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MBC 여성시대 방송중 청취한 편지글에 감동되어 함께 나누고자 퍼옵니다.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함을 느끼게 하고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보게하는....
참 글쓴이는 3년전 하늘나라로 가신 분이랍니다.
더 자세한 것은 홈페이지 들어가 보세요.
http://www.imbc.com/broad/radio/fm/womenera/mom/index.html
저는 말기암 환자로 더 이상 치료약이 없다는군요.
이제 남은 시간은 삼개월---.
그래도 식이요법으로 이년을 더 버텨내었습니다.
서른 넷 늦은 나이에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불과 이년만에 맞은 병, 암세포는 제 온몸을 점령하다시피 하고 있지만, 저는 늘 나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착한 내 아이와 남편, 어떻게 내게 이런 병이 왔나 화가 나기도하고 슬프기도 했지만, 병은 또 내게 삶을 다시 보는 눈을 주었습니다.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사고로 실려오고 병으로 입원하지만, 그들은 곧 퇴원하고 일상생활로 돌아가겠지요. 식구들과 같은 밥상에서 같이 식사를 하고 숨을 쉬고 잠자는 것. 하찮게 느껴졌던 그런 일상이, 마음대로 먹을 수도 없고 통증 때문에 숨쉬기도 잠자기도 힘든 지금에서야 얼마나 감사한 일이었는지 알 것 같습니다. 아픔이 없는 세상, 고통이 없는 세상에서 우리가 산다면 우리는 정말 겸손이라든가 감사라든가
사랑이라는 것을 알지 못하고 살아가겠지요.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저와 같은 고통을 겪지 말기를 바라며, 내 아이 에게 편지를 써 보았습니다.
엄마가 가장 사랑하는 아들 희제에게!
다가올 4월 16일은 너의 여섯번째 생일, 병원 침대에 누워 꼼짝 못하는 엄마가 너에게 어떻게 축하를 해 줄까 고민하다가 엄마의 마음을 보내기로 했단다.
요즘은 통증이 너무 심해 진통제 주사로 겨우겨우 버텨내지만 네 이름을 주문처럼 외며 혼미해지는 정신을 가다듬고, 네 사진을 쳐다보며 이겨내자고 다짐하고 힘을 낸단다. 네 이름에는 신기한 마법의 힘이 있어 몇 번의 위험한 고비를 넘길 수 있게 해 주었단다.
아들아!
엄마는 병상에서 세 번째의 봄을 맞는구나. 이 봄엔 희제도 무척 달라졌더라. 씩씩해지고 의젓해지고 네 주먹이 엄마의 주먹보다 더 단단하고 커 보여 쳐다만 봐도 이 엄마의 마음이 든든해졌어.
너를 낳을 때 엄마는 정말 많이 고생했지. 노산에 난산에 결국은 제왕절개를 하고 마취에서 제대로 깨어나질 못해 이틀이나 뒤에 네가 무사히 세상에 나온 것을 알았단다. 나흘 때 되는 날, 기다시피 수유실에 가서 너를 받아든 순간, 너의 그 아슬한 무게에 어쩔 줄 몰랐었어.
한잎 꽃잎처럼, 흰 목화송이처럼 부드럽던 네 뺨과 엄마의 가슴이
맞닿았던 그 순간의 느낌. 그것을 환희라고 하는 걸까?
아니야, 인간의 언어로는 표현할 수 없는 독특하면서도 강렬한, 엄마의
생애에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그런 굉장한 느낌이었단다. 그런 네가 아들이라는 말을 듣는 순간, 엄마가 제일 먼저 한 생각은 우습게도, “와우, 장가를 어떻게 보내지?” 였단다. 엄마 아빠 친구 중 늦게 아기를 보아 딸이면 엄마는 벌써 그 애의 성격이며 심성이며 외모를 살펴보았어. 왜냐면 요즘은 남녀 성 비율이 심하게 깨져 혹, 네가 장가를 못갈까봐서.
그런 네가 무럭무럭 자라서 여섯살이 되는구나. 엄마가 아파하면 쪼르르 달려와 금붕어 같은 입술을 오므려 호호 입김을 엄마 이마에 불어주고 “엄마, 아야해? 아야해?” 안타까운 얼굴로 쳐다보던 희제, 엄마 약 심부름이며 물 심부름을 곧잘 해 주던 희제, 병원에 올 때면 집 화단에 핀 장미며 라일락, 수국, 동백, 작약꽃 등을 꺾어와 유리병에 꽂아주며 “엄마 보라고---.” 환하게 웃기도 하고, 길거리에서 주운 광고 전단지의 예쁜 이모 사진을 보여주며 “엄마, 옛날에 내가 아기였을 때 그때 엄마 닮았어.” 하던 희제. 버리라던 큰아빠 말씀에 “안돼요, 엄마 닮았잖아요. 그래서 주워왔는데 버리면 안돼요.”하며 소지품 가방에 소중히 챙겨가던 희제. 새해 첫날 떠오른 해를 보며 "엄마 빨리 낫게 해 주세요“ 하고 소원을 빌었다는 희제.
