찌할 수가 없습니다.
뒤 쫓아가는 나머지 일행만 헥헥댑니다.
와우님께서 붙잡아 세우지 않았다면...길바닥에서 객사할 상황입니다.

멀리 천안시 이정표가 보입니다.
왈바져지를 곱게 차려입은 십자수님이... 대포(大砲)만한 카메라를 들고 나타나...취재중인 파파라치 사진기자마냥...
객지에서 만나니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습니다.

사실은 그가 들고온 꿀물이 더 반가왔습니다...킬킬킬
십자수님의 꿀물과 더불어 챔프님이 협찬하신 국가대표 영양제...
없던 힘까지 펄펄 솟아 나옵니다.
약 10 여Km를 함께 달려주고...십자수님과 헤어집니다.

10:40분... 전동 개마고개를 넘다가 잠시 길가에서 쉽니다.
와우님 무릎이 아프답니다.
별의별 약을 다 복용하고...맨소래담도 바르고...
이를 악 물고 꿋꿋하게 패달을 밟는 와우님이야말로,
한계를 극복하려는 도전자의 모델이 아닐수 없습니다.

날씨는 흐려서 다행이지만...아침부터 좀처럼 그칠줄 모르는 맞바람으로 속도에 영향을 받습니다.
더 달리고 싶어도...맞바람과 와우님 무릎때문에 자제해야 합니다.
초반 평속 30 에서 28Km/h로 감소합니다.
주행거리가 100 Km쯤 넘어서면 서서히 지쳐갑니다.
잔차에서 내리고 싶고...눕고 싶고...자고 싶고...
너무나 견디기 힘든 고통의 시간입니다.
그러나 이것을 이겨야만 하루 200 Km를 주파할 수가 있습죠...

11:00분... 조치원 외곽도로를 통해 1번국도에서 591번 지방도로로 바꿔 탑니다.
전 직장에서 출장다닐때 자주 이용했던 지름길...
적어도 대전통과를 감안하여 거리상으로는 20 여Km...시간상으로는 1시간정도...충분하게 단축합니다.

11:30분... 강내 농협에서 식수를 채우고 잠시 쉽니다.
라이딩 내내 한마디도 떠들수 없기에...잠깐의 쉬는 시간동안 엄청 수다를 떱니다.
"자. 이제 출발..." 주섬주섬 준비하며...
"먼저 가시죠 ?"
그래도 아무도 맨 앞에 나서질 않습니다.
맞바람이 그만큼 무시무시하기 때문이지요.

12:10분... 대전지역 MTB동호인 남정문님께서 달리는 일행을 붙잡아 세웁니다.
포카리 한캔씩 내밀며...점심식사 하고 가라는...감동 그 자체입니다.
SK건설 현장에 계신데...갑자기 SK 이미지가 마구마구 좋아집니다.
OK...?...SK...?
단순한 인간...음료수 한캔에 이렇게 홀랑 넘어간답니다.

12:50분...신탄진을 지나 대전에 입성합니다.
평속 30Km/h 내외로 끌어도...일행은 전혀 무리가 없습니다.
오히려 "조금 더 달려도 돼 짜샤~" 그러는 것 같습니다.
작년 1200투어 때에는 깜깜한 저녁때 대전에 도착해 1박 했었답니다.
무려 반나절 이상을 앞서 나갔습니다.

대전시내 중리동 쌈밥집에서 점심을 때웁니다.
지도를 펼쳐 놓고 스스로의 전과에 키득키득 흡족해 합니다.
이분 저분 안부 및 격려 전화가 이어집니다.
든든한 식사와 함께 힘이 납니다.

근데 제 잔차에 약간의 장애가 생깁니다.
뒷바퀴 허브 쪽에서 탁탁...뻑뻑...잡음이 들리지만 속수무책입니다.
영동에 가면 온바이크님이 들락거렸다던 샵이 있다기에,
일단은 영동까지는 귀를 막고 가기로 합니다.

14:40분...대전 시내를 뚫고 옥천방향 4번국도에 들어 섰습니다.
식곤증과 한낯의 땡볕...매연,졸음, 등 악조건이 한꺼번에 몰려와 한동안 헤롱헤롱 댑니다.
이글거리는 아스팔트의 아지랭이가 어지럽습니다.

15:10분...옥천 통과.
길거리 그늘에서 행동식도 까먹고 딩가딩가...
서울서 이곳까지 180 여Km쯤 됩니다.
원래 목표는 옥천에서 1박 하는건데...현재 컨디션이 매우 따봉이므로 조금 더 내려가기로 만장일치 합의를 봅니다.

17:00분...영동 도착.
서둘러 MTB샵을 찾아 제 잔차 손을 봅니다.
스프라켓을 조이고...소음은 다소 줄었지만, 완전무결하지는 않습니다.
환장합니다.
베스트컨디션이어도 시원치 않을텐데...잡소리에 온신경이 쓰여서 원...

장우석님...조금 더 가야 된답니다.
에구에구...무릎아픈 와우님과, 졸린 저는 걍 여관이나 찾을 줄 알았는데...
영동역 앞 분식집에서 깁밥 한줄을 쥐어 주더니...추풍령을 넘잡니다.
에라 모르겠다...갑시다...

18:00분...황간 부근 노근리를 지납니다.
아시지요 ?...한국전쟁때 미군에 의한 양민학살...
오래된 철교 교각이 슬프게 보입니다.
산속이어서 해는 이미 서산으로 기울며...대지가 시원해 집니다.
차량 통행도 뜸하고...뻐꾸기 소리가 들리기 시작합니다.

너무나 다리가 뻐근해서, 일부 구간은 잔차를 타지않고,
와우님과 둘이서 걍 걸어서 끌고 갑니다.
타박타박 걸으며 "삼포가는길" 노래를 흥얼흥얼 부릅니다.
길 가는 사람들이 이상한듯 쳐다 봅니다.
사실 저희는 모두 이상한 넘들입니다.
저 멀리 완만한 추풍령이 보입니다.

19:00분...추풍령...
암것두 볼꺼 없는 썰렁한 작은 마을...
썬크림에 땀범벅에 온갖 먼지, 매연...몰골이 꾀죄죄합니다.
그래도 이 세상에서 제일 잘 난 사람들이지요.
기념사진 맹글고...하산준비 합니다.
깜박등 달고...물 마시고...

