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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가리골에 다녀왔습니다.....

........2001.10.23 12:07조회 수 531추천 수 1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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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    아침가리골, 미산계곡
[일시]    2001년 10월 20일
[참가자]  스나이퍼 그리고 까미노

[일정]
미산계곡
08:30      00.0Km      월둔교
09.55      27.1Km      상남
10:35      41.0Km      현리
11:00      48.8Km      방동교(방동약수 입구)
아침가리골(조경동)
11:00      00.0Km      방동교(방동약수 입구)
11:50      03.8Km      첫 번째 고개
12:20      07.0Km      조경동 민가
14:15      17.5Km      두 번째 고개
14:45      22.1Km      월둔교

새벽 찬 공기를 가르며 중부고속도로로 진입.  곳곳에 안개 상습지역을 알리는 표시판이 그 진가를 발휘하듯 한치 앞을 볼 수 없을 정도의 짙은 안개다.  오늘은 토요일이건만 앞쪽에 보이는 후미등이 어느새 긴 행렬을 이룬다.  속사 I/C에 진입 운두령을 넘는다.  약간 철지난 듯한 낙엽들.  지난주가 아침가리골의 낙엽이 절경 이였다고 하지만 그래도 자못 기대가 된다.

마을 농민들이 콩타작을 하고 있는 월둔교를 지나 적당한 곳에 차를 주차.  차문을 나서면서 느끼는 싸늘한 기온에 윈드자켓으로 만반의 준비를 하고 힘찬 페달링.(8시 30분)

월둔교로 되돌아 나와 446번 지방도로 진입.  짙은 안개에 싸늘한 기온.  반장갑에 노출된 손가락이 짜릿짜릿해온다.  첫 번째 언덕에 올라서니 안개가 거치고 조금씩 해가 보인다.  오른쪽 아래 내린천이 굽이굽이 흐르는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언덕을 오르지 않고 강옆을 따라서 난 비포장도로를 달리는 것도 꽤 운치가 있을 듯 했다.(언덕을 내려서면 두길이 만난다)

미산계곡-지난 8월 bunny님의 미천골 번개때 이곳을 차로 지난 적이 있다.  북적북적 거릴 정도의  꽤 많은 행락객들의 차량들이 있었으나 오늘은 간간히 낚시하는 사람들만 보일뿐 한가한 모습이다.  깨끗하고 사람의 손길이 적어서 낚시대를 넣자마자 팔뚝만한 물고기가 잡힌다고 자신의 경험담을 신나게 말하던 어는 택시기사가 생각난다.  미산계곡은 요즘이 단풍의 결정인 듯 싶다. 곳곳에 보이는 붉은 단풍이 강물에 어우러져 차분한 낭만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강 건너편으로 별장이 보인다.  그런데 건너가는 다리는 없고, 태국의 치앙마이 트레킹때 보았던  강 양쪽에 큰 기둥을 박고 두 기둥사이를 와이어로 연결하여서 사람이나 짐을 나르도록 설계된 다리(?)만 보인다. 

상남리에 도착(9시 50분) 길건너편에서 werider에서 공구한 유니폼을 입은 사람이 지나간다.  앗! 이게 누구야 JJ님이다.  우연치 않게 이곳에서 보다니 280랠리를 아침가리골에서 시작하여 태백방향으로 나 홀로 라이딩 하려고 한단다.  나홀로 280.  6개월도 안된 초보인데, 대단한 사람이다.

현리를 거쳐서 조경동입구에 도착(11시00분)

시멘트포장이 되어있는 업힐을 오른다.  지난 4월에 이곳에 온 이후로 두 번째다.  당시 서림에서 공포의 조침령을 오르고 이곳에 도착했다.  평페달에서 업그레이드하고  일주일만의 일 이였다.  엎어지고 자빠지고, 언덕에서 힘이 없어 내리고, 출발 못해서 끌고가고.  상처뿐인 영광으로 조침령을 넘고 이곳에 도착한 시간이 3시가 다된 무척 더운 오후였다.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은 너무나도 쉽게 오르고 있다.

물맛이 없어 뱀이 싫어서 방동약수는 그냥 지나치기로 했다. 시멘트포장이 끝나고, 잔차에서 내리고 싶은 비포장이 시작된다.  그래도 지난번보다는 경사가 낮아진 것 같은 착각에 열심히 페달링하지만 역시 내공부족.  다시 시멘트포장(초입보다 좀 가파르다).  삼, 사백미터쯤 되는 빡센 시멘트포장도로가 끝나고 첫 번째 고개에 도착하게 된다.(11시 50분) 

정신없이 오르다보니 경치구경을 못했다. 단풍이 있기는 한데 좀 칙칙한 느낌이라고나 할까?  좀 실망스럽지만 사진한장 찍고 다운힐.  굴직굴직한 돌덩이 덕분에 발바닥이 간질간질하고 아풀정도로 다운힐을 즐긴다.  오늘은 하늘이 도와주지를 않나 보다.  푸른 하늘에 붉은 낙엽을 기대했건만, 하늘이 맑기는 한데, 조금 탁한 느낌에다 기대했던 붉은빛 단풍대신 노란 나무들에 만족해야했다. 

조경동 마을에 도착(12시 20분)하니 오늘도 역시 태극기가 바람에 휘날린다.  산 깊고 물 좋은 곳에서 조용한 휴식은 민가의 강아지들이 끝없이 짓어대는 바람에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두 번째 민가에서 잔차 타시는 뒷모습에서 MTB의 연륜을 그대로 읽을 수 있는 nova님과 일행들을 만났다.  nova님 피만은 잘 수확하셨는지 궁금하네요.

