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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일대 주유

靑竹2010.03.05 20:43조회 수 4551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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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산 저수지를 찾아 달리다 만난 저수지.

분명 이름을 보았는데 집에 돌아와 사진을 올리다 보니 이름을 까먹었다.

 

"여보세요?"

 

헤어진 고산님을 호출했다.

 

"네."

 

"우리가 갔던 저수지 이름이 뭐죠?"

 

"저도 기억이 안 나네요. 크크"

 

"이거 참, 치매약도 공동구매하면 좀 싸겠죠?"

 

 

 

 

 

 

 

 ▲갑장님께서 바쁘신 와중에 시간을 내셨다.

오랜만의 동반 라이딩이다.

 

 

 

 

 

 ▲북한산 줄기와 수락산 줄기가 양쪽으로 병풍처럼 막아선 의정부를

오랜만에 벗어나니 기분이 상쾌해진 하루였다.

 

 

 

 

 

 

 

 

 

 

 

 ▲자연은 유구한 세월 동안 늘 그래왔듯이 이렇게 소리없이 순환한다.

 

 

 

 

 

 

 

 

 

 

 

 

 

 

 

 

 

 

 

 

 

 

 

 

 

 

 

 

 

 ▲대개의 하천들에 이런 보를 설치해 놓은 곳이 많다.

그렇지만 민물 생태계의 이동을 위한 배려는 찾아보기 어렵다.

생태계를 배려하는 일이 종국엔 인간을 위한 배려라는 사실을

사람이 깨닫는 데에 어느 정도의 시간이 더 필요한 걸까?

 

 

 

 

 

 ▲원래 계획은 천보산 투바위를 넘는 도로 정상에 있는 식당에서

추어탕을 먹기로 했었는데

겨우내 손님이 없었던 탓인지 셔터가 굳게 내려 있었다.

하는 수 없이 포천 시내에 있는 식당에 들어가 곱창해장국을 먹었다.

맛은 다소 실망스러웠지만 식도락엔 별 관심이 없는 편이라

그냥 주린 배를 채웠다는 사실로 크게 불만은 없었다.

 

 

 

 

 

 

 

 

 

 

 

 ▲대저 도시생활에서 계절을 느낄 수 있는 감각적 환경으로

우리가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기온이 거의 유일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 탓인지 언젠가부터 봄,가을이 실종되고 말았다.

 

늘 춥거나 덥거나였다.

 

그러나 자전거를 타고 자연으로 나가 주유하다 보면

봄,가을이 분명하고도 생생하게 살아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다.

 

아직 눈이 채 녹지 않은 차가운 바람 속에서도

산으로 들로 쏘다니던 우리들의 어린 시절은

바람을 막아 주는 양지바른 골짜기에 쪼그리고 앉아 떠들며 봄을 만끽했고,

윙윙거리는 찬바람 속에서도 여기저기 기어이 싹을 틔워내는

자연의 소생력을 보면서 봄을 확실하게 느끼며 성장하지 않았던가. 

 

도시 환경이 우리에게 주는 착시와 왜곡을 벗어나

엄연하게 존재하는 사계를 확실히 느끼기 위해서라도

자전거를 열심히 탈 일이다. 

 

 

환하게 웃으시는 갑장님 얼굴에 봄이 오고 있었다.

 

 

 

 

 

 

 ▲묶여 있던 견공이 내가 다가가자 반가운지 정신없이 날뛴다.

 

"너도 봄을 느끼고 있니?"

 

 

 

 

 

 

 

봄은 이미 바람에 실려와 볼이며 귓전을 스치며  떠다니고 있었다.

 

 

 

 

자전거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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