김천까지의 20Km다운힐입니다.
지금까지의 고생을 환급받는...무엇과도 바꿀수 없는 내리막길의 즐거움...
달리는 중에 일몰이 완료되어, 김천 시내에 들어 섰을때에는 이미 어두워져 있습니다.

주행거리 : 252 Km
평균속도 : 26 Km/h

5천원짜리 고기부페집에 갑니다.
무쟈게 먹습니다.
고기가 익기도 전에...소주는 물마시듯이...
무조건 먹어야 살 수 있습니다.

여관방을 잡습니다.
장우석님이 손수 빨래 시범을 보입니다.
욕조에 세제 풀고...발로 짓밟고...헹구고... 짜고...널고...
다음날 아침에 먹을 우유, 바나나 등 장 봐오고..
장우석님한테 시집가는 여자분은 편하겠습니다.
우리 1200팀의 내무부장관입니다.

재성이님의 코고는 소리가 아주 괴롭습니다.
콧구멍에 치약을 짜 넣는다고 협박을 해 뒀는데...
고단한 저는 팔다리를 움직일수가 없습니다.

가물가물 잠이 듭니다.
잔차타는 꿈...안 꾸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김천의 밤은 조용합니다.

[1200 투어 후기] 6/12 (화) 김천~부산
05:30분...알람시계가 드럽게 울어댑니다.
어젯밤 코골이의 쌍두마차...와우님과 재성이님...피차 할 말이 없습니다.

방 안에는 맨소래담 냄새가 진동을 합니다.
자리에서 일어나는사람마다 "에구에구..." 비명이 절로 납니다.
허리, 다리, 엉덩이...안 아픈곳이 없습니다.
약물의 힘으로 살아가는 족속들입니다.

김천두 시(市)단위인데, 여관 밖에서는 닭우는 소리가 납니다..."꼬꾜"

06:20분...여관 앞에서 일조점호...
타이어, 에어혼, 브레이크, 음료수, 지도, 휴대품...등.
싸늘한 새벽아침에 소름이 팍 돋습니다.

한 5분쯤 달렸을까 ?
와우님...무릎이 너무 아파, 라이딩을 포기합니다.
팀원이 한명 줄어 든다는게, 믿어 지지가 않습니다.
사기가 뚝 떨어지는것 같습니다.
일단은 서울로 가지말고...중간 기착지인 포항에서 다음날 만나기로 합니다.
그렇게 와우님은 포항행 시외버스를 타고...나머지 네명은 부산을 향해 진격합니다.

김천에서 왜관까지 근 1시간동안 식전(食前)라이딩 합니다.
초보맨님...증말 무식하리만치 엄청나게 쏩니다.
평속 40 여 Km에 이릅니다.
하지만 언덕만 나오면 꼼짝 못하지요.
맨 뒤에 있던, 저 까지 휩쓸리면 넷이서 아침부터 거품 물을것 같더군요.
해서...일부러 저는 안 달립니다.
뒤에 있는 저를 기다리느라 자연히 일행의 속도는 줄어들 수 있습니다.

07:40분...왜관읍내에서 해장국 한그릇씩 비웁니다.
다행히 와우님은 서울로 가지 않고, 포항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부산으로 돌아서 포항에서 만나면 되는 겁니다.

계속되는 4번국도...대구를 목표로 합니다.
왜관언덕에서 제 잔차...펑크 납니다.
펑크 때우는 제 머리에 땀이 비오듯 합니다.
햇볕은 쨍쨍...모래알은 반짝...무쟈게 더운 날씨입니다.

10:00분...대구시내에 들어 섭니다.
시가지 주행은 왕짜증입니다.
대구 시내를 관통하는데 1시간 30분쯤 걸립니다.
찌는듯한 더위에 기운이 쫙 빠집니다.

버거킹 매장의 에어컨이 시원하게 느껴집니다.
펑크에 대한 사례(?)로 제가 팥빙수를 쏴야 합니다.
더위를 쫓는데에는 뭐니뭐니해도 팥빙수가 최곱니다.

11:30분...대구 월드컵 경기장 구경하고, 국도 25호선을 찾습니다.
경산 시내까지 통과하는데...재성이님...적잖이 힘들어 합니다.
잔차질 하기에는 너무 더운 날씨입니다.
땀이 뚝뚝 떨어져...프레임 탑튜브를 적십니다.
힘 들때면 늘 떠오르는 생각...
"내가 왜 이 짓거리를 하고 있을꼬 ?"

해발 400m 청도고개를 오릅니다.
초보맨님 마지막으로 도착할때까지 20 여분 기다립니다.
휴게소 주인장한테 "물 좀 주소" 했더니...못준답니다.
인심 한번 고약합니다.
뚜껑 열린 장우석님...파워에이드 돌립니다.

올라 왔던만큼...내려가는 길...
엄청난 속도로 내리 쏩니다.
최고속도 68 Km/h.
내리막 속도는 자동차와 거의 다를바 없습니다.

내려오는 도중에 작은 부대(部隊) 위병소가 보입니다.
초병의 늠름한 자세는 온데간데 없고...총 옆에 세워놓고 만화책 보고 있습니다.
당(唐)나라 군대...바로 여깁니다.

13:10분...청도 읍내에 들어와 식당 괜찮은데 없나 어슬렁 둘러봅니다.
어제 점심때처럼, 또 쌈밥으로 끼니를 때웁니다.
오늘 김천에서 이곳까지 112 Km달렸습니다.

와우님한테 중간보고후 해운대까지 목표를 잡습니다.
이틀만에 부산도착 ?
생각해 본적이 없었는데...가능하게 보입니다.
과연 할 수 있을까 ?

15:00분...밀양 입니다.
여기서 약간의 혼선이 발생합니다.
저는 최단코스인 양산시내를 거쳐 부산에 들어가길 원했고...
초보맨님과 우석님은 업힐을 피해 완만한 진영으로 돌아 가고 싶어 했는데...
결국, 어중간한 삼랑진,김해를 지나기로 합니다.

15:20분...밀양을 벗어나기 위해 밀양터널을 지나가던중...
터널 안에서 초보맨님 체인이 끊어집니다...황당...
이어 붙이기하느라 20 여분 잡아 먹구...

