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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오전엔 슈퍼크런치, 오후엔 허니비

........2001.05.12 20:59조회 수 446추천 수 1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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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류탄 wrote:

후기...창작(?)의 번뇌와 그 고통...
오늘까지 금연 5일째...후기쓰는것 보다 금연하는게 더 쉽지요...킬킬킬

09:50분 잠실 탄천주차장 앞...여기서 에어님을 기다립니다.
10:00분까지 만나서, 산성역으로 슬슬 잔차타고 가려구요.

그러나 10시 20분이 넘어도 이 인간...에어가 빠졌는지... 나타나질 않습니다.
혹시나?...역쉬!...바람을 맞다니...앗 쪽팔려...
두주먹 불끈... (니콜라스님 버젼)...담에 국물도 읍따.

10:25분...에어놈(?)을 살생부에 1순위로 올려두고. 일단 산성역으로 절라 밟습니다.
늦을까봐 오바합니다.
신호대기중인 옆 승용차의 아주머니 네분이 박수를 쳐 줍니다.
"히힛..." 잠시, 정신이 나가...그 승용차 속도로 나란히 달리려고 미친 짓을 합니다.
이따가 업힐의 걱정이 엄습해 옵니다.

11:00분 땀을 뻘뻘 흘리며, 산성역 앞 편의점에 정시도착...
일찍들 나오셔서 웅성웅성대는 쫄바지들이 보입니다.
미루님 왈..."와오님, 더맨님 지각 확실..."

11:30분 지각왕(王) 더맨님 도착과 동시에 출발합니다.

[출석부]
1) 오전반 : 와오, 알핀, 재성이.
2) 오후반 : 산지기.
3) 종일반 : 미루, 우현, 제이크, 왕초, 더맨, 디지카, 임호, 수류탄 (이상 12명)

구름 한 점 없는 쾌청한 초여름날씨입니다.
언제나 그렇지만, 시작은 언제나 업힐로 막을 엽니다.

미 번장님께서 후미를 봐주시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전 앞으로 튀어 나갑니다.
산성역까지 열나게 달려와, 몸이 풀린건지...제법 올라가 집니다.

와오님과 교대로... 맨 앞에서 낑낑대고 있는데, 길가에서 웬 퉁퉁한 아저씨가 사진을 찍어줍니다.
돈 내야 되는거면 어떡하나...걱정을 했는데...
가만보니... 그 아저씨는 디지카님이었습니다.
11시전부터 중턱에서 기다리고 있었답니다..깜짝 출연..

정상 남문(南門) 입구...슈퍼크런치 진입 전...그늘에서 한 숨 돌립니다.
재성이님... 힘 자랑에 여념이 없습니다.
남들 다 쉴때...쓸데없이 잔차타구 오르락 내리락 하는...비효율적 에너지 낭비...

등산객들과 자주 마주쳐서, 미안한 감도 없진 않았지만...그대들의 짜증은 곧 우리의 행복.
"미안합니다, 제가 마지막입니다" 하며 휭~~ 그늘 진 싱글을 달립니다.
그늘 진 싱글...무성한 나뭇잎에 가려진 다소 어두운 그늘길...
듣기만 하여도 가슴 설레는 그늘 진 싱글.

다 좋은데...거 무슨 벌러지...거 있잖아요...거미줄에 매달린 밤벌레 같은...
옷 속으로 마구 기어 들어가고...아우... 미칠것 같습니다.

헬기장 정상으로 향하는 콘크리트길에서 와오님 핸펀이 울립니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이 세상의 가장 흉칙한 헐떡이는 표정이었는데...느닷없이 모나리자 흉내를 내십니다.
목소리도 나즈막히 까는것 같으시네...
며칠전 선을 본 여자분인데, 오늘 오후에 데이트 약속이 들어 왔답니다.
이후 와오님의 표정은, 헤어지는 순간까지, 맑음...그 자체 였습니다.

헬기장에서의 다운힐...제이크님, 임호님, 우현님, 알핀님...등 초행이신 분들이 머뭇거리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의 왕초님..."지가 먼저 갑지요" 휭 내리 꽂는데...파바박 미끄러져... 스타일 왕창 구깁니다.
임호님..."여기 타구 내려가는거 마자여?"
강촌에 이어 오늘이 두번째 벙개인데...아무래도 무리 겠지요?
최선의 방법...걍 끌고 후다닥 내려가십니다.

1분도 못 가서 디지카님 펑크...
덕분에 담배 피울 시간이 생겼다고 좋아하는 끽연가들...우현님, 와오님...
금연중인 저의 인내심을 자극 하십니다.
아~ 괴롭습니다.

