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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길,적갑,예봉산 뒷얘기

........2001.11.24 08:48조회 수 600추천 수 1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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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8 시반에 약속을 했지만, 약속에 민감한 소들( 알고보니 우리둘은
소띠 동갑 )은 8시가 조금 넘어 만난다.
구 양수대교 입구에서..... 여기서 우리들은 왕창, 짱구를 말한다...
( 이후 왕창이라 칭함... 글의 편의를 위해.. )

평일이라 그렇지 않아도 장사 안되는 묻지마 지원자가 없어 딸랑 둘이
왔다. 날씨마저 설서는 안개더니 여기 강변을 오니 완전히 가랑비 수준이다. 강쪽은 아무것도 안보이는 와중에 도로는 벌써 축축히 젖어있다.
돌아올 팔당역에서의 온로드라이딩이 벌써 걱정이다.
파나타이어가 비에 죽음이라던데......

안개인지 구름인지 뵈지않는 길을 차두대가 불을 켜고 송촌리를 향해 간다.
운길산 가는길에 있는 수종사로 오르는 길은 두개다. 우리는 송촌리로
오르기로 했다. 가는길 진중리 등산로 입구는 확인했는데...
가도가도 두번째 입구는 보이질 않는다.
물어볼 사람도 없고.... 결국 다시 돌아와 진중리쪽으로 가기로 한다.
날씨는 더욱 을씨년 스러워져 무슨 안갈데가는것 같은 기분이든다....
입구 조금들어가니 공터가 있고, 여기에 주차를 한뒤 잔차 조립..
서로 한심한 날씨를 보며... 담배한대씩 피고 추위에 떨며 수종사를 향해
출발한다.

마을을 지나 조급가니 바로 급경사 시멘트길.. ( 보통 절 올라가는길이
그렇듯,,, ), 표지를 보니 절까지 2 키로 란다.
짱구 벌써 질린다. 운길산이 해발 610 미터니까 수종사는 안되도 400 미터, 이높이를 2 키로로 간다면 거의 죽음의 경사다.....
왕창, 예상대로 왕창 잘올라가고 짱구는 그만 한 500 미터 못가 내리고 만다. 구불구불하며 계속되는 업에 그만 손을 든다.
올라가며 보이는 길의 경치는 좋다. 주위는 아무것도 안보이지만 오히려
그것이 길의 신비를 더해준다.
중간에 왕창, 짱구가 걱정되는지 서있다. 왕창 왈
" 2 키로가 아니라 이거 20 키로짜리야 .. "
주변이 그런대로 괜찮아 사진한장 박으려다 합의하에 정상에서 찍기로 한다.
( 사실 좀 팔팔한 사람이 카메라 들고 설쳐야 하는데, 둘다 늙그막에 별로
사진에는 관심이 없다... 해서 몇장 안된다... )
절에 거의 다오니 시멘트길이 끝나고 비포장...... 조금 더가니 절로 가는
길과 운길산 정상가는 삼거리가 나온다.
절보고 안가냐는 짱구 말에 왕창 " 뭐 절보면 뭘해 뵈는게 없는데 그냥 가지" 한다. 속으로 수종사에서의 북한강이 절경이라던데... 했는데..
지금 생각하니.. 참... 밑으로 보이는건 그저 구름뿐인데.. 그때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

자 !! 이제 운길산 정상을 오르다. 이게 처음부터 경사약 50 도 이상에
돌산이다. 그것도 임도같이 구불구불이 아니고 직선이다.....
끌여 메며 한 20 분 올랐나.... 서서히 하늘이 보인다.
파아란 스카이가..... 아 !!
짱구, 왕창에게 외친다. ( 왕창과는 내내 평균거리 50 미터를 유지했다..^^)
" 왕창님 ! 안개가 걷쳐요 ... " 왕창 왈...
" 걷치는게 아니고 여기는 원래 안개가 없었어... "
이런... 그렇지... 아래에서 안개로 하늘이 안보인거지 일기자체가 흐린날은
아닌것이다. 하늘은 구름한점없다....
( 그러고 보니 어제 파란 하늘 본사람 몇 안되겠는데... )
초장에 업에서 힘뺀 짱구, 급경사 돌길에 거의 잔차를 미는듯이 간다.
저쪽 능선이 파란하늘과 어울려 분명히 보이는데... 길은 계속이다.
왼쪽장단지가 아까부터 뭉치려고 하여, 되도록 발바닥 전체로 지지하며
오른다. 묵묵히.....
중간에 조금되는 공터가 나오고 옆의 바위가 멋있다. 바위위에 소나무도 있다. 여기서 서로 사진 한방씩 찍는다....
이산은 앞으로도 계속 되지만 중간중간 멋진 노송이 많다.
그만큼 괜찮은 산이라는 얘기도 될게다.
다시 정상으로 간다. 이미 힘든 급경사는 끝났으니 이제는 별로 힘든코스는
없다. 꾸역꾸역 운길산 정상에 오르다.... ( 11 시 30 분 )
정상에서 오르쪽을 보니 아무것도 안보이는데.. 적갑산으로의 능선이
봉우리만 보인다. 한 5 부이하는 전부 구름바다..... 정말 구름이 아니라
바다를 보는거 같다....... 강이 안보이는게 아쉬웠지만 까짓꺼... 어떠랴...
여기 와 있다는게 중요한것 아니겠는가.....



