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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나홀로 달린다

........2000.08.19 22:40조회 수 354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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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짜다 땀이 입으로 들어갔다 눈에 들어가는 것을 막기위해 고개

를 이리저리 흔들어 보지만 고글이 뿌옇게 될 뿐 떨어지질 않는다 다리

가 후들거린다 안장을 낮춰서 내리막길은 안정감있게 내려갔지만 계

속 서있으려니 체중은 핸들로 집중되고 손이 아프다 동네 뒷산까

지 이렇게 포장이 잘 되어 있다니 하지만 난 자연 그대로의 길만 찾아

다니려 애썼다 포장 블럭들은 정말 지겹다 누군가 나보다 더 일찍 이

곳을 지나갔다 타이어 자국이 선명했다 가슴이 두근거린다 혹시나 빨

리 가면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상당히 가파른 곳에선 그 타이어 자국도

끊겼고 나 역시 자전거를 어깨에 메고 내려갔다 귓가에 윙윙거리며 나

를 피곤하게 하는 모기녀석들 눈으로 돌진한다 잠시 뿌옇게 된 고글을

벗고 있던 나는 땀이 맺힌 고글을 다시 쓴다 하천옆 자갈길을 달렸다 속

력이 왠만큼 붙고 재미있게 달렸다 아주 짧은 거리였지만 꼬맹이 녀석

들이 따라붙는다 녀석들이 나를 쫓으려고 작전까지 쓴다 서로 수근수

근 말을 주고 받으며 나를 미행한다 추적을 피하기 위해 시속 30이상

냈지만 꼬마들도 보통이 아니다 계속따라온다 자전거가게 앞까지 갔

다가 구경하는 척 골목길을 이용해서 녀석들을 따돌렸다

그 가게에는 들어가지 않았다 전에 중고바퀴를 사려다가 다른 가게에

서 새 바퀴를 샀다 들어가기가 미안하다 사는건 내 마음인데 그래도

마음이 편치가 않아서 멀리 떨어진 동네까지 가서 바퀴에 공기를 채워

야 했다 얼굴에 철판을 깔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가게에서 공기를 빵빵하게 채워넣었다 눈금이 60을 가리킨다 무척 딱딱

하다 충격이 온몸으로 전달된다 가게 밖에는 카본 몸체에 마조찌샥 그

리고 디스크 브레이크가 달린 녀석이 매달려 있다 저놈을 한 번 타보겠

다고 맘 먹었다 그리고 그 녀석을 갈고리에서 풀어주고 시마노 디엑스

인가 하는 페달위로 발을 얹었다 양면 모두 평페달 모양에다가 클릿인

가 하는 놈들이 떡하니 붙어있어서 나를 불편하게 했다 내 트렉스타 등

산화를 무시하는 거냐 그냥 밟아버렸다 아저씨는 내가 클릿페달쓰면

더 좋을거라고 한다 하지만 그럴만한 여유가 없다 그 자전거엔 마구라인

지 미꾸라지인지 디스크 브레이크에다가 엑스티알 브이 브레이크까지

붙어있었다 기형적으로 레버가 3개 달린 자전거였다 이상하리만큼 스

탠딩이 잘 되는 자전거다 사이즈는 16인치인데 내 18인치보다 핸들이

더 멀리서 잡히는 느낌이다 이것이 지오메트리인가 역시 키에 맞춰서

프레임 사이즈를 고르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 같다

디스크 브레이크야 니가 진정 디스크 브레이크냐 난 모르겠더라 텍트

로 브레이크보다 잘 잡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그렇더라 엑스티알아 강

약 조절은 쉬운지 몰라도 그 이상은 모르겠더라 작동방식은 복잡하고

멋있던데 그래 비싼만큼 뭔가 다르겠지 하지만 아직 텍트로 브레이크

에 아무런 불만이 없다 오히려 더 만족스럽다

땀을 너무 식혔나보다 아저씨께 인사하고 얼릉 나왔다 타이어는 딱딱

하다 속도가 더 나올까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아까 그 자전거에 붙어 있던 그 샥 맘에 들었다 마조찌 z2였던가

샥에 대해 아는 바는 없지만 281과는 비교할 수 없었다 작은 충격까지 잘 흡수했다

도로는 역시 지겨웠다 빠르게 달리는 차들 한치의 양보도 없었다 아슬

아슬하게 내 옆을 지나간다 다시 산으로 들어가고 싶었지만 집으로 갔다 같은 코스는 절대 두 번 타지 못하는 나 끈기가 부족한 걸까

바니홉을 연습하고 싶어서 어디선가 읽은데로 허리를 뒤로 빼면서 앞바퀴를 들어본다 하지만 마음대로 되진 않는다 그냥 그런거 하는 사람 참 신기하다라고 생각하면서 계속달렸다

친구들은 자전거 그냥 굴러가기만 하면 되고 그냥 타면 된다고 하지

만 난 그렇지 않다 잘 굴러가야되고 잘 타야 된다 언젠가 바니홉도

하고 다니엘 뭐 그런 기술도 꼭 익힐 것이다 지금 할 줄 아는건 스탠딩

어설픈 윌리 잭나이프 5센티미터도 못뛰는 홉핑이 전부다 요즘들어

트라이얼이 무척배우고 싶다 산에서 정말 유용하다 그리고 동영상을

보고나서 트라이얼이 머릿속에서 지워지질 않는다 어디서 구경이라도

실컷 해봤으면 좋겠다

집까지 무사히 돌아왔다 정지상태에서 페달을 잘못돌려서 정강이를 두

번 스쳤다 정강이를 쳐다보니 어디서 생긴지 모를 멍들이 있었다 장갑

을 벗으니 손에 굳은살이 생겨있었다 장갑이 너무 헐렁한가 좀 크긴 크다

빨랑 살쪄서 자전거를 박살내겠다 지금 몸무게로는 아무리 험하게 다뤄도 내 블랙캣은 끄떡을 안한다 열심히 타자 지금은 조금씩만 타고 수능시험만 끝나면 정말 열심히 타고 싶다 가까운 클럽에 가입해야겠다

일주일동안 쇠자전거를 타다가 주말에 나의 보물에 앉는 순간 너무 기분이 좋다 이 가벼운 느낌
자전거에 만족을 많이 느낀다 이것이 자전거 2대의 효과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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