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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0랠리 후기-----호흡곤란팀 prollo님...

muj2005.06.30 18:58조회 수 655추천 수 2댓글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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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제 6회 280 산악랠리 후기(3) 1구간 숙암리 - 평창

숙암리 초등학교에 모이고 보니..
밤이라서 누가 누군지 분간이 안됬다..
십중팔구 절반은 아는 사람일텐데.. ㅋㅋㅋ..
와중에도 십자수님 홀릭님 깜장고무신님 mtbiker님 비행기님 뽀스님을 만났다..
장갑을 잊고 와서 민박집 마당에 굴러다니는 목장갑을 아무렇게나 끼고 다녔는데..
십자수님이 장갑을 빌려주셨다.. 좀 크긴 했지만 그럭저럭 낄 만 했다..

랠리의 출발 시간이 시시각각 다가오자 입구에서 주최측이 잔차출입을 통제하기 시작했다...
4시 정각이 되자 사람들이 출발하기 시작했다..
뭐 일반 레이스 같으면 죽어라 달렸겠지만.. 거리도 장거리고 시간도 엄청나서인지 출발을 서두르지 않는 눈치였다..
나도 누누히 오버의 위험은 생각한 터라 천천히 달려나갔다..

산에서의 탈진은 거의 죽음이다..
아무도 도와줄 사람이 없을 게 뻔하다..
280km를 달린다면 분명 덜렁 혼자만 한없이 가야하는 구간도 있을 것이고..
또 같이 움직인다 한들 라이딩의 성격상 도움을 구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일단 산중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만도 수십킬로미터를 움직여야 한다...

그래서 선택한 방법이 심박계..
심박수가 150이 넘으면 소리가 나게 설정해 놓고 심박수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겠다고 굳게 결심했다..
아무튼 심박계 열풍이 불 때 하나 장만해 둔 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다...

첫 번째 업힐에 들어섰다..
정말 한없이 올라가는 업힐이었다..
이렇게 긴 임도 업힐은 처음이었다...
들리는 말로는 8km짜리란다..

설악맨님과 목동님이 치고 나가기 시작한다..
따라 붙으려고 하는데 심박계가 삑삑거린다..
포기~~

한참을 올라가다 보니 같이 출발한 호흡곤란팀은 전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페이스 조절중이라 천천히 올라가는데 남들 올라가는 속도가 예사롭지 않았다..
쑥쑥 잘도 올라간다...
뒤를 돌아 저 밑 한 굽이를 바라보니.. 엄청 아래쪽에 불빛들이 계속 천천히 위를 향해서 움직이고 있었다..

조금 더 올라가다 보니 양아님이 잠깐 멈추어 서는 모습이 보였다..
호흡이 곤란한가보다..

잠시후 호흡곤란팀의 모습이 슬슬 보이기 시작한다..
비나리님 까망수리님 불나방님 디프리님..
아직 디원바이크님과 레이님 양아님 쏘굿님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역시 비나리님 까망수리님 치고 나가신다..
따라 붙어보니 역시 심박계가 삑삑~~~
포기한다...

그래도 디프리님과 불나방님이 계시니까~~
하고 뒤를 돌아봤는데.. 사라졌다.. 처진 모양이다..

심박계에 맞춰서 천천히 달리고 있는데 한떼의 사람들이 우르르 올라간다..
"남부군"

이번 랠리에서 남부군의 라이딩 특징은..
럭셔리였다..
전체가 일정한 속도로 치고 나가면서 계곡이 보이면 풍덩 들어가고..
가게가 보이면 무조건 들리고..
점심먹고 낮잠도 자고.. 하여간 럭셔리다..
남들은 시간내 완주를 위해 휴식시간을 쪼개서 계속 가고 있는데..
여유가 부러웠다..

한참을 업힐해서 날이 훤하게 밝을때쯤 되니 통나무집이 보이고 3거리가 나왔다...
남부군이 도착해서 쉬고 있었다...

호흡곤란팀도 좀 있으니 쉬고 있었다.. 설악맨님과 목동님은 물론 없었다..
3거리까지만 가면 헙힐이 끝난 줄 알았는데... 아직도 업힐이다..
열심히 타고 끌고 가니 드디어 평탄한 임도에 도착했다...

마항치까지 계속 달렸다..
흠.. 그런데..
말로만 듣던 가리왕산의 임도가 사람의 진을 빼기 시작했다..
한굽이 돌자.. 아까와 똑같은 풍경이다.. 또 도니 역시 같은 풍경이다..
같은 풍경의 연속이다..
같이 달리는 사람들과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차라리 사람을 보고 달리는게 맘이 편했다..
안개가 걷히면서 왼쪽으로 보이는 풍경은 그야말로 세상은 모두 아래쪽이다..
하지만 오른쪽을 보면 아직도 높디 높은 세상이 우뚝 솟아 있었다...

마항치까지 달리면서 자주 마주친 사람들..
김치 MTB..^^
2구간 문재까지 수도없이 보고 또 보고...
그리고 몇몇 여성 라이더들과도 앞서거니 뒷서거니 달렸다..
물론 쩍팔리긴 했지만.. 심박계의 명령을 거스르면 바로 아웃이라는 생각에 참고 또 참았다...

마항치까지 한참을 달리는데 디프리님이 쉬고 계셨다..
버리고 그냥 간다..
쫌 가다보니 레이님이 따라 붙었다..
쏘굿님을 도저히 못기다리고 버리고 왔단다..
그리고 잠시후에 나마저 버리고 가버렸다..
불나방님이 뒤에 잠시 따라 붙더니 한참 달리다 보니 사라졌다..
또 한명 버리고 간 셈이 되었다..
디원바이크님이 휭 추월하더니 고속으로 사라졌다.. 버림받았다..
비나리님과 까망수리님은 진작부터 다 버리고 사라지셨다..
마항치까지 그렇게 서로 버리고 버림받는 라이딩을 계속했다...

마항치에 도착해서 레이님으로부터 양아님과 쏘굿님의 소식을 들었다..
쏘굿님이 시작하자마자 체인이 빠져서 고생한데다가..
타고 가는 속도가 느려 잔차를 들고 뛰었단다..
암튼 이런 저런 이유로 인해 진행 속도가 무지 느리다고... 버리고 왔단다~~
양아님은 끌어들인 죄로 차마 못 버리고 동행중이라는 소식이었다..

