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모처럼 자전거를 쉬게 하고 두발로 산에 들어갔습니다.
늘 자전거 안장에 앉은채로 다녔던 익숙한 길들이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거의 2년만의 산악마라톤입니다. 다리는 경쾌하게 부드러운 흙을 밟고 나무뿌리를 피하면서
제대로 산길을 만끽합니다. 심장 역시 상쾌한 공기를 쉽게 받아들이며 팔로 다리로 머리로
신선한 산소를 힘차게 날라다 줍니다.
순식간에 온몸은 땀으로 젖고 얼굴에도 눈물 같은 땀들이 흘러내립니다.
산타 앞 지양산 입구에서 시작된 달리기는 절개지, 주말농장, 정수장, 작동, 다시 절골약수터,
말길, 가끔은 막혀져 있는 환상다운 옆길, 헬기장 등등 구석구석 지나갑니다.
30분 정도 지나니까 사실 다리근육도 단단해지며 약간 고통스럽고 심장 역시 힘이 든다는 신호를
보내옵니다.
그러나 많은 등산객들의 시선이 힘을 내게 합니다. 1시간 정도가 지나면서는 '러너스하이'
라고 해야할까요. 몸도 마음도 아주 즐거워집니다. 남들에게 보이는 모습은 땀범벅에다가
호흡도 거칠고 얼굴도 찡그려져 있었겠지만 저는 즐겁기만 합니다. 하루종일 달려도 좋을것
같습니다. 그러나 1시간30분이 지날 무렵에는 사실 다리근육이 맥을 못 씁니다.
언덕오르기 보다 내리막이 힘들어집니다. 지쳤다는 표시지요.
이만하면 됐다라는 생각에 하산할 코스를 물색합니다.
산타에 내려와서 가늠해보니 대략 1시간50분 정도는 달린 것 같습니다.
2년만에 100미터 이상을 순수하게 나의 육신을 이용해서 달린겁니다.
그런데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런 적응의 시간도 없이 불쑥 들어가 달렸는데 이렇게
잘달릴 수 있다니...아주 뿌듯했습니다.
생각해보니 이 모든게 산악자전거 때문입니다. 일주일에 두세번은 꼭꼭 라이딩하는데
제 몸은 나이와는 거꾸로 가는 느낌입니다. 더욱 열심히 페달을 밟아야겠습니다.
가까이 있는 지양산이 너무 고마운 하루였습니다^^
***목요야벙...많이 나오세요. 부럽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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