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향해 20리 로드번개...--

by ........ posted Apr 20,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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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위하여 기회를 노리다가
자전거를 끌고 잽싸게 나오는 순간 ..들려 오는 집사람의 목소리

<오후 6시에 서울에 있는 결혼식장 가야 하는데
주말이라 복잡하니 좀 데려다 주세요>...

6시면 한강을 돌아 겨우 도착할까 말까하는 시간입니다
게다가 예식장가는 시간까지 계산하면..음~

하지만 기사로 징발되었으니 반항은 죽음입니다
두시간 정도만 탈 생각으로 인덕원으로 나갑니다

벌써 여러 남부군 님들이 와 계시고...
가는 동안에 약간 흥분했는지 자전거까지 탁탁 튑니다
알고보니 앞 브레이크가 풀려있었습니다..^^;

성함을 잘 몰라서 죄송합니다만
한눈에도 고수티가 나는 분이 능숙하게 손을 봐 줍니다

이윽고 바이킹님을 필두로 한강을 향해 출발
물론 나는 중간에 돌아와야 합니다

뒤따라가며 눈에 들어 오는 바이킹님의 다리근육
잘 정비된 공장의 거대한 설비와도 같은 활동성입니다

꽈배기처럼 섬세하게 꼬여진 근육이
올올이 다 보일정도로 바이킹님의 다리는 근사합니다

상사점에서 내리 누르는 근육의 움직임에 따라
근섬유의 흥분이 느껴지고  이어지는 긴장 수축 이완 의 과정이
순식간에 운동력으로 폭발...그리고 쭉쭉 뻗어나가는 자전거

그 멋진 근육의 움직임에 잠시 한눈 팔다간
순식간에 까마득하게 멀어져 버립니다

널널하게 가지요..라는 바이킹님의 말과는 달리
속도계를 보니 시속30키로입니다

바이킹님의 발은 마음과는 전혀 다르게 노는가 봅니다

문득...중간에 돌아갈 빌미를 마련해 준
집사람이 무척 고맙습니다.......^^;

결혼식에 가려고 집사람과 나가는 길에 비가 많이 옵니다
마치 배신을 하고 편하게 살아가는 매국노같은 기분이 듭니다

하지만 속으로는 다행이야라는 생각이...^^;

남부군님들은 오늘..빗속을 달렸을 텐데...
물에 젖은 알들 잘 보관들 하세요

내 나이 쯤되면 별 신경쓸 이유도 없으나
최소한 우중라이딩한후 자전거 돌보는 정성의 반 정도는 투자하세요...^^;

가정의 평화 작은 정성에서 시작됩니다...- -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