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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쇠 이야기

........2001.07.30 03:22조회 수 373추천 수 1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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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리링~
오전에 약 50km 산악을 타고 와서 점심먹고 수퍼고에 가서 홀릭님이 부탁하신 자료좀 챙겨와서는 잔차를 닦고 있는데 전화가 왔습니다.
"Hello"
"Can I speak to Edward?"
Edward는 제가 미국에서 사용하는 이름입니다.
전화는 돌쇠형에게서 온 것입니다.
돌쇠형이 누구냐구요?
약 4개월 전에 요세미티를 다녀오다 우연히 만난 재미교포입니다.
미국에 오신지는 약 10년쯤 되었는데 재작년 부터 산악자전거를 타기 시작한 분이지요.
마침 집도 서로 멀지 않고 해서 자주 만나 같이 잔차를 타게 되었습니다.

별스럽다는 듯이 쳐다보는 집사람을 뒤로하고 닦던 잔차를 때려 싣고 달려갔습니다. 항상 그러하듯이 다부지게 네모진 얼굴에 웃음이 한 가득입니다.

지난번에 한번 와 보았는데 너무나 좋은 코스라서 절 불렀답니다.

Laguna Beach라고 근사한 해변을 끼고 산 능선을 따라 라이딩하는 데 더군요. 바닷바람이 시원하고 전망이 좋아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코스입니다.
그런데 이 형이 특이한 라이딩 습관이 있답니다. 그 누구도 흉내내기 어려운..... 저도 그걸 이형에게 배웠지만.

업힐에서 사람들을 먼저 보냅니다. 그리고는 한 참 후에 출발해서는 한 사람 한 사람 추월하는 것이지요. 힘이 좋다는 미국인들도 앞 기어는 가장 작은 기어에 뒷기어는 가장 큰 기어에 걸고도 버벅거리거나 끌고 가는 가파르고 기~인 업힐을 앞기어 중간에 (이 형은 한 번도 앞기어 작은 것을 사용해 보지 않았답니다.) 뒷 기어는 3번 째 정도에 걸고 그들을 휙휙 추월해 버립니다. 그것도 프리라이딩 자전거(인텐스 UZZI SLX)로.... 허걱! 어떤 사람들은 지지 않으려고 열라 따라오다가 중간에 웩웩! 아침식사 내용을 공개하기도 하지요. 열라 따라오던 사람들도 이 형의 기어 셋팅을 보면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들고 맙니다.

저도 이 형과 같이 라이딩을 하면서 딱 한 번(정말 딱 한 번) 먼저 목적지에 도착했을 정도이니까요. 그것도 형이 체해서 아주 컨디션이 좋지 않았을 때..... ^^

게다가 이 형은 휴식이라는게 없습니다. 한 번 출발하면 그냥 정상까지 때려 밟습니다. 20-30킬로의 끝없이 길고 가파른 업힐도 그냥 한 번에.... 이 인간이 괴물이지 인간이야?

그럼 나이가 젊느냐? 여기 나이로 마흔하나입니다. 놀랍죠?

그래서 제가 별명을 지어줬지요. "돌쇠"라고.... 어때요? 너무나 잘 어울리는 별명 아닙니까?

저도 이 형과 함께 잔차를 타면서 무척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이 형이 제가 돌아간다니 무척 서운한 모양입니다.
그 동안 1년이 넘도록 계속 혼자서만 탔다는 군요. 버디가 없어서....
이제 겨우 버디 하나 생겼는데 돌아간다구요.

저도 무척 서운하답니다.
그래서 몇자 적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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