16:00분...삼랑진에 왔습니다.
들판의 가뭄이 매우 심해서...
똥개 한마리가 들판을 열쉬미 뛰어 가는데...
마치, 만주벌판에서 흙먼지를 피우며 말 달리는 모습 같습니다.
비가 와야 할텐데...이 말이 씨가 됩니다.

재성이님...쉬었다 가자고 아우성(?)입니다.
본인에겐 미안한 얘기지만...젊은 사람치고는 지구력이 다소 부족합니다.
하긴 덥고 목마른데에 장사 없지요.
초보맨님도 지쳐...조금 천천히 달리자고 제안합니다.
모두가 힘 듭니다.

16:30분...1067번 지방도로, 안금리 동네슈퍼에서 1000원짜리 롯데 팥빙수를 먹습니다.
체인 끊어진 사유로 초보맨님이 선정을 베풉니다.

가파른 업힐...흙먼지...덤프트럭...맞바람...우리에겐 늘 어려운 상황만 주어집니다.
언덕길을 컥컥대며 힘들게 오르는데...핸펀이 울립니다.
친구녀석인데..."얌마...끊어...다시는 전화 하지마..."

18:00분...김해 도착...
도착신고로, 초보맨님 체인 또 끊어 집니다.
또 20 여분 잡아 먹구...
퇴근길 정체속의 김해를 통과해 부산시내로 접어 듭니다.

간혹 횡단보도에 서 계시는 분들께서 박수를 쳐 주십니다.
무슨 이유인지...그 박수소리에 기운이 팍팍 나는것을 느낄수 있습니다.

19:00분...구포근처에서 재성이님 펑크 납니다.
오늘 일진이 안 좋습니다.
펑크 및 체인...도합 네번이나 발목을 붙잡습니다.
길가에 잔차 세워놓고, 펑크를 때우고 있는데...
지나가는이 왈..."이 자징거엔 만보계(萬步計)가 달렸네"
아마, 속도계를 보구서 한 얘기 같습니다.

부산시내...생각 외로 넓습니다,
우린 부산의 서쪽 끝에 있는데...가고자 하는 해운대는 동쪽 끝입니다.
해는 뉘엿뉘엿 넘어가는데...부산쪽 길잡이 초보맨님은 길 물어보기에 바쁩니다.
만덕산을 넘으면...동래가 나온다는데...만덕산...남한산성보다 더 높은듯 합니다.
게다가 해도 저물었고...허기...피곤함...
택시 기사분 말씀대로...만덕터널을 들어갑니다.
옛날 터널이어서, 내부에 머리가 띵 하도록 매연이 꽉 차 있습니다.

이때부터 쏘기 시작해...시내를 거의 30 Km/h로...밟습니다.
여러 악조건에서 빨리 벗어나고픈 마음 뿐입니다.
재성이님이 밥 먹자구 조르는데...장우석님, 단호합니다.
"쫌만 더 가믄 해운대예요..."

20:30분...해운대...
서울 떠난지 이틀만에 부산을 확실하게 점령 했습니다.
굳어있던 초보맨님, 장우석님, 재성이님 얼굴에 웃음이 떠오릅니다.
기쁜 마음으로 해운대 도착보고를 끝내고...증빙 사진 몇장을 찍습니다.
갈비탕...감사히 먹었습니다.

주행거리 : 222 Km
평균속도 : 25 Km/h

바람불어 추운 밤...여관을 찾아 나섭니다.
여관 3만원하는곳...어제 김천에서 5만5천원 했던것에 비하면...거저다 싶어서 덥썩 물었지요.
방문을 열어보니...팔뚝만한 바퀴벌레가..."어서 오슈"
거의 유신시대때의 여관 수준이더구만요.

너무 피곤해 다른곳 찾아 나설 엄두도 안납니다.
"걍 잡시다..."
빨래하고...낮에 펑크난 튜브 두개 때우고...씻고...잡니다.
해운대 도착했다는 전화에...포항에 선착한 와우님, 매우 기뻐합니다.

재성이님...빨래 하다말고 자빠져 잡니다.
막내 잘못(?)만나...상전 하나 더 모시고 다니는것 같습니다.
오늘도 역시 맨소래담으로 떡칠을 합니다.

이 먼거리를 어찌 왔는지 신기합니다.
왈바 첨 나왔을때...서울에서 속초가는거...깜짝 놀랐는데...
이틀만에 480 여Km나 왔습니다.

증말루 미친넘들의 잔치입니다.

아웅...해운대의 파도소리가 시원합니다.


[1200 투어 후기] 6/13 (수) 부산~포항

주행거리 : 160 Km

지난 이틀간의 라이딩에 비하면 오늘은 최단거리 라이딩이 거의 확실합니다.
포항 이북으로 얼마든지 더 올라 갈 수가 있지만...
6/14일(목)...이 날 포항팀과 함께 동반라이딩 하기로 약정이 되어 있으므로...
이른바 관광바이크로 포항까지의 공간이동만 마치면 됩니다.

06:30분...팀웤이 너무 좋아서...늦잠 자는데에도 전혀 이견이 없습니다.
어젯밤 미리 사 둔, 던킨도우넛 몇 조각으로 식사를 대신합니다.

다리가 너무 아파서...걷는 모습들이 대통령각하와 비슷합니다.

07:30분...해운대를 뜹니다.
하늘은 잔뜩 흐려있고...어제 일기예보에 비 온다는 소리 없었으므로...
안심하고 찬찬히 출발합니다.

14번 국도를 따라 기장읍내를 지납니다.
미역으로 유명한 곳이지요.

맞바람...끝내줍니다.
오늘까지 사흘째...어째 우리 향방에 따라 바람이 바뀌는지...

사흘째 되다보니 엉덩이들이 아프기 시작합니다.
힘이 있으면 무얼합니까 ?
안장에 앉아 있질 못하는데...
엉덩이의 위치를 못잡고 갈팡질팡합니다.
애꿏은 싯포스트만 내렸다 올렸다 반복하느라 쉬는시간이 바쁩니다.

09:00분...온산에서 아침식사를 합니다.
늘 그렇지만...이른 시간에 갈 수 있는 곳은 기사식당 뿐입니다.
된장찌게와 김치찌게...이런 음식으로 어찌 힘을 쓸 수 있을꼬 ?

지독한 맞바람을 헤치면서 10:30분...울산시내에 스며듭니다.
화물차들의 통행이 아주 많아...매연 엄청 먹습니다.

