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고 싶어도 직장 때문에, 마누라/남편과 자식새끄들 때문에, 모셔야할 노부모 때문에, 등등등 때문에 훌쩍 떠날 수 없는 많은 사람들에게 후련하면서도 시큰한 대리만족을 배푸시는군요.
앞으로 또 갈 일이 있으시거든(분명 또 있겠지만) 같이 좀 갑시다. 한 블럭 건너 민박집 따로잡고 전혀 모르는 사람인냥 지내다가 올라오기 전날 뽀개지게 술먹는 거 같이 좀 먹고 올라옵시다.^^
Bikeholicwrote:
:경포대에서는 해야할일이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다.
:바다는 나에게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는다. 내가 너에게그러하듯이.
:
:오랜만에 손님이 왔다고 반기는 민박집 주인 할아버지는 반가워서인지 아니면, 날 구워먹기라도 하려는 속셈인지 방바닥을 절절끓게 만들어 주셨다다.
:방바닥에 놓아두면 무엇이든 흐물거린다. 치약이건, 비누건, 양말이건, 사람이건.
:
:민박집 한쪽벽을 차지하고 있는 나의 자전거가 요며칠 유난히 정겹다.
:이렇게 철저히 혼자인 바다에서이기에 더욱 더 귀한 친구처럼느껴진다.
:
:민박집의 검둥이는 한쪽눈이 심하게 다쳤다.
:내가 개를 워낙 좋아하는지라 친구가 되고 싶어 작은 참치캔 한개로 유혹해보지만 쉽게 다가오지 않는다.
:눈의 상처를 유심히 보아하니 사람으로 인한 상처겠지.....
:불로지진듯한 눈, 사람이 아니고서야 어찌 그러한 만행을 저지를 수 있겠는가?
:그래서인지 검둥이는 사람을 몹시도 두려워한다.
:생명의 근원인 이 장엄한 바다앞에서 이다지도 잔인하게 한 생명을유린할 수 있는 존재, 인간.
:인간들이여 저주를 받을지어다.
:저렇게 사느니 죽는것이 덜 괴롭지 않을까? 라고 나도 모르게 인간의 오만을 부려보지만, 불현듯 떠오르는 생명의 고귀함 앞에 숙연해지고 부끄러워진다.
:
:생명의 소중함이여.
:
:민박집 한귀퉁이에 차곡차곡 모아둔 수백병의 소주병들, 혼자마신것은 분명 아닐진대 다들 무슨 사연이담겨있는것일까?
:소주병의 껍데기는 겉보기에 다 똑같아 나로서는 그 안의 사연들을 알턱이 없다.
:
:그저 나의 360미리리터짜리 사연 4개를 가만히 옆에 놓아둘 밖에.....
:
:5분전부터 이곳에는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그리고며칠간 조용했던 나만의 숙소는 이제 주말을 맞아 철없이 시끄러운 아이들로 붐비기 시작했다.
:그것도 잠시.
:비가오니 모두들 들어가고 빗소리와 파도소리만이 귓가에 부대낀다.
:
:저 우라질놈의 파도는뭐가 맘에 안들어서 저리도 밤새도록 부숴지고 지랄인지.
:저 청승맞은놈의 비는 안그래도 청승맞은 나의 휴가에 뭐가 불만이 있어 하필 지금 내리는지.
:
:오늘 낮에는민박집에서 키우는 또다른 백구(엄청큰)와 손을 잡고 놀았다.
:우리에 갇힌 처지라, 나오지도 못하고 손만 안타깝게 내민다.
:우리앞에 털썩주저앉아 백구의 손을 잡고 가만히 있었다.
:
:따뜻하다.
:
:자신을 가둔 인간들이건만, 뭐가 그리 좋은지...사람만 보면 몸을 비비꼰다.
:숫놈과 암놈이 창살 하나를 사이에 두고 꽉막힌 욕정이 서러워 차창을 사이에 두고 서로 몸을 비빈다.
:
:아...생명이란...육체의 따스함이여.....
:
:방에 널부러져 있는 조선일보와 강원일보를 통해 치졸한 인간들의 연극은 연전히 계속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내가 없어도 세상은 아무렇지 않게 잘 돌아가는군.
:
:이제 집에 돌아가면 이 바다의 파도소리를 한동안 들을 수 없겠지.
:검둥이의 깊은 상처도, 백구의 욕정도, 경포의 밤비도 다 잊어야지.
:그렇게 다시 삶은 행해져야만 한다.
:그래도 이 소중한 것들 평생 잊지 않으려고 노력하리라....
:
:이제얼른 돌아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만나야지.
:내가 싫어하는 사람들도 만나야지.
:그들도그러하듯이...
:
:이제 며칠간의 경포는 잊어버리고 도막난 침묵들을 남발하는 사람들이 살고 있는 황량한 도시로 돌아가야지.
:
:왜 가야하는지는 생각하지 말자.
:왜 이 바다를 버려야 하는지 생각지도 말자.
:내가 왜 그통스러웠는지 생각지도 말자.
