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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0 투어 후기] 6/12 (화) 김천~부산

........2001.06.17 00:19조회 수 1029추천 수 2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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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30분...알람시계가 드럽게 울어댑니다.
어젯밤 코골이의 쌍두마차...와우님과 재성이님...피차 할 말이 없습니다.

방 안에는 맨소래담 냄새가 진동을 합니다.
자리에서 일어나는사람마다 "에구에구..." 비명이 절로 납니다.
허리, 다리, 엉덩이...안 아픈곳이 없습니다.
약물의 힘으로 살아가는 족속들입니다.

김천두 시(市)단위인데, 여관 밖에서는 닭우는 소리가 납니다..."꼬꾜"

06:20분...여관 앞에서 일조점호...
타이어, 에어혼, 브레이크, 음료수, 지도, 휴대품...등.
싸늘한 새벽아침에 소름이 팍 돋습니다.

한 5분쯤 달렸을까 ?
와우님...무릎이 너무 아파, 라이딩을 포기합니다.
팀원이 한명 줄어 든다는게, 믿어 지지가 않습니다.
사기가 뚝 떨어지는것 같습니다.
일단은 서울로 가지말고...중간 기착지인 포항에서 다음날 만나기로 합니다.
그렇게 와우님은 포항행 시외버스를 타고...나머지 네명은 부산을 향해 진격합니다.

김천에서 왜관까지 근 1시간동안 식전(食前)라이딩 합니다.
초보맨님...증말 무식하리만치 엄청나게 쏩니다.
평속 40 여 Km에 이릅니다.
하지만 언덕만 나오면 꼼짝 못하지요.
맨 뒤에 있던, 저 까지 휩쓸리면 넷이서 아침부터 거품 물을것 같더군요.
해서...일부러 저는 안 달립니다.
뒤에 있는 저를 기다리느라 자연히 일행의 속도는 줄어들 수 있습니다.

07:40분...왜관읍내에서 해장국 한그릇씩 비웁니다.
다행히 와우님은 서울로 가지 않고, 포항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부산으로 돌아서 포항에서 만나면 되는 겁니다.

계속되는 4번국도...대구를 목표로 합니다.
왜관언덕에서 제 잔차...펑크 납니다.
펑크 때우는 제 머리에 땀이 비오듯 합니다.
햇볕은 쨍쨍...모래알은 반짝...무쟈게 더운 날씨입니다.

10:00분...대구시내에 들어 섭니다.
시가지 주행은 왕짜증입니다.
대구 시내를 관통하는데 1시간 30분쯤 걸립니다.
찌는듯한 더위에 기운이 쫙 빠집니다.

버거킹 매장의 에어컨이 시원하게 느껴집니다.
펑크에 대한 사례(?)로 제가 팥빙수를 쏴야 합니다.
더위를 쫓는데에는 뭐니뭐니해도 팥빙수가 최곱니다.

11:30분...대구 월드컵 경기장 구경하고, 국도 25호선을 찾습니다. 
경산 시내까지 통과하는데...재성이님...적잖이 힘들어 합니다.
잔차질 하기에는 너무 더운 날씨입니다.
땀이 뚝뚝 떨어져...프레임 탑튜브를 적십니다.
힘 들때면 늘 떠오르는 생각...
"내가 왜 이 짓거리를 하고 있을꼬 ?"

해발 400m 청도고개를 오릅니다.
초보맨님 마지막으로 도착할때까지 20 여분 기다립니다.
휴게소 주인장한테 "물 좀 주소" 했더니...못준답니다.
인심 한번 고약합니다.
뚜껑 열린 장우석님...파워에이드 돌립니다.

올라 왔던만큼...내려가는 길...
엄청난 속도로 내리 쏩니다.
최고속도 68 Km/h.
내리막 속도는 자동차와 거의 다를바 없습니다.

내려오는 도중에 작은 부대(部隊) 위병소가 보입니다.
초병의 늠름한 자세는 온데간데 없고...총 옆에 세워놓고 만화책 보고 있습니다.
당(唐)나라 군대...바로 여깁니다.

13:10분...청도 읍내에 들어와 식당 괜찮은데 없나 어슬렁 둘러봅니다.
어제 점심때처럼, 또 쌈밥으로 끼니를 때웁니다.
오늘 김천에서 이곳까지 112 Km달렸습니다.

와우님한테 중간보고후 해운대까지 목표를 잡습니다.
이틀만에 부산도착 ?
생각해 본적이 없었는데...가능하게 보입니다.
과연 할 수 있을까 ?

15:00분...밀양 입니다.
여기서 약간의 혼선이 발생합니다.
저는 최단코스인 양산시내를 거쳐 부산에 들어가길 원했고...
초보맨님과 우석님은 업힐을 피해 완만한 진영으로 돌아 가고 싶어 했는데...
결국, 어중간한 삼랑진,김해를 지나기로 합니다.

