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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다운힐, 재밌는데요^^

........1999.10.25 00:43조회 수 935추천 수 5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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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만 해도 재밌네요.
저도 다음에 꼭 같이 한번 가고 싶습니다.

삼개월 wrote:
>저 혼자 깔짝대는 것 말고, 여러 사람이랑 제대로 된 코스를 돌고 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첫 투어라 약간은 긴장도 되고, 혼자 빌빌대면
>어떡하나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홀릭님은 치통 때문에 밤잠을 못 주무셨
>다지만 저는 자면서도 걱정했습니다. ^^
>
>강촌이라, 대학 때 엠티가서 놀던 곳. 이제 그 시절도 10년이 넘네요.
>약간은 슬프군요. 하지만 아직도 젊죠 뭐, 자전거 갖고 이런데도 찾으니...
>
>아침에 발딱 일어나, 말그대로 발딱 입니다. 보통때 일요일에 6시에 일어
>나려면 열번도 더 뒤척여야 하는데, 준비를 했지요. 날씨가 추울것 같아
>잠바도 하나 걸치고. 어제 저녁에도 반팔로 양재천에 나갔는데 무진장
>춥더라구요. 잠실선착장에서 만나기로 했으니까 약속시간 25분전에 집을
>나섰습니다. 조금은 쌀쌀하더라구요. 라이트가 없어 어두우면 어쩌나 했는데
>이미 훤해 있었습니다. 선착장에 도착해서 레이다를 켰지요. 좌로 180, 우로
>180. 김성민님을 찾았는데 아직 나오지 않은 것 같았습니다. 주위를 어슬렁
>거렸지요. 5분이나 지났을까, 언제 홀릭님이 말씀하신대로 아주 동안인
>분이 복장 딱 차리고 혹시.. 라고 물어 오시는데 김성민님인줄로 팍 알아
>차렸지요. 어제 김성민님이 바이크 등록해 놓은 것도 있고 해서.
>가볍게 인사를 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기다렸지요. 7시 5분쯤 잔차
>두대를 실은 르망이 부지쪽으로 들어왔습니다. 김성민님이 금방 알아
>차리더군요. bikeholic님, 초보맨 님을 처음 만났습니다. 매일 글만 보다가,
>직접 만나서 인사를 하니 그것도 참 좋더군요. 처음보지만 오래전에 알고
>있는 분들을 만난것 같았습니다.
>홀릭님은 치통에도 잠까지 못자서 안색이 조금 창백한 것 같았어요.
>미안하더라구요, 운을 띄웠기 때문에 책임감으로 출두하신것 같아...
>강촌으로 달렸습니다. 아침일찍인데도 쌍쌍이 자전거 타는 사람도 많고,
>유원지 분위가가 팍 느껴졌습니다. 이런데서 또 짠하고 쫄바지에 알록달록
>한 jersey입고, 하이바 하나 딱 걸치고 나가면, 그런 기분이 또 멋지지요.
>혼자면 좀 그렇지만, 이번엔 팀이잖아요.
>
>이렇게 tour가 시작되었습니다. 코스는 자세히 설명을 하지 않으렵니다.
>왜냐, 이미 홀릭님이 코스 aid에서 강촌 A로 잘 설명을 해 놓았기 때문에.
>처음 14Km까지는 아주 좋았습니다. 강을 오른쪽으로 하고, 평평한 길을
>포장으로, 자갈길로, 흙탕길로, 하여튼 상쾌했습니다. 하늘에는 구름한점
>없고. It coldn't be better!!!
>이제 조금 오르막입니다, 라는 홀릭님의 말과 함께 약간 질척거리는 넓은
>오르막 길을 한 500m 쯤 올라갔다고 생각이 됩니다. 저는 여기서 거의
>죽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올라가자 마자 홀릭님의 한마다에 진짜 숨
>넘어 갈 뻔 했습니다.
>"여기는 진짜 up-hill이 아닙니다요, 여긴 그냥 도로잖아요."
>순간 머리에 딱 떠오르는 생각이, 두가지였습니다.
>일번, 그냥 나는 돌아가자. 여기까지 다운힐은 없었으니까 돌아가는 길은
>내리막 아니면 평지다. 돌아가자.
>이번, 아니다. 왕년에 나도 이것저것 한가닥 했는데 안힘든척하고, 끝까지
>따라가자. 설마 죽을까...
>저는 싸나이답게 이번을 택했습니다. :->
>초보맨님이 주신 담배도, 성민님이 권하신 비스킷도 마다했습니다. 눈물 찍.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도 있는 법,
>신나는 on-road down hill 이 나타났습니다. 그냥 가만있는데도 58km가
>나와습니다. 신났죠~~~
>조그만 동네가 나오고 조금 지나자 개울이 나타났습니다. 물이 많이 불어
>타고 지나가기는 힘이 들어 끌고 지났지요. 한번 발이 젖으니까 신다데요,
>아무데나 첨벙거리면서 지나다녔습니다. 물이 차더군요.
