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강호(江湖)

Biking2007.12.12 09:06조회 수 754추천 수 5댓글 1

    • 글자 크기


꿈이 현실이 되는 상상 속의 대지, 강호(江湖).
요즘은 무협 용어로 굳어졌지만, 강호는 본래 현실 공간이었다.
강하호해(江河湖海)의 준말로 세상의 모든 물을 뜻했다.
갈홍은 '신선전'에서 중국 시조신 반고(盤古)의 피와 땀과 기름이 강호가 됐다고 적고 있다.

'반고가 죽자 소리는 뇌정(雷霆)이 되고, 두 눈은 일월(日月), 사지오체는 오악(五嶽)이 됐다.
피와 기름은 강하호해가, 살은 전토(田土)가 되고 뼈는 금석(金石)이 됐다.
몸에 붙었던 이()는 사람이 됐다.'

강호가 무협의 무대가 된 건 사마천의 '사기'에서부터. 형가와 예양이 자객 행을 펼친 중원(中原)이 곧 강호였다.
무협소설의 효시 '규염객전'은 강호의 범위를 더 넓혔다.
중국 대륙은 물론 이웃나라까지 무대로 삼았다.
규염객은 고구려까지 넘나들며 무위를 떨쳤다.(량셔우중 '강호를 건너 무협의 숲을 거닐다')

강호는 동진(東晋) 때 가상 공간으로 바뀐다.
은자(隱者)의 대명사 죽림칠현 덕분이다.
이들의 은거지를 일컫게 되면서 강호는 고고한 정신 공간으로 승격됐다.
명나라 때 '수호전'은 강호를 다시 영웅호걸의 무대로 바꿔놓았다.
탐관(貪官)과 오리(汚吏)는 벌을 받고, 양민과 민초들은 구원받는 이상향.
무(武)와 협(俠), 권선징악이 잘 작동하는 환상의 공간.
청대(淸代)를 거치면서 강호는 상상 속 피난처, 무협은 어른들의 동화가 됐다.

강호 무협을 현대 문법으로 풀어낸 이가 신필(神筆) 진융(金庸)이다.
1955년 '서검은구록'을 시작으로 72년 '녹정기'를 내놓고 절필했다.
17년간 15편. 중국 작가 니쾅(倪匡)은 여덟 자로 진융의 작품을 평했다.
그 유명한 팔자평(八字評)이다.
'고금중외 공전절후(古今中外 空前絶後:고금과 동서, 과거와 미래를 막론하고 견줄 것이 없다)'.

진융의 대표작 '소오강호(笑傲江湖)'는 '강호를 웃으며 오시한다'는 뜻이다.
주인공 영호충은 마(魔)에 빠진 사부를 베고, 강호를 떠난다.
절세 무공과 권력만을 좇는 비정 강호에 대한 염증이 담겨 있다.

[ㅈㅇ일보]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댓글 1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394 남부랠리2.....후반전...3 진빠리 2005.04.07 315
6393 남부랠리2.....후반전...1 진빠리 2005.04.07 322
6392 남부랠리2.....후반전... 진빠리 2005.04.07 326
6391 남부랠리2.....후반전...1 진빠리 2005.04.07 374
6390 남부랠리2.....후반전...3 진빠리 2005.04.07 323
6389 남부랠리2.....후반전...1 진빠리 2005.04.07 348
6388 남부랠리2.....후반전... 진빠리 2005.04.07 314
6387 남부랠리2.....후반전... 진빠리 2005.04.07 311
6386 그래!....진작...7 진빠리 2005.04.07 361
6385 파묻은 ..3 Biking 2005.04.07 376
6384 이서야 하는데....9 진빠리 2005.04.07 331
6383 지난겨울 밍숭밍숭 하더니만...7 leeky 2005.04.07 325
6382 하루죙일 어제으 라이딩 얘기뿐입니다.4 밍슈 2005.04.06 322
6381 휴~4 스무프 2005.04.06 341
6380 수리산근처....집값8 좋은아빠 2005.04.06 575
6379 잔차 타고왔는데....6 잔차 2005.04.06 326
6378 라이딩~4 스무프 2005.04.06 359
6377 밍슈님 첫 산행 라이딩 강습 조교앞으로 및 ..11 Biking 2005.04.06 381
6376 안녕하심미~~까아~~~~~ 밍슈 인사올립니다.7 밍슈 2005.04.06 653
6375 차기 방장 후보 ... 2명 경합10 Biking 2005.04.06 313
첨부 (0)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