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 안된 자의 절망
아마 긴장이 풀린 탓일 게다. 의지와는 상관 없는 몸의 변화가 많이 무서웠다.
10시전에 박달령에 도착해서 몸을 수습하는데 거의 한시간을 허비한다.
하남에서 오신 피플님의 간식으로 조금씩 요기를 한다.
깜깜해진 날씨에 잠시 판단을 잘못한 것이 나쁜 결과를 만든다. 선달산에 오르기
전에 자동발열 도시락을 먹어야 했는데. 새벽 4시 이후에 제대로된 식사는
야채비빔밥 한끼가 전부였고 나머지는 바나나, 쵸코바,떡 등의 비상식이
전부였으니 힘들만도 하다. 여기에 부실한 의류가 큰 몫을 한다.
1000이상의 고지에서의 기상은 언제 바뀔지 모른다. 이번에 아주 잘 경험한대로...
챙겨간 의류는 반팔 한벌,긴팔 한벌, 물이 쉽게 스미는 방풍자켓 한벌이 모두였다.
지양산에서 산을 탈 때도 늘 배낭에는 방수자켓,방수바지가 배낭 아래쪽에 잘
놓여 있었는데 이 험한 랠리에서 무슨 조화인지 빼먹었다. 일기예보를 너무
정직하게 믿은 탓이다.
앞으로 이런 장거리 빡센 랠리에서 비상상황에 대비한 의류,식량 등은 아주 꼼꼼히
챙기기로 한다. 덧붙혀 라이트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전화도 불통인 1000고지의
능선에서 밤을 만나면 가장 크게 의지하는 것이 바로 라이트다. 왈바랠리에는
최근 국내에서 개발된 P7라이트를 가져갔다. 아직 긴 시간이 흐르지 않아 충분히
검증이 되지 않은 상태. 위기상황을 만나니 별게 다 걱정스럽다. 순간 라이트에 대한
두려움이 밀려 온다. 세차게 쏟아지는 비와 바람의 악조건에서 만약 라이트에 이상이
생긴다면...아 끔찍해라. 대안이 없는데.
다행스럽게도 라이트는 악조건에서 아주 잘 버텨주었다. 국산이면서 가격도 저렴하고
품질도 외제에 뒤처지지 않는 좋은 바이크용품이 많이 개발되기를 기대한다.
11시. 몸은 거의 정상에 가깝게 진정이 되었다. 약해진 마음에 119도 생각했고
스탐님께 우리 차를 박달령으로 가져다 달라고도 해본다. 그러나 어찌되었든 도로를
만나는 7번 PIT까지는 가야만 한다. 묻지마를 비로 인해 임도로 변경시켰다고 한다.
'일'자를 받기는 했지만 다시 쇼크가 올까봐 판단이 어렵다.
피플님과 징검다리님도 거의 포기 상태. 같이 움직일 수도 없는 상황이다. 차에
접근해도 우리팀 4명과 스탐님이 타면 다른 분들은 도와드릴 수가 없다. 쇼크에 대한
두려움으로 피플님,징검다리님에 대한 미안함을 뒤로 하고 다시 잔차에 올라 탄다.
타자군님이 핫팩을 하나 더 만들어주고 예비용도 챙겨 준다. 가슴 부근에 핫팩을
감싸고 조심스럽게 임도로 들어선다. 생각보다 길은 좋다. 계속되는 내리막.
몸을 움직여야 했기에 내리막에서도 꾸준히 페달을 밟는다.
아쉽고 반가웠던 7번 PIT
다행스럽게 임도를 달리는 동안 비가 내리지 않는다. 길 상태도 질지 않고 비교적 좋다.
들개님을 앞세우고 바람을 피하며 달린다. 비 끝이라 공기가 상큼하다.
40~50분을 달렸을까? 인가가 보이기 시작한다. 사람사는 냄새가 아주 반갑다.
임도 끝나는 도로에서 반가운 얼굴들을 만난다.
