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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다야싸

타기옹2008.04.25 23:35조회 수 9539추천 수 20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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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 두가지 직업을 갖고 있습니다
흔히 말하는 투잡스 족입니다

능력이 있어서가 아니라 한가지 일만으로는
경제적으로 조금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예전 이 나라에 한창 경제부흥의 큰 파도가 지나간 후
성장이 주춤하면서 나라 전체가 어려웠을 때

그 이름도 묘하기 짝이없는 "주다야싸" 라는 곳이
서울 거리 여기저기에 생겨났습니다

지금까지는 고급 싸롱이나 술집들이 바이어를 대상으로 한
접대 문화에 편승하여 판을 쳤는데

이젠 밤에 오는 술 손님이 전만 같지 않아지자
낮에도 뭔가를 해야만 가게를 유지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그런 아이디어로 시작한 것이 바로 "주다야싸"
주간 다방, 야간 싸롱이라는 투잡스 업소인 것이지요

예전엔 가난하지만 기품있는 우리 선조들께서
낮에는 밭을 갈고 밤에는 공부를 한다는 뜻으로
주경야독이라는 말을 사용하셨는데

주다야싸는 보다 더 물질적이고 ,그래서 좀 더 비극적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지금 내가 하고 있는 두 가지 직업은 나를 행복하게 합니다
두가지 일 모두 근사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첫번째 직업은 어차피 천직이라고 해야 할 평생직업이지만
두번째 직업은 내가 지금까지 가졌던 다른 어떤 직업보다
육체적으로 고달프고 고통스러운 직업입니다

그러나 이 두번째 직업은 저에게 다른 직업들보다

훨씬 많은 행복과 기쁨과 분노와 슬픔을 느끼게 했고
훨씬 많은 가르침과 교훈과 감동을 받은 직업이기도 합니다

이 직업을 찾게 된 동기는 마음속에 갖고있는 아주 평범하고
흔한 동기였습니다

이곳 저곳에서 번다하게 들어 오던 섭외나 청탁이 뜸해지면서
몇 곳에서 정기적으로 들어 오는  인세로
그저 조금 모자라는 듯 그럭 저럭 지낼수는 있겠는데....

경제활동을 하지 않으니까....뭔가 실 끊어진 연처럼
사는 게 정처가 없어진 것 같고 생활이 시시한 느낌입니다

게다가 늦동이 막내가 대학을 들어 가는 싯점이라
피아노 렛슨등의 비용이 깜짝 놀랄만큼 들어 갑니다

(지금은 음대생이 되었는데..돈은 더 들어 가네요....ㅜㅡ)

이래선 안되겠다. 역시 남자는 할 수 있는 데까지는
적극적으로 경제활동을 해야 하는 거구나.

남자가 사냥터에서 쓰러지는 것이 남자이지
부엌에서 라면 끓이다 쓰러지는 건 너무 모양이 안 나는구나....^^

그러나 마감에 쫓기며 글을 써야하는 일은 늘리고 싶지 않습니다
물론 제가 늘리고 싶다고 해서 많이 늘어나는 것도 아니지만요

체질적으로 잘써지는 몇몇 작가를 제외하고
사실, 글 써서 팔아 먹는 다는 건 참 불쌍한 일입니다

글이 막히면 자다가도 벌떡 벌떡 일어나 악몽같은 불면의 밤에 시달리는건 기본이고,

연재일 경우에는 전회에 삐끗 잘못 진행한 이야기때문에
자신을 죽여 버리고 싶은 증오와 연민에 치를 떠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오죽하면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글쟁이 친구중 한녀석의 소원이
더도 덜도 말고 "시외버스 운전기사" 였겠습니까?

마감 직전엔, 신경은 곤두 설대로 서고 온 몸의 감성이 폭팔직전까지 예민할때라
누가 건드리기만하면 악마같이 터져버리고 맙니다

가족들조차 마감 직전의 모습과, 송고를 한 직후의 제 모습은
불과 몇초 사이에 바뀐 악마와 천사라고도 합니다...

송고 직후의 이 행복감때문에 이 첫번째 직업을 사랑합니다

그러니까, 머리 덜 쓰고 돈 벌수 있는 . 약간은 단순한
아직은 튼튼한 뼈와 근육을 움직여서 돈벌수 있는 육체노동을 알아 보자
그래서 벼룩시장과 교차로를 한 아름 들고 책상 앞에 앉아서 찾아 낸 이 직업은

인생을 보람있고 건강하게 사는
"1 10 100 1000 10000 의 법칙"에 기가 막히게 들어 맞는 직업입니다

1- 하루 한 번의 선행을 하고,

10- 하루 열 사람을 만나고,

100- 하루 백 자를 쓰고,

1000- 하루 천 자를 읽고,

10000- 하루 만 보를 걸으시면 행복하게 산다.


제 두번째 직업을 아시는 분은 다 아시겠지만
이 말이 딱 맞지요?.....^^

이 일을 하며 접한 여러가지 상황들을 메모하다보니
나도 모르게 많은 양이 되었고 지금은  저녁마다 조금씩 정리하고 있습니다

이 글은 다른 글들과는 달리
"팔아 먹으려고 작정하고 쓰는" 글은 아닙니다.
(그래요 .지금까지는 모두 판매용으로 작정하고 쓴 글 밖에 ....헉~)

그러니까....에 또~.언제 나올지는 모르지만....
나중에 사서 보세요... - -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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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
  • 오늘...... 아니 참 어제가 봉급날이었답니다.
    월매나 소중한 봉급인가요?
    ^^
  • ㅋㅎ 진정으로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되는지의 모습을 보여주는
    행님을 사랑합니데....
    예전사진 한장 올릴게요.. 편집이 되어서리 제가 한것은 아니고요...
  • 캬~..축하드립니다.
    근디..제목은 뭡니까? "주다야싸"? 아니면? "1 10 100 1000 10000 의 법칙"

    하여간...판촉위원은 제가하겠습니다. ^ ^
  • 타공님 "1 10 100 1000 10000 의 법칙"에 전적으로 동감 합니다.ㅋㅎ
    유머러스하고 감칠맛 나는 타공님의 글을 기대 하면서..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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