마항치에서 점심을 먹으려고 도시락을 여는데..^^
반찬이 완전히 흔들려 혼합되어 버렸다..
다른 사람 반찬을 보니 멀쩡했다 나만 완존 개밥됬다..
남부군의 gsstyle님이 하나 먹어도 되요? 하고 오더니..
그냥 갔다..^^
맛?? 반찬 전체가 신맛이다... 김치의 영향이 크리라..
레이님 반찬을 좀 집어먹으니 신맛이 아니다..
그래도 산중에서 밥이 어디냐??
맛과 무관하게 밥알 하나 반찬 한조각까지 다 먹었다..

디원바이크님은 배부르고 속이 안좋다고 도시락을 안열었다..
때마침 왈바팀 일부가 올라와 있었는데..
주식이라고 C레이션을 꺼내서 좀 얻어먹어봤는데..
도저히 한국인이 먹을만한 음식이 아니었다..
그래서 남은 밥과 반찬을 넘겨드리고..
디원바이크님 도시락새거까지 넘겨드렸다..

그 와중에 남부군으로부터 목동님과 설악맨님은 한 이십분전에 떠났다는 말을 들었다..
음.. 또 한번 짜증이 밀려온다.. 남부군도 이십분 이상 쉬었다는 이야기로 들렸다..
디원바이크님은 둘 따라간다고 바로 쏴버렸다...
나머지는 쏘굿님과 양아님을 기다릴것인지 말건지 전혀 토의도 안하고 주섬주섬 일어나 각자 페이스에 맞춰 떠났다..

마항치부터 벽파령 넘어가는 3거리까지는 완만한 내리막이었다..
물론 다른 사람에게는 완만한 내리막이지만 나같이 몸무게가 출중한 사람에게는 쏘는 구간이었다.. ㅋㅋㅋ..
작년에 삑사리 났던 구간에 도착해서 끌고 올라가다보니 햇볕이 부담되기 시작했다..
마항치까지는 그럭저럭 아침나절이라서 달릴만했고.. 마항치부터는 내리막 구간이라 못느꼈는데..
숨이 턱턱 막혀오고 체력이 쏙쏙 떨어진다... 게다가 나같이 몸무게가 출중한 사람은 땀도 장난이 아니다..
벽파령을 올라 철탑까지 가는동안 몸은 젖을대로 젖었다..

철탑부터 조동리까지는 전부 딴힐이었다.. 이제 신나게 쏘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내려가는데..
바로 앞에 어떤 여정네가 누워 있었다..
다가가서 보니 흡..~~ 오른쪽 무릎이 "ㄱ"자로 찢어져 있었다..
딴힐중 콘트롤 미스로 옆길에 처박혔단다..
그리고 일행은 불러도 돌아보지도 않고 내려가버렸다고 한다...
보자마자 하는 말이 "바늘 있으세요?? 꼬매게요~~"
음.. 바늘이 어딨다고~~
"없는데요.."
하고 소독약을 주섬주섬 꺼내는데..
가방에서 이것저것 꺼내 직접 치료하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았다..
"간호사세요??"
"의산데요~~"
하면서 직접 응급 처치를 계속했다..
이래저래 도움은 못되고 주위에서 서성이는 동안 버리고 왔던 레이님과 불나방님 디프리님이 도착하셨다..
레이님 "보호대 드릴까요?"
여정네 "괜찮아요~~"

잔차는 이상이 없어 보였는데.. 브렉감이 달라졌단다..
다행히 아비드 스피드다이얼이어서 대충 조정해주고 다시 출발..
역시나 뒤에서 보니 딴힐이 무지 불안하다..
"체중을 의식적으로 뒤로 하세요!!"
똑같은 이야기를 몇 번을 외쳤다..
이제 좀 안정된 듯한 느낌이었다...
좀 내려가니 일행이 보였고 잠시후 노기탁씨가 나타나서 여정네를 픽업해갔다...
나중에 알고보니 요 여정네는 김치MTB의 박세미씨라고 하더라...

여정네가 떨어져 나가니 다시 쏘는 모드~~
레이님은 먼저 쏘고 나갔고 나 역시 따라사 쐈다..
굽이굽이 돌고 돌다 보니 역시 딴힐에 익숙치 않은 사람들은 몸무게가 출중한 나에게 밀려 나갔다...
한참을 내려가니 레이님이 보였다..
ㅋㅋㅋ.. 제치고 버리고 가야쥐~~
하는 찰라 급 코너가 눈에 닥쳤다..
얼렁 온몸을 동원해서 속도를 줄였다.. 큰일날뻔 했다..

조동리로 내려오고 나니 도로가 눈앞에 보였다..
뒤에 오는 디프리님과 불나방님을 기다리려고 잠시 멈췄는데 레이님이 바로 버리고 간다...
역시 도로는 나의 세상~~
쓍~~ 달리는데 심박계가 또 눈에 들어온다...
천천히 천천히...
좀 내려오다보니 조동리의 어느 초등학교에서 여러 지원팀들이 기다리는 중이었다...
우리는 저런거 신경쓰지말고 계속 진행...

드디어 평창에 도착했다..
평창에 진입중에 전화가 온다..
후배 "형 오늘 시간되요??"
나 "여기 평창이고 대회중이니까.. 월요일날 연락해~~"

평창시내로 진입하고 나니 큰 마트가 눈에 들어왔다..
얼렁 얼음 한 봉 사고 음료수 사고 급한 갈증을 죽인다..
그렇지 않아도 물이 떨어졌는데 잘 됬다..
얼음이 워낙 잘 얼어서 육각렌치로 사정없이 까부수었다...
그리고 물백에 차곡차곡 넣었다..
이제부터 한동안 시원한 물로 라이딩이다... ㅋㅋㅋ...

전황을 확인한 결과..
디원바이크님 밥 건너뛰고 그냥 진행중..
앞서가신 까망수리님과 비나리님은 해장국집에서 대기중..
목동님과 설악맨님은 한참 먼저 출발한걸로 추정됨..
쏘굿님과 양아님은 현재 벽파령 철탑..
벽파령 철탑에 도착한게 우리가 아홉시 사오십분쯤이었고..
평창시내에 열한시 반쯤 도착했으니까..
아무리 딴힐 고려해도 두시간은 잡아 먹어야 한다...
게다가 쏘굿님 본인이 무조건 평창까지는 가겠다고 우기는 중이라고..
역시 버리고 가기로 다들 은근히 동의..

갑자기 전화 또 온다..
"어디야" 필스님이시다..
"평창인데요"
"왜 이리 안나타나"
"라이딩이 늘어져서 그런데요"
"사진좀 찍고 갈려고 했는데 바로 자개골로 갈련다.."
제대로 찍힐 기회 놓쳤음..