스탐님, 그대있음에님, 박공익님 그리고 내내 고생하신 아이디 모르는 한분.
운영진용 차로 차출되었던 카스님의 차도 주인을 반긴다. 12시가 가까운 시간.
빡세긴 하지만 포장도로 12Km 정도만 가면 오늘의 종착지 8번 PIT인데...
크게 고민하진 않았다. 솔직히 순간적으로 오한이 드는 몸 상태를 믿을 수가 없다.
겡끼님,들개님,카스님께 미안한 마음이었지만 흔쾌히 같이 포기하기로 한다.
여기서 한발만 딛으면 어떻게든 가게 되는게 랠리임을 알고 있는데 마음이 아프다.
만항재에서 이곳 7번 PIT까지 중간 중간 함께 했던 참가자들의 얼굴이 스친다.
카리스님,보고픈님,참길님,산타페님,하루님,정병호님,빠바님 그리고 그분들의 일행.
문수봉으로 삑사리 났다가 함께 되돌아와서 박달령까지 동행하였던 멋진 피플님,
선달산에서 박달령까지 함께 공포를 경험했던 징검다리님.
왠지 그들에게도 미안한 마음이 든다. 그리고 많이 아쉽다.
이렇게 험악한 코스를 어찌 알고 만들었는지 이해가 안되는 홀릭님을 비롯한 운영진.
모두의 얼굴이 스쳐간다.
이제 내년을 기다린다. 어떤 코스를 우리에게 만들어주는지 지켜 보려 한다. 왈바랠리의
애초 계획된 코스에 대한 도전은 지금부터다. 랠리 도중에 변경되지 않은 제대로 된
코스에서 당당히 완주하고 싶다. 일그러진 홀릭님의 얼굴을 기대하며...
완주하신 분들 모두에게 축하의 박수를 드립니다.
도중에 접으신 분들 또한 박수를 받으시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습니다.
도전 그 자체만으로 가치가 있었습니다.
백두대간을 잔차로 달린 멋진 추억은 오래 간직될 겁니다.
운영진,지원조 모든 분들도 함께 악조건에서 수고하셨습니다.
백두대간을 잔차로 달린 멋진 추억은 오래 간직될 겁니다.
고맙습니다!!!
121.141.110.30
정병호 그때 차돌백이 가는길 안가르쳐 줬으면 헤매다가 아예 도래기재에서 포기했을텐데.
ㅋㅋㅋ
박달령에서의 경험이 오랫동안 웃는돌님의 산행에 도움이 될겁니다.
고생하셨습니다.
08·07·15 13:06
낭만페달 멋진 도전과 단숨에 써 내려가는 글 솜씨!!!! 웃는돌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다음번 기회가 되면 목요야벙에 또 출몰할께요 ^^
왈바랠리 완주자 여러분 진심으로 축하 드립니다.
그런데 내년부터는 왈바행군으로 바꿔야 하는거 아닌지.....
08·07·15 16:14
Santa Fe 웃는돌님 수고하셨습니다.
도전 그 자체만으로도 멋진 경험이 아닌가 합니다.
08·07·15 18:01
jjanga002 웃는돌님 여전히 멋지십니다.
지독한 악천후 속에서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하신걸 축하드리며
높은 도전정신에 박수를 보냅니다.
함께하신 겡끼님,들께님,카스님 수고하셨습니다.
나중에 지양산에서 뵐께요. ^^
08·07·15 18:48
헤르메스 선달산 생각만 해도 지긋지긋합니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봉우리들...다 왔나 싶으면 또 나타나고 또 나타나고... 바퀴를 가로막아서는 통나무 계단들.....<늦은목이 - 선달산 - 박달령> 이번 랠리의 가장 난코스였던것 같습니다.
08·07·15 23:11
kornettb 헤르메스님 건강하십니까? 저 태백인 입니다. 내년에도 함께 완주 할수있으면 좋겠네요...
