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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과 가을에 잘어울리는 시....

진빠리2003.08.29 09:36조회 수 328추천 수 44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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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잔의 술을 마시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와
목마를 타고 떠난 숙녀의 옷자락을 얘기한다
목마는 주인을 버리고 그저 방울 소리만 울리며
가을 속으로 떠났다
술병에서 별이 떨어진다
상심한 별은 내 가슴에 가벼웁게 부숴진다
그러한 잠시 내가 알던 소녀는
정원의 초목 옆에서 자라고
문학이 죽고 인생이 죽고
사랑의 진리마저 애증의 그림자를 버릴때
목마를 탄 사랑의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세월은 가고 오는 것
한때는 고립을 피하여 시들어 가고
이제 우리는 작별하여야 한다
술병이 바람에 쓰러지는 소리를 들으며
늙은 여류 작가의 눈을 바라다보아야 한다
......등대에......
불이 보이지 않아도
그저 간직한 페시미즘의 미래를 위하여
우리는 처량한 목마 소리를 기억하여야 한다
모든 것이 떠나든 죽든
그저 가슴에 남은 희미한 의식을 붙잡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서러운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두 개의 바위 틈을 지나 청춘을 찾는 뱀과 같이
눈을 뜨고 한 잔의 술을 마셔야 한다
인생은 외롭지도 않고
그저 잡지의 표지처럼 통속하거늘
한탄할 그 무엇이 무서워서 우리는 떠나는 것일까
목마는 하늘에 있고
방울 소리는 귓전에 철렁거리는데
가을 바람 소리는
내 쓰러진 술병 속에서 목메어 우는데

-목마와 숙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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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 박인환의 시라...박인희의 노래가 듣고 싶군요..
    풀섶에 풀벌래 소리는 깊어만 가고
    가을 바람에 코스모스의 춤사위는
    무뚝득함을 흔들어 놓는구나..
    가을 바람에 길이 묻노니
    그 바람에 몸을 맏기고 싶구나.
    내 병은 너무 깊어
    두레박으로 끌어 올릴 수 없구나
    비산비야에서 물들며 내려오고 싶구나..
  • 2003.8.29 23:24 댓글추천 0비추천 0
    고때 무지하게 들었는데
  • 멋쟁이 보스...역쉬..가을도 젤로 진하게 탈 거 같아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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