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자리에서 밝히는 건데요 아버지가 사이클 타는 모습이 멋있어 보여 운동을 시작했다는 보도는 정말 아닙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수영을 했는데 아버지가 사이클을 타라고 하는 바람에 여기까지 왔어요"
2006 도하아시안게임에서 한국에 첫 사이클 금메달을 선사한 장선재(22.대한지적공사)는 우승을 예상한 덕분인지 여유가 넘치는 모습으로 인터뷰에 나서며 그간 알려지지 않았던 비화도 낱낱이 털어 놓았다.
논리도 정연하고 똑소리나게 말도 잘했다. 영특함이 얼굴에서 묻어났다.
반면 전날 잠을 한 숨도 못 잤다는 장윤호 사이클 대표팀 감독은 아들의 말을 듣고 미소를 지으면서도 "말을 이을 수가 없네. 24년 만에 (금메달을) 따왔네"라며 감격을 주체하지 못했다.
아버지가 1982년 인도 뉴델리아시안게임 도로단체 독주에서 금메달을 건 이후 아들이 24년 만에 도하에서 금메달을 '세습'했다.
아들은 "아버지 덕분에 기량이 늘었다"며 공을 부친에게 돌렸고 아버지는 "순발력과 지구력이 탁월해 가능했다"며 아들을 칭찬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금메달을 딴 소감은.
▲기분이 너무 좋고 이제 금메달을 1개 땄는데 앞으로 단체 추발과 매디슨이 있어 개인적인 목표인 2개 이상을 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아버지는 금메달 1개를 따시고 1986년 서울 대회에서 동메달을 추가하셨는데 아쉽게 연금 혜택을 보지 못하셨다. 이번에 내가 금메달 2개를 따 이버지의 한을 풀어드리고 싶다.
--부상이 있었는데.
▲도로단체는 절반도 완주하지 못해 팀 동료에게 너무 미안했다. 하지만 어제 예선에서 한국신기록도 세우고 아시안게임 기록도 남기게 돼 기분이 좋다.
--아들이 금메달을 땄는데 소감은 어떤가.
▲장윤호 감독= 어제는 잠도 못 자고 경기를 보면서 속이 탔는데 너무 감격스럽고 자신과 싸움에서 승리한 게 자랑스럽다. 부담이 심했는지 선재가 도로단체전 때 발목이 마비가 되기도 했는데 오늘 부상을 이겨내고 우승해 기쁘다.
--오늘의 작전은.
▲안전한 레이스를 펼친 뒤 막판 스퍼트로 상대를 따돌리자는 전략이었다.
--사이클의 매력이 뭔가.
▲장선재= '아시아 기록에 다가서는 한국 선수의 도전'이라고 생각한다. 어제 한국 신기록(4분30초355)을 세웠는데 아시아 기록과 0.8초 차밖에 안 난다. 기존에 10초 이상 차이가 났었는데 2년 전부터 대표팀에서 훈련을 하면서 기량이 늘었고 사이클 타는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나이 들어도 꼭 아시아신기록에 도전하고 싶다.
--정확히 언제부터 기량이 늘었나.
▲사실 아시안게임을 생각했다면 2년 전 국군체육부대를 가지 않았을 것이다. 경륜 선수로 나서기 위해 상무에 입대했었다. 그런데 그 때부터 아버지가 맡고 있는 대표팀과 훈련을 했고 기량이 부쩍 늘기 시작했다. 실업팀 대한지적공사에 입단했는데 아버지가 32살까지 현역으로 뛰라고 했다. 세계대회에서 은메달도 따면서 재미를 느꼈고 현역 생활을 오래하면 경륜에서 받는 연봉 만큼 손에 쥘 수 있기에 열심히 훈련하겠다.
--아들의 장점은.
▲장윤호 감독= 순발력과 지구력이 좋다. 자신과 싸움에서 이길 수 있을 정도로 승부욕도 좋다.
--앞으로 목표가 있다면.
▲지금까지는 꿈을 모두 이뤄왔다. 첫 번째는 국가대표가 되는 것이었고 두 번째는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거는 것이었다. 둘 다 달성했는데 앞으로는 아시안게임 개인 추발 4㎞ 이 부문에서 3회 연속 우승을 이루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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