보고싶습니다^^
08·07·16 07:08
leejong909 너무너무 고생많이 하셨네요.화이팅
아마 긴장이 풀린 탓일 게다. 의지와는 상관 없는 몸의 변화가 많이 무서웠다.
10시전에 박달령에 도착해서 몸을 수습하는데 거의 한시간을 허비한다.
하남에서 오신 피플님의 간식으로 조금씩 요기를 한다.
깜깜해진 날씨에 잠시 판단을 잘못한 것이 나쁜 결과를 만든다. 선달산에 오르기
전에 자동발열 도시락을 먹어야 했는데. 새벽 4시 이후에 제대로된 식사는
야채비빔밥 한끼가 전부였고 나머지는 바나나, 쵸코바,떡 등의 비상식이
전부였으니 힘들만도 하다. 여기에 부실한 의류가 큰 몫을 한다.
1000이상의 고지에서의 기상은 언제 바뀔지 모른다. 이번에 아주 잘 경험한대로...
챙겨간 의류는 반팔 한벌,긴팔 한벌, 물이 쉽게 스미는 방풍자켓 한벌이 모두였다.
지양산에서 산을 탈 때도 늘 배낭에는 방수자켓,방수바지가 배낭 아래쪽에 잘
놓여 있었는데 이 험한 랠리에서 무슨 조화인지 빼먹었다. 일기예보를 너무
정직하게 믿은 탓이다.
앞으로 이런 장거리 빡센 랠리에서 비상상황에 대비한 의류,식량 등은 아주 꼼꼼히
챙기기로 한다. 덧붙혀 라이트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전화도 불통인 1000고지의
능선에서 밤을 만나면 가장 크게 의지하는 것이 바로 라이트다. 왈바랠리에는
최근 국내에서 개발된 P7라이트를 가져갔다. 아직 긴 시간이 흐르지 않아 충분히
검증이 되지 않은 상태. 위기상황을 만나니 별게 다 걱정스럽다. 순간 라이트에 대한
두려움이 밀려 온다. 세차게 쏟아지는 비와 바람의 악조건에서 만약 라이트에 이상이
생긴다면...아 끔찍해라. 대안이 없는데.
다행스럽게도 라이트는 악조건에서 아주 잘 버텨주었다. 국산이면서 가격도 저렴하고
품질도 외제에 뒤처지지 않는 좋은 바이크용품이 많이 개발되기를 기대한다.
11시. 몸은 거의 정상에 가깝게 진정이 되었다. 약해진 마음에 119도 생각했고
스탐님께 우리 차를 박달령으로 가져다 달라고도 해본다. 그러나 어찌되었든 도로를
만나는 7번 PIT까지는 가야만 한다. 묻지마를 비로 인해 임도로 변경시켰다고 한다.
'일'자를 받기는 했지만 다시 쇼크가 올까봐 판단이 어렵다.
피플님과 징검다리님도 거의 포기 상태. 같이 움직일 수도 없는 상황이다. 차에
접근해도 우리팀 4명과 스탐님이 타면 다른 분들은 도와드릴 수가 없다. 쇼크에 대한
두려움으로 피플님,징검다리님에 대한 미안함을 뒤로 하고 다시 잔차에 올라 탄다.
타자군님이 핫팩을 하나 더 만들어주고 예비용도 챙겨 준다. 가슴 부근에 핫팩을
감싸고 조심스럽게 임도로 들어선다. 생각보다 길은 좋다. 계속되는 내리막.
몸을 움직여야 했기에 내리막에서도 꾸준히 페달을 밟는다.
아쉽고 반가웠던 7번 PIT
다행스럽게 임도를 달리는 동안 비가 내리지 않는다. 길 상태도 질지 않고 비교적 좋다.
들개님을 앞세우고 바람을 피하며 달린다. 비 끝이라 공기가 상큼하다.
40~50분을 달렸을까? 인가가 보이기 시작한다. 사람사는 냄새가 아주 반갑다.
임도 끝나는 도로에서 반가운 얼굴들을 만난다.