식당으로 가는 길에 아까 그 여정네를 만난다..
"괜찮으세요?"
손가락까지 들어보이며..
"열아홉바늘꼬맸어요.."
"계속 하실려구요??"
"예.. 진통제 세 방 맞았어요.."
"무리하지 마시고 꼭 완주하세요.. 그리고 우린 호흡곤란팀입니다.."

밥은 단백질이 풍부한 뼈다귀로 결정..
밥을 맛있게 먹고 다시 일어났다..

그리고 오랫만에 설악맨님 목동님 양이님 쏘굿님을 제외한 일곱명이 뭉쳐서 평창을 서서히 빠져나가고 있었다...


2005년 제 6회 280 산악랠리 후기(4) 2구간 백덕산 - 대화

평창에서 빠져나오다 보니 길이 아리까리 하다..
중간에 웬 아줌마에게 물어본다..
"보현정사가 어디죠??"
"모르는데요~~"
"백덕산은요??"
"직진하세요..."

얼떨결에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직전한다...
불나방님 "골프연습장 옆으로 가면 될것같은데요.."
레이님 "아무튼 이길이 맞을 것 같은데요"
다들 "그렇죠??"
그런데 하면 할수록 바퀴자국은 안보이고 웬지 삘이 안온다..
아무리 우리가 허접해도 멀리 라이더 한둘쯤은 보여야 할 듯한데..
전혀 그림자도 없다..
삼십분을 오르고 또 오르고 나서야 농사짓는 아줌마를 만나서 길을 물어본다...
잔차를 본 적도 없고.. 지금 오르는 길 계속 오르면 절이 없고 교회가 있단다...
길을 대충 알려주길래..
이미 멀리 업힐한 비나리님 끌어내리고 다시 급히 딴힐...
40분을 고스란히 까먹었다..

아무튼 길을 찾아 다수리쪽으로 방향을 선회해서 돌아가는데.. ㅋㅋㅋ..
이런.. 또 본다..
"남부군"
점심먹고 자다가 왔단다...
정말 짜증이다...

아무튼 남부군 꽁무니만 따라갈려고 붙었는데.. 거리가 점점 벌어진다..
나머지 일행과 나의 거리도 점점 벌어진다..
할 수 없이 남부군이 앵두따먹고 쭈쭈바 먹을때 중간에 멈춰서 기다렸다..
팀이 대충 모이자 다시 출발..
gsstyle님 한마디 한다.. "하드라도 드시고 가시죠~~"
하드먹을 시간에 쪼매라도 더 가야 한다...

시간은 낮 두시쯤 되었고 해는 엄청뜨거웠다..
드디어 보현정사를 지나 백덕산에 들러 붙었다..
한참을 오르는데.. 옆에 풍덩 들어가기 딱 좋은 계곡물이 보였다..
"멱감고 가시죠.."
나의 제안에 다들 동의 만빵..
물이 차가워 발만 담그고 있는데.. 비나리님은 풍덩 들어가셨다...

잠시 후 남부군 등장..
꼬셨다.. ""쉬었다 가시죠~~"
예상대로 쉬었다 간다...
연령대에 관계없이 모두 공포의 대상이다..^^
남부군한테 잘못 걸리면 한 십분동안 씹히니까 주위해야 한다...

대충 정리하고 다시 출발했다..
한참 올라가다 보니..
김치 MTB 소속 여정네 둘하고 남정네 하나가 업힐 중이다...
40분 허비한 동안 19바늘의 여정네한테도 추월당했다..
일단 여정네들은 추월했다..
오랫만에 몸도 상쾌했겠다 업힐에서 잔차를 타고 올라갔다..
역시 잠시후 남부군이 추월한다...
좀 올라가다보니 남부군 산딸기 먹는다고 멈추었다..
나도 잠시 멈추고 산딸기 먹는동안 그냥 버림 받았다..
좀 더 올라가다 보니 또 쉰다.. 나도 잠깐 같이 쉬는 동안 어느새 버림받았다..

그러기를 반복하는 동안 경사는 빡세지고 완전 끌바였다...
결국은 능선 시작되는 점에서 남부군 따라가는거 포기..

이제부터 백덕산 능선이다...
완만한 오르막과 내리막계속 이어진다...
소식에 의하면 별로 길지 않다고 하던데..
누가 알려줬는지 오보였다..
무지 길었다..
오후 4시쯤 도착할 줄 알았는데..
설악맨님과 연락이 닿은 결과.. 거기서 한시간 반은 더 가야 한다..

지치고 지쳐서 모든게 귀찮아 지는데..
두명이 길에서 쉬고 있다..
인사를 나누고 나도 잠시 쉬는데...
ㅋㅋㅋ..
갑자기 육포를 한 줌 내준다..
먹고 달리라고..
한입 먹어보니 맛이 없다..
그렇다고 사양하기도 애매하서 일단은 그냥 배낳에 넣었다...
워낙 많이 줬기때문에 꼭 먹기싫은거 처분한다는 인상마저 받았다...

징글징글한 업다운 반복..
게다가 뒤로 갈수록 다운은 없고 업만 있다..
언젠간 다운을 만나리라는 기대감속에 계속 오르고 또 올라도 역시 업만있다..
나중에는 지쳐서 포기하려는 찰라에 앞에 지원차량들이 보였다..
생각해보니.. 문재의 높이가 이미 해발 900미터 부근이라서 백덕산과 별로 높이 차이가 없었다..
백덕산 시작점부터 문재까지는 결국 지루한 업힐의 연속이었다...
도착한 시간은 다섯시 쯤...

흡.. 끌바 팀이 먼저 도착해있었다..
비행기님 "먼저 도착한 줄 알았는데 왜 늦었죠??"
나 "중간에 삑사리 나서 40분 헤매고 왔어요~~"
그래도 지원차량을 만나 오랫만에 보급품 상자를 여기 기분이 째졌다..
우선 옷을 꺼내고.. 얼렁 갈아입었다..
그리고 아까 평창에서 얻은 밥하고.. 상자의 반찬을 꺼냈다..
행동식이 아니라서 기분은 좋았지만 너무 지쳐서 밥이 입에 들어가지 않았다..
그래도 이거 아니면 완주 못한다는 생각에 무조건 우겨 넣었다...
일산 MTB 지원차량을 담당하신 분이 우리땜에 한시간 이상을 거기서 기다리셨단다..
정말 고마왔지만 랠리에 정신이 팔려 감사의 말씀도 제대로 못드렸다...

