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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0 투어 후기] 6/13 (수) 부산~포항

........2001.06.17 01:41조회 수 929추천 수 2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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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행거리 : 160 Km

지난 이틀간의 라이딩에 비하면 오늘은 최단거리 라이딩이 거의 확실합니다.
포항 이북으로 얼마든지 더 올라 갈 수가 있지만...
6/14일(목)...이 날 포항팀과 함께 동반라이딩 하기로 약정이 되어 있으므로...
이른바 관광바이크로 포항까지의 공간이동만 마치면 됩니다.

06:30분...팀웤이 너무 좋아서...늦잠 자는데에도 전혀 이견이 없습니다.
어젯밤 미리 사 둔, 던킨도우넛 몇 조각으로 식사를 대신합니다.

다리가 너무 아파서...걷는 모습들이 대통령각하와 비슷합니다.

07:30분...해운대를 뜹니다.
하늘은 잔뜩 흐려있고...어제 일기예보에 비 온다는 소리 없었으므로...
안심하고 찬찬히 출발합니다.

14번 국도를 따라 기장읍내를 지납니다.
미역으로 유명한 곳이지요.

맞바람...끝내줍니다.
오늘까지 사흘째...어째 우리 향방에 따라 바람이 바뀌는지...

사흘째 되다보니 엉덩이들이 아프기 시작합니다.
힘이 있으면 무얼합니까 ?
안장에 앉아 있질 못하는데...
엉덩이의 위치를 못잡고 갈팡질팡합니다.
애꿏은 싯포스트만 내렸다 올렸다 반복하느라 쉬는시간이 바쁩니다.

09:00분...온산에서 아침식사를 합니다.
늘 그렇지만...이른 시간에 갈 수 있는 곳은 기사식당 뿐입니다.
된장찌게와 김치찌게...이런 음식으로 어찌 힘을 쓸 수 있을꼬 ?

지독한 맞바람을 헤치면서 10:30분...울산시내에 스며듭니다.
화물차들의 통행이 아주 많아...매연 엄청 먹습니다.

중간에 쉬면서, 어디로 행선지를 돌릴까...궁리합니다.
포항분들과 오후 늦게 만날것 같은데...너무 일찍 도착하기도 뭣하구...
31번 국도로 해안도로로 나가기로 합니다.

영감님께 길을 물었는데...얕은 재를 하나 넘어가면 된다고 해서...
고개 이름이 가운데고개입니다.
그런데, 남한산성 업힐만큼 빡씨더군요.

항상 정상에 오르는 순서는...장우석님 또는 저, 재성이님, 초보맨님.
바닷가 도로에 이르러 주행속도가 점차 떨어집니다.
푸른 파도를 구경하느라 고개들이 죄다 바닷가로 향하고 있습니다.

신명휴게소에서 팥빙수 또 쏩니다.
언제 땀 흘렸었느냐는듯이 말짱합니다.

바닷가 도로를 북진하면서 감포 문무대왕 수중릉으로 향합니다.
어라 ?
비가 내리기 시작합니다.
관광이고 나발이고...비상입니다.
휴대폰, 디지탈카메라, 등 전자제품은 비닐봉지에 싸서 가방 깊숙히 집어넣고...     
929번 지방도로를 타고 포항으로 급행합니다.
날씨도 차가와지고 빗줄기는 소나기만큼 굵어 집니다.

길 가의 큰 나무 밑으로 기어들어가 오돌오돌 떨면서 비를 피합니다.
서로가 초라해 보여...키득키득 웃어댑니다.
그 와중에도 양갱 뜯으며...즐겁기만 합니다.

큰 고개를 세개 넘어야 합니다.
초보맨님만 억수로 고생합니다.
가뭄에 단비라 반갑긴 하지만...우리들은 미칠 지경입니다.
특히, 다운힐땐 추워서 팔다리가 뻣뻣하게 굳습니다.

급기야 추위를 견디지 못하고 패달질을 마구 시작합니다.
얼어 죽지 않으려는 몸부림입니다.
살살 간다고 해결될 추위는 아니었으므로...오히려 땀 내는 것이 더 좋을듯 했습니다.

15:30분 포항제철을 지나 포항시내에 들어와 토토님께 구조를 요청합니다.
춥고, 배고프고, 새까맣게 흙탕물을 뒤집어 써서...몰골이 말씀이 아님니다.
와우님이 눈물을 글썽이며 "미안하다...내가 미안해 죽겠구나..."

드러운 꼴로 차를 탈수가 없어, 그 차를 따라 여관까정 시내를 질주합니다.
이미 버린 몸...무엇이 두려우랴...
버스정류장에 서 있던 학생들이 환호를 보내줍니다.
따식들...우리가 그렇게 멋있어 보이냐 ?

우리팀을 위한 포항분들의 환대는...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눈물나는 일 입니다.
6일이나 되는 여정의 중간에 보호자가 있다는것은...
우린 씻고 밥만 먹으면 되는...이런 칙사대접이 또 어디 있겠습니까 ?
먹물같은 흙탕물이 배여나오는 빨래는 와우님이 모조리 해주십니다.

토토님 가게에서 잔차정비하고...갈비살 먹으러 식당으로 갑니다.
토토님, 헤네시님, 오이아님, 레드포트님, 두카티님, 홍주님, 준엽님 등 1200팀을 위해 모두가 지원조가 되셨습니다.
여관 잡고, 갈아 입을 옷가지 신발. 잔차정비, 저녁식사, 차량지원... 
첨 만나는 얼굴들이지만, 절대로 낯 설거나 어색하지 않습니다.
저 멀리 포항땅에는 우리의 형제들이 있습니다.

비는 계속해서 내립니다.
비가 오면 가뭄 해갈 되어서 좋고...
안 오면 내일 라이딩여건 괜찮아서 좋고...
짚신장수 아들과 우산장수 아들을 둔. 부모의 마음처럼 넉넉해 집니다.

와우님과 장우석님이 1호실에서 주무시고,
초보맨님, 재성이님과 제가 2호실에서 자게 됐는데...
코 고는 굉음에 견디다 못해...이불을 싸들고 와우님 방으로 피난을 갑니다.
이후, 전 재성이님, 초보맨님과 영원히(?) 따로 자게 됩니다. 

창 밖엔 비가 억수로 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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