중간에 쉬면서, 어디로 행선지를 돌릴까...궁리합니다.
포항분들과 오후 늦게 만날것 같은데...너무 일찍 도착하기도 뭣하구...
31번 국도로 해안도로로 나가기로 합니다.

영감님께 길을 물었는데...얕은 재를 하나 넘어가면 된다고 해서...
고개 이름이 가운데고개입니다.
그런데, 남한산성 업힐만큼 빡씨더군요.

항상 정상에 오르는 순서는...장우석님 또는 저, 재성이님, 초보맨님.
바닷가 도로에 이르러 주행속도가 점차 떨어집니다.
푸른 파도를 구경하느라 고개들이 죄다 바닷가로 향하고 있습니다.

신명휴게소에서 팥빙수 또 쏩니다.
언제 땀 흘렸었느냐는듯이 말짱합니다.

바닷가 도로를 북진하면서 감포 문무대왕 수중릉으로 향합니다.
어라 ?
비가 내리기 시작합니다.
관광이고 나발이고...비상입니다.
휴대폰, 디지탈카메라, 등 전자제품은 비닐봉지에 싸서 가방 깊숙히 집어넣고...
929번 지방도로를 타고 포항으로 급행합니다.
날씨도 차가와지고 빗줄기는 소나기만큼 굵어 집니다.

길 가의 큰 나무 밑으로 기어들어가 오돌오돌 떨면서 비를 피합니다.
서로가 초라해 보여...키득키득 웃어댑니다.
그 와중에도 양갱 뜯으며...즐겁기만 합니다.

큰 고개를 세개 넘어야 합니다.
초보맨님만 억수로 고생합니다.
가뭄에 단비라 반갑긴 하지만...우리들은 미칠 지경입니다.
특히, 다운힐땐 추워서 팔다리가 뻣뻣하게 굳습니다.

급기야 추위를 견디지 못하고 패달질을 마구 시작합니다.
얼어 죽지 않으려는 몸부림입니다.
살살 간다고 해결될 추위는 아니었으므로...오히려 땀 내는 것이 더 좋을듯 했습니다.

15:30분 포항제철을 지나 포항시내에 들어와 토토님께 구조를 요청합니다.
춥고, 배고프고, 새까맣게 흙탕물을 뒤집어 써서...몰골이 말씀이 아님니다.
와우님이 눈물을 글썽이며 "미안하다...내가 미안해 죽겠구나..."

드러운 꼴로 차를 탈수가 없어, 그 차를 따라 여관까정 시내를 질주합니다.
이미 버린 몸...무엇이 두려우랴...
버스정류장에 서 있던 학생들이 환호를 보내줍니다.
따식들...우리가 그렇게 멋있어 보이냐 ?

우리팀을 위한 포항분들의 환대는...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눈물나는 일 입니다.
6일이나 되는 여정의 중간에 보호자가 있다는것은...
우린 씻고 밥만 먹으면 되는...이런 칙사대접이 또 어디 있겠습니까 ?
먹물같은 흙탕물이 배여나오는 빨래는 와우님이 모조리 해주십니다.

토토님 가게에서 잔차정비하고...갈비살 먹으러 식당으로 갑니다.
토토님, 헤네시님, 오이아님, 레드포트님, 두카티님, 홍주님, 준엽님 등 1200팀을 위해 모두가 지원조가 되셨습니다.
여관 잡고, 갈아 입을 옷가지 신발. 잔차정비, 저녁식사, 차량지원...
첨 만나는 얼굴들이지만, 절대로 낯 설거나 어색하지 않습니다.
저 멀리 포항땅에는 우리의 형제들이 있습니다.

비는 계속해서 내립니다.
비가 오면 가뭄 해갈 되어서 좋고...
안 오면 내일 라이딩여건 괜찮아서 좋고...
짚신장수 아들과 우산장수 아들을 둔. 부모의 마음처럼 넉넉해 집니다.

와우님과 장우석님이 1호실에서 주무시고,
초보맨님, 재성이님과 제가 2호실에서 자게 됐는데...
코 고는 굉음에 견디다 못해...이불을 싸들고 와우님 방으로 피난을 갑니다.
이후, 전 재성이님, 초보맨님과 영원히(?) 따로 자게 됩니다.

창 밖엔 비가 억수로 내립니다.

[1200 투어 후기] 6/14 (목) 포항~삼척

주행거리 : 203 Km

05:30분...일어나는 것은 전쟁입니다.
온몸이 찌뿌둥...삭신이 쑤셔서 흐느적거립니다.
밤새 비가 꽤 왔는데...아직도 빗방울이 그칠 기미가 보이질 않습니다.

09:30분...약간 호전되는 하늘을 보고...출발을 단행합니다.
포항팀의 준비로...오늘은 지원차량(=무쏘)가 있습니다.
토토님과 레드포트님 두분은 직접 라이딩에 참여하시고...
헤네시님과 와우님 두분이 지원차량을 타고 후미를 지켜 주십니다.
오이아님도 잠깐 시간을내셔서 흥해까지 바래다 주신답니다.
듀카티님과 홍주님의 배웅으로 포항을 떠납니다.

1200팀에겐 오아시스처럼 힘을 실어준 곳...

비 온뒤의 세찬 바람에 이가 덜덜 떨립니다.
아직 젖어있는 도로의 흙탕물이 슬슬 튀기 시작합니다.
뚜껑이 열리려고 합니다.

10분도 안되어 포항시내를 빠져나와 북쪽으로 달립니다.
앞에선 무쏘가 바람을 막아주고...뒤에선 오이아님의 차가 후미를 지켜줍니다.
지원차량 덕분에...배낭은 벗어 던질수가 있습니다.
앞,뒤로 보호를 받으며...시속 35 Km/h 정도로 광분합니다.

다시 비가 내리기 시작합니다.
주행여건은 너무 안좋습니다.
옆을 지나는 차에서 튀어나오는 물보라와 미세한 흙탕물...맞바람...

흥해에서 아침식사를 위해 쉽니다.
뼈다귀해장국...얼었던 몸믈 녹이기엔 충분합니다.

제 잔차의 브레이크슈가 닳아버려...교체합니다.
와우님께서 만지작 거리다 칼에 손 베고...에구 죄송합니다.
손재주 많은 헤네시님...완벽하게 고쳐 주십니다.
오이아님은 생업으로 인해 지원업무 마감하고 돌아가십니다.

