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 그리고 1971년에 저는 유명했던 정치인의 묘소가 있는 동네에 잠깐 살았었습니다. 당시 저는 초등학교에 들어갈 무렵의 꼬맹이였는데 아버님과 함께 그 묘소 옆의 약수터로 새벽에 매일 물을 받으러 가곤 했었지요. 지금도 거기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살긴 삽니다만 아무래도 그 옛날처럼 자주 가보지는 못하고 그저 몇년에 한번 생각날때마다 가봅니다. 가볼때마다 느끼는 것은 그 옛날에는 올라가는 길목의 수도원 담장이 무슨 성벽처럼 왜 그리 높아보였는지, 올라가는 길은 지금 어른이 되어 느끼는 폭의 두세배는 될정도로 왜 그리 넓게만 느껴졌었는지... 속으로 이런저런 상념에 젖어서 올라갑니다.
오늘은 자전거를 끌고 올라가봤는데, 30여년전에도 있었던 묘소 바로 밑에 위치한 그 집은 아직도 그냥 있습니다. 그 묘소 아랫동네가 집으로 꽉꽉 들어차기 전에 즉, 제가 땅꼬마였을때... 나중에 지어질 집들의 부지조성을 위해 축대를 곳곳에 쌓고 그 축대위 고른 땅에는 이름모를 잡풀, 관목들이 거의 말라죽어가고 있었는데 저는 동네아이들과 함께 그것을 뿌리채 뽑아서(뿌리에 흙이 떨어지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치 쥐불놀이하듯이 빙빙 돌리다가 멀리 던지는 것이 아주 재미있는 놀이였는데... 지금은 천지사방에 집들로 꽉 들어차고 공터는 눈씻고 찾을래야 찾을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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