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란바타르 행 비행기를 기다리며...원래 브롬톤을 가져갈 계획이었지만
아버지께서 소주 1박스와 얼린 홍어를 제 짐으로 할당하는 바람에 물거품이 되었습니다.
원나라의 수도이자 고려출신 기황후의 최후를 간직한, 카라코룸으로 가는 도중에 만난 싸이클리스트들...
득남(?)을 빌기위해 카라코룸 가는 길에 들른 남근석 앞산에 있는, 어워(서낭당) 주변에 있는 마두골(말 대가리 뼈)...
해발 2400m 에 위치한 차강노르 게르 켐프.
차강노르 호수의 깊이는 20m, 낚시로 걸리는 고기의 크기가 평균 1m 50cm가 넘습니다.
게르에서 친해진 이드리란 친구에게 $20 주고 빌린 캐년 빈티지 mtb...의정부 공단에서 2년간 일해서 그런지 한국어가 유창하네요. 한국에 있던 시절 공장에서 일하며 돈을 모으면서 훈련중인 노란색 팀복의 의정부시청 싸이클팀을 눈여겨 보게 되었답니다. 앞으로 유럽과 연결된 몽골대륙에서 자전거 렌탈& 투어 사업을 하면 짭잘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어 조그맣게나마 레져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다는군요.
이드리는 제게 매우 친근하게 대했지만, 한국 공장에서의 구타와 가혹행위를 많이 당했노라며 겸연쩍에 웃으며 말할 땐 제 자신이 참 부끄러워 쥐구멍으로 숨고 싶더군요.
스페인, 독일, 프랑스에서 mtb를 타고 대용량 백팩을 직접 메고 온 독한 라이더들의 mtb가 종종 눈에 띄었습니다.
이들이 주로 사용하는 백팩은 60~70리터급 도이터 제품인데, 마치 군부대를 연상시키는듯 장비가 모두 통일되어 있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자전거 전용 배낭이 아닌 용량이 비교적 큰 하이킹용을 자전거 투어에 사용하더군요.
차강노르에 도착하기 전까지 이렇게 길도 없는 초원위를 대략 10시간은 헤메며 달린것 같습니다.
소비에트 연방 시절 몽골에 들어온 군용트럭...승차감은 젬병이지만 오프로드에서 주행속도와 돌파력은 끝내줍니다.
아흑, 이거 타다가 허리부러지는줄 알았습니다. 홀릭님의 랜드로바가 간절히 생각나더군요...ㅠ
아버지는 도이터 매니아이십니다. 일본 북알프스를 종주할 때도, 가끔 mtb를 타실때도...
예전 KT 산악회 회장일을 맡으셨을 때도
이런 차림으로 지리산 무박 종주를 자주 다녀오시곤 했습니다.
몽골인들의 도축은 신의 경지입니다. 정말 피한방을 안흘리고 아주 깨끗이 해체하더군요.
누군가 양고기 엉덩이 살의 지방부분이 정력에 매우 좋다고 하는 바람에 허르헉(양고기 요리)의 엉덩이 지방부분만 미친듯이 집어 먹다가...
전 귀국하고도 3일간 설사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장가가면 몸에 좋다는 것은 미친듯이 찾아내서 가리지 않고 다먹게 된다는...
왈바 원년멤버였던 "와우" 옹께서 제게 강조하셨던 말씀의 진리가 생각나는군요...ㅋㅋㅋ
말의 생유를 저어 만든 아롤입니다. 일종의 치즈인데 요플레보다 맛있습니다. 전 아이락보다 이게 더 좋더군요...ㅋ
차강노르에서 처음 시승해봤던 독일 친구의 베르가몬트 mtb...
사족이지만 프랑스에서 온 사람들은 좀 싸가지가 없데요...과거 징기스칸에게 짓밟힌 기억이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게르캠프에서 미리 예약해놓은 우리 자리에서 멋대로 식사하고 동양인이라고 무시하고...
해서... 전 그넘들 바로 앞에 마주보고 겸상해서, 제대로 삭힌 홍어를 완전 개방해놓고 아주 맛있게 먹기 시작했습니다.
비닐랲 뜯은지 5분만에 홍어화생방으로 전 식당을 초토화시켜놓고 예약해뒀던 우리 자리를 자랑스럽게 사수했습니다.
머릿수 믿고 다섯 놈이 제게 뭐라 무시조로 나불대며 위협하다가 비닐랲 뜯은지 정확히 5분만에 도망가네요...ㅋ
아침 식사후 세면장에서 그넘들을 또 마주칩니다. 하필, 소변보고 있는 제 어깨를 잡고 또 뭐라 시비를 겁니다.
그래서 전 "쏘리..".라고 하면서 고개돌리며 "삭힌 홍어트림" 한번 크게 해줬더니
그후부터는 캠프를 떠나는 날까지 저와 마주쳐도 절대 건드리지 않네요...ㅎ
초원 지천에 아름답게 피어있는 에델바이스와 허브들...
몽골 양고기가 맛있는 까닭은 이렇게 천연 허브를 먹으며 자유롭게 방목되어 컸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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