>홀릭님은 여기서 연출한번 했지요. 마치 개울을 타는 것처럼. 여러분, 다음에
>사진 올라도 속지 마세요~~~
>다음이 첫번째 업힐. 그나마 초반에 길을 잘못들어 100m쯤 저혼자 죽어라고
>올라가고 있는데, 아닌것 같더라구요. 길에 바쿠자국도 없고. 근데 뒤에서
>홀릭님의 air horn 소리가 났습니다. 그나마 올라왔는데 아니었구먼...
>다시 백해서 up-hill 하는데, 초보맨 님, 김성민 님 잘 올라가시더군요.
>홀릭님은 잘 올라 가셨나 모르겠어요, 올라가면서 한번도 보지를 못해서. ^^
>반은 끌고, 반은 타고(평지 비스무리한데만) 올라갔지요. 그리 길지는
>않아서 그런대로 탈만 했습니다. 오르막이 짧은 만큼 내리막도 그렇게
>재미있지는 않더라구요.
>또 개천을 하나 건너 포장된 도로가 있는 마을을 만났습니다. 가정리 라고
>하는 곳일 겁니다. 아마도. 여기서 기다리고 기다리던 휴식, 밥 시간을 맞
>았습니다. 막국수를 먹었죠. 마지막 5Cm 건데기까지 남김없어 먹어 치웠
>습니다. 맛있더군요. 3,000원인데도 참 맛있었습니다. 식사전에 화장실
>가면서 혼자 생각했습니다. "막국수하고 라면도 하나씩 먹고, 좀 퍼질르다
>가면 얼마나 좋을까..." 아침에 화장실에 갔는데도 장이 놀랐는지 속이 좀
>불편했지만 식사는 잘 했습니다.
>물도 채우고, 밥통(?)도 채우고 다시 출발, 마지막 업힐만 남았습니다.
>여기서 개가 나오는 별장이 있었는지, 아니면 아까 처음 업힐 하는데서 나왔
>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어쨋거나 오늘은 개가 우리가 갇혀있어 쉽게
>지나왔습니다. 근데 개가 겁나게 크긴 하더라구요.
>마지막 업힐은 오르막도 긴데다가, 왼쪽 무릅까지 맛이가서 그냥 마음을
>비우고 초반부터 끌고 올라갔습니다. 10Kg 남짓한 자전거 끌고 가는 것도
>힘들데요~~~ 희안하게 걸을 때는 무릅이 아프지 않은데 페달링만 하면
>내릴때 욱신거리는 겁니다. 초반에 너무 무리했나 봅니다. 하여튼 쉬엄
>쉬엄 걷고 타고 하면서 올라갔습니다. 그런데 너무나 기분 좋은 일을
>만났습니다. 바로 앞 3,40m 앞에서 성민님 초보맨님도 잔차를 끌고
>올라가는 광경을 본 것입니다. "그럼 그렇지, 여기를 한번에 다 올라가면
>사람이 아니지." 안도했습니다. 열심히 끌고 타고해서 정상에 올랐지요.
>홀릭님이 박수를 쳐 주시더군요. 아, 얄미워라. 또 가자고 그러겠지.
>저는 여기서 고개가 하나 더 있는 줄로 생각했거든요. 근데 이게 정상,
>마지막 업힐이랍니다. 이런 기분좋은 일이... ^____________^
>지나가는 등산객들이 저희를 보고는 "여기를 잔차를 타고 올라왔어요?"라고
>묻더군요. 속으로 말했습니다. "그럼요, 부럽죠?"
>
>마지막으로 down-hill, 저는 정말 down-hill 체질인가 봅니다. 신나게 내려
>왔습니다. 겁도 없이, 씽----씽. 올라오는 등산객을 조심하면서 폼나게 좍
>좍 내려왔습니다. 이 맛보러 저는 또 이 코스 오기로 속으로 다짐했습니다.
>정말 화장실 갈때와 올때의 마음이 이렇게 차이가 납니다. 그죠?
>
>이렇게 해서 오늘 tour는 끝이 났습니다.
>잠실 선착장에서 떡라면 먹고, 초보맨 님과 소주 한잔하고, 다음을
>기약하며 아쉬운 이별을 했습니다.
>
>오늘 가신 홀릭님, 성민님, 초보맨 님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정말 좋은 경험과 잊지 못할 기억이 될 거에요. 고맙습니다.
>
>홀릭님, This plus만 너무 믿지 마시고, 치과 찾아 보세요. ^^
>
>첫 투어라 말이 많았습니다. 다음번에는 요점만 간단히...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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