옷을 갈아입고 물건을 챙기고 라이트 장착하고 출발할겨고 가방을 메는데..
윽~ 가방이 땀에 완전히 젖어서 새로 갈아입은 옷도 등받이와 벨트 배낭끈 부분이 바로 젖어버렸다...
땀이 너무 많이 나서 힘든게 한둘이 아니다...

이제 잠시후면 날이 어두워 질 것 같다..
라이트가 총 5시간정도밖에 없어서 날이 밝을 동안 최대한 멀리 가야 한다..
그런데.. 일행들이 움직일 생각을 안한다...
할 수 없이 먼저 버리고 가기고 했다..
불나방님이 같이 가자고 하는거 무시...^^
디프리님만 따라 붙었다..

급한 마음에 페달링을 꾸준히 했다..
날이 어두워지면서 기온이 내려가자 몸이서서히 살아나기 시작했다..
땀도 안난다..
디프리님은 내 페이스에 맞춰서 꾸준히 따라오고 게셨다..
솟대봉 구간은 한시간 반만에 끊었다.. 호홋..
답사때보다 약 30분 단축이었다...

솟대봉 지나서 나오는 도로에 오자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었다..
예의 김치MTB도 지원차량과 조우하고 있었다..
19바늘의 여정네를 또 만났다..
나 "대단하세요..."
여정네 "뭘요 별거 아니죠.. 완주 장소에서 뵙죠.."
ㅋㅋㅋ..
나 "짐 협박하시는 거에요??"
사실 내가 여기까지 온 것도 인간 승리라고 자부하고 있었는데..
완주까지는 아직 너무 먼 길을 가야 한다..
그안에 내 무릎과 근육에 이상이라도 생기는 날이면 그냥 라이딩 끝이다...

어디선가 누군가의 수박을 두쪽 얻어먹고 바로 출발이다...
성우리조트로 빠지는 길은 아예 떼거리로 사람들이 막고 있다.. "오른쪽으로 가세요!!!!"
청태산 구산은 처음부터 완만한 업힐이고 업힐 끝난다음에는 또 그럭저럭 완만은 하지만 쏘기 좋은 딴힐이다...

청태산 구간은 껌구간 하고 서서히 업힐중이었다..
조금 업힐하고 나니 힘이 솟는다..
저 뒤에서 한떼의 H.I.D가 올라오고 있었다..
속도가 예사롭지 않은거시 누군가 했는데..
"남부군"이었다.. 이거 왠지 자꾸 기분이 꼬인다...

답사때와 같은 페이스로 꾸준하게 오르다보니 어느새 답사때 물을 보충하던 구간이다...
저기만 지나면 그 뒤로는 수월했지~~ 하는 생각에 힘이 솟는다..
주위 사람들한테도 잠시후면 딴힐 하는 능선이라고 떠벌리고 다녔다..
그런데.. 청태산은 정말로 긴 업힐 구간이었다..
가도가도 끝이 없는 업힐의 연속이었다..
나중에는 끌고 끌다 못해 지쳐서 쉬었다..

한참을 올라가다보니 탈진이 서서히 오기 시작했다..
가슴이 불규칙하게 뛰고 발하나 옮기기가 천근만근이다...
한동안 천천히 가면서 페이스를 조절했지만 한번 시작된 탈진이 멈출리 없다..
견디다 못해 가방을 뒤졌다..
행동식이라고는 불량쏘세지 여섯개..
빵 한봉..
파워바 두개반.. 파워젤 두개..
빵은 나중에 먹으려고 아끼는 중이었다..
파워젤 하나를 까먹었는데 전혀 차도가 없다...
이번에는 파워바하고 쏘세지를 먹을까??
가만생각해보니 아까 받은 육포도 있다..
파워바 1/4조각 불량쏘세지하나 육포 한조각을 한입에 털어넣고 대충 씹었다..
오묘한 맛이다.. 평상시라면 절대 안했을 짓이다...
십분간격으로 그러기를 네번 나중에는 육포가 떨어져서 쏘시지와 육포만 먹었다..
슬슬 몸이 살아났다...

그동안 일행이 생겼다.. 관악소방서MTB분들이었다..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진행중이었다...
"이제 딴힐인데요??"하는 사기에 지쳐서..
"정말 맞나요??"하는 질문을 계속 던지는데.. 민망했다...
청태산은 구간은 청타산 말고 봉우리가 또 하나 더 있어서 잠깐 딴힐 후 다시 업힐인 구간이 있었는데..
거기서 헤어졌다..
그래도 대단한 분들이다.. 삑사리가 나서 두시간동안 원래 코스로 복귀했다고 한다..
그러고도 계속 앞서 가는 것을 보니 놀라웠다...

슬슬 밤이 깊어지자 디프리님의 라이트가 문제였다...
원래는 12시에 대화에 도착하려 했으나 새벽 한시에도 불가능할 것이 불을 보듯 뻔했다...
내 배터리를 주고 싶어도 나도 걱정이 되어 줄 상황이 아니었다...
10와트짜리 라이트로 할껄 하는 후회도 들었다..

그래도 업힐이 있으면 딴힐이 있다고 청태산 구간에서 드디어 딴힐에 접어들었다...
한참을달려 내려온 후 잠깐 업힐 구간에서 디프리님을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길래..
잠시 쉴 생각으로 그냥 누워 버렸다.. 한 십분쯤 지나자 디프리님이 나타나셨다..
절묘한 타이밍이 아니었나 생각했다..
서로 못보고 지나쳤으면 디프리님이 십중팔구 길을 잃었을 상황이었다..

청태산 딴힐을 끝내고 잠시 쉬면서 아껴두었던 빵을 먹었다..
왝~~ 도저 못먹겠다.. 뻑뻑하고 먹기 힘들었다..
맛도 못느끼겠다..
그래도 참고 먹었다..
그리고 다시 딴힐을 하는데..
아까 관악소방서분들을 만났다..
답사를 해본 사람이 나 하나라서 내가 길을 이끌고 갔다..
생각보다 많이 헷갈린다.. 밤에 보는 길이 낮과는 전혀 딴판이었다..
곡절끝에 길을 찾아서 계속 진행하는데.. ㅋㅋㅋ..
생각보다 길이 무지 길다...

한참을 내려가는데 저 멀리서 서치라이트를 비치고 올라오는 차량이 눈에 보였다..
김현님이다..
"뒤에 사람들 있나요??"
"예 한 삼십명쯤요.."
"다친사람은 없죠??"
"예.. 아마도요.."
"길 아시죠??"
"예 압니다.."