스탐님, 그대있음에님, 박공익님 그리고 내내 고생하신 아이디 모르는 한분.
운영진용 차로 차출되었던 카스님의 차도 주인을 반긴다. 12시가 가까운 시간.
빡세긴 하지만 포장도로 12Km 정도만 가면 오늘의 종착지 8번 PIT인데...
크게 고민하진 않았다. 솔직히 순간적으로 오한이 드는 몸 상태를 믿을 수가 없다.
겡끼님,들개님,카스님께 미안한 마음이었지만 흔쾌히 같이 포기하기로 한다.
여기서 한발만 딛으면 어떻게든 가게 되는게 랠리임을 알고 있는데 마음이 아프다.
만항재에서 이곳 7번 PIT까지 중간 중간 함께 했던 참가자들의 얼굴이 스친다.
카리스님,보고픈님,참길님,산타페님,하루님,정병호님,빠바님 그리고 그분들의 일행.
문수봉으로 삑사리 났다가 함께 되돌아와서 박달령까지 동행하였던 멋진 피플님,
선달산에서 박달령까지 함께 공포를 경험했던 징검다리님.
왠지 그들에게도 미안한 마음이 든다. 그리고 많이 아쉽다.
이렇게 험악한 코스를 어찌 알고 만들었는지 이해가 안되는 홀릭님을 비롯한 운영진.
모두의 얼굴이 스쳐간다.
이제 내년을 기다린다. 어떤 코스를 우리에게 만들어주는지 지켜 보려 한다. 왈바랠리의
애초 계획된 코스에 대한 도전은 지금부터다. 랠리 도중에 변경되지 않은 제대로 된
코스에서 당당히 완주하고 싶다. 일그러진 홀릭님의 얼굴을 기대하며...
완주하신 분들 모두에게 축하의 박수를 드립니다.
도중에 접으신 분들 또한 박수를 받으시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습니다.
도전 그 자체만으로 가치가 있었습니다.
백두대간을 잔차로 달린 멋진 추억은 오래 간직될 겁니다.
운영진,지원조 모든 분들도 함께 악조건에서 수고하셨습니다.
백두대간을 잔차로 달린 멋진 추억은 오래 간직될 겁니다.
고맙습니다!!!
121.141.110.30
정병호 그때 차돌백이 가는길 안가르쳐 줬으면 헤매다가 아예 도래기재에서 포기했을텐데.
ㅋㅋㅋ
박달령에서의 경험이 오랫동안 웃는돌님의 산행에 도움이 될겁니다.
고생하셨습니다.
08·07·15 13:06
낭만페달 멋진 도전과 단숨에 써 내려가는 글 솜씨!!!! 웃는돌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다음번 기회가 되면 목요야벙에 또 출몰할께요 ^^
왈바랠리 완주자 여러분 진심으로 축하 드립니다.
그런데 내년부터는 왈바행군으로 바꿔야 하는거 아닌지.....
08·07·15 16:14
Santa Fe 웃는돌님 수고하셨습니다.
도전 그 자체만으로도 멋진 경험이 아닌가 합니다.
08·07·15 18:01
jjanga002 웃는돌님 여전히 멋지십니다.
지독한 악천후 속에서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하신걸 축하드리며
높은 도전정신에 박수를 보냅니다.
함께하신 겡끼님,들께님,카스님 수고하셨습니다.
나중에 지양산에서 뵐께요. ^^
08·07·15 18:48
헤르메스 선달산 생각만 해도 지긋지긋합니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봉우리들...다 왔나 싶으면 또 나타나고 또 나타나고... 바퀴를 가로막아서는 통나무 계단들.....<늦은목이 - 선달산 - 박달령> 이번 랠리의 가장 난코스였던것 같습니다.
08·07·15 23:11
kornettb 헤르메스님 건강하십니까? 저 태백인 입니다. 내년에도 함께 완주 할수있으면 좋겠네요...
보고싶습니다^^
08·07·16 07:08
leejong909 너무너무 고생많이 하셨네요.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