조경동 분교.  언제보아도 아름다운 곳이다.  그 아름다움에 이끌려 nova님 일행과 사진한장 찍는다.  아침가리골에 걸맞게 나무로 지어진 오래된 건물이다(일본풍으로 벽면이 검으스럼한 나무로 된 건물인데 이곳과 더불어 가평군 당림리의 폐교가 가장 인상에 남는다).  학교마당에는 누가 가져다 놓았는지 낡은 캠핑카가 있고 '자연사랑 xxxx'라는 현수막이 거려있는 폐교에는 분주히 움직이는 사람이 보인다.  이곳의 아름다움이 알려지면서 아름아름 사람들의 발길이 잦아 들고, 처음에는 한두 명이 그냥 조용히 지나갔지만, 이제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몰려들어서 이곳에서 숙박을 하려나보다.  언젠가는 이곳에도 그럴듯한 이름의 찻집이며 민박집들이 하나둘 모습을 보일게다.  자연을 즐기려 찾아오는 사람들을 탓할 수는 없겠지만....

두 번째 언덕을 향하여 오른다.  조경동 계곡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곳이다.  잔차에서 내릴까 말까하는 고민을 할 필요도 없는 완만한 경사에, 역광에 반짝이는 단풍을 음미하면서 펠달링만하면 되는 그런 곳이다.  그러다 지치면 이곳저곳에서 흐르는 시원한 시냇물 한 모금.  페달링이 따분해지면 그냥 아무 곳에나 드러누우면 스르르 잠이 오는 곳이다.  반대로 이곳으로 내려오는 잔차 매니어들도 완만한 경사에 단풍터널을 뚫고서 내려오는 10여 Km의 다운힐에 찬사를 아끼지 않을 게다..

그 동안 초콜렛이나 영양갱으로 점심을 먹던 패턴에서 벗어나, 오늘은 김밥으로 점심을 먹는다.  어제 저녁 늦게 집근처 김밥집에 들려 조르고 졸라서 말아온 김밥이 그 진가를 발휘한다.  배가 든든하니 졸음이 온다.  z-z-z

업힐중 지난번 여인산에서 보았던 낯익은 얼굴과 마주 친다.  이런 산속보다는 골프장에 어울리는 준수한 외모의 bikeholic님과 일행이다.  출발이 늦었는지 오늘중으로 진동에 가려고 서둘러서 내려간다.  이런 오지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무척이나 반갑다.

이번에는 아침에 상남에서 보았던, 일산 MTB사람들과 마주쳤다.  잔차를 타면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만나기는 처음이다.  어쩌다 운이 좋으면  가문에 콩나듯이 한팀정도인데,,, 그 동안 MTB인구의 증가가 있었나?... 내일은 곰배령을 탄다 고한다.  진동리에서 딱 잔차 타기 좋은 길이 곰배령까지 있다고 한다.  온갖 희귀식물들이 많아서 유네스코에서 xx로 지정했다던 곳이라는데, 다들 그 아름다음에 찬미를 아끼지 않는다.  올해는 좀 그렇고 ,내년 5월이나 6월경에 파릇파릇 봄이 막 기지개를 필때쯤 그곳에 한 번 올라야겠다.

두 번째 언덕에 도착(14시 15분)하여 헥헥거리고 있자니, 조금전 밑에서 꿩사냥하던 짚차 두 대가  굉음을 내면서 구령덕봉을 향하여 오른다.  지도를 보니 이곳에서부터 정상까지 어림잡아 고도차는 약 400미터 ,길이는 3,4킬로 정도 예상된다.  언덕을 보자 오르겠며 흥분하는 스나이퍼를 힘 없는 까미노가 간신히 붙잡아 월둔교로 향한다.  통-통-통- 다운힐이 계속되니 발바닥이 아프다.

차에 도착해보니(14시 40분) 아침에는 그냥 지나쳤는데, 여기저기 뽑아놓은 무우밭이 보인다.  뽑아놓은 채 시간이 경과하여 조금 시들해 보였지만, 한입 베어 먹어보니 맛이 좋다.  아마도 수확을 하고 나서 상품가치가 없는 것은 그냥 버려두었나 보다.  집에 전화해서 무값을 물어보니 한 1000원쯤 한다길레  차에다 잔차를 싣고 무도 실었다.  트렁크에 실린 무 때문에 차 바닥이 긁히는 아픔이 있었지만, 집에 돌아가 깍두기 담궈서 먹어야겠다는 생각에...

오늘은 토요일. 지난번 귀경길의 악몽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토요일을 선택했다.  서울에서 88이 막힌다.  그래도 4시간만에 왔으니 성공이다.

[글을 마치면서]
아침가리골을 가려고 마음먹을 때마다 항상 까미노를 고민스럽게 하는 것이 있다.  우선 원점회기-주차해둔 차를 버리고 서울로 갈수는 없어서 다시 돌아와야 하기에 이번에는 446번 미산계곡을 넘었지만, 월둔교에서 아침가리골을 타고 조침령을 넘어서 고도차 약 800여 미터의 구룡령을 넘었다는 철인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또하나는 방동에서 월둔교를 넘는 것과 반대방향으로 월둔교에서 방동으로 가는 것을 비교한다면 어느것이 좋을까? 하는 것이다.  까미노는 두 번 모두 방동에서 시작했다.  첫 번째는 몰라서 그랬고 두 번째는 한 번 경험이 있어서 첫 번째를 따랐다. 

올해는 전반적으로 단풍이 늦게 오나보다.  평년 같으면 서울에서도 을씨년스럽게 마지막 잎새를 연상할 때인데....아무튼 반가운 소식이다.  고도 4,5000을 넘나드는 히말라야 산악지대를 누비는 대한의 엽기청년들 이야기가 오늘도 까미노의 페달링에 힘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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