그리고 다시 달려내려가는데 정말 끝없이 긴 길이다..
답사때 잠깐 쉰 곳에서 숨을 돌리고 있는데..
아까 차량이 내려온다..
"물 좀 주실래요??"
이제는 지원차량 비스무레한것만 보면 자동으로 거지근성이 나온다...
물을 얻어서 보충하고 나서 관악소방서분들과 디프리님을 데리고 다시 달린다...
유포교를 건너는데 남부군이 보인다..
아무튼 휙 제치고 달려내려가는데..
ㅋㅋㅋ..
세월교를 그만 지나치고 만다..
한참을 내려가도 다리가 안보이길래..
다시 올라와 보니 아까 그냥 지나친 다리가 세월교인 듯 싶다..
이름도 이제는 세월교가 아니고 이상한 이름이다...

디프리님은 아까 라이트가 나갔다고 로드로 대화를 향해 가셨고..
관악소방서분들은 로드로 가자는 나의 유혹에도 아랑곳 없이 그냥 외솔배기로 들러붙으로 올라갔다..
난 중간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그냥 다시 외솔배기로 올라간다..
랠리의 정신을 살리자!!!!

외솔배기로 오르는 길은 초입부터 잔차가 탈만한 길이 아니었다..
게다가 이미 지칠대로 지쳐있는 상태라서 걷기도 힘들었다..
그래도 열심히 걸으니 앞으로 그럭저럭 나간다...
관악소방서 분들이 좀씩 처진다..
라이트가 거의 다 되서 잠깐 켠 다음 코스확인하고 다시 끄고를 반복했다..

외솔배기 공사구간 중간쯤에서 불나방님한테 전화가 온다..
세월교가 어디냐고..
그래서 세월교가 이름 바뀌었으니까 무조건 공사중인 다리로 건너오라고 당부했다..

보호수옆을 지나서 산에 들러붙자 바로 묻지마구간이다...
끌바가 아니고 묻지마다..
욕나온다..
누구에게 나오는 욕인지는 모르겠지만 욕이 막나왔다..
X발.. X같은..
그래도 카리스님의 묻지마 덕분인지 관악소방서분들보다는 상당히 경쾌하게 오르고 있었다..

그렇게 한시간을 끌고 오르다보니 어느새 내리막이 눈에 보였다..
그때 불나방님한테서 전화가 왔다.. "세월교가 어디에요??"
그래서 대답했다.. "오지마세요.. 와도 의미가 없어요.. 완전 묻지마에요.."
"이미 너무 많이 도로를 따라 내려와서 도로 못올라가요.. 그냥 로드로 복귀하죠.."
외솔배기에서 대화로 내려가는딴힐로 만만치 않게 길었다..
관악소방서분들이 라이트가 부실해서 내가 앞장서서 천천히 내려갔다..
우당탕 쏘고 싶었지만 자제했다..

다내려와서 동네에 도착하니 좀 안도가 되었다..
다리를 건너고 나니 디원바이크님으로부터 문자가 도착했다..
"살았는지 죽었는지 확인 바람"
"외솔배기로 가면 장난 아니니 로드로 복귀할것.."
쩝.. 뒷북~~!!
그래도 외솔배기로 안갔으면 랠리정신에 좀 미안할뻔했다..
관악소방서분들에게 감사해야할 부분이다..

얼렁 여관을 찾아 들어와보니 제일 마지막에 복귀한 사람이었다..
얼렁 씻고 밥 대충 먹고 잘려는데..
옷 여벌로 준비 안한 사람들이 옷 동냥을 하고 다니는 것이 보였다...
역시 준비는 철저히..

잠을 잘려고 자리에 누웠다..
현관 등이 센서가 달린 등이라서 사람이 왔다갔다하면 자꾸 켜져서 방문을 닫았다..
그런데 설악맨님이 더운데 누가 문을 닫어~~ 하고 다시 열었다..
쩝.. 그냥 자야겠다..
복귀한 시간이 새벽 두시 십분 자리에 누운 시간이 두시 사십분..
낼 아침 일어날 것이 걱정되었다..
그냥 자려는데 최소 두명이 코를 곤다.. 목동님과 디원바이크님..
첨엔 신경쓰이더니 오분도 안되서 정신없이 잠들었다...


2005년 제 6회 280 산악랠리 후기(5) 3구간 던지골 - 숙암리

새벽에 누가 깨우길에 눈을 떴다..
쏘굿님인지 디원바이크님인지 헷갈린다..
나중에 알고 보니 쏘굿님이었다..
"안가세요??"
"가야죠,..!!"
하고 시간을 보니 새벽 4시 37분...
젓됐다.. 너무 늦었다..
4시에 일어나려고 얼람까지 맞춰놨는데 얼람을 씹은 모양이다..
게다가 쏘굿님이 세시반부터 30분간격으로 깨웠을 때 안한다고 버텼단다..
인간이 간사하다...

이젠 힘을내야한다.. 벌떡 일어나서 옷을 챙겼다.. 파워바도 챙겼다..
여분을 분명 꿍쳐 뒀는데 찾아보니 다 사라졌다.. ㅋㅋㅋ...
그게 남아 있을꺼라고 생각한 내가 잘못이었다...
할 수 없이 파워바는 더이상 랠리 진행할 의사가 없는 디프리님한테서 얻었다...
그리고 행동식도 좀 얻었다..
갑자기 생각이 나서 비타민 보충제하고 레모나도 복용했다..

더이상 지체할 여유가 없었다.. 챙길껀 많은데 시간에 쫗겨서 대충 여관을 나왔다...
여관에서 챙겨준 도시락을 들고 나오려 했지만..
영 부실한 반찬에 손이 가지 않았다..
대신 중간에 편의점에 들렸다...
제일 먼저 머리에 떠오른것이 물..
물은 필수 지만.. 아무래도 2%부족하다..
그래서 파워에이드를 1.8리터짜리 두통 사서 물백이 넣었다..
빵도 두개 사서 가방에 넣었다..

이제 던지골을 향해서 출발이다..
달리는 잔차는 나 하나이고.. 주위의 상황을 볼 때 많이 늦은 것이 확실했다...
다른 잔차를 따라서 임도 업힐 구간을 찾으려 했으나 꽝났고 말았다...

