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8(토) 07:30분 K2님과 저 수류탄은 충북과 경북을 이어주는 문경새재와 이화령을 향해 출발합니다.
K2님의 잔차는 3조각으로 분해하여 뒷좌석에 싣고 제 잔차는 캐리어 뒤에 매달고,
중부고속도로 음성IC를 나와 괴산을 거쳐 3번국도상에서 빠지는 조령산휴양림에 도착.
중간 휴게소에서 아침식사를 하긴 했지만
소요시간은 무려 3시간 남짓
K2님의 조각난 잔차 다시 꿰맞추고, 자판기 커피 한잔 마시며,
함께 오기로 했다가 근토 때문에 출근하신 태백산님께 염장지르기 전화 한통...
수화기 속에선 문경새재 대신 사무실에서 썩고 있는 신세타령의 태백산님 한숨만 메아리....
미안했지만 할 수 읍지요
문경새재는 일제시대 신작로 (이화령고개)가 생기기 전까지 충청도와 경상도를 있는 추풍령, 죽령 등과 함께 세번째로 통행이 많았던 곳 이라고 하지요.
3개의 조령관문은 험준한 지형을 이용한 군사시설이었구요.
주차 관리인 아저씨 말씀
"가끔씩 여길 미친 넘들이 자징거타구 개떼처럼 몰켜 간다우"
K2님과 저도 드디어 두마리의 개떼가 되어 그 미친 넘들의 반열에 오릅니다
10:45분 제3관문 정상부터 제2관문을 지나 제1관문까지 다운힐 8Km
이렇게 잘 다듬어진 오프로드는 세상에 둘도 없을꼬야
상쾌한 숲내음과 근사한 절경들은 무어라 설명할 길이 없슴다
패달질 한번 안하고 단숨에 15분만에 내려 왔는데
주변에 폭포도 있고 시퍼런 계곡물에 석성, 석탑, 그리고 드라마 왕건 촬영장까정 제대로 둘러 볼 여유도 없이 내리 쏩니다
타박타박 걸어 내려가는 등산객들은, 우리가 부러운지 아님 진짜 미친 넘들 취급하는 건지 구경거리 보듯 바라봅니다
11:00분 막바지 단풍구경오신 등산객들이 마구마구 쏟아져 들어 오십니다
그 틈을 두 잔차는 쑝쑝 빠져 나옵니다
입장료 1,900원쓱 냈는데 단 15분 다운힐의 댓가였습니다
경북 문경 땅에 들어서 문경-수안보간 이화령(해발 540m)고개를 오르기 시작합니다
신설국도가 4차선으로 확장되면서 터널로 연결되어 대부분의 차량통행은 이 신설도로로 몰리고,
구 3번국도 이화령 고갯길은 한적한 마을길로 변해버렸습니다
온로드 업힐 7Km, 그러나 곧 이화령 정상에서부터의 다운힐 7Km를 기대하면서 빡빡 힘을 내 봅니다
숨소리가 점점 거칠어 집니다
한굽이 돌아가면 정상이 보이려나 ?
그러나 까마득하기만 합니다
언제나 그랬지만 업힐은 고통입니다 핵핵켁....
'진짜 담배 끊어야지' 다짐다짐 해 보지만 정상에 도착하자마자
"K2님, 저 담배 하나 주십시오"
12:20분 이화령 정상은 영하의 기온입니다
그늘진 곳엔 얼음이 얼어 있으니까요
K2님이 바리바리 싸오신 샌드위치, 오렌지 등 와구와구....
이제 신나게 온로드 다운힐 7Km에 들어갑니다
멀리 아래에 충청도 땅이 보입니다
바람은 잔잔하게 우리에게 매우 협조적입니다
속도계를 보니 최저 40Km/h, 최고 47.5Km/h
찬 바람에 두 손이 핸들에 얼어 붙는 것 같습니다
브레이크 타는 냄새가 나는 듯, 눈썹을 휘날리며....
뒤 따라 내려 오시는 K2님께서 즐거운 비명을 질러 보시지만, 얼어 붙은 안면근육은 '이야호' 대신에
'꺄우요' 뭐 이런 괴상한 소리를 냅니다
이렇게 여엉원히 배고플때까지 내려가는 다운힐은 없을까 ?
너무너무 신이 납니다.
곧 닥쳐올 또다른 업힐의 고통은 미처 생각할 겨를도 없이 너무너무 신이 납니다
13:50분까지 거의 1시간 넘게 최초 출발점을 향해 업업....
힘들어 내려 걷고 싶어도 종종 나타나는 등산객들 앞에선 쓸데없는 자존심이 발동....
뭐 이정도 언덕쯤은 우습지요 하는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기를 써 봅니다. 속은 아주 미칠 지경인데....
결국 아주 한적한 오르막에서
"K2님, 아무도 안보니까 끌고가시지요".... K2님 대찬성이시랍니다
약 3시간에 걸쳐 조령3관문 - 2관문 - 1관문 - 이화령 - 조령휴양림으로 도는 거의 온로드에 가까운 한바쿠 코스를 무사히 쫑 쳤습니다
총 연장 33Km
노면상태와 주변경관 그리고 한산한 차량통행 등 주저없이 A+ 입니다
단지 서울에서 다소 멀어 고것이 좀 흠이지요
귀경길엔 고속도로 정체 때문에 고생...
두서없는 글줄 읽어주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수류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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