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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빛

franthro2008.09.25 19:13조회 수 523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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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기분이 내키면 자전거에 할로겐 불을 밝히고 저만 아는 곳으로 갑니다.
올라가는 길에 음식점도 있고 술집도 있지만 조금만 더 올라가면 나무숲과 작은 공터가 나오는데
개울물이 졸졸 흘러가는 소리도 들리고 선선한 바람이 땀을 식혀주니
혼자서 조용히 이것저것 생각하기 딱 좋은 장소이지요.

야간에 차를 끌고 여기까지 오는 데이트족들도 많은지라 어둠속에서 저때문에 갑자기 놀라지 말라고,
베낭에 매달아놓은 빨간색 led light를 깜빡깜빡거리게 점등을 하고
장갑을 벗어 엉덩이밑에 깔고 앉아 이 생각 저 생각 상념에 잠깁니다.

차량 불빛이 멀리서 보이는데 저 있는 곳까지 가까이 다가와서는 어둠속에 깜빡거리는
led 불빛을 보고는 다시 차를 돌려 내려갑니다.  (데이트 방해해서 so sorry! 입니다만 이 자리는 내가 먼저 차지했으니 이를 워쩌...)

오랜만에 반딧불이를 발견하고 사진으로 찍어보려고 조심스럽게 다가가보지만 사진에 담기에는 역부족입니다.  요리저리 작은 불을 깜빡이며 멀어져가네요.

어두컴컴한 산길에서 길을 잃어버려도 멀리 작은 불빛 하나만 보이면 안심이 될텐데요.
어째 인생길에 불빛이 안보이네요.

그나저나 이 할로겐 라이트 참 군더더기없이 클래식하게(?) 생긴게 볼때마다 이쁩니다.
부산에서 진해, 대구에서 부산, 대구에서 포항, 대구에서 서울 장거리 뛸때마다 제 안전을 지켜준 기특한 녀석... 정이 들었나봅니다.   p7이니 q5니 무슨 무슨 초강력 led 라이트가 나와도 하나도 사고싶지 않습니다.  밝기는 무지 밝은지 몰라도 라이트  생김새들이 너무 숭악스럽고 무식하게 생겨서요.(led라이트 쓰시는 분들은 너무 기분나빠하지 마시길.  제 눈에 그렇게 보이는 것뿐이니)  당분간 저는 할로겐 라이트 이 놈들을 계속해서 더 쓰다가 얘네들처럼 이쁘고 가격도 참한 led 라이트 출시되면 그때 갈아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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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
  • 우리네 삶이라는 참 쉬운게 하 나도 없는 것 같습니다.
    어린 나이였을 때엔 세상의 모든 일들이 순탄하고 생각했던대로
    다 이룰 수만 있어 보이고 했는데

    나이를 먹어 갈 수록 점 점 더 힘에 부치기 까지 하니 말이죠.
    힘든 시기가 지나면,
    반드시 좋은 때도 오지 안을까요.

    "동 트기 전이 가장 어둡다" 라는 말이 있듯이 동이 트고 나면
    밝은 햇빛을 볼 수가 있는 것 처럼요.

    좋은 일만 가득 하시길 바랍니다....힘 내시구요...
  • franthro글쓴이
    2008.9.27 08:22 댓글추천 0비추천 0
    eyeinthesky7님 댓글 감사드립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무탈하게 잘 지내시기를 빕니다.
    이제 벌써 고갯길을 내려가는 나이라서 그런지 무릎팍도 삐걱거리니...
    잔차질을 비롯해서 모든 일에 더 신경써서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요.
  • 빵쓰로님께 드립니다. 언젠간 좋은 날 오겠지요.
    너무 많은 걱정은 마시길...비가 개이면 맑은 해가 떠오릅니다.

    뭐가 두려우세요. 상황에 맞는 노래라 생각해서 찾아봤습니다.

    http://kr.youtube.com/watch?v=im2SoltmZEc
  • franthro글쓴이
    2008.9.30 07:39 댓글추천 0비추천 0
    어익후! 왈바의 앙꼬 십자수님께서 여기까지 왕림을...
    조용한 분위기에서 생각하던거 산통 다 깨졌습니다. ㅎㅎㅎ
    내버려두고 그냥 스쳐지나가심도 좋았을듯...

    혼자 깜깜한데서 백날 궁상떨어봐야 모하나 그런 생각도 들고...
    제 물건 주섬주섬 챙겨서 비탈길을 다시 쏜살같이 내려갑니다.
    인간 도깨비가 따로 없다니까... 궁시렁 궁시렁...

    빵쓰로 귀신하고 얘기 많이 나누세요~
    (어두컴컴하니 아무 것도 안보이는데서 아마 쫌 무서울껍니다 ㅋㅋㅋ)
    무섭다고 뒤따라 내려오시면 저는 더 무서워져서 더 빨리 내려가니 이거 참 큰일입니다.
  • franthro글쓴이
    2008.9.30 08:24 댓글추천 0비추천 0
    저한테 보다는 저기 위에 도토리 줍는 사진 올리신 님께 댓글을 달아드리시길... 저는 산에 올라가는 시간대가 달라서 댓글 한번 달려면 힘듭니다요. 저는 주로 밤에, 저 님은 낮에 산에 올라갔으니... 허허 이거 참. (썰렁한 농담입니다. ㅜㅜ)
  • franthro글쓴이
    2008.10.1 21:45 댓글추천 0비추천 0
    언덕길을 덜커덕거리며 내려와 정식도로가 시작되는 곳에서 멈춰서는, 항상 담배 한대를 피우고 출발하는게 습관입니다. (끊어야 되는데...) 담배피우며 생각해보니 염려해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도 못하고 신나게 혼자서 달려 내려온 꼴이네요. 십자수님도 항상 건강하시기를 바랍니다. (뒤에다 대고는 냅다 소리지르고, 들었겠지 생각하고 걍 출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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