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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가리왕산의 후유증

........2000.07.10 08:12조회 수 334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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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서울 볼일 보고 온 사이에 후기 쓸 기회를 놓쳤네요. 하하

어쨌든 요번 번개는 정말 재밌고 유익한(?!) 번개였습니다. 네번째 와서 겨우 완주를 해 봤네요. 가리왕산 산신령이 이 온바이크의 오기에 감복한 거라고 저혼자 생각해봤습니다.

전 가리왕산 다녀 온 후로 잠을 못자고 있습니다. 두가지 이윤데요, 첫째는 가리왕산의 아름다운 풍광이 자꾸 눈앞에 어른거려서이고 둘째는 무슨 개똥폼 잡는다고 나시 입고 탔다가 그 맑디 맑은 무공해 순수 햇볕에 어째쭉지가 다 익어버렸기 때문입니다.

더울 줄 알았습니다. 그렇게 선선할 줄 알았으면 반팔 티 입고 탔어도 아무 상관 없었을 텐데...... 감자 붙이고 오이 붙이고, 색시가 팔방으로 애를 썼지만 너무 따갑고 쓰라리군여. 그날 가리왕산 초입에서 긴팔 저지로 갈아입는 장우석님한테 덥지 않겠어요?라고 물었더니 "타느니 차라리 더운게 낫죠"라고 말씀하셨는데... 으, 그 말씀이 정녕 신령님의 계시였거늘 제가 무시하고서 요런 고생을 하누만요.

그날 여러가지 유익한 말씀을 해주시고 라이딩의 모범을 보여주신 함윤님, 그리고 늠름하게 패이스를 지키며 아버님과 저희들을 흐뭇하게 해주신 그 아드님(죄송합니다 성함이...), 선두와 후미를 번갈아 서시며 전체 라이더들의 패이스를 조절해주신 미루님과 장우석님(업힐할 때마다 무전기로 교신하시느라 힘드셨죠?), 저희들에게 너무나 맛난 영양식을 보시(?)해주신 법진님(아, 법진님은 불교계와 아무 관련이 없으십니다요), 베터랑의 경험으로 전체 투어의 틀을 잡아주시고 길잡이를 해주신 김현님, 그리고 너무나 멋진 라이딩으로 최소한 잔차부분에서나마 희미하게 남아있었던 저의 남성우월의식을 한 방에 날려보내 주신 유니클의 박신영님(죄송함다, 저도 이 성함이 맞는지 잘 기억이..), 첨부터 끝까지 재미있는 농담으로 저희들을 즐겁게 해주시고 분위기를 띠워주신 제이리님, 오는 길 까지 저에게 여러가지 유익한 말씀 주시고 잔차사랑의 모범을 보여주신 od-camp의 rocky님(일요일날 애버랜드 뒷산도 잘 타셨는지요?), 모두 모두 다 수고하셨구요, 감사감사 드립니다. 건강하시고 또 다음에 뵙겠습니다.

