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해수욕장의 매력은 역시 일출! 내 아무리 게을러도 일출은 보고 간다는 각오로 어제와 마찬가지로 부스스하게 일어났다. 그리고 나름대로 풍성한 아침식사를 했다. 김치 사발 면과 야채참치. 그리고 사진 찍고 다시 강릉으로 출발했다. 왜 강릉이었을까? 다시 미시령을 넘어 인천으로 돌아가는 길을 택할 수도 있었는데. 모르겠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갔다. 뭐, 내가 언제 계획적인 삶을 살았던 적이 단 한순간이라도 있었겠어?
그렇게 7번 국도를 달렸다. 아마 자동차로 달렸으면 좀 더 아름다운 동해안을 구경할 수 있었을 텐데……. 그렇게 강릉까지 달리는데, 햇살이 어제보다 더 따가운 것 같았다. 이상하다. 선크림을 어제랑 비슷하게 발랐는데? 그렇게 강릉까지 지글지글 노릇노릇 구워지며 달렸다. 일단 강릉에서도 역시 잠을 잘 찜질방을 찾아야 했다. 그렇게 헤매다가 찾은 곳이 바로 “궁전 사우나”.
일단 찜질방을 찾아뒀으니, 마음 편히 경포대나 구경해볼까 하다가, 뭔가 다른 의미(?)를 찾고 싶었다. 그렇게 강릉 지도를 보는데, 내 눈에 들어온 것이 대관령……. 으음? 오늘 안에 갈 수 있을까? 무리하는 거 아닌가? 에라. 함께 가보자. 내 친구 다오야.
나는 대관령이 그렇게 높은 줄 처음 알았다. 역시 내가 평소에 운동을 게을리 했구나 싶었다. 2년 전에 대관령 힐클라이밍 대회에 참가했더라면 시간초과로 탈락되었을 것이다. 하긴 이번 제주도에서도 내가 속한 그룹에서 끝에서 3등을 했으니……. 아니면, 내 등의 무거운 가방 때문이었나? 등에 가방이 무거우면, 정말 허리와 어깨가 아프다. 허리가 아프니 힘을 제대로 주기가 너무 힘들었다. 그렇게 버벅거리면서 올라가는데, 다른 자전거타신 분들을 만났다. 그분들은 서울로 가시는 분들이었다. 그런데, 다들 나보다 더 빨랐다. 역시 건강은 나이와는 별 상관이 없나보다. 그분들도 나에게 도움을 정말 많이 주셨다. 그때 대관령을 오르신 분들께도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어쨌든 나는 올라가면서 별별 상상을 다하고, 혼자 별별 욕을 하면서 땀을 쏟았다. “내가 왜 이런 개똥같은 대관령을 오르고 있나?”하는 생각들…….
결국 수차례 휴식 끝에 올랐다. 좀 허무하기도 했고. 정상에 올라서면 시원(?)할거라 생각했는데, 막상 오르니 뭔가 좀 허전했다. 왜 허전할까를 생각해보니, 아마 내게는 그때 함께 올라줄, 함께 물을 마실, 함께 떠들 수 있는 친구가 없어서 그랬을 거라고 생각했다. 함께 있어준 다오가 있었지만, 다오는 인간이 아니니까.
그렇게, 대관령을 내려와서 식당에서 김치찌개를 먹었다. 그런데, 배가 너무 고파서 급하게 먹으려다보니 뜨거운 김치찌개에 입천장을 데었다……. 아직도 입 안이 쓰리다. 왈바 여러분들도 배고프다고 뜨거운 거 급하게 드시면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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