:
:내 나이 서른의 며칠간의일탈도, 짧은 인생의 연극도 이제 끝내야지.
:그래도 그리운것은 사람인 까닭에
:
:나의 여행은 '해피앤드'
:
:
: - 경포에서 핸드폰 충전을 위해 시내로 잠시 나왔다가 -
:
앞으로 또 갈 일이 있으시거든(분명 또 있겠지만) 같이 좀 갑시다. 한 블럭 건너 민박집 따로잡고 전혀 모르는 사람인냥 지내다가 올라오기 전날 뽀개지게 술먹는 거 같이 좀 먹고 올라옵시다.^^
Bikeholicwrote:
:경포대에서는 해야할일이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다.
:바다는 나에게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는다. 내가 너에게그러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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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손님이 왔다고 반기는 민박집 주인 할아버지는 반가워서인지 아니면, 날 구워먹기라도 하려는 속셈인지 방바닥을 절절끓게 만들어 주셨다다.
:방바닥에 놓아두면 무엇이든 흐물거린다. 치약이건, 비누건, 양말이건, 사람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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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박집 한쪽벽을 차지하고 있는 나의 자전거가 요며칠 유난히 정겹다.
:이렇게 철저히 혼자인 바다에서이기에 더욱 더 귀한 친구처럼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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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박집의 검둥이는 한쪽눈이 심하게 다쳤다.
:내가 개를 워낙 좋아하는지라 친구가 되고 싶어 작은 참치캔 한개로 유혹해보지만 쉽게 다가오지 않는다.
:눈의 상처를 유심히 보아하니 사람으로 인한 상처겠지.....
:불로지진듯한 눈, 사람이 아니고서야 어찌 그러한 만행을 저지를 수 있겠는가?
:그래서인지 검둥이는 사람을 몹시도 두려워한다.
:생명의 근원인 이 장엄한 바다앞에서 이다지도 잔인하게 한 생명을유린할 수 있는 존재, 인간.
:인간들이여 저주를 받을지어다.
:저렇게 사느니 죽는것이 덜 괴롭지 않을까? 라고 나도 모르게 인간의 오만을 부려보지만, 불현듯 떠오르는 생명의 고귀함 앞에 숙연해지고 부끄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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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소중함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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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박집 한귀퉁이에 차곡차곡 모아둔 수백병의 소주병들, 혼자마신것은 분명 아닐진대 다들 무슨 사연이담겨있는것일까?
:소주병의 껍데기는 겉보기에 다 똑같아 나로서는 그 안의 사연들을 알턱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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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나의 360미리리터짜리 사연 4개를 가만히 옆에 놓아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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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전부터 이곳에는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그리고며칠간 조용했던 나만의 숙소는 이제 주말을 맞아 철없이 시끄러운 아이들로 붐비기 시작했다.
:그것도 잠시.
:비가오니 모두들 들어가고 빗소리와 파도소리만이 귓가에 부대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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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우라질놈의 파도는뭐가 맘에 안들어서 저리도 밤새도록 부숴지고 지랄인지.
:저 청승맞은놈의 비는 안그래도 청승맞은 나의 휴가에 뭐가 불만이 있어 하필 지금 내리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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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낮에는민박집에서 키우는 또다른 백구(엄청큰)와 손을 잡고 놀았다.
:우리에 갇힌 처지라, 나오지도 못하고 손만 안타깝게 내민다.
:우리앞에 털썩주저앉아 백구의 손을 잡고 가만히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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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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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가둔 인간들이건만, 뭐가 그리 좋은지...사람만 보면 몸을 비비꼰다.
:숫놈과 암놈이 창살 하나를 사이에 두고 꽉막힌 욕정이 서러워 차창을 사이에 두고 서로 몸을 비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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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생명이란...육체의 따스함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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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에 널부러져 있는 조선일보와 강원일보를 통해 치졸한 인간들의 연극은 연전히 계속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내가 없어도 세상은 아무렇지 않게 잘 돌아가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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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집에 돌아가면 이 바다의 파도소리를 한동안 들을 수 없겠지.
:검둥이의 깊은 상처도, 백구의 욕정도, 경포의 밤비도 다 잊어야지.
:그렇게 다시 삶은 행해져야만 한다.
:그래도 이 소중한 것들 평생 잊지 않으려고 노력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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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얼른 돌아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만나야지.
:내가 싫어하는 사람들도 만나야지.
:그들도그러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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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며칠간의 경포는 잊어버리고 도막난 침묵들을 남발하는 사람들이 살고 있는 황량한 도시로 돌아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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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가야하는지는 생각하지 말자.
:왜 이 바다를 버려야 하는지 생각지도 말자.
:내가 왜 그통스러웠는지 생각지도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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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이 서른의 며칠간의일탈도, 짧은 인생의 연극도 이제 끝내야지.
:그래도 그리운것은 사람인 까닭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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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여행은 '해피앤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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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포에서 핸드폰 충전을 위해 시내로 잠시 나왔다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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