세 살, 네 살, 다섯 살, 한창 엄마 손이 필요하고 사랑이 필요한 나이에 엄마와 떨어져 생활하는 네 조그만 가슴속에는 얼마나 큰 상처가,
얼마나 큰 슬픔이 있을까를 생각하면 너무 가슴이 아프구나.
하지만 아들아.
엄마는 늘 이런 상상을 해.
어느 날 훌훌 가볍게 병상을 털고 일어나 네 손을 잡고 밝은 햇빛이 쏟아지는 거리를 걸으며, 꽃집도 가고 시장도 가고 백화점도 가고
옛날처럼 너를 품에 가득 안고 기차여행도 하고, 아빠랑 산에도 가고---. 그런 날이 오면 얼마나 좋을까.
엄마는 네가 유치원 졸업하는 것도 보고 싶고,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것도 보고 싶고, 여자친구 때문에 가슴 태우며 밤 새는 것도 보고
싶고 네 결혼식장에서 촛불도 댕겨주고 싶고 맛있는 것도 만들어 주고 싶어, 자꾸 지꾸 욕심이 생긴단다.
막대사탕과 아이스크림, 초콜릿을 너무너무 좋아하는 희제, 몸과 마음이 모두 건강해 정의로운 어른으로 자라길 바래. 만약에 만약에 말야, 그러면 안되겠지만, 혹시라도 엄마가 네 곁에 없더라도 너무 슬퍼하거나 마음 아파하면 안돼. 엄마 생각은 조금만 하고 늘 밝고 부드러운 마음으로 다른 사람들을 보렴.
아냐, 엄마는 꼭 나아서 너와 함께 지금과는 다른 세상을 살고 싶어. 누워서 편지를 쓰고 불편한 오른팔로 쓰다보니 사흘이나 걸렸어. 네게 편지를 쓰는 동안 통증이 줄어 오늘은 주사를 맞지 않았어.
정말 희제에게는 신기한 마법의 힘이 있나 봐.
희제야, 여섯 번째 생일을 정말 정말 축하해.
희제뺨에 뽀뽀를 보내며---.
묵묵히 엄마의 간병하랴, 희제 보살피랴, 사업하랴, 바쁜 아빠에게도
우리 정말 감사의 마음을 보내자. 우린 꼭 함께 살게 될 거야.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함을 느끼게 하고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보게하는....
참 글쓴이는 3년전 하늘나라로 가신 분이랍니다.
더 자세한 것은 홈페이지 들어가 보세요.
http://www.imbc.com/broad/radio/fm/womenera/mom/index.html
저는 말기암 환자로 더 이상 치료약이 없다는군요.
이제 남은 시간은 삼개월---.
그래도 식이요법으로 이년을 더 버텨내었습니다.
서른 넷 늦은 나이에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불과 이년만에 맞은 병, 암세포는 제 온몸을 점령하다시피 하고 있지만, 저는 늘 나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착한 내 아이와 남편, 어떻게 내게 이런 병이 왔나 화가 나기도하고 슬프기도 했지만, 병은 또 내게 삶을 다시 보는 눈을 주었습니다.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사고로 실려오고 병으로 입원하지만, 그들은 곧 퇴원하고 일상생활로 돌아가겠지요. 식구들과 같은 밥상에서 같이 식사를 하고 숨을 쉬고 잠자는 것. 하찮게 느껴졌던 그런 일상이, 마음대로 먹을 수도 없고 통증 때문에 숨쉬기도 잠자기도 힘든 지금에서야 얼마나 감사한 일이었는지 알 것 같습니다. 아픔이 없는 세상, 고통이 없는 세상에서 우리가 산다면 우리는 정말 겸손이라든가 감사라든가
사랑이라는 것을 알지 못하고 살아가겠지요.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저와 같은 고통을 겪지 말기를 바라며, 내 아이 에게 편지를 써 보았습니다.
엄마가 가장 사랑하는 아들 희제에게!
다가올 4월 16일은 너의 여섯번째 생일, 병원 침대에 누워 꼼짝 못하는 엄마가 너에게 어떻게 축하를 해 줄까 고민하다가 엄마의 마음을 보내기로 했단다.
요즘은 통증이 너무 심해 진통제 주사로 겨우겨우 버텨내지만 네 이름을 주문처럼 외며 혼미해지는 정신을 가다듬고, 네 사진을 쳐다보며 이겨내자고 다짐하고 힘을 낸단다. 네 이름에는 신기한 마법의 힘이 있어 몇 번의 위험한 고비를 넘길 수 있게 해 주었단다.
아들아!
