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문화일보 23면에 "60년 탄 자전거 아직도 씽씽" 이라는 글이 있어 올립니다.
“40년 탄 자전거 아직도 씽씽”
전남 보성 농민 양재삼할아버지 ‘자전거 사랑’
정우천기자 goodpen@munhwa.com
“고쳐쓰려는 의지만 있으면 함부로 버릴 수 없는 법입니다.”
60대 농부가 일제시대에 생산된 중고 자전거를 40여년전에 구입해 지금까지 고쳐쓰고 있어 과소비와 낭비가 만연한 요즘 세태에 신선한 교훈을 주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전남 보성군 보성읍 양재삼(65)씨.
양씨가 현재 타고 다니는 자전거를 입수한 것은 보성읍내에서 ‘한흥 자전차포’를 운영하던 지난 60년대 중반. 동네 후배인 안모(63)씨가 수리를 맡긴 뒤 얼마후 다른 도시로 이사 가면서 “형님이 알아서 처분하라”고 해 자신의 것이 됐다.
이 자전거는 일본의 ‘후지(富士)바이크’사(1899년 설립)가 만든 것으로 “일본 사람이 타고 다니다 해방이 되자 놔두고 간 것”이라는 안씨의 말로 미뤄 볼 때 최소한 60년의 ‘나이’를 자랑한다.
양씨는 직업경험을 살려 이 자전거를 ‘닦고 조이고 기름치는’일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그동안 핸들과 바퀴살을 교체했지만 몸체와 바퀴축은 갈지 않았다. 20년전 자전거 수리점을 그만둔 뒤에도 매년 한차례 타이어를 바꾸는 일은 남에게 맡기지 않고 손수 해왔다.
그는 지금도 이 자전거를 3000여평의 벼농사를 짓는 데 요긴하게 쓰고 있다.
“영농철에는 20㎏들이 비료 3포대를 짐받이에 싣고 집에서 2㎞가량 떨어진 논까지 오고가는데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논길은 물론 언덕길을 달려도 탈이 없죠.”
평소에도 약수를 뜨러 가거나 생필품을 사다 나를 때 자전거만큼 유용한 것이 없다는 게 그의 설명.
양씨는 슬하의 1남 2녀가 “오토바이를 사드릴테니 제발 그 오래된 물건은 그만 타시라”고 여러 차례 청했으나 매번 손사래를 쳤다. 술을 좋아하기 때문에 음주운전이 걱정되기도 하지만 근본적인 이유는 운동삼아 하기에 자전거타기만큼 좋은 게 없다는게 양씨의 지론이다.
그는 최신형 자전거로 바꿔보라는 주위의 말도 여지없이 뿌리친다.
“새 자전거 몇십대를 가져와서 내 것과 바꾸자고 해도 절대 안 바꾸지요. 내 분신과 같은 것을 어떻게 남에게 내 준답니까.”
그는 “내가 죽으면 어쩔 수 없이 고물상으로 넘겨지겠지만 눈뜨고 있는 동안에는 어림없다”며 “요놈은 죽어도 나랑 같이 죽는다”고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
양씨는 또 “얼마전 한 아파트에서 쓸만한 밥솥이나 가구가 폐품으로 쌓여 있는 것을 보고 못살던 시절이 생각나 서글퍼졌다”며 “소비가 경제를 살리는 측면도 있지만 물건 아까운 줄 모르고 함부로 버리는 세태는 큰 문제”라고 꼬집었다.
보성〓정우천기자 goodpen@munhwa.co.kr
기사 게재 일자 2004/02/19
“40년 탄 자전거 아직도 씽씽”
전남 보성 농민 양재삼할아버지 ‘자전거 사랑’
정우천기자 goodpen@munhwa.com
“고쳐쓰려는 의지만 있으면 함부로 버릴 수 없는 법입니다.”
60대 농부가 일제시대에 생산된 중고 자전거를 40여년전에 구입해 지금까지 고쳐쓰고 있어 과소비와 낭비가 만연한 요즘 세태에 신선한 교훈을 주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전남 보성군 보성읍 양재삼(65)씨.
양씨가 현재 타고 다니는 자전거를 입수한 것은 보성읍내에서 ‘한흥 자전차포’를 운영하던 지난 60년대 중반. 동네 후배인 안모(63)씨가 수리를 맡긴 뒤 얼마후 다른 도시로 이사 가면서 “형님이 알아서 처분하라”고 해 자신의 것이 됐다.
이 자전거는 일본의 ‘후지(富士)바이크’사(1899년 설립)가 만든 것으로 “일본 사람이 타고 다니다 해방이 되자 놔두고 간 것”이라는 안씨의 말로 미뤄 볼 때 최소한 60년의 ‘나이’를 자랑한다.
양씨는 직업경험을 살려 이 자전거를 ‘닦고 조이고 기름치는’일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그동안 핸들과 바퀴살을 교체했지만 몸체와 바퀴축은 갈지 않았다. 20년전 자전거 수리점을 그만둔 뒤에도 매년 한차례 타이어를 바꾸는 일은 남에게 맡기지 않고 손수 해왔다.
그는 지금도 이 자전거를 3000여평의 벼농사를 짓는 데 요긴하게 쓰고 있다.
“영농철에는 20㎏들이 비료 3포대를 짐받이에 싣고 집에서 2㎞가량 떨어진 논까지 오고가는데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논길은 물론 언덕길을 달려도 탈이 없죠.”
평소에도 약수를 뜨러 가거나 생필품을 사다 나를 때 자전거만큼 유용한 것이 없다는 게 그의 설명.
양씨는 슬하의 1남 2녀가 “오토바이를 사드릴테니 제발 그 오래된 물건은 그만 타시라”고 여러 차례 청했으나 매번 손사래를 쳤다. 술을 좋아하기 때문에 음주운전이 걱정되기도 하지만 근본적인 이유는 운동삼아 하기에 자전거타기만큼 좋은 게 없다는게 양씨의 지론이다.
그는 최신형 자전거로 바꿔보라는 주위의 말도 여지없이 뿌리친다.
“새 자전거 몇십대를 가져와서 내 것과 바꾸자고 해도 절대 안 바꾸지요. 내 분신과 같은 것을 어떻게 남에게 내 준답니까.”
그는 “내가 죽으면 어쩔 수 없이 고물상으로 넘겨지겠지만 눈뜨고 있는 동안에는 어림없다”며 “요놈은 죽어도 나랑 같이 죽는다”고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
양씨는 또 “얼마전 한 아파트에서 쓸만한 밥솥이나 가구가 폐품으로 쌓여 있는 것을 보고 못살던 시절이 생각나 서글퍼졌다”며 “소비가 경제를 살리는 측면도 있지만 물건 아까운 줄 모르고 함부로 버리는 세태는 큰 문제”라고 꼬집었다.
보성〓정우천기자 goodpen@munhwa.co.kr
기사 게재 일자 2004/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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