11:00분...빗물에 옷은 다 젖어 있습니다.
갈아 입을것두 없고...포기할 수도 없고...그저 앞으로 앞으로 나갑니다.
맞바람... 그것도 바닷바람의 찝찔한 냄새가 섞여있는...
어찌나 세찬지 잔차가 휘청거립니다.
장우석님과 제가 교대로 선두에서 바람막기 타령을 합니다.
도로 옆에 보이는 바다에는 높은 파도가 난리를 칩니다.

12:50분...강구항을 지납니다.
영덕대게로 유명한 곳..그리고 드라마 '그대 그리고 나"의 촬영지...
시간이 지날수록 바닥의 빗물은 다 말랐지만...바람은 우리를 가만 놔두지 않습니다.
아무리 내리막이어도 25 Km/h가 나오질 않습니다.

13:00분...영덕...몇시간 달리지 않았지만, 피로가 몰려 오는것 같습니다.
토토님, 레드포트님도 피로해 보입니다.
우리처럼 로드 경험이 많지 않아서...100 Km 넘는것이 한번 뿐이랍니다.
그래도 씩씩하게 우리와 함께 호흡을 맞춥니다.

헤네시님..."내도 한번 탈끼다"...지원차에 실려있던 그의 잔차를 꺼내타고...투어팀 뒤에 들러 붙습니다.
넉넉잡고 2 Km탄후에..."에구에구" 걍 포기하구 다시 운전대를 붙잡습니다.
잔차도 안타는 인간이 간식은 많이도 먹는다고...와우님에게 구박 많이받습니다.

14:00분...평해를 못 미쳐서...접촉사고가 납니다.
토토님의 뒷바퀴와 제 앞바퀴가 걸려서...저만 우당탕 자빠집니다.
바람때문에 빨리 달리지 못한 까닭에 크게 넘어지지는 않았지요.

재성이님과 초보맨님은 뒤로 많이 떨어졌지만...지원차량이 있어서...
별 걱정 없이 선두그룹은 내뺍니다.
오늘은 비 때문에 출발도 늦었고...맞바람으로 악전고투 하고있기 때문에...최대한 속도를 높일 필요가 있습니다.

와우님...우리와 같이 달리지 못하는 미안한 마음 때문에...
중간에 잔차를 꺼내어 라이딩 준비를 하지만...
아픈 무릎이 걱정되어, 아무도 반가와 하지 않습니다.
"와우님, 오늘은 그냥 차타시구...이따가 밤에 빨래나 해 주셔..."

관동팔경인 월송정과 망양정을 지납니다.
진경은 보지 못하고...단지 안내간판으로만 만족합니다.
15:30분...김치찌게로 점심을 때웁니다.

울진을 지나 삼척으로 북상하면서 서서히 지세가 험해집니다.
옛날, 이지역으로 무장공비가 떼거지로 몰려 들 수 밖에 없었던...험난한 지형...
업힐도 이제는 장난이 아닙니다.
경상도와 강원도는 그렇게 차이가 났습니다.
초보맨님의 업힐 속도가 점점 떨어집니다.

지원차량이 앞뒤로 달리면서, 먹고 싶은 메뉴를 신청 받습니다.
그러나 신청만 받고...막상 사다 주는것은 음료수와 쵸코바...
잔차 타는것 만큼, 운전하는 것도 힘이 듭니다.
저속으로 한 없이 따라가야 하는...고통 아닌 고통...
토토님은 와우님의 로드용 타야가 붙은 잔차로 바꿔타고, 다시 힘을 내봅니다.

16:00분...태봉산을 넘는 무지막지한 고갯길...다리가 후들거립니다.
저녁때가 되면서, 다행히도 바람이 잦아 듭니다.
감사한 생각이 절로 납니다.
연양갱 하나씩 까먹고...다시 힘을 내 봅니다.
이 연양갱 하나가 200 Kcal 나온다는군요.

어렵사리 정상에 오르니 '어서오세요...강원도입니다' 간판이 보입니다.
우석님과 둘이 기쁨의 비명을 질러 봅니다.
검문소 경찰이 구경거리 생겼다구...유심히 쳐다봅니다.

토토님, 우석님, 레드포트님, 저...넷이서 먼저 내리 달립니다.
기존의 2차선 국도가 4차선으로 확포장 되면서...고속도로와 흡사하게 잘 만들어져 있습니다.
굽은 길은 펴고 경사는 낮추고...
그래서인지 지도상의 거리보다 훨씬 덜 나옵니다.

17:30분...작년 투어팀이 숙박했던 갈남을 지납니다.
날은 이미 어두워 졌는데...
왕창님이 삼척 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 하셨답니다.
우리는 어떻게 해서든지 삼척까지 가야 합니다.
이정표엔 삼척 32 Km가 남아 있습니다.

지원차로부터 쵸코바와 음료수를 보충받고...삼척에서 만나기로하구...헤어집니다.
산길, 바닷길을 달리는데...오고가는 차들이 없어...적막속의 귀신공포가 생깁니다.

토토님,레드포트님 까정 셋이서 선두그룹으로 갑니다.
셋 다 라이트가 없어서 초 긴장으로 갑니다.
내리막이 나와도 마음껏 쏠수가 없습니다.
우석님, 초보맨님, 재성이님의 후미조는 지원차의 헤드라이트 덕분에 훤한 시야를 확보하고 뒤따라 옵니다.

힘든 업힐에서, 레드포트님이 "화이팅" 고함을 치면... 토토님이 "으랏차"하면서 주거니 받거니 기합(?)을 넣으면서 서로를 위로합니다.
1200투어가 이렇게 힘든 것인줄 몰랐답니다.

그래요...'투어' 라는 단어를 고쳐야 됩니다.
모두들 투어라고 하니깐, 슬슬 타고 댕기면서 구경하고, 맛난것 사먹고, 그러다 잠들고...이러는 것으로 착각 하시는가 봅니다.
사람이 할 짓이 못되는...뭐랄까 ?...

"토토님 힘 내슈..."
"레드포트야...힘 내그라..."
"수류탄님, 앞 잘 보이소..."
깜깜한 국도를 세 잔차가 서로 다독거리며 달려 갑니다.
저어 멀리 바다 한가운데...오징어 배들의 집어등(集魚燈) 불빛이 환합니다.

