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랠리 85km>
일 자 : 2007년 3월 1일
랠 리 거 리 : 85km.
라이딩 시간 : 13시간 10분.
참 가 인 원 : 13명
아침밥을 꾸역꾸역 먹었다. 오늘의 랠리에 대비해서. 새벽 2시에 잠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런데도 밥맛이 좋다. 6시 10분 양천구 신트리공원을 향했다. 아직 어둠은 걷히지 않았다. 집합장소이며 랠리 출발 기점이다. 6시 40분에 신트리공원에 도착했다. 한 분이 나오셔서 기다리고 있었다. 한 분 두분, 7시 정각 13명이 모였다. 주관자인 보고픈님이 커피 한잔씩을 돌렸다. 항상 좋은 분이다. 언제나 미소를 잃지 않은 분이기도 하다. 여성 참가자는 홍일점으로 산타님이 유일하다. 간단히 자기 소개를 하고 랠리가 시작 되었다.
장수산, 궁동산, 신월산, 지양산의 새로운 코스다. 지양산을 많이도 갔건만 한적한 싱글이 있는 줄을 몰랐다. 번짱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원미산을 돌아 여우고개, 봉매산이다. 하우고개를 넘어 성주산에 도착했다. 성주산 업힐은 유명하다. 숨이 턱에 찼다. 등산객들은 환호성을 지른다. 아직 서부랠리 코스의 경유지 등산객들은 산악자전거에 우호적인 것 같다. 다들 한가닥씩 하는 분들인 것 같다. 허긴 그러길래 이 긴 여정의 서부랠리에 참석했겠지. 싸온 간식거리를 펴고 나누어 먹었다. 난 아무것도 가지고 간게 없는데, 얻어 먹기 미안했다.
소래산 난코스인 다운힐을 마치고 인천대공원 후문을 지날 때이다. 뒤에서 나를 부른다. 소사엠티비 세븐님이다. 초보들 벙개에 가는데 펑크가 났다고 했다. 관모산을 향했다. 그리고 상아산, 처음들어 본 산이다. 도대체가 어떻게 이런 곳들을 기억하고 길 안내를 하는지 불가사의다. 소사 엠티비 참길님도 보고픈님과 같다. 이산 저산, 꼬불꼬불한 골목길, 그래서 살아있는 GPS라 한적이 있다.
부평 공원 묘지에 섰다. 배가 약간씩 고파온다. 많은 봉분들, 많이도 누워 계신다. 사람이 살면 얼마를 산다고, 모두가 이와 같을진데, 아귀다툼을 하는지 모를 일이다. 간이식당에서 막걸리와 두부무침, 그리고 간식을 꺼내 허기를 면했다. 그런데 간이식당 이름이 '귀곡산장' 이다. 귀신들의 울음소리가 나는 곳, '우린 귀신들과 친구예요.' 식당 아주머니가 웃으며 말한다. 신나는 다운힐이다.
백운산 일명 철마산이다. 인천 시내가 한눈에 들어 온다. 이곳도 전형적인 회색도시다. 아파트가 숲을 이루고 있다. 이렇게 아파트가 많은데도 집없는 사람들이 많다니, 정책의 잘못인가? 철마산은 악산이며 바위산이다. 정상에서 내려오는 등산로에 밧줄을 처 놓았다. 그런데 샤이렌이란 분이 이 험한 돌탱이 길을 다운힐 했다고 보고픈님이 말해준다. 대단한 분이란 생각이 든다. 여성라이더인 산타님이 자전거 무게를 못이겨한다. 그러나 저러나 대단한 기량과 담력의 소유자다. 업힐과 다운힐에서 남자들 못지 않다.
점심시간이다 오후 1시가 훌쩍 넘었다. 동태탕이다. 소주도 한잔씩 곁들였다. 랠리 구간의 반도 오지 않았다고 한다. 배가 부르니 하품이 잦다. 이 짓을 무엇 때문에 하는 것인지, 나도 모르겠다. 아내가 이렇게 일을 시키면 못한다 할 것인데, 우스개소리도 들린다. 힘들다는 증좌다. 천마산을 오른다. 오르는 들머리 길이 장난이 아니다. 자전거를 메고 끌었다. 인천 땅이 항구라서 그런가. 소금기의 짠물처럼 악산이 많다. 잔자갈 부터 굵은 자갈이 깔린 길, 돌텡이 길, 수월한 길이 없다.
계양산. 마지막 산이다. 인천에 소재하고 있는 산 중에 가장 높은 산이다. 인천 앞바다가 지근거리에 있다. 체력의 한계가 느껴진다. 피곤도하고 오른쪽 허벅지에 약간의 경련이 오기도 한다. 계양산 소나무밭에서 마지막 남은 간식거리를 나누어 먹었다. 여러가지들도 준비해 왔다. 떡, 과일, 초코랫, 등등. 휴식을 취하고 나니 피로가 풀린다. 집으로 돌아가는 일만 남았다. 로오드라이딩에 대비해서 타이어에 공기를 채웠다.
어둠이 찾아왔다. 그러나 신나는 로오드다. 야호를 외치며 언덕길을 내려 왔다. 긴 여정의 끝남의 아쉬움인가, 아니면 해냈다는 환희의 기쁨인가? 부천으로 갈라지는 길 위에서 일행과 혜여졌다. 다음에 만나기를 기약하고 아쉬움을 남겼다.. 집에 도착하니 7시 20분. 집을 나간지 13시간 10분만에 다시 집으로 돌아 온 것이다. 아내는 어디를 갔다오기에 이제 오느냐고 묻는다. 12개 산을 돌았다고 했더니, 장한 일 하셨슈, 하고 만다. 이제 나이 생각 좀 하란 말도 덧붙인다. 물가에 내놓은 자식을 걱정하는 어머니 같다.
그 많은 산들, 골짜기들, 돌텡이도 있었고, 바위도 있었으며, 융단을 깔아 놓은 것 같은 낙옆길도 있었다. 12개의 산을 넘었다. 85KM나 되는 긴 길을 자전거로 달렸다. 또 하나의 추억을 만들었다.
**수필님은 소사엠티비 닉네임 `드림`으로 활동하고 계시고
연세가 올해 63세 이십니다.
저번에는 눈이쌓여 미끄럽고 위험하여 소래산에서 라이딩을 포기 하셨었는데
이번에 거뜬하게 완주 하셨습니다.
놀라운 체력과 정신력을 대하며 하루종일 감동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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