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래? 자전거가 이 눈길을 어떻게 올라왔습니까?"
등산객들이 밟아 단단해진 눈길의 접지력은 생각보다 좋아서
여름철 마사토의 접지력과 얼추 비슷하다.
간혹 헛바퀴가 돌긴 하지만 (페달링 두 바퀴까지는 스탠딩으로 버틴다)
곧 미끄러움을 극복하고 앞으로 나아간다.
눈을 만난 강아지들이 신났다.
눈길에 접지력이 좋긴 하지만 직선주로에서나 그렇지,
아무 생각 없이 속도를 내서 다운힐을 하다가 턴을 하려는 찰라에
눈 밑의 낙엽들이 나와 자전거의 원심력을 고스란히 상쇄시키며
길 밖으로 대차게 내던지고 말았다.
구르면서 골반뼈를 찧었는데 자고 나서도 약간 욱신거린다.
누가 나이 수대로 속도를 내랬지? 사실 홀로라이딩을 하면서 걱정되는 건 부상을 당하는 일이다. 휴대폰이 있어 구조요청이야 하겠지만 옆에 뉘 있어 아픔에 위로를 건네 줄 것인가. 더블, 싱글을 섭렵하며 여기저기 몇 시간을 쏘다니다 보니 숲이 어둡다. 수염이 텁수룩하던 전 주인은 이 가게에서 장작구이를 했었다. 돈을 벌어서 갔으면 다행이련만 아마도 적자로 운영이 여의치 않아 떠난 걸로 아는데 지나며 새로 주인이 바뀐 가게를 들여다 보니 쥔 아주머니 혼자서 홀에 앉아 있다. 나라도 형편이 좋으면 식구들과 한 번 들러 팔아 주고 싶지만 그도 어려우니... 차가운 유리창에 서린 김이 눈물처럼 흐르다. "이보게 동생. 자네는 책을 너무 어렵게 써" "흐흐..사실 이렇게 쓰면 돈이 안 되는 걸 나도 잘 압니다. 저널리즘 요소야 형님께 많으니 한 번 써 보시죠?" "흐흐..그..그게......돈 되는 일이라면 결사적으로 피해다니는 인생인데 새삼 무신..." 어릴 때부터 감성이 유달리 뛰어났던 셋째동생이 또 평론집을 냈다. 너무 어렵고 딱딱해 사실 재미는 없다. 그래도 이번에 낸 책은 좀 낫다.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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