맹방해수욕장을 지나 삼척에 이르는 마지막 고갯길...
이곳은 십수년전 군대가기전 도보여행을 했던곳...가물가물 높고 험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를 악 물고 기어 오릅니다.
엉덩이의 뻐근함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가 없습니다.
내리고 싶은 생각이 굴뚝 같았지만...
포항식구들이 바로 뒤에 있는데, 약한 모습 보일수도 없구...
근데 그들도 무진장 힘들었다고 합디다.

21:30분...드디어 삼척 시내의 가로등 불빛 아래로 들어 섭니다.
포항을 출발한지 정확히 12시간만의 결과입니다.
다른 도시에 도착 했을때와는 즐거움의 차원이 틀립니다.
기상악화로 가장 힘들게 역주한 포항-삼척간 구간입니다.

시외버스터미널에 잔차를 세우고...토토님과 레드포트님과 셋이 얼싸안고 기뻐합니다.
수원에서 오신 왕창님...식사도 거른채 우리를 기다리고 계십니다.
"왕창님...자판기 커피 뽑아주세요...돈이 없어요"
배낭이 지원차에 있어서 우리 셋은 거지꼴입니다.

21:45분 지원차와 더불어 후미조까지 도착합니다.
늦은시간...허름한 식당에서 또 김치찌게를 먹습니다.

1200팀이야 이제 방잡고 자면 되지만...
포항팀은 200 여 Km를 거꾸로 내려가야 합니다.
졸지 말고 조심히 내려가라고 신신당부...
그들이 떠나가면서 몹시 허전한 마음이 생깁니다.
오늘 하루 찐하게 고생 함께 나눈 화끈한 경상도 사내들...

이제 1200팀은 왕창님까정 6명으로 보강 되었습니다.
여관방 두개를 잡고 셌씩 나눠 잡니다.

재성이님...빨래도 안하고 걍 곯아 떨어져...우석님과 둘이서 심야빨래를 합니다.
시꺼먼 기름때와 훍탕물...지긋지긋 합니다.
내일 아침에 먹을 김밥 몇줄 사다 놓고 잠자리에 들어갑니다.

오늘까지 4일째...
점점 지쳐가지만...목표를 위한 열의는 좀처럼 식을줄 모릅니다.

조용한 도시, 삼척에서의 하룻밤...
내일이 걱정됩니다.


[1200 투어 후기] 6/15( 금) 삼척~인제

주행거리 : 175 Km

어제의 궂은 날씨와는 달리 오늘 삼척의 아침은 너무나 화창합니다.
미리 사다 놓은 김밥으로 요기를 하고...출발 준비합니다.
어제 빨아 널어놓은 양말과 신발이 덜 말라 매우 찝찝합니다.

07:00분...맨소래담과 안티프라민으로 떡칠을 한, 여섯명의 환자들이 길을 나섭니다.
오늘의 하일라이트는 뭐니뭐니해도 한계령입니다.
우선 김밥을 든든히 먹었으니...강릉까지 냅다 달리기로 합니다.
이른 시간임에도 햇볕은 따갑습니다.

푸른하늘과 시퍼런 파도가 장관입니다.
오늘 처음 합류한 왕창님...넘넘 좋아 하십니다.
우리는 어제 지겹게 많이 봐서 아무런 생각이 없습니다.

망상쯤에서 카메라를 들고 제가 먼저 앞으로 나갑니다.
사실...와일드파일을 보시면 알겠지만...
여러 투어사진들 보면...늘 뻣뻣하게 서서 단체사진으로 일관 되어있는...
보는사람들이 재미 읍지요.
앞에서 찍고 뒤에서 찍고...달리는 모습을 우리는 보고 싶은 겁니다.
그러나 피곤하다보니...누구도 희생봉사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열나게 앞으로 달려나가 사진 찍고...다시 열나게 쫓아 붙어야 하구...

바닷가를 따라가는 동해안 7번국도...
시원한 모래사장 해변과 푸른 소나무 숲...그림이 따로 없습니다.
간간히 얕으막한 고갯길을 올랐다 내렸다 반복하면서 강릉방면으로 북상합니다.

10:00분...정동진을 지납니다.
드라마 '모래시계'때문에 일약 관광지가 되어버린 시골 조그만 간이역...
어설픈 카페와 음식점으로 너저분해져 있습니다.
술취한 잡것들의 오바이트 흔적들...

장우석님...배 고프다고 짐승의 포효하는 소리를 냅니다.
밥은 경포대 가서 먹기로 했다는데...
달리면서 연양갱과 쵸코바를 까먹습니다.
무엇때문에 우리는 이토록 처참하게 먹고 살아야 하는지...

뒤쳐진 재성이님한테 왕창님이 묻습니다.
"재성이님...지쳤지요 ?"
"아니요...힘 아껴두는건데여..." 라며 펄쩍 뜁니다.
너무 아꼈다간...한나절 가버리겠다...킬킬킬

강릉시내를 통과하는 패달질에 힘이 없습니다.
시민들이 보기엔...웬 흐느적 거리는 넘들이 잔차를 타는가 했을겁니다.

11:00분...작년 투어팀이 점심식사를 했던 곳에서 갈비탕을 먹습니다.
1인당 밥 두그릇은 기본입니다.
재성이님...갈비탕에 공기밥 두그릇 하고도 반을 더 먹습니다.
그런데도 그 반 밖에 안먹는 우석님보다 금방 지칩니다.
한마디로 연비가 좋지 않다고 스스로 고백(?)합니다.
적어도 끼니당 50 Km는 가야 하는데...

식후 음식점 잔디밭에서 쉬면서... 양말 신발 등등 죄다 널어 말립니다.
마치 수재민 같습니다.
따가운 햇볕에 뽀송뽀송 금방금방 마릅니다.

12:00분...양양까지 다시 출발...
충분한 식사와 휴식 덕분에 사기 충천입니다.
거의 평지같은 도로가 끝도 없이 뻗어 있습니다.

