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가을, 티벳<BR>삼일을 가도 마을 하나 안 나오고, <BR>이틀을 발목까지 빠지는 흙먼지 오르막을 온종일 끌어도 고개의 끝은 안보이고,<BR>식량이 다 떨어져 지나가는 차(그래봤자 하루 왠종일 기껏 서너대지만)를 무작정 붙잡고 산적질하고(나에게 소중한 식량을 나누어 준 모든이들이여 복받을지어니...) <BR>낮이면 얼굴을 새카맣게 태우고, 입술이 불어 터질 정도로 강렬한 햇살,<BR>밤이면 오로지 내 달 그림자뿐 적막함에 조그만 부스럭 소리에도 소스라치게 놀라고,<BR>뼈속 까지 후벼파는 추위와 고독감,<BR>흔적도 없이 나를 집어삼켜 그 본래의 황량한 풍경을 유지하려는 듯 부는 거센 바람.<BR>5000m가 넘는 고개들을 넘을 때는 물 한모금 마시기, 숨쉬기조차 감사하고 조심스러웠던 그 곳...
마침내 티벳을 벗어나 네팔에 도착 안도의 한숨을 쉬며 <BR>"다시는 이 곳에 자전거를 끌고 오나 바라!" 다짐했는데...
시간은 때론 기억해야만할 것을 지워버려 우릴 당황스럽게 하기도 하지만 <BR>힘들었던 순간의 씁슬한 맛을 음미하면 할 수록 잘 숙성된 와인처럼 깊고 감미롭게 만든다.<BR>2년여 시간동안 그 힘들었던 기억은 봄눈 녹듯 자취없이 사그라지고,<BR>2008년 가을, 다시금 티벳행 여행짐을 꾸린다.
하지만 이번 티벳여행은 2008년 봄, 티벳의 독립투쟁에 대한 중국정부의 무력탄압과 봉쇄로 그 전보다 더욱 어려워졌다. 떠나기 보름전까지도 떠나야 할지 말지 맘을 정하지 못하였다. 다행히 매우 제한적이지만 티벳이 일부개방된다는 소식에 갑자기 바빠지기 시작했다.<BR> 배편 예약하고, 비자 받고, 자전거 정비하고, 여행장비 손보고, 떠나기 바로 전날 새벽까지 몸은 고되지만 마음은 이미 티벳에 가있다. <BR> 하지만 공교롭게도 가는날이 장날이라고. 중국에 도착한 날이 중국의 가장 큰(우리나라의 추석과 비슷한) 국경절이라니. 모든 대중교통의 이용이 매진사태. 다행히 중국현지의 탱이형님 도움으로 낯선 곳에서 즐거운 여행을 시작 하게 되었다.
1편은 중국 칭다오(Chingdao)에서 동티벳의 첫 여행지인 따오청(Daocheng)까지 여행기이다.
①</xxxxime>.2008 나라밖 자전거 나들이(동티벳) - 1. Chingdao_Daocheng<br>
동창이 밝았느냐 노고지리 우지진다
소치는 아이놈은 상기아니 일었느냐<BR>재 너머 사래 긴 밭을 언제 갈려 하나니
한참 추수에 바쁜 시골마을(시오마에서 백봉 가는 길), 중국은 어딜 가나 옥수수밭.
이틀째 계속 비다. 아직 티벳언저리에도 못 닿았는데... <BR>지도에 길도 안 나와 있는 마을(백봉)에 갇혀 꼼짝 달싹 못하고 있다.<BR>비는 자전거 여행자에게 어쩌면 몸과 마음의 달콤한 휴식을 제공하지만, <BR>비 때문에 길을 못 나설 때는 좀 우울해 진다.<BR>자전거 여행의 유일한 단점이지 않을까?
시골 마을의 공동 변소, 내부구조는 이미 눈에 익은 공개형, 작은 것 보는 곳은 물론 이거니와 큰 것 보는 곳까지 매우 낮은 벽과 문이 없이 서로 X누는, 별로 아름답지 않은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자세를 노골적으로 보고 맡는다. <BR>이것도 중국의 대표적인 개방정책의 일환인가?<BR>그런데 이 공동변소는 거기에 한수 더 떠 최첨단 시설이 갖추어져 있으니...X는 안 나오고 방귀라도 뀌면 소리감지센서가 있어서 저절로 전등이 켜진다.
백봉마을 벗어나 큰 도시(시안팡)로 이동 중에 다시 만난 난관, 역시나 비는 계속 주적 주적 내리고
자전거 기차 태우기.<BR>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중국에서는 원칙적으로 기차에 자전거를 실내에 싣을 수 없다. 따로 화물로 보내야 하는데. 이는 여간 번거로운 것이 아니다. 따라서 사진에 나와 있는 것 처럼 자전거가방으로 포장하고 침대칸 사이이 끼우면 된다. 따라서 기차표를 구입할 때는 잉워硬臥 (6인1실-딲딱한 침대) 下(아랫칸) 를 예약하는 것이 좋다.<BR>
티벳인의 패션감각은 아마도 전 세계 최고인 듯 싶다. 훨친한 키와 시원시원한 이목구비, 기본적 옷걸이도 괜찮기는 하지만...
드디어 티벳에 들어서면서 펼쳐지느 초원. 그런데 여전히 비는 그치지를 않고, 파란 하늘은 언제 쯤 보여 줄지...
여행을 시작한지 열흘만에 그리도 보고 싶었던 끝을 알 수없는 능선과 파란하늘
동티벳은 서티벳에 비해서 길이 참 참하다.
어쩜 구름에서 저런 빼꼼한 반달이 삐져 나왔을까?
아, 이런 그림같은 풍경에 무슨 말이 필요할까?
그냥 오르는 듯 마는 듯 리탕에서 따오청을 가려면 넘어야 하는 5000m 구릉 - 너무 오랜만이었나? 고소를 맞다.
따오청에서 루부챠카 온천 가는길, 한가로이 풀 뜯는 말들
한참 타작 중이다. 옛날 우리 동네에서도 이렇듯 동네 사람들이 다들 모여서 타작 하였는데...
이러한 오지에 천연온천이 있다니. 손을 잠시도 담글수 없는 뜨거운 물이 샘에서 용솟음 쳐서 루부챠카 동네의 또랑을 구비구비 흐르고, 집집마나 호스만 꽂으면 뜨거운 온천수를 공짜로 사용할 수 있다. 말그대로 땅파서 물장사.
시설은 좀 허름하지만 온 몸의 피로를 한 순간에 풀어주는 개인욕실이 단돈 10위엔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