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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야산 스노우라이딩

靑竹2008.01.13 21:18조회 수 2252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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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제대로 된 스노우라이딩을 한 적이 없어서
아침부터 소풍가는 아이마냥 가슴이 설레어 서둘렀습니다.

처음엔 사람이 다닌 흔적이 없어 꽤나 호젓했는데
임도가 있는 능선에 끌바로 도착하니
산림감시차량임직한 차가 다닌 궤적이 있더군요.

늘 문명이란 것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갖고 있지만
이미 그 문명 속에서 태어나 타성에 젖은 것인지
아니면 편리함을 추구하는 나약한 본성 탓인지
자전거의 진행 방향으로 강력히 맞서서 도전해오는
켜켜이 쌓인  두터운 눈을 피하여
차량들이 남긴 궤적을 따라 오르는 절 보았습니다.

위선이란  혐의를 씌워도 할 말이 없는
그런 이율배반은 궤적 아래에 또아리를 틀고 있던,
날씨 치고는 터무니 없이 미끄러운 얼음판의
혹독한 비판을 결국 피하지 못했습니다..ㅠㅠ

수없이 미끄러지고 자빠지질 않나,
내리막인데도 앞2단 기어가 힘들어 1단 기어를 사용하질 않나,
그렇게 악전고투 댓 시간을 달리다 보니
둘은 점점 눈사나이가 되어갔습니다.


"아이고 청죽님..이제 어깨까지 다 쑤십니다..크핫"

"밤에 꿍꿍 앓을까 무섭소...
마누라가 놔멕이길 포기하고 붙들어매면 큰일입니다.쩝"

"그나저나 제대로 스노우라이딩 한 번 했습니다."

"눈 밑에 저렇게 맨질맨질 결빙이 된 걸 사전에 알았더라면 안 왔겠죠?"

"ㅋㅋㅋ 물론이쥬..그래도 재미 있었습니다"

"저는 말유..
근자에 들어서 오늘처럼 재미 있는 라이딩은 첨유^^
그런데 오늘 우리들의 모습이 꼭 만화영화 톰과제리에 나오던
괭이 꼬락서니  같았습니다.ㅋㅋㅋ
빙판으로 내몰려 도망치던 고양이가
맞은편에 제 잡으려고 나타난 사람을 피해
방향을 틀어서 열심히 뜀박질을 해 보지만
결국 미끄러운 빙판 때문에 관성을 극복하지 못하고
제 잡으려는 사람이 있는 쪽으로 그대로 주욱~~~ㅋㅋㅋ"

"그래도 청죽님과 제가 아직은 창창한 나이니
선뜻 이런 곳을 타려고 나서는 거 아니겠습니까..하핫..
더 열심히 탑시다."



도로 업힐 5km, 임도 14km를 탔는데
본시 화야산 임도가 아주 마일드한 코스입니다.
그러나 오늘은 소복하게 쌓인 눈 아래에
내리면서 녹은 물이 곧바로 결빙됐는지
평지에서도 끌바를 해야 하는 곳이 많더군요.
별 거리는 아니었지만 종일 탄 느낌입니다.^^
그래도 잔차가 좋고 눈이 좋고 겨울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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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3
  • 오늘 길이 굉장히 미끄럽던데ㅎㅎ 무사히 다녀오셨는지^^
  • 靑竹글쓴이
    2008.1.13 21:29 댓글추천 0비추천 0
    두 인간이 빙판에 올려 놓은 괭이 꼴였습니다.ㅋㅋㅋㅋ
    꽤 경사진 내리막길에 앞기어 2단이 힘들었으니 원~
    자전거 조립 다 하셨는지 궁금해서 안 그래도 물어보려던 참이었습니다.
    같이했으면 좋았을 뻔했네요. 오늘은 어디를 다녀오셨나요?
  • 靑竹글쓴이
    2008.1.13 21:37 댓글추천 0비추천 0
    비밀인데요..
    고산님 뒤를 따라가다가 그 미끄러운 내리막에 속도를 낸답시고
    디립다 밟다가 앞바퀴가 홱 돌아가면서 넘어졌는데
    정말 개구리 패대기 치듯 넘어졌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양쪽 팔다리 쫙 벌리고 팍 엎어졌쥬..
    고산님이 뒤늦게 돌아보면서 제 눈투성이 꼬라지를 보면서

    "아니 대관절 어떻게 넘어지셨기에 모냥이 그래유?"

    "넘어지긴..뭐..코스도 이렇다 보니 너무 더워서 눈에다 좀 문지른 거유"
  • 저런 눈길에서 한번 타보고 싶네요.
    웬만큼 넘어져도 크게 다칠일도 없을 듯 하구요.
  • 조립 안했습니다.^^ 조금 더 타고서 크로몰리로 가려구요.ㅎ
    하드텔로 실력좀 키워서 몇년후에 풀샥으루 ㅎㅎ
  • 청장님하구 호암사 가려다가 입구부터 빙판이어서 시청쪽으루 돌아내려온게 전부에요.
    사람들때문에 눈이 다져져서 빙판이 되었더라구요. 다음 주말에 날씨 괜찮으면 가까운데
    같이 한번ㅎㅎ
  • 靑竹글쓴이
    2008.1.13 22:59 댓글추천 0비추천 0
    그럽시다.^^ 시간을 한 번 내 볼게요.
  • 스노우라이딩....................그러나 빙판에서 애쓴 하루 였네요 ^^
  • 靑竹글쓴이
    2008.1.14 01:11 댓글추천 0비추천 0
    보온병에 커피 담아서 가져가서 쉬면서 마시고 사진 찍고
    음식을 먹고 마시고 그러면서 세월아네월아했으니 오래 걸렸습니다.
    길도 물론 최악이었지요. 네 시간 반 정도 걸린 것 같아요.
  • 저의 고향엘 다녀 오셨군요.

    며칠 전에 아들녀석 군대가는 기념으로
    새벽에 일출을 보러 갔다가
    안개와 구름이 심하게 끼어서 일출도 보지 못하고 왔습니다만

    그 때는 눈이 오지 않은 상태라 길이 좋았는데….
  • 靑竹글쓴이
    2008.1.16 23:26 댓글추천 0비추천 0
    선비님 고향이 청평이셨군요.
    구름선비라는 닉네임의 유래가 짐작이 갑니다.^^
    정말 좋은 곳이더군요.
  • 링크의 골프장 두 곳의 중간에 있는 마을입니다.
    photo라고 씌어진 아래죠.ㅎㅎ
    http://wildbike.co.kr/cgi-bin/zboard.php?id=CoursePreview&page=2&sn1=&divpage=1&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14
  • 좋으셨겠습니다. ㅎㅎ 제잔차로는 그런길 못갑니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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