저쪽 맞은편 바다사이로 보이는 거대한산이 있다. 바다때문인지 더욱 멀게
보인다. 짱구 속으로 설마설마하며 왕창의 눈치를본다.....
왕창, 비정하게 한마디..
" 저-쪽 산 보이죠.. 저게 예봉산이예요"
아!! 그런가.... 아까 본 능선만도 힘에 겨울지 모르는데, 그 능선의 3 배는
돼보이는 저산까지 간단 말인가.
눈에 보이는 기역자형 까마득한 산능선이 가물가물 하다....
운길산 오른걸 기뻐하며 다 끝난것처럼 좋아하던 짱구, 잠시 할말을 잊는다.
우선 왕창의 그 주메뉴 ' 쏘세지 + 미수가루 물 ' 을 먹다....

< 운길산 - 세제고개 >

그래도 이제 다운아닌가? 말발굽님의 운길산은 제외하라던 말이 뇌리를
스쳤지만 일말의 기재를 해본다... 결국 백번 맞는 말이었지만...
초장의 급경사는 쑈를 했다. 잔차 먼저 내리고 사람 내리고.. 계속..
그렇게 조금가니 이런 !! 점입가경이라 했던가...
이젠 암릉이다. 가파르고 폭좁은 암릉 사이를 곡예하듯이 내려간다.
한군데는 도저히 따로할수 없어 서로 도우며 내려간다.
여기를 시작으로 짱구 일년간 무사했던 메인프레임 ' KLEIN ' 글자에
기스를 세군데나 내고만다.... 찍~ 찍~ 가슴도 따라서 찌찍...
이런 다운을 얼마나 했을까 ? 서서히 탈만한 경사의 능선이 나타난다.
왕창 보상받으려는듯 얼른 올라타 내려간다.
힘빠진 짱구 다운도 비틀비틀......
머리속에선 자꾸 이래가지고 완주가 될까 하는 걱정만 든다...
걍 고개에서 동국대연습림( 난아직 이 연습림의 의미를 모른다 )
으로 가자고 할까? 하.... 이런 쪽팔리게.. 안되지.
골때리는건 정상에서 아래 고개까지 다운만 있는것 아니고 중간에 또다른
만만치 않은 봉우리가 3-4 개는 더있다는거다.
결국 예봉까지 무려 15 개정도의 봉우리를 넘어야한다는 결론이다.
휴......
중간에 무시무시한 봉우리 하나를 더 넘고 작은거 두개를 더 넘은 다음
세제고개에 도착한다.
중간중간 탈만한데 있음... 재미있는건 짱구의 경우 기가막힌 길이 나오면
세워 뒤사람에게 " 야!! 죽인다 " 하는데...
왕창, 세우기 아까운지 엉덩이도 안보이게 쏜다... ㅎㅎ
또 가능하면 타려고 무지 노력한다... ( 배울점. 허나 이건 마음만으로 되는게 아님)
좌우간 내내 느꼈지만 왕창, 자세가 무척 좋은것같다...
항상 어깨와 지면 수평 유지....
근처 약수터가 있다해서 그런지 사람소리가 들린다.
개념도에는 고개사거리인데 실제는 오거리다.

< 고개 - 적갑산 >

여기서 또 미싯가루물 먹고 ( 짱구 내내 뺏어먹음 죽였음 )
양갱이 먹고.... 뺄거 빼고.... 출발...
적갑오르는 두개의 길중 오른쪽 나무계단말고 다운후 오르는 왼쪽을 택했다.
굳이 알려지지 않은 작은봉우리 하나를 올라갈 필요가 있겠냐 해서..
이것을 곧 후회하게 된다. 왕창,
" 음.. 산에서 다운 죽인는거 아냐 ? "
후후 누가 묻지마 골수 아니랠까봐....
얄팍하게 다운하고 조금가니 윽 !! 경사 60 도는 되보이는게 산능선까지
로프가 매여있다. 이런 씨... ㅂ.. 저 산으로 갈껄...
뺑이치고 오르니 왕창,
" 봐 저 산에서 왔으면 다운 죽였겠어... "
보니 정말 길 죽인다.
이제부터 적갑산까지는 길의 상태 굳이다. 단지 거의 업이다.
속으로 이길을 다운하면 으~~~
낙엽깔린 길... 맹산이나 남한산성길같은 그런길이 이어진다.
간간히 다운도 양념으로.........
길이 좋아서인지 왕창은 보이지도 않고 ( 중간의 갈림길 제외 ) 짱구도
간간히 패달질 하면서 간다....
물론 중간에 봉우리 봉우리다....
가다보니 왼편에 멋진 바위가 있고 그아래길에 왕창의 잔차가 누워있다.
음.... 바위 뒤에가서 쉬 하나보다.... 하는데, 왕창,
" 빨리와.. 여기가 적갑산 정상이래 "
으잉... 짱구 신나서 같이 잔차 뉘이고 바위로 오른다.
사진찍고 이런 저런 얘기도 하면서 , 정보로는 여기부터는 고생끝이라는
걸 알기때문에.... 물론 이건 웃기는 얘기가 되고만다.....
왕창의 말XX 굵기만한 김밥을 먹고 둘은 여유있게 간다....