엄마는 병상에서 세 번째의 봄을 맞는구나. 이 봄엔 희제도 무척 달라졌더라. 씩씩해지고 의젓해지고 네 주먹이 엄마의 주먹보다 더 단단하고 커 보여 쳐다만 봐도 이 엄마의 마음이 든든해졌어.
너를 낳을 때 엄마는 정말 많이 고생했지. 노산에 난산에 결국은 제왕절개를 하고 마취에서 제대로 깨어나질 못해 이틀이나 뒤에 네가 무사히 세상에 나온 것을 알았단다. 나흘 때 되는 날, 기다시피 수유실에 가서 너를 받아든 순간, 너의 그 아슬한 무게에 어쩔 줄 몰랐었어.
한잎 꽃잎처럼, 흰 목화송이처럼 부드럽던 네 뺨과 엄마의 가슴이
맞닿았던 그 순간의 느낌. 그것을 환희라고 하는 걸까?
아니야, 인간의 언어로는 표현할 수 없는 독특하면서도 강렬한, 엄마의
생애에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그런 굉장한 느낌이었단다. 그런 네가 아들이라는 말을 듣는 순간, 엄마가 제일 먼저 한 생각은 우습게도, “와우, 장가를 어떻게 보내지?” 였단다. 엄마 아빠 친구 중 늦게 아기를 보아 딸이면 엄마는 벌써 그 애의 성격이며 심성이며 외모를 살펴보았어. 왜냐면 요즘은 남녀 성 비율이 심하게 깨져 혹, 네가 장가를 못갈까봐서.
그런 네가 무럭무럭 자라서 여섯살이 되는구나. 엄마가 아파하면 쪼르르 달려와 금붕어 같은 입술을 오므려 호호 입김을 엄마 이마에 불어주고 “엄마, 아야해? 아야해?” 안타까운 얼굴로 쳐다보던 희제, 엄마 약 심부름이며 물 심부름을 곧잘 해 주던 희제, 병원에 올 때면 집 화단에 핀 장미며 라일락, 수국, 동백, 작약꽃 등을 꺾어와 유리병에 꽂아주며 “엄마 보라고---.” 환하게 웃기도 하고, 길거리에서 주운 광고 전단지의 예쁜 이모 사진을 보여주며 “엄마, 옛날에 내가 아기였을 때 그때 엄마 닮았어.” 하던 희제. 버리라던 큰아빠 말씀에 “안돼요, 엄마 닮았잖아요. 그래서 주워왔는데 버리면 안돼요.”하며 소지품 가방에 소중히 챙겨가던 희제. 새해 첫날 떠오른 해를 보며 "엄마 빨리 낫게 해 주세요“ 하고 소원을 빌었다는 희제.
세 살, 네 살, 다섯 살, 한창 엄마 손이 필요하고 사랑이 필요한 나이에 엄마와 떨어져 생활하는 네 조그만 가슴속에는 얼마나 큰 상처가,
얼마나 큰 슬픔이 있을까를 생각하면 너무 가슴이 아프구나.
하지만 아들아.
엄마는 늘 이런 상상을 해.
어느 날 훌훌 가볍게 병상을 털고 일어나 네 손을 잡고 밝은 햇빛이 쏟아지는 거리를 걸으며, 꽃집도 가고 시장도 가고 백화점도 가고
옛날처럼 너를 품에 가득 안고 기차여행도 하고, 아빠랑 산에도 가고---. 그런 날이 오면 얼마나 좋을까.
엄마는 네가 유치원 졸업하는 것도 보고 싶고,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것도 보고 싶고, 여자친구 때문에 가슴 태우며 밤 새는 것도 보고
싶고 네 결혼식장에서 촛불도 댕겨주고 싶고 맛있는 것도 만들어 주고 싶어, 자꾸 지꾸 욕심이 생긴단다.
막대사탕과 아이스크림, 초콜릿을 너무너무 좋아하는 희제, 몸과 마음이 모두 건강해 정의로운 어른으로 자라길 바래. 만약에 만약에 말야, 그러면 안되겠지만, 혹시라도 엄마가 네 곁에 없더라도 너무 슬퍼하거나 마음 아파하면 안돼. 엄마 생각은 조금만 하고 늘 밝고 부드러운 마음으로 다른 사람들을 보렴.
아냐, 엄마는 꼭 나아서 너와 함께 지금과는 다른 세상을 살고 싶어. 누워서 편지를 쓰고 불편한 오른팔로 쓰다보니 사흘이나 걸렸어. 네게 편지를 쓰는 동안 통증이 줄어 오늘은 주사를 맞지 않았어.
정말 희제에게는 신기한 마법의 힘이 있나 봐.
희제야, 여섯 번째 생일을 정말 정말 축하해.
희제뺨에 뽀뽀를 보내며---.
묵묵히 엄마의 간병하랴, 희제 보살피랴, 사업하랴, 바쁜 아빠에게도
우리 정말 감사의 마음을 보내자. 우린 꼭 함께 살게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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