급히 디원바이크님에게 전화..
디원바이크님 "왜 먼저 갔어요??"
나 "아직 출발 안하셨어요??"
디원바이크님 "여기 편의점인데요..."
나 "임도 업힐 어디서 시작해요??"
양아님이 얼렁 답해주셨다..
"끝까지 가서 던지골 송어회집 오른쪽으로 올라가면 되요.."
송어회집 간판을 보고 계속 달리다 보니.. 김치MTB지원차량이 보인다..
가볍게 인사 때려주고.. 또 달리다 보니.. 왕창님을 만났다..
"왜 이리 늦었서.. 남들은 새벽 두시부터 올라갔는데.."
그리고 아홉시간도 넘게 걸리는 구간이라고 네시에 못끝날 수도 있으니까 빨리 올라가란다...
그 뒤에 몇 마디 더 하신것 같은데.. 대꾸도 안하고 인사도 안하고 그냥 출발했던것 같다..
랠리에 팔려 싸가지가 바가지다...
왕창님 죄송합니다..

ㅋㅋㅋ..
빨리는 올라가고 싶은데 왜 이리 경사가 쎈겨~~
김해에서 오신 분들이 처음 업힐만 오르면 경사가 센 구간이 없을꺼라고 가지고 한다..
그리고 충분히 완주 가능한 시간이니까 서두르지 말라는 당부도 잊지 않는다..
아직도 심박계의 수치를 보고 달리는 중이라서 따라갈만큼 속도를 못냈다..

천천히 시속 10km이하로 진행이다..
모릿재까지 약 14km 한시간 반만 가면 될 거리이다...
한참 가다보니 예의 낮익은 김치 MTB가 보였다..
인사하고 가는데 저쪽에 19바늘의 여정네가 보였다..
"음.. 포기는 안했군.."
나중에 들은 소식인데.. 김치MTB에서 외솔배기를 새벽 3시가 넘어서 들어섰다고 한다..

좀 더 가니 역시 김치 MTB.. 가볍게 제쳐준다..
ㅋㅋㅋ..
이번 랠리 내내 내 능력으로 가볍게 제친 팀이 아닌가 생각된다..
남부군은 이미 한참 앞서가있어서 더이상 추월당할 일은 없고..
아무튼 누군가에게 상습적으로 추월당하는건 좀 기분이 거시기 하다...

한참 달리다 보니 평지 비스무레한 업힐과 다운힐이 반복된다..
정말 지루한 코스이다..
그런데 갑자기 엉덩이 부분에서 솔솔 화재가 난다..
안장 요기조기 엉덩이를 옮겨봐도 안아픈데가 없다..
전반적으로 까지고 말았다..
양아님의 바디글라이더 일명 엉덩이크림을 발랐어야 했다는 생각이 엄습했다..
이제는 심박과 다리의 고통과 엉덩이의 고통과 싸워야 한데..
그런데 엉덩이의 고통이 가장 힘들게 한다..

갑자기 전화가 울린다
"프롤로님 저 산타에요~~"
"아이구 어쩐일이세요?"
"프롤로님 어디세요??"
"모릿재로 가고 있어요!!!"
"포기 안하셨어요??!!"
"달린게 아까운데 왜 포기해요!! 혹시 포기했으면 확인사살할려고 전화하셨죠??"
"목동님하고 설악맨님이 전화를 안받으셔서요..."
"꼭 완주하세요.. 응원갈려구요.."
"있다 조동리에서 뵙죠~~"

뒤에서 누군가가 말한다..
"다리 근육이 대단하신데요.."
"뭘요 허접인데요.."
"몇시에 출발했는데 아직 여기서 이러고 있나??"
설악맨님이었다..
이제 일행이 생겼다는 생각은 안들었다..
한동안 따라가려면 오버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아무튼 한동안 내 페이스에 맞춰주는듯 하더니..
역시 쭉쭉 앞서 나간다...
그리고는 사라졌다...

드디어 모릿재로 넘어가는 입구에 도착!!
역시 어느 구간이나 끝은 있다..
그래도 다음 구간에 대한 두려움을 이제 일상이 된 느낌이다...

모릿재를 향해서 삼거리에서 돌자마자 웬 지원차량이 서 있었고..
계란 판이 눈에 보였다..
거지 근성 발동..
"저~~ 계란 하나만 얻을 수 있을까요??"
"그러시죠.."
게눈 감추듯 먹었다..
"방울토마토도 드시죠.."
말로는 "괜찮아요~~" 하면서 이미 말끝나기전에 먹고 있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대구 경북 왈바에서 온 분들이었다..
단백질을 보충하니 몸이 좀 가벼워졌다..

모릿재 삼거리 바리케이드에 도착하니 설악맨님 목동님 까망수리님 불나방님 네명이서 밥을 먹고 있었다..
여기서 파워바 하나 목동님에게 얻는다.. 불량 쏘세지 하나 주고..
이제 다섯이서 팀라이딩을 한 십초동안 했다..
점점 멀어지는 네명을 뒤에서 바라봐야 했다...

팀라이딩은 물건너 갔다..
이제 정말 혼자만의 라이딩이다..
내 뒤에는 디원바이크님과 양아님이 계시겠지...
두명도 두세시간 후면 추월이 예상되었다...

모릿재부터 한동안은 평탄한 길과 업다운이 반복되더니..
얼마후부터는 계속 업힐이다...
굽이를 돌고 다 올라왔다고 생각하면 다음 고개가 눈에 들어왔다..
이런 고개를 수십개를 지났다..
모두 거리에 지쳐서 서로 만나면 얼마나 남았냐고 묻는게 완전 자동이다..
달려본 경험이 있다는 사람조차 감을 못잡고 세시전에는 끝난다느니.. 시간안에는 완주 꼭 가능하다느니..
의견이 분분하다...
물도 없어서 물 만나기가 정말 하늘의 별따기였다..
다행히 물백에는 아직 파워에이드가 넉넉히 있었다..

파워에이드의 좋은점!!!
먹을때 수분과함께 당분도 보충이 되어 힘을 지속하는데 도움을 준다...
배고플때 많이 마시면 배부르고 좀 견딜만 하다..
물만으로는 2%부족했던게 채워진 느낌이다...