함윤 wrote:
>제목이 투어 후기 입니다.
>그렇습니다 분명히 투어 였습니다.
>
>토요일 새벽 4시반에 에 눈이 떠 졌습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자전거 타러 가는 날은 누가 깨워주지 않아도 일직 일어 납니다.
>특히 기대하고 있는 코스를 갈 때는 더 일찍 일어납니다. 무슨 증상 때문에 그렇게 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
>마음이 불편한 내무장관이 차려준 아침밥을 조금만 먹고 출발을 6시45분에 했습니다.
>큰 아들놈은 연 몇일을 밤 도깨비처럼 낮과 밤을 거꾸로 살더니 컨디션이 엉망입니다.
>일찍 자라고 그렇게 얘기를 하여도 도무지 입니다.
>하긴 나도 젊은 시절엔 그랬지요
>
>차에다 자전거와 배낭을 싣고 38번 국도를 따라 계속 갔습니다. 영월 못미쳐 평창 방향으로 그리고 다시 정선으로 가는 지름길로 들어서 정선을 도착하기 직전에 가리왕산 휴양림 표시판이 있는 곳에서 좌회전을 해서 들어 갔습니다.
>
>매표소에 도착하니 약속시간인 10:00 보다 약 10분 빨리 도착 했습니다.
>
>주차비 중소형 3,000원 입장료 2000원(2명)을 내고 매표소를 지나니 제이리님이 미리 와서 기다리고 있었고 바로 와일드바이크 팀들이 7분이 도착했습니다.
>휴양림 산막이 있는 곳까지 더 들어가 주차를 했습니다.
>자전거등을 조립하고 인원점검 배낭에 먹을 것등을 챙기고 출발 이때 시간은 10:45
>
>온만한 업힐이 계속 이어졌습니다. 승용차가 올라가도 될 정도로 노면은 좋았고 임도관리를 철저하게 하고 있었습니다.
>
>일행 중에 여자분이 한분 있었는데
>처음에는 아 오늘 일정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겠다 하는 선입감을 가졌습니다만 이건 기우였지요
>나중에 확인해서 알았지만 무주대회 여자부 2위를 한 막강한 파워의 레이서 였습니다.
>무주대회 1바퀴를 18분40초대에 도는 괴력의 여자분이었습니다.
>제가 1바퀴에 18분6초대인걸 감안하면 상상이 가실 겁니다.
>
>첫번째 갈림길에서 처음 휴식을 하고
>큰 아들놈은 수면부족 현상이 눈에 보일 정도 였습니다.
>
>벽파령에 도착해서 거리를 확인하니 처음부터 시작해서 8km 를 왔습니다. 해발 840 미터
>
>코스는 완만한 업힐로 계속 이어 졌습니다.
>포장만 안되어 있을 뿐이지 웬만한 수준의 초심자들도 오버 페이스만 하지 않으면 마냥 올라 갈 수 있는 그런 곳 이었습니다.
>중간 중간에 식수 공급도 요소 요소에 있어서 휴식을 겸해서 목을 축였고 물통을 채웠습니다.
>
>날씨도 정말 좋았고 고지대여서 인지 시원하더 못해 서늘했습니다.
>햇볕에 그을리는 걸 막기도 할 겸 긴팔을 입을 걸 잘못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서늘했습니다.
>
>짧은 다운 힐 그리고 다시 완만한 업힐이 이어지더니 4갈래 임도와 대형 안내지도판이 나타 났습니다.
>
>16키로미터를 왔습니다. 시계는 12시 20분을 넘어가고 있었구요
>마항치 발음을 빨리들 해서 인지 나에게는 망치로 들렸습니다. 망치는 거제도 몽돌밭 근처의 동네 이름 입니다. 치는 같은 뜻이지요
>
>마항치에서 사진도 찍고 간식도 먹었습니다.
>힘들어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
>가리왕산 순환임도를 시계방향으로 돌기로 했습니다.
>
>임도에는 한쪽에는 철책이 다른 한쪽은 공사중이었습니다.
>
>무슨 이유인지는 몰라도 보기가 흉물스러웠습니다.
>
>평탄한 임도를 달리면서 마치 하천 뚝방 길을 달리는 기분이었고 속도감도 느끼지 못했습니다.
>
>속도계를 보니 37에서 40키로미터를 나타내는 겁니다.
>
>아니 속도계가 고지대라 맛이 갔나?
>
>다른 분들도 속도감을 느끼지 못하겠다고 합니다.
>
>그렇게 해서 첫번째 샘이 있는 곳까지 갔습니다.
>여전히 제일 젊은 큰놈은 후위 그룹에 었었고 유니클의 여장부는 선두 그룹에 있었습니다.
>
>숙암으로 내려가는 갈림길을 지나 그리고 흐리목을 지나서는 완만한 다운 힐이 계속되었습니다,
>
>순환 임도의 반쯤 돌았을 때 휴양림으로 내려 가는 갈림길이 나타 났고
>휴식 후 출발을 하려다 오늘 번개를 주관한 온바이크님의 앞 타이어가 주저 앉아 있어 교체하고 다시 달렸습니다.
>해가 정면으로 비춰 더웁기도 하였고 시원한 물이 흘러 내리는 곳이 있어 쉬기로 했습니다.
>
>그러자 분당에서 오신 록키라고 하시는 분의 체인이 끊어진 자전거가 나타 났습니다.
>체인을 잇고 보니 드레일러 연결부의 이상이 발견되었습니다. 변속이 완전치는 아니했지만 그런대로 탈 수는 있었습니다.
>
>한참을 가다 보니 노면이 험악해 지고 경사가 심해지기 시작했습니다.
>
>아 여기가 오늘의 가장 난 코스로구나 체력이 소진되어가는 시기에 험악한 노면과 업힐
>
>그랬습니다. 다들 기진해서 올라 오시더군요
>그리고 대피소를 지나고 나니 마항치 였습니다.
>
>마항치에서 사진을 찍고 아가 찍은 사진과 나중에 비교해 보기로 했습니다.
>그사이에 얼마나 홀쭉해 졌는지
>
>그리곤 다운힐 16km를 달렸습니다.
>중간에 꿀물 같은 샘물을 한 모금 먹은 것 외에는 계속 달렸습니다.
>다칠 까 봐 조심을 하면서 내려 오는데 그래도 49km/H 입니다.
>
>여자분이 내리 쏘는 겁니다.
>정말 무지하게 쏩니다. 핸들 콘트롤도 정말 잘하든군요
>
>차 있는 곳에 도착하니 18:30분
>
>총주행시간 4시간 40분
>평균속도 16km/H
>총주행거리 75.33km
>순환임도는 약 43km 였고 초심자들도 지구력만 있으면 무리없이 탈 만한 코스 였습니다.
>
>그리고 한 여름임에도 불구하고 매우 시원 아니 서늘했다는 점입니다.
>
>아주 좋은 코스 였고 시간계획이 정확하게 들어 맞았습니다.
>
>저녁식사는 정선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막국수를 두부와 함께 먹었지요 아들 놈과 함께 손님 대접을 받았습니다
>
>집에 돌아 오니 밤 11시35분이 었습니다.
>
>그렇게 한번 가보기를 갈망하던 가리왕산을 하루 당일치기로 갔다 오니 기분이 좋았습니다.
>
>이런 좋은 기회와 느낌을 갖게 해 주신 왈바 여러분과 번장을 맡아 주신 온바이크님 그리고 큰놈 대학 선배되시는 미루님 선두를 맡으신 장우석님, 길안내를 맡아 주신 김현님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
>같이 땀을 흘리신 제이리님, 록키님, 유니클의 박신영(?) 님께도 같은 자리를 함께 해 주신 소중한 인연을 간직하겠습니다.
>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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