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고, 곧게난길을 상쾌한 바람을 맞으며 달리는 기분이란….~
그렇게 한참을 달렸다…아지자기한 산세가 어느덧 선이 굵은 남성의 모습을 지닌 냉냉함으로 다가온다..하늘은 맑은데, 바람은 차고 세다…
이곳의 객식구에 대한 맞이를 봄이 가는 아쉬움으로 표현하는가보다…
2시간반정도를 달려 평창군 횡계에 도착했다..횡~하다. 다소 썰렁한 빌라같은 아파트와 곳곳에 붙어 있는 동계올림픽 환영의 목소리와, 어설픈 신장로만이 반길뿐이다.
비포장도로를 지나 약20분정도를 삼양목장의 이정표를 따라 오른다. 여기가 맞는지는 목적지가 말해줄뿐, 차안에서는 아무 소리도 없다. 가는 길에 얻은 산냉이 향기가 상큼하다. 강원도 삼양대관령목장…아직은 잘 모르겠다. 여기가 거긴지?
간단히 식당에서 음식준비과 입실 절차를 마치고…
아침이다, 졸린 눈을 비비며 페달밟은 다리는 힘이 들지만 설렘과 기대에 잠 한숨 못잔 어젯밤을 말끔히 씻어준다..산을 올랐다…넓고 술렁술렁 파도같은 고갯마루와 짧게깎인 상고 머리마냥…푸른빛을 머금은 평균해발 1100의 고지. 적막함, 끝에서 끝을 이루는 초지의 광대함이 숨과 입을 멎게하고, 손끝 놀림조차도 조심스럽다...울긋불긋, 아지자기로 대변되는 우리의 산세는계속 물음표를 물고 머릿속을 맴돈다…
달리고, 달리고 또 달렸다. 눈에 물이 고여 달리는 바람을 타고 나른다. 코끝이 시리다..머리는 멍하고 내 발끝은 어느새 하늘에 닿았다…
눕혀진 커다란 호빵위를 뛰다니는 미세한 먼지같은 존재가 된 기분이다..
내내 파트라쉬와 같이 달린다. 작은풀 하나도 고맙고 신기하다…보라는 꽃이요 초록은 들이고 고동은 나무고 달리는건 백구다..
백구(파트라쉬) .이놈은 다리를 전다, 숙소에서 잔차를 조립할때부터 꼬리를 흔들며 반기던 놈이다…
정신없이 뛰고 달리다보니, 이놈 달리기는 엉덩이가 먼저다…
앞발은 나를 보며 뛰는데 엉덩이는 45도의 낭떠러지 방향이다..그러면서도 열심히 달린다…이정도는 아무렇치도 않은듯…딱 개(?)집이다
오후에는 사발이라 불리우는 ATV (All Terrain Vehicle:산악오토바이) 를 탔다..ㅋㅋ 오늘은 완전 어린이 날이다…!!!
농기계로 개발된거라…아직 정식 허가는 없단다..자잔한 연습용 트랙을 두바퀴돌고는 산을 향했다…윙윙거리는 엔진소리에 풀페이스로 뒤집어쓰니 조금은 소음이 잦아진다.
관절보호대와 카메라와 함께 구릉과 웅덩이를 하나둘씩 타고 넘었다..헉ㅋ~ 자갈이 눈에 둘어온다..잔차에는 무서운 적이지만 이놈 아래선 그~냥 그냥 길이다..사발이는 오를때 즐겁다…'내힘이 아니라 그런지…?’
약 25키로 100만평이라 한다. 정도의 목장을 순환했다. 들어올때는 손끝이 차다…잔차와는 가장 큰 차이인듯…이놈은 탈 수록 추워진다..잔차는 갈수록 땀이나는 반면.
돌아오는 길이 상쾌하다. 오던길을 다시 달린다…어딘가를 향하여..~
오는 길에 비를 맞았다...그 맑던 하늘이 출발 할때 부터 한두 방울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어느새 서울에 진입 할 즈음에는 꽤 큰비가 되고, 마지막 남은 집쪽으로의 사거리에서는 정신없는 와이퍼의 움직임과 차안의 가득한 습기로 앞조차 분간이 어려워 진다.
이것이 곧 여행에서 돌아오는 나에게 닥쳐올 현실의 암시는 아닐런지..
긴 잠에서 깬 기분이다.
여행을 위해 준비와 가는길은 설레임이지만..언젠가는 돌아올 길이다,
넓고 광활한 대지와 초지와 함께 했다..하지만, 그 푸르름의 밑에는 디디기 조차 힘든 크고 작은 구릉과 쾌쾌한 냄새의 소의 배설물이 눈 아래 풍경이다..
하지만, 언제나 지친 나를 쉬게해줄 내집과 직장 그리고, 마누라가 있어서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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