다행히도 아침 안개가 걷히면서 강해지려던 햇살이..
서서히 구름에 가려오기 시작했다...
땀도 훨씬 덜 났다..
그래도 평소와는 다르게 꾸준히 달려와서 몸이 말은 안듣는 정도가 심각하다...
그 긴 업힐 구간에서 무려 세번이나 일이십분씩 길에 드러누워 버렸다..
관악 소방서분들도 치고 나가고...
남은 사람들은 나와 페이스가 비슷한 사람들 한둘이었다...
이제 확실한 팀라이딩이다..
중간에 물도 찾았다.. 하늘의 도우심이었다..
맛을 약간 녹슨 금속맛이 나지만 절대 문제가 안됬다..
파워에이드가 들어있는 물백에다가 걍 퍼부었다..^^

가리왕산이 높다하되 하늘아래 뫼이로다..
그러나 오르고 또 올라도 점점더 빡세진다...
지도를 봐도 감을 못잡겠고..
단지 고도는 점점 올라가는 느낌이었다..
저 멀리 보이던 봉이 손에 잡힐듯 다가와서는 바로 그 봉 사이로 난 길로 지나고 나면 다음 봉이 저 멀이 보이고..
다시 가까와지기를 수차례 반복한 끝에..
웬 발딱 선 콘크리트 업힐과 마주쳤다..
여기서 더 버티지 못하고 가방을 내려 빵을 하나 꺼내먹었다..
그런데 거기가 개미굴이었다.. 빵을 보자 개미떼들이 개떼처럼 달려들었다..
가방에도 엄청나게 들러붙었다..
잔차를 타고 움직이다 보면 가끔 놀란 벌들이 위협적으로 주위를 돈다..
첨엔 신경쓰이더니 물테면 물어라 식으로 그냥 무시하고 진행한다..
이름모를 벌레들이 자꾸 달라붙어 다리를 뜯어댄다.. 첨에는 쫒지만 나중에는 그냥 인정한다...
하물며 아무 해없는 개미야~~
그냥 가방을 들쳐업고 단체 미아로 만들어 버렸다...

발딱 선 콘크리트 업힐을 지나가니..
더이상 잔차를 끌지 않아도 될 만한 구간이 보였다..
현재 잔차를 타는 조건..
길이 좋아야 한다.. 길이 안좋으면 아무리 평지라도 엉덩이를 갉아먹어서 무지 아프다..
내리막이어야 한다.. 안장에 엉덩이를 안붙여도 되니까..
그 외에 길이 조금만 울퉁불퉁해도 끌어야 한다..
너무 아파서 나중에 보니 패드에 피가 묻어 있었다..

잔차를 타다 끌다 계속 진행하다보니..
웬 사람이 정신없이 잔차를 타고 오는것이 보였다..
시간이 두시 이십분정도였는데.. 바로 디원바이크님이었다..
양아님은 뒤에서 오신다고 하고 바로 지나친다..
디원바이크님과 헤어지고 나서 장전삼거리에서 다시 만났다..
인사만 대충하고 계속 끌바로 마항치를 향해서 진행했다..
장전삼거리에서 마항치로 가는 길도 역시 한없는 업힐이었다..
타자니 아프고 안타자니 시간이 아쉽고..
힘은 남아도는데 언제 써야할지 애매했다..
디원바이크님은 먼저 지나가면서 양아님하고 같이오라고 하고..
양아님은 그냥 타고 먼저 지나갔다..

한없이 잔차를 끌면서 정말 많은 생각을 했다..
언제 힘을 내야 할지..
시간내에 완주는 할 수 있을지..
완주 못하면 어떻게 할지...

드디어 가리왕산 임도의 최고점에 다다랐는지 딴힐이 시작되었다..
그래!! 여기서부터 쏘자는 생각에..
마구 밟아댔다.. 출중한 몸무게를 최대한 이용해야 시간안에 완주 가능하다...
코너링에서 브레이크 잡는걸 최소화 했다..
다리로 페달 누르기.. 손으로 핸들바누르기에다가 몸으로 잔차 틀면서 회전하기등..
온갖 잡팁으로 코너에서도 30km이상을 유지하면서 우다다 쏴 내렸다..
평속 30km유지할 경우 2분에 1km 초당 약 8.5미터 진행.. 말이 초당 8.5미터이지 1초만에 3층건물에서 떨어지는 것과 같다..
잘못해서 넘어지거나 부딫히면 결과는 불을 보듯 뻔하다.. 게다가 임도다...
내리막에서도 심박이 150을 훌쩍 넘고 있었다..
그정도로 시간에 쫗기고 긴장하고 있었다...

마항치에 도착했다.. 마항치.. 그렇게 오고싶던 곳인데..
막상 도착하니 가방에 붙은놈들빼고는 개미새끼하나 얼씬하지 않았다..
얼렁 길을 잡아서 달려나가기 시작했다..
앞으로 약 한시간 십분정도 남았다..
12km딴힐에 약 2km업힐..
무조건 밟아댔다.. 어디서 그런 힘이 났는지 엉덩이도 안아팠다..
내리막에서 속도 안나면 바로 기어 올리로 페달링으로 쳐버렸다..
예상대로 2분에 1km씩 가는 줄 알았다..
하지만 업힐이나 평지구간이 생각보다 길어서 시간이 많이 걸렸다..
중간에 샛길들이 보였지만 바퀴만 보고 따라갔다..
조금이라도 내리막이면 속도를 내려고 안간힘을 썻고..
업힐에서도 평속 10km는 유지하려고 절대 잔차에서 내리지 않았다..

드디어 마지막 코너를 돌자 낮익은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허거덩..처음 업힐 끝난 지점의 통나무집 이었다..
12km만 내려오면 끝인줄 알았는데 앞으로 7km정도를 더 내려가야 한다..
평속 30km유지때 예상 시간 14분.. 도저히 답이 나오지 않았다..
"조때따.."
속으로 외쳤다..

손에 감각이 없어질 정도로 쏘고 또 쐈다..
중간에 바퀴가 쓸려서 아찔하기도 했다..
브레이크 잡은 손이 얼얼해져서 할 수 없이 중간에 내릴때 너무 아쉬웠다..
단 몇 분 차이로 희비가 갈릴 순간이었다..
산길을 달리고 달려 우당탕 딴힐하다보니 저 밑에 숙암리가 보이기 시작했다..
숙암리가 보일수록 기쁨은 사라지고 점점 더 불안감이 엄습해왔다..
급코너와 경사를 고려할때 시속 30km는 자살행위였다..
결국 속도를 줄이기로 결정하고 25km정도로 떨어뜨렸다..
완주는 내년에도 할 수 있지만..
삶은 두번다시 반복할수 없다고 스스로 생각했다..