< 적갑 - 예봉산 >

길은 좋다... 다만 계속 업이라는것........
이젠 끌기도 정말 지겹다. 한걸음 한걸음 오른다.... 멀어지는 왕창을
보면서,,,
오랜만에 진을 빼는 투어같다. 잠깐씩 타면서 계속 오르니 예봉산 정상전
약 550 미터의 쉼터 비스므리한게 나온다.
우리는 이제 정말로 다끝난것 같은 기분에 들뜬다. 잠시 쉬며 한대 빨기도 하고 .... 간다.. 정상을 향해...
중간에 다운이 한차례있는데 끝에 억새밭이 있다.
짱구 오늘 처음으로 전구간(?) 다운하다.....
다음 바로 급경사 업이 이어지는데... 이런,,, 저기 위에서 아줌마들이
내려오는게 아닌가? 순간 저 앞에 올라가는 왕창을 보며 속으로
" 왕창이 무리하면 안되는데.... "
경사가 40도는 넘어 보였다. 거기다 아줌마들 양념을 친다.
" 올라가요... 올라가요 "
하지만 무적의 창이도 결국 50 미터쯤오르다 황당한 경사에 그만 내리고 만다. 속으로 얼마나 억울했을까?
아 !! 경사가 한 5 도만 낮아도 히트 치는건데.....
이제는 암릉이다.
근데 이노무 550 미터가 왜이리 긴지. 끝이 안나온다.
다 했다는 생각에 더욱 그런가보다...
정상이다. 정말로 둘은 끝났다는 생각을 했다. 미시가루물 또먹고...
길좀 묻고..( 여유있게... ) 쉬고.....
묻는말에 횡설수설하는 두 등산객을 뒤로하고 내려간다..

< 예봉 - 출발지 >

하산길은 개념도와는 달리 10 개는 있는것 같았다.
우리는 조금이라도 체력을 아끼려 세정사로 가려 했으나 결국은 개념도의
팔당으로 내려간다.
근데....... 허~~
감악산의 악몽이 되살아난다.
계곡길이라지만.... 온통.. 바위다... 아 !!!
오늘 정말 땡이다. 지금껏 다운 다운 다운도( 써 놓고 보니까 재밌네 ! )
못해서 이길을 마지막 보루로 여겼였는데.....
왕창도... 최악의 묻지마다를 연발하며 돌사이를 쿵쿵 내려간다.
힘이 없어 그런지 이노무 길 길기도 길다.
이런 개같은 ( 이것은 오직 잔차 다운시에만 입니다.. 등산은 좋을듯)
길을 다 내려가니 이상한 동물의 울음이 울린다.
쒸~~ 이제는 공룡이 나오나???
저쪽을 보니 엽기 목장이다.
서양소 인지, 들소인지를 가파른 경사의 산에 철망을 두르고 기르고 있다.
허!! 저거 어디 다닐수나 있겠나 ?? 울음 소리도 요상하다.. 무슨새같은..

이제 마을이 나오고 길은 온로드...
짱구, 왕창 말이 필요없다. 내리 쏜다... 흡사 황야의 무법자같이 바가지쓰고 요상한 바지 입고 시위하듯이, 마을사람들 사이를 쌩쌩 달릴다.
헤... 쓰 ~~ 그래두 좀 낳네... 씨....
나오니 드디어 팔당역 부근 6 번국도, 왕창 윈드자켓 다시 입고
" 먼저 가세요, 맞춰서 따라 갈께요 "
짱구 속으로 거절할수도 없고 아!! 뺑이 치겠구나.
하지만 한번 출발지까지 한방에 가보자 ... 하는 마음으로 달린다.
다리 근육과 등근육( 요건 묻지마를 해본 사람만 암.. )은 이미 거의
남아있는 에너지가 없었지만 산에서 질퍽댄 짱구, 로드에서도 그럴수야
없지 않은가?
힘들었지만 출발지로 왔다. 바람은 세고 안개는 오히려 더해진것 같다.
정리하고 잔차 싣고...
짱구 " 배고프세요 ? " 왕창 " 별로 인데요 "
역시 아까먹은 그 말XX 만한 김밥이........

해서 가는길 가게에 들러 캔맥주 하나씩 까고...
온바님 전화하고.....
그렇게 오늘의 등산( 노가다 )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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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에 그런 말씀을 다...^^ (by ........) 산은 거기에 있었다. (b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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