숲속 싱글은, 끝내주는 환경조건으로 우리를 맞아줍니다.
이름모를 새 소리에 귀가 즐겁습니다.
오늘 잔차 안 타신 분들께...마구마구 약 올리고 싶습니다.

돌멩이들을 짖이기면서 내려갑니다.
길 눈이 밝은 이 지역 원주민 디지카님과 싱글 첨 타보는 임호님, 둘만 뒤로 쳐져 있고...
나머지 인원은 다운힐에 웬수진 사람마냥 겁나게 쏴 댑니다.
알핀님과 우현님의 비명소리 곡소리가 골짜기에 울려 퍼집니다.
희한하게도 안아프다면서 금방 벌떡 일어들 나십니다...킬킬킬.

슈퍼크런치 다 내려와서, 후미조 두명이 도착할 때까지, 쵸코바 까먹으면서 노닥거립니다.
다운힐도 재미 있지만...이 대화의 광장 또한 즐겁습니다.
와오님의 강아지(犬) 얘기는 압권 이었습니다만... 차마 공개할 수 없는... 구국의 결단으로...접고자 합니다.

이제 산성 로터리 까지 아스팔트 업힐이 있습니다.
국수집을 향하여 용감하게 달려 올라갑니다.
1그릇에 3,000원...배 안 고플때 먹어도 맛있을 국수.

재성이님...와오님한테 한 소리 듣습니다.
"가장 최연소자가 말이야...어르신네들과 같이 쉴라구 하네...?"
"얼렁, 물컵도 나르고, 수저도 깔고...이래서 제대로 군대에 갔다 와야돼..."

식후연초...불로장생...또 한번 금연의 고통을 맛 봅니다.
이 대목에서, 부대를 재편성 합니다.
데이트 가실 와오님, 벼룩시장 가실 재성이님, 뭔일인지 하여간 바쁘신 알핀님.
세 사람을 거세하고, 막 퇴근하신 산지기님이 새로이 합류 합니다.

성곽보수공사로 되돌아 나올 염려 때문에 빅맥은 포기하고, 대신 허니비로 오후 수업을 진행합니다.
군데군데 성곽 헤쳐놓은 공사 현장이 눈에 많이 보입니다.

북문(北門) 즈음에서 제이크님...감히 투신자살(?)을 기도합니다.
좌측 급경사 낭떠러지로 아주 사알짝 맛보기로 굴렀습니다.
다친데요 ?...물론, 읍지요, 죄다 보호대 덕분이지요.

이제부터, 맨 뒤에서 따라가는 제 시야에...
별의별... 구르고 자빠지고...돈 주고도 보기 힘든 명장면들을 쉼 없이 봤습니다.
이름하여, 허니비 진기명기.
특히, 우현님의 180도 앞구르기는 10점 만점에 당당 9.9 입니다.
사람과 잔차가 혼연일체가 되어, 앞구르기 예술작품을 만들어 냅니다.

임호님...몇 번을 굴렀는지 셀 수가 없습니다.
자신감 있게 덤벼들면 될 것 같은데...겁이 많으셔서 우물쭈물...그러다가 여지없이 큰 대(大)자로 누워 계십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막판까지 옷 찢어져 가며, 열쒸미 구르셨습니다.

더맨님...넘어질 듯 한 절박한 순간에...
잔차는 낭떠러지로 던져 버리고...몸만 잽싸게 빠져 나옵니다.
선수급입니다.
그토록 날렵하실 줄이야...

우현님...비탈진 내리막에서 "끝까지 해볼랍니다" 하다가 결국엔 그냥 끌고 내려옵니다.
이 교통정체로, 산고양이팀의 엄기석님이 뒤에 나타납니다.
민첩함이 물씬 풍기는 멋진 양반이지요.

어라?...가다보니 머릿수가 마냥 부족합니다.
허리가 끊겨, 더맨님, 우현님, 임호님하고 저만 남고...머리부분의 다섯명은 오데로 갔을까나?

핸펀 통화로 무당집 지나 마을에서 만나기로 합니다.
기다리는 동안...과일야채 트럭에서 수박 한통을 삽니다.
근데 어느분이 쏘신건지 궁금하지도 않고...먹는데만 눈깔이 빨개서 원...

16:30분...예상대로 라이딩은 끝납니다.
다행히 큰 사고 없었구...뭐, 그럼 됐지요.
감북동을 통해 서울로 들어 오면서...각 방향으로 찢어 집니다.

석양이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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