끝까지 다 내려와서 도로에 들어서니 오히려 맘이 편했다..
4시가 바로 넘었기 때문이었다..
결승선에 도착해서 기쁨의 한마디를 외쳤다..
"완주!!"
독수리님은 "완주 못했어요~"라고 받아쳤지만..
아무튼 시간이 지났어도 완주는 완주였다..
그리고 불과 작년 11월까지 산에서 계단 딴힐도 제대로 못 하던 허접이 280을 완주했다는 사실이 정말 감격스러웠다..
이렇게 나의 280은 숙암리에서 끝났다..


mu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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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1
  • 흠..이글을 읽다보니.. "남부군"이란 단어가..열여덟번 나옵니다...ㅋㅎ.
    남부군을 흠모하는 프롤로님...
  • muj글쓴이
    2005.6.30 19:30 댓글추천 0비추천 0
    의지가 대단한 프롤로님 입니다.....
    눈물없이는 볼 수 없는...^^
  • 대단하십니다.그 육중한? 몸을 이끌고 완주를
    감동의 눈물이 ㅠ.ㅠ

    잠깐 여기서 무게비교 퀴즈^^
    gsstyle 68kg + 여친 45kg = 프롤로님 + 자전거+배낭
    자전거는 엘파마 하드테일, 가방은 카멜백 mule

    프롤로님의 몸무게는 몇일까요?

    정답을 맞추시는분껜 노랑이 팔찌를 10개 드립니다.^^




  • muj글쓴이
    2005.6.30 19:51 댓글추천 0비추천 0
    내가 72키로..프롤로님이 나보다 쬐~끔 더나갈테니까..
    75키로 + 자전거 12키로 + 배낭 5키로 = 92키로....짝짝짝...
    팔찌는 토요일날 줘라~~ 존 말루할때 줘~~''
  • 엉터리.... 무효....

    68+45 가 뭔지 아는 사람만이 풀수있음.....에헴...
  • (아분님.. 말쩜잘해서 제껏뚜.... 한이와 까풀팔쮜할라요~~..)
    근디, 콕낄2 워러건은 찾으셨나요? 그거 댓따 귀여운데...
    잃어버림 한이한테 혼나실라구~~~(설마.. 아부지를 때리진 않겄죠?)
  • 증답! 백씹쌈~~ 짝짝짝짝~~~(따귀 짝!)
    감사합니다. 어제 팔토시 좀말좀말 감사했어요.. 근데
    룡갈님께서 팔에 살~짜쿵 걸쳐보시는 바람에 꼼쭐이 느러졌어요~
    TㅠT
  • 뮤즈님 라이딩 내내 절 추월해 가셔서 절망을 느끼게 하시더니..
    보잘것 없는 글까지 인정해주시기 몸둘바를 모르겠네요..

    그리고 제 체중~~
    68+45까지는 아닌데요??..
    참고로 잔차와 제 몸무게와 짐을 모두 합치면 105KG쯤 됬습니다..^^
    잔차와 짐무게는 대충 감이 오실테고.. 그렇다면 당근 68+45는 아니죠??~~!!

    이번에 완주했더니.. 어떤분이 사람을 체형으로 판단하면 안된다고 하더군요.. 쩝..
    살은 언제 빠질라나~~~
  • 그리고 잔차 엘파마 12KG 아닙니다... 쪼매 더 무겁습니다..
  • 힌트 충분히 드렸으니까 노란팔찌는 이제 따놓은 당삼이군요...
  • 아.. 갑자기 머리가 아파온다아~~~
    그냥 답... ③번으로 찍을래요~~~
    근데 왜 제 기억속으 프롤로님은 늘씬이일까요?
    분명 얼굴 기억하는데에~~~ 웃을 때 마쉬마로 눈빛... 맞죠? ^^
  • 그냥 눈이 가늘다고 하시죠.. 눈좀 뜨라고~~~
  • 살인 미소 ??
    살인 미수 ?? ㅎㅎㅎ
  • 아뉴아뉴~~ 웃으실 때 천진난만 미소였던 기억이 뚜렷해횻!
    으히으히~ 살인미수는 스믑냥이디요~~~
  • 대단하십니다....프롤로님!
    그 끈적끈적한 인내! 박수를 칩니다....짝짝짝.....
    전 중간에 뵈엇을 때 완주 못하실 줄 알았어여.....
    다시 한번 완주를 추카드립니다....
    내년엔 버림 받지 말고....남부군이랑 함께해여....
  • 콖낄2 워러건! 그거 내 가방에 있어..
    저~어번쭌가요?..염샾갔는데... 밥상에서 굴러다니길래.. 내가 "어! 이거 무=ㅠ주꺼다." 하구 줏어넣었는데... 280가서 보니까.. 내가방에 있대... 낼 주께..

    용용아빠님.. 어제 왜 안오셨수?
  • 내년엔 제가 나가믄 돼져? 켜켜켜..
    용갈 언니, 밧델언니..아틸라 언니.. 저 이렇게 4인조 나가믄 되져?
  • 봉천10동 사시는 분!!!!
    그때 그 관악소방섭니다
    비록 구간구간 함께 했지만...암튼 반갑습니다
    우리 얘기도 중간중간에 나오기도 하고...
    마지막 3구간 앞질러 갈땐 인사도 못했네요^^

    우리가 프롤로님과 함께한건 우리 앞길을 비춰주는 그 빵빵한 라이트도 그렇지만
    그것보단 또 한번 엉뚱한 길로 들어설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

    외솔배기 진입직전에
    우리가 보기에도 광장히 온로드의 유혹을 느끼셨던듯...ㅎㅎ

    문재에서 호흡곤란팀에게 얻은 수박반통은 무자게 도움되어습니다
    둘이서 먹다먹다 남아 수박을 잘게썰어 물통에 넣어 청태산구간내내
    야금야금 빼먹는데...그 달콤함이란....

    근데 청태산서 같이 가시던 일행분(보아하니 디프리님 인듯)과 같은 팀이였다니...
    (같은 팀인지 전혀 눈치채지 못함^^ 길가다 만난 사인줄 알아다는...)

    내년에 또 뵙죠~~ 아니 우리 관내니까 길가다 뵐지도 몰것네요^^

  • muj글쓴이
    2005.7.1 18:53 댓글추천 0비추천 0
    아..다시 읽어봐두 생생합니다...
    내년엔 다시 지원조로 널널하게...추억을 더듬으메...ㅎㅎ

  • 좋은 글 잘읽었습니다. 랠리 했던 길이 다시 생각되어 지네요. 감사합니다. 남부군과 같이 라이딩한 손석문 입니다.
  • ㅎㅎ 후기 잼나게 잘 읽었습니다. 대구/경북 왈바의 불광불급입니다. 아쉽게도 컷오프내에 들지 못하셨지만 완주에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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