업힐 없는 곳에서 살고 싶다는 초보맨님...더운 날씨에 드디어 돌아 버렸습니다.
평속 40 Km/h로 미친듯이 달립니다.
와우님...무릎 통증이 없는가 봅니다.
선두를 탈환하여 절라 밟습니다.
재성이님이 가만 있었겠습니까 ?
두그릇반 먹은 갈비탕의 연비를 이 곳에서 쏟아 붓습니다.
왕창님...우리들중에서 컨디션 제일로 쌩쌩합니다.
갑자기 제정신들이 아닌가 봅니다.
잔차 여섯대가 초고속으로 질주 합니다.
지나는 차에서 환호를 보내주면 평속이 조금씩 더 올라 갑니다.
왈바에 드림팀이 있다면 단연 오늘의 멤버들 입니다.

1950년 10월 1일...인천상륙후 포항에서부터 북진중인 국군 3사단...
바로 이날 38선을 통과한 기념으로 국군의 날을 제정했다고 합니다.
우리팀이 북상하고 있는 7번국도를 따라서...북진, 또 북진...

미친 왈바 드림팀은 이곳 38선 휴게소에서 광란의 질주를 마칩니다.
한계령을 대비한 몸풀기...충분 했습니다.

14:00분... 양양 삼거리 도착...
파리바게뜨 빵집으로 들어가 팥빙수를 시킵니다.
제가 팀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은...이렇게 간식이나 한번 제공하는것 뿐입니다.

14:30분...한계령 정상에서 만나기로 하고...
1200투어의 꽃...한계령레이스가 시작됩니다.

전년도 챔피언 와우님의 2연패냐?
장우석님의 금번 1200 완주및 한계령1위 2관왕이냐?
왕창님의 두꺼운 허벅지냐?
뚜껑을 엽니다.

뜨거운 해를 마주하고서 정상을 향해...해발 920m의 한계령에 한계도전...
25 Km가 조금 넘는 길고 가파른 오르막...
굳은 각오로 패달을 돌립니다.
두 딸의 얼굴을 떠올리며...
이 아이들을 위해 앞으로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다짐만 수백번 고쳐 먹습니다.

가도가도 끝이 없습니다.
한굽이 돌아 오르면 더욱 가파른 넘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추월해 올라가는 승용차 몇대가 손을 흔들어 주는데...너무 고맙습니다.
뒤의 초보맨님과 재성이님은 보이지 않습니다.
한 백미터 앞에 와우님, 왕창님, 우석님이 가물가물 보입니다.

세상 태어나서 이날 흘린 땀이 제일 많을 것입니다.
엉덩이의 고통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가 없습니다.
너무 더워...물통의 음료수를 헬멧 위로 쏟아 붓습니다.
공냉식으로는 도저히 이 뜨거운 대갈통을 식힐수 없습니다.

이보다 더 고통스러울수는 없다.

양양 삼거리에서 부터 쉬지않고 1시간 30여분을 오르니 정상의 휴게소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고지대라 그런지 숨쉬는것이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남은거리 2 Km를 알리는 이정표가 맥 빠지게 합니다.
다행히 바람이 잔잔하여 심각한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정상의 기온은 매우 서늘합니다.

한계령...race의 결과...
1위 : 와우님 1시간 42분
2위 : 왕창님 1시간 43분
3위 : 장우석님 1시간 44분
4위 : 수류탄 1시간 52분
5위 : 재성이님 2시간 08분
6위 : 초보맨님 2시간 39분

와우님의 2연패를 축하하면서...오징어 한마리 사라고 들들 볶습니다.
초보맨님이 도착할 때까지, 거의 한시간 넘게 정상에서 오징어를 뜯으며 쉽니다.

한계령 내리막...최고시속 69 Km/h
패달질 단 한번에 몇십Km를 가는것이 신기합니다.

인제까지 달리는데...애타게 기다렸던 뒷바람이 불어 줍니다.
속도가 마구마구 붙습니다.
고속열차...바로 이런겁니다.
검문소 헌병들이 우리를 몹시 부러워합니다.
짜샤...이 행님들도 다 고생 했느니라...

인제읍내...돼지갈비로 영양보충을 합니다.
먹는거 만큼은, 든든히 그리고 많이 먹어야 합니다.

경진모텔...여러분...인제 가시면 이곳을 조심하세요.
온수도 안나오구...냉장고도 안돼구...선풍기도 없구...탈수기도 못쓰구...형광등은 겨우 들어 옵니다.
기진맥진이어서 다른곳을 찾을 엄두가 안나...걍 숙박합니다.

재성이님...방구벌레...세상에 이렇게 지독한 냄새는 처음입니다.
나머지 다섯명이 거의 졸도하여...군대 가스실 저리가랍니다.
한번만 더 그랬다가는, 암매장 해버린다고 협박합니다.

어느덧 마지막날의 기쁨이 다가와 있습니다.
그동안 정신없이 달리고 또 달리고...
지도를 펼쳐놓고 우리의 여정을 손끝으로 따라가 보니...자랑스럽습니다.
자신의 힘으로 이루어낸 작품입니다.
작년도에 미완으로 끝난 완주의 성취감이 코 앞에 놓여져 있는듯 합니다.
첫날부터 힘들어...집어 치우고 싶은 생각이 수백번 이었지만...
모두들 잘 참고 견뎌냈습니다.

전선의 달은 밝습니다.



[1200 투어 후기] 6/16 (토) 인제~서울

마지막날...드디어 1200의 끝장을 보고야 맙니다.

어제밤에 준비한 빵, 토마토, 바나나, 우유 등으로 허기를 없앱니다.





07:00분...안개가 걷히지 않은 산 속의 인제읍내를 벗어 납니다.
          
              작년 엄청난 폭우로 인해, 마지막 완주를 못했던 그런 아쉬움...

              그러나 올해의 1200투어는 다릅니다.

              바퀴 자국을 죄다 깔고 왔습니다.



군축령 고개를 넘을 걱정...어라 ???
터널이 새로 생겨 코스가 무쟈게 단축됩니다.
초보맨님이 가장 큰 혜택을 받았습니다...킬킬킬

와우님이 통증을 보이시는데...가슴이 아픕니다.
이거 마지막에 다시금 버스를 타게 되는것은 아닌지...
쩔뚝쩔뚝 뒤 따라가는 제가 더 아픈것 같습니다.

신남휴게소...윈드자켓은 벗어서 배낭에 쑤셔 넣고...
썬크림을 덕지덕지 쳐바릅니다.

