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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하늘에 취하다.

靑竹2009.11.14 23:40조회 수 4921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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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점심을 먹고 신문을 읽고 있는데 문득 거실의 커튼에 불이 붙었다.

'허, 며칠 날이 궂더니 오늘 날이 이렇게나 맑았던가?' 부랴부랴 커튼을 젖히고

창밖을 보니 하늘이 눈부시다. 부랴부랴 자전거를 끌고 가을 하늘을 보러 나섰다.

 

 

 

 

 ▲무슨 이야기들을 나누며 라이딩하고 있을까?

 

 

 

 

 ▲속도와 여유의 공존

 

 

 

 

 

 

 

 

 

 

 

 

 

 

 

 

 

 

 

 ▲오후의 햇살을 듬뿍 받은, 곧 말라버릴 억새의 눈부신 모습은

마치 회광반조처럼 겨우내 푸르름을 유지할 상록을 압도한다. 

 

 

 

 

 ▲아파트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왜 사진에 자주 등장시키는지 나도 모르겠다.

어쨌거나 이런저런 삶이 저 구조물 속에 있어서일까?

 

 

 

 

 

 

 

 

 

 

 

 

 

 

 

 

 

 

 

 ▲아이야, 나이가 들어 나보다 더 자전거를 사랑하고 좋아해 주렴.

 

 

 

 

 ▲개 팔자가 상팔자여, 뒤따르는 주인이 무척 아끼나 보다. 털에 윤기가 자르르하다.

 

 

 

 

 ▲외로운 독주

 

 

 

 

 ▲또 하나의 독주

 

 

 

 

     ▲꿋꿋한 초록

 

 

 

 

 ▲유기체인 지구에 기생하는 유해 바이러스처럼 인간이란 동물이 만든  문명의  거대한 구조물들은

엄청난 양의 유해 가스들을 연일 뿜어대지만  끈질긴 자정 작용으로 대자연은 안간힘을 다해 버틴다.

언젠가 지구에 인간이 살 수 없는 환경이 도래한다면 저 푸르디 푸른 하늘은 화성의 대기처럼 변해버릴까?

 

 

 

 

 

 

 

 

 

 

 ▲활엽은 이제 모두 져서 여과 능력을 상실했지만 그 효용성이야 여름에 있음에라.

나뭇가지 사이로 그대로 투과되는 늦가을의 짙푸른 하늘은 가지가 없는 맨 하늘을 보는 것보다

오히려 더 눈이 시리다 못해 아픈 듯하다.

 

 

 

 

 

 

 

 

 

 

 

 

 

 

 

 

 

 

 

 

 

 

 

 ▲남은 석양이 점점 윗쪽으로 달아나며 숲을 빠져나가고 있다.

 

 

 

 

 ▲늦가을의 저녁 햇살을 듬뿍 받으며 고즈넉하게 자리잡은 저 두 기 유택의 쥔장이

한 편으로 부럽다는 생각이 생뚱맞게 스친 건 무슨 이유일까? 

 

 

 

 

 

 

 앞산의 자전거.jpg

 

 ▲우여곡절도 많고 마루타를 자처하며 이놈을 데리고 무려 3년째 다니지만 아직 별 탈이 없다.

나중에 이 녀석에 대해 할 이야기가 너무 많다.

동절기만 되면 늘 그래왔듯이 오늘 날짜로 클릿페달에서 평페달로 바꿔 달았다.

겨울용 클릿 신발이 없다는 이유도 물론 있어서이지만

그 이전에 평페달이 주는 홀가분함과 자유스러움을 포기하고 싶지 않아서이다.

눈이나 빙판길에 앞바퀴가 순간적으로 미끄러지면 정말 내 반사신경으로는 대책이 서지 않던

경험이 많기도 해서이다. 업힐 시 힘은 더 들지만 그래도 홀가분한 하루였다.

반갑다 평페달아. ㅋㅋ

 

 

 

 

 

 

 

 

 

 ▲소임을 다한 활엽은 풀잎처럼 땅에 누웠지만 늘 푸른 솔숲은 변함없이 반겨 준다.

 

 

 

 

 ▲오늘따라 바람이 거세 을씨년럽다. 겨울을 예감하다. 본격적인 라이딩에 나설 겨울이 다가옴에

마음이 설렌다. 난 혹한기가 좋다.

 

 

 

 

 

 

 

 

 

 

 ▲이제 4년여를 신은 털신이 아직도 멀쩡한데 사부가 안 신는다며 준 게 거의 새것이라

앞으로도 7~8년 겨울은 족히 이 털신으로 날 수 있겠다.ㅋㅋ

어찌나 평페달에 부드럽게 찰싹 달라붙는 느낌인지

"평페달의 핀까지 셀 수 있다구" 하시던 교수님의 사용 소감을 진작에 이해했다.

 

 

 

 ▲내겐 친형님이나 마찬가지인 고맙기 이를데 없는 교수님으로부터 선물을 받았던 이 털신.

어느 날 존경하는 분께서 이 털신을 신고 있는 교수님과 날 보면서 "그런 걸 왜 신어? 추하게!"

하는 바람에 그 분이 좋은 분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지만 아쉽게도 그 분을 향해 품었던

존경심의 일부분을 무너뜨린 건 부정하지 못하겠다.

타인의 삶에 있어서 소중할지도 모를 생활 속의 효용성에 대해 추하다고 느낄 수 있는

그 분의 사고는 그만 나의 이해의 폭을 크게 제한하고 말았던 일이 오늘 떠오르다.

 

 

 

 

 

 ▲이런 숙맥 같으니라고. 사진기만 보면 굳어버리는 습성은 셀카를 찍어도 마찬가지네.ㅋㅋ.

누가 보냐? 거참, 요즘 아이들은 방송국 카메라를 보면 죽자사자 쫓아다니던데...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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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
  • 다시 평페달을 다셨군요.

    털신과 풀샥...

    파격이랄까요?

    고승들이 언행에서 자유롭듯이

    청죽님이야 말로 경지에 오르셨습니다 그려...

    뼈에 찬바람 들지 못하게 단속 잘하시구요....

  • 靑竹글쓴이
    2009.11.15 07:06 댓글추천 0비추천 0

    보기보다 굉장히 편합니다.

    특히 벗고 신는 데 있어 대단한 기동력을 발휘하지요. ㅎㅎ

  • 참......정감있는 쓸쓸함이 듬뿍묻어있는 사진들입니다~

    즐감했습니다~^^

  • 소각장 뒷산인가요

    어제 부용산 한바퀴 돌려고 나갔다가 해가 빨리 저물 것같아

    소각장만 돌고 왔습니다

    언제 청죽님 털신 한번 볼 수 있을지,,,

     

  • 동면을 준비 하시는것 같지는 않으신데 살이 좀 오르신거 같네요.ㅋㅎㅎ

    암튼 털신의 효용성은 죽이겠네요.

    5/10 리지드화 저리가라 하여도 되겠습니다.

     

  • 타인의 삶에 있어서 소중할지도 모를 생활 속의 효용성에 대해 추하다고 느낄 수 있는 그분의 사고

    .

    나와 다르다고 해서 상대가 틀린것은 아니다라는 생각을 언제부터인지

    은연중에 품고 살게 되었습니다

     

    털신...평페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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