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밤에 내린 눈이 어느정도인지 잔차는 탈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도보로 수리산에 올라 갔다 왔습니다.
간만에 내린 눈길산행이라 기분이 좋더라구요.
아무도 밟지 않은 새하얀 눈 위에 누래진 바늘잎사귀, 초록기가 남은 둥근 잎파리가
어울려져 땅위에 기하학적 무늬를 수놓았더군요.
거기에 뽀드득뽀드득 이맘 때 쯤 들을 수 있는 가장 듣기 좋은 소리와 함께..
나무들 사이로 들어오는 아침 햇살에 눈가루가 은빛이 되어 사방으로 날리고..
눈무게에 눌려 휘어진 나뭇가지 사이를 지나가다 눈벼락을 맞아 눈사람이 되고
그 모습을 보고 뒤따르던 아주머니들의 까르르하는 웃음소리
모든 사람들이 소년,소녀가 되는 소중한 순간이지요.
때론 이렇게 산에서 눈길을 걷는게 잔차 라이딩 보다 더 좋은 때가 있지요.
특히 요맘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