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벌의 꿈' - 박영근 -
동진강 하구역 강물은 오래 흘러온 길을 갯물에 씻고
물 때가 온다
물골을 트고
갯벌이 논다
농게 참게 능쟁이는 볼볼볼 춤을 추고
드난살이 말뚝망둥어는 알을 슬고
먼 개를 지나 숭어새끼들은 너울을 타고 솟구쳐 오고 있을 것이다
뻘밑 깊은 곳에서는
백합이 숨 쉬는 소리
한 숨
한 숨
살이 오르는 소리
달과 지구 사이 수만년의 바다가 흘렀을 것이다
천 갈래 만 갈래 살아 넘치는 바다
바람 자면 저물어 멀리 야위는 바다
밀물과 썰물 사이 수만년 산 것들이 물길을 열었을 것이다
갯벌에
강물에
댕기물떼새 한 마리 기진한 허공을 내려와
뻘 한 점을 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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