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징가 wr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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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퇴근후 가볍게 몸이나 풀겸해서 원당 역 쪽으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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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자기 제옆에 무서운 속도로 달려가며 인사를 건네는 바이커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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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도 목례를 건네며 지극히 초보다운 속도로 천천히 다시 가던 길을 가는데 그분이 갑자기 제앞을 막아 서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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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냔보기에도 마운틴 바이크 3단은 되어 보이는 자세와 허벅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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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분 왈 이동네 사세요...네...그럼 30분 코스로 한번 같이 타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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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지하게 떨렸습니다. 산이라곤 수색산 2번 그것도 반이상 끌며 탄게 전부인 내가..하지만 입에선 이미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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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고양시 덕양구 행신동)근처에 산이 있는 걸 알았지만 자전거를 탈만한 길이 있는 줄은 몰랐던 저는 그냔 그분 엉덩이만 보고 야트막한
>야산에 올라서기 시작,어라 이게 별론데...이정도면 탈만하쟎아하는데
>그분왈 이제부터는 브레이크 잘 잡으시고 엉덩이 뒤로 확 미세요...
>
> 어라??? 이거 불길한데 그분은 드디어 쏘시기 시작 ...안보이더군요.
> 비온뒤라 바퀴 자국만이 그분의 자취를 남기고...
>
> 악!!!!!!!!
> 이건 뭐야.거의 60도 경사에 급커브 게다가 밑에는 차도가 바로...
>
> 그냥 멈춰버렸죠....그분이 다시 돌아오시며 그냥 얻덩이 뒤로 빼고
> 내려오세요....끌고 내려갔죠. 전 죽기싫었거든요.
>
> 그때 그분의 눈초리가 확 바뀌시더니 자전거 끌고 다시 올라와 보세요....무서워서 다시 올라갔죠....시범까지 보이며 해보라고 하는데
>어쩔수 없이 배를 안장에 붙이는 기묘한 똥침자세로 내려갔죠....
>
>정말 무서웠습니다. 그분 왈 저도 자전거 배우고 한참은 여기못내려왔어요...... 갑자기 눈앞이 캄캄해지며 내가 뭔짓을 한거지...
>
> 수색산 갔을때 브레이크 안 잡아도 괜챦다는 말에 속아 나무에 쳐박힌
>기억이 ....
>
> 그 코스다음엔 무시무시한 업힐..각도도 각도이지만 옆에는 무덤이
> 여기만 오르면 못오를 곳이없다며 마구 올라가시는데 ...
>갔죠... 중간에서 뒤바쿠미끄러짐과 동시에 끌고 올라가는데....
>그분왈 다시내려가서 타볼테니 잘보고 따라하세요....
>그긴 업힐을 다시 내려와서 그분따라 올라가다가 이번에도 슬립 앤드 꽈당... 소나무가지에 엉덩이 콱...쫄바지 빵꾸,엉덩이 피로 밑줄 쫙...
>
> 그분왈 바지는 꼬매세요(무표정)... 그 이후에도 무시무시한 업힐 다운힐로 연결되는 싱글을 한 30분 탔나 ...오늘 최고의 부상을 그 자리에서..
>
> 약수터가 눈앞에쫙..이게 왠물하며 허겁지겁 물통 뽑다가 왼손 엄지손톱으로 오른손 엄지를 쫙.... 허망하더군요....마치 쏘세지 껍질까지듯
>두꺼운 살점 쫙....피 질질....그분왈 언제 다치셨어요....쪽팔려라...
>
>집에 와보니 여기저기 몸에 잔기스 ...움푹 들어간데 두곳.....
>와이프 왈 산에 갔었구나...저 왈 음 코스난이도가 좀 높더군...물통빼다가 다쳤다고는 차마 말 못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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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이글 쓰면서도 그 화려하고 무시무시한 싱글이 눈앞에 아른아른
>.... 내리지 말고 그냥 타고 올껄 후회막심....저도 슬슬 짐승이되어가는 것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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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색산과 연결해서 타보면 온 오프의 절묘한 조화가 될 것 같은 코스였슴다. 제가 길좀 익히면 한번 번개 때리겠슴다...흐흐...아마 내년 이맘때쯤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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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 횡설수설 흥분 상태에서 올림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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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세를 보아하니 이미 약물치료로는 완치가 불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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