15:20분...밀양을 벗어나기 위해 밀양터널을 지나가던중...
터널 안에서 초보맨님 체인이 끊어집니다...황당...
이어 붙이기하느라 20 여분 잡아 먹구...

16:00분...삼랑진에 왔습니다.
들판의 가뭄이 매우 심해서...
똥개 한마리가 들판을 열쉬미 뛰어 가는데...
마치, 만주벌판에서 흙먼지를 피우며 말 달리는 모습 같습니다. 
비가 와야 할텐데...이 말이 씨가 됩니다.

재성이님...쉬었다 가자고 아우성(?)입니다.
본인에겐 미안한 얘기지만...젊은 사람치고는 지구력이 다소 부족합니다.
하긴 덥고 목마른데에 장사 없지요.
초보맨님도 지쳐...조금 천천히 달리자고 제안합니다.
모두가 힘 듭니다.

16:30분...1067번 지방도로, 안금리 동네슈퍼에서 1000원짜리 롯데 팥빙수를 먹습니다.
체인 끊어진 사유로 초보맨님이 선정을 베풉니다.

가파른 업힐...흙먼지...덤프트럭...맞바람...우리에겐 늘 어려운 상황만 주어집니다.
언덕길을 컥컥대며 힘들게 오르는데...핸펀이 울립니다.
친구녀석인데..."얌마...끊어...다시는 전화 하지마..."

18:00분...김해 도착...
도착신고로, 초보맨님 체인 또 끊어 집니다.
또 20 여분 잡아 먹구...
퇴근길 정체속의 김해를 통과해 부산시내로 접어 듭니다.

간혹 횡단보도에 서 계시는 분들께서 박수를 쳐 주십니다.
무슨 이유인지...그 박수소리에 기운이 팍팍 나는것을 느낄수 있습니다.

19:00분...구포근처에서 재성이님 펑크 납니다.
오늘 일진이 안 좋습니다.
펑크 및 체인...도합 네번이나 발목을 붙잡습니다.
길가에 잔차 세워놓고, 펑크를 때우고 있는데...
지나가는이 왈..."이 자징거엔 만보계(萬步計)가 달렸네"
아마, 속도계를 보구서 한 얘기 같습니다.

부산시내...생각 외로 넓습니다,
우린 부산의 서쪽 끝에 있는데...가고자 하는 해운대는 동쪽 끝입니다.
해는 뉘엿뉘엿 넘어가는데...부산쪽 길잡이 초보맨님은 길 물어보기에 바쁩니다.
만덕산을 넘으면...동래가 나온다는데...만덕산...남한산성보다 더 높은듯 합니다.
게다가 해도 저물었고...허기...피곤함...
택시 기사분 말씀대로...만덕터널을 들어갑니다.
옛날 터널이어서, 내부에 머리가 띵 하도록  매연이 꽉 차 있습니다.

이때부터 쏘기 시작해...시내를 거의 30 Km/h로...밟습니다.
여러 악조건에서 빨리 벗어나고픈 마음 뿐입니다.
재성이님이 밥 먹자구 조르는데...장우석님, 단호합니다.
"쫌만 더 가믄 해운대예요..."

20:30분...해운대...
서울 떠난지 이틀만에 부산을 확실하게 점령 했습니다.
굳어있던 초보맨님, 장우석님, 재성이님 얼굴에 웃음이 떠오릅니다.
기쁜 마음으로 해운대 도착보고를 끝내고...증빙 사진 몇장을 찍습니다.
갈비탕...감사히 먹었습니다.

주행거리 : 222 Km
평균속도 : 25 Km/h

바람불어 추운 밤...여관을 찾아 나섭니다.
여관 3만원하는곳...어제 김천에서 5만5천원 했던것에 비하면...거저다 싶어서 덥썩 물었지요.
방문을 열어보니...팔뚝만한 바퀴벌레가..."어서 오슈"
거의 유신시대때의 여관 수준이더구만요.

너무 피곤해 다른곳 찾아 나설 엄두도 안납니다.
"걍 잡시다..."
빨래하고...낮에 펑크난 튜브 두개 때우고...씻고...잡니다.
해운대 도착했다는 전화에...포항에 선착한 와우님, 매우 기뻐합니다.

재성이님...빨래 하다말고 자빠져 잡니다.
막내 잘못(?)만나...상전 하나 더 모시고 다니는것 같습니다.
오늘도 역시 맨소래담으로 떡칠을 합니다.

이 먼거리를 어찌 왔는지 신기합니다.
왈바 첨 나왔을때...서울에서 속초가는거...깜짝 놀랐는데...
이틀만에 480 여Km나 왔습니다.

증말루 미친넘들의 잔치입니다.

아웅...해운대의 파도소리가 시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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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9조에서... (by ........) 천만다행입니다. (b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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