와우님 상태가 염려되어, 막 달리려는 선두 초보맨님을 가로막고...
제가 선두에서 20 Km/h미만으로 천천히 갑니다.
서울까지 남은 거리도 얼마 안되고...
함께 마무리를 지어야 하겠기에...

재성이님이 오만가지 인상을 쓰면서 화장실 가야된다구...모두 기다려 줘야 됩니다.
와우님은 무릎때문에 속도가 안나니까 먼저 출발합니다.

홍천까지는 큰 업힐 거의 없이, 비교적 완만한 내리막길입니다.
평속 36 Km/h 로 먼저 출발한 와우님을 쫓아갑니다.
어...그런데...가도가도 꼬리가 잡히질 않습니다.
겨우 홍천을 10 여Km남겨둔 구성포에서 와우님을 따라 잡습니다.
타고 오면서 어느정도 무릎통증이 가라 앉았고...상태는 다소 호전 되었답니다.

09:30분...새로생긴 삼포휴게소...해장국으로 아침식사...
오늘 서울에서 속초까정 로드투어가 있습니다.
대청봉님, 이병진님, 김현님, 비탈리님, 민기, 정기, 오바맨...이렇게 7명의 왈바를 길바닥에서 만날수 있습니다.




우리는 서울로 향하면서...반대로 서울서 내려오는 속초팀과 손을 흔들며 지나칩니다.
저들은 과연 우리가 어떤 미친넘들인지 알까 ?

저 반대편에 반가운 파란 왈바져지...대청봉님...
너무도 반가운 나머지 손을 흔들다가...초보맨님...큰대(大)자로 길바닥에 벌러덩 나자빠집니다.
서로 조심조심 안전라이딩을 기원하면서 각자의 길로 접어 듭니다.

조금 더 가다가 비탈리님을 지나친 듯 합니다.
4차선 확장국도라 잘 안보입니다.

얼마를 더 가다가...이병진님, 민기, 오바맨, 김현님을 만납니다.
서로 손을 맞잡고 팔짝팔짝 뜁니다.
씩씩한 우리의 아이들이 기특하고 자랑스럽습니다.



김현님...잔차타는거 생전 첨 봤습니다.

            늘 소주병과 함께...킬킬킬



자 이제 서울 까지는 100 Km 남았답니다.
제자리에서 굴러만가도 코 닿을만한 거리입니다.

와우님...무릎이 안아픈지...슬슬 가속이 붙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어제 양양에서의 왈바 드림팀을 꿈꾸며 냅다 쏘기 시작합니다.
초보맨님, 재성이님, 장우석님, 저, 왕창님...이 순서대로 죽어라 밟습니다.
평속 40 Km/h로 얼마를 달렸을까 ?
서서히 힘이 들어 갑니다.
초보맨님의 굵은 허벅지가 파르르르 떨리는 것이 보입니다.
이러다가 와우님... 무릎 더 아프면 안될텐데...
결국, 며느리고개를 넘기기전에...초보맨님과 재성이님이 지쳐 떨어져 나갑니다.
"와우님...천천히 가요..."
우석님의 고함이 안들렸다면, 나머지 사람들도 퍼졌을겁니다.

길가의 가판점에서 개당 천원씩 주고 옥수수를 하나씩 먹습니다.
쉬는 시간은 언제나 즐겁습니다.
홀릭님 연락이 왔는데...성대한 환영식이 예정되어 있으므로...
오후 3시 이후에 입성하랍니다.
양평쯤에서 늦은 점심 먹고 들어가기로 합니다.

얼마정도 업힐을 올라가는 중입니다.
1열로 찬찬히 줄맞춰 오르는데...
후미에 있는 왕창님, 와우님이 느닷없이 재성이님에게 "야 이 개쉑...%$#쓰펄@!*씨양^&%..."
별의별 욕이 다 나옵니다.
물어본즉슨 업힐중, 재성이님이 뒤따르던 두양반에게 방귀를 한방 선사 했다는군요.
가뜩이나 호흡이 딸리는데, 핵폭탄 방귀를 갈겨 댔으니...

장우석님과 제가 교대로 선두를...평속을 30Km/h 미만으로 유지합니다.
골반뼈가 쿡쿡 쑤십니다.
조금만 더 참자...곧 서울이다.

14:20분...팔당이 점점 가까와 옵니다.
물냉면으로 점심식사를 대신하구서...
또 길가 노점에 서서 개구리 참외를 하나씩 까먹습니다.

서울특별시의 이정표가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이 날을 위해서, 한달전부터 밤낮으로, 연습에 연습을 거듭 했었습니다.
노력한 만큼 되돌아 오는건 동서고금을 통해 만고불변의 진리입니다.

마지막 힘을 내서 팔당대교를 건너, 길동사거리와 올림픽공원을 지납니다.
모두 지쳐있었지만 눈빛은 점차 생기가 도는것 같습니다.
중앙병원을 따라 한강둔치에 내려 섭니다.

우리는 해냈습니다.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까면서 우리들만의 조촐한 폐회식을 거행합니다.
서로가 수고 했다는 덕담으로 긴장을 풀어 버립니다.
초보맨님...앞으로 더욱 열쉬미 살겠답니다...킬킬킬

빨리 안들어 온다고, 십자수님 전화가 닥달을 합니다.

16:00분...줄 맞춰 선착장 앞으로 갑니다.
저 멀리 풍선으로 개선문을 만들어 놓았고, 왈바 현수막도 보입니다.
거리가 가까와 지면서 자세히 보니...생각외로 많은 분들께서 우리를 기다리고 계십니다.

나이를 잊으신 말발굽님과 십자수님의 쌩쑈...우뢰와 같은 함성과 박수...
폭죽...샴페인...반가운 얼굴들...
그동안의 고생은 전혀 생각이 나질 않습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이를 악 물었던 엉덩이의 뻐근함도 잊어 먹습니다.
밴드와 예쁜 도우미들이 없어 다소 섭섭...

성원에 감사 드립니다...
우리를 위해 이렇게 귀한 시간을 내어 주시고...

누적거리 : 1150 Km...

와우님, 장우석님, 재성이님, 초보맨님, 저 수류탄...
그리고, 350 Km 구간을 함께 해주신 왕창님...
무엇보다도 우리가 가장 힘들고 지쳤을때, 우리를 돌봐 주신 포항식구들에게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내년에 또 도전하고 싶습니다.
푸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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