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딸기가 익는다...

by 진빠리 posted Jun 30,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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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얼굴에 분(粉)칠을 하고

삼단 같은 머리를 땋아 내린 사나이

산 넘어 지나온 저 동리엔

은반지를 사주고 싶은 고운 처녀도 있었건만

다음 날이면 떠남을 짓는 처녀야

나는 집시의 피였다

노새의 뒤를 따라

산딸기의 이슬을 털며

길에 오르는 새벽은

구경꾼을 모으는 날라리 소리처럼

슬픔과 기쁨이 섞여 핀다

-남사당/노천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