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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초의 한강 라이딩 2

........2001.12.06 14:47조회 수 520추천 수 2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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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맑은내님과 한번 대모산에 오르려 했지만 말근내님이 약속이 있단다.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과민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보아 역시 TTL ting임에 틀림없다. 영에가서 디스크가 닿는 현상을 잡기위해 와셔를 새로 껴서 디스크 유격을 조정하려 하였으나 이거저거 집에서 하다보니(사실 2주만에 청소를 좀 했다) 이미 9시가 가까와있어 도저히 갈수가 없었다. 가게 되면 사장님이랑 이얘기 저얘기하다가 또 늦게가서 낼 업무에 지장을 줄 수도 있고 또 왈바분들이 더 있으면 술이라도 한잔 걸칠라치면 새벽에 들어오게 된다... 게다가 영사장님도 집에서 좀 쉬어야 할것 아닌가. 나땜에 괜히 여러사람 피해를 줄것 같아 젤 만만한 한강 레이싱을 다시 시도하기로 했다. 전번엔 한시간 십오분의 대기록이 나의기록이었으나 한시간 십분대를 깨려 마음을 독하게 먹고 있었다.
마침 그날 산지기님이 내가 불쌍해 보였는지 오라고 해서 황성공원을 탔다. 흐미 넘 멋진곳이다.. 담에 또 가고 싶지만 차를 가져가야하는 부담이 좀 있다.
아무튼 오늘은 반드시 한시간 십분벽을 돌파하자고 생각하고 잔차의 디스크 유격을 대강잡고 옷을 걸쳤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하니 퇴근해서 올때 넘 추웠다. 전번에 산 겨울용 벙거지와 마스크를 착용했다.
사실 마스크는 하기가 싫다. 왠만하면... 입김이 올라와 안경을 흐리게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냥 나가면 그 추운 바람에 피부가 거칠어질걸 생각하니 요즘 피부에 약간 신경쓰고 있는 나는 마스크를 하기로 했다.
역시 나가니 두꺼운 옷에도 불구하고 약간의 썰렁함이 느껴진다.
위에 옷이 고어텍스가 아니어서이다. 고어텍스 웃옷도 있지만 주로 산에 갈때 뽀대용으로 쓴다. 한강 나가면 아무도 없는데 뽀대 낼 필요는 없지 않은가? 고어텍스를 아껴쓰려면 좀 썰렁한건 참야야 한다.
어쨌든 레이싱모드로 잔차를 셋팅했다. 이빠이 안장을 올리고 앞샥뒷샥을 딱딱하게 만들었다. 역시 산타크르즈다... 뒷샥의 잠김기능이 없는 vanilla RC이지만 스프링까정 조이면 거의 움직이지 않는 하드테일이 되어 버린다..
일단 만족스럽게 마눌같이 여기는 잔차를 그윽하게 바라본후 라이딩을 시작한다. 우선 아파트에서 나가 선착장으로 통하는 토끼굴을 지난다.
거기까지는 몸을 풀기위해 rpm을 상당히 높인다.
고수부지 주변도로에 이르면 비로소 기어를 앞뒤 전부 최상단에 놓는다. 그리고 바로 레이싱모드에 들어가면 되는것이다.
그런데 이런~ 오늘은 굉장한 맞바람이다.. 전번에 레이싱을 포기했을
때보다도 더 강도도 심한것은 물론 살을 에는 바람이다. 마스크를 하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든다. 오늘같은 맞바람에는 절대로 기록을 세울수 없다는 것을 잘 아는 나는 바로 기록 세우기를 포기했다. 그냥 시간은 재기로 했다.
맞바람이라 평소의 최고단의 기어비를 유지할수가 없어 뒷 기어는 한 두단 가량을 내렸다. 그래도 자전거의 속도가 나지 않고 중간중간에 숨을 헉헉 내쉬며 페달링의 속도를 줄여야 한다. 맞바람때문에 생각보다 너무 많은 힘이 든다. 아~ 그냥 집에 가고 싶다. 한명도 없는 쓸쓸한 도로에서 맞바람까지 부니 무슨재미로 타겠는가...
망설이며 페달링을 멈추고 있는데 갑자기 반가운 하드텔 자전거가 지나간다... 야! 나의 목표가 생긴것이다. 하드텔에 탄사람이 보통내기가 아니여 보였다. 날씬한 몸매와 완벽하게 차려입은 잔차복장... 게다가 아팔란치아를 타고 있는걸 봐서는 내가 도전해봄직한 라이더임에 틀림없었다. 그 사람은 비교적 천천히 가고 있었다. 그 곳은 탄천교를 바로 지나 얼마안지난 곳이다. 여기서 레이싱을 시작하면 아주 재밌게 여의도까지 갈 수 있다.. 그 사람의 도전의식을 일깨우기 위해 나는 재빨리 하드텔을 앞질렀다. 아무 말없이... 내 예상대로 그 사람이 따라오는 소리가 들린다.. 후후후... 하드텔이라 날 추월하기가 쉽다고 생각하겠지...
하지만 왠만한 라이더가 아니면 날 추월하긴 어려울것이다...
속으로 흡족해하며 오늘은 그 사람의 인상으로 보아 결코쉽지 않은 상대임을 생각하며 만약 나를 크게 앞지르면 기분상하지 않고 겸손한 마음으로 받아들이자고 결심했다.
페달링을 겁나게 빨리한다.. 그 사람이 바로뒤에 붙었다. 이 속도로 여의도까지 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오징어 다리같았던 다리에 다시 힘이 돌아왔기 때문이다. 어제부터..  레이싱모드(맞바람이라 평소보단 느렸다)로 반포지구가기전 언덕이 나왔다. 역시 그 사람이 휙 소리를 내며 나를 앞지른다. 언덕에선 내가 불리한걸 그 사람도 알것이다.
여기서는 너무 무리하면 안된다. 인정해야 한다. 단지 너무 뒤떨어지지 않도록 조절한다. 그 담에 다운힐에선 내가 유리하기 때문이다.
가만 앉아만 있어도 페달링하는 하드텔을 앞설수 있는 속도가 난다.
어쨌든 생각대로 되었다. 반포지구에서 그 분을 앞질렀다.
그 사람이 갑자기 말을 걸어왔다. 아니, 잔차가 멋있네요?
갑자기 나는 김이새어 그냥 "감사함니다" 라고 답하고 어디가냐고 물어봤다. 오늘 래이싱은 종쳤다...
그랬더니 그분이 글쎄 압구정에서 목동까지 간단다. 여의도까지 가는건 반 거리밖에 안된다나... 흠...
그럼 여의도까지 같이 가시죠...말을 하고 나니 더이상 할 말이 없어서 페달을 힘껏 밟았다. 레이싱모드로 다시 돌입했다. 여기까지 왔는데 그냥 집에 가기도 그렇고 그 분이 다시 따라오길 바랬다.
역시 다시 쫒아온다. 음... 이젠 점점 지쳐온다. 맞바람이 넘 심하다.
하지만 속도를 늦추지 않았다. 그 분이 바로 뒤에 따라오기 때문이다.
여의도까지 내쳐 레이싱모드로 왔다. 숨이 가쁜게 없어지고 평온한 숨과 함께 페달링도 오히려 가볍다. 이것이 레이싱 하이 현상인가?
하지만 약간의 중요한 곳의 통증이 있다. 안장을 넘 높인 모양이다.
그 분이 바로 여의도에서 내가 멈추자 지나간다. 덕분에 재밌게 운동을 한터라 고맙다고 인사를 하니 그분도 담에 보자고 인사하고 씽 하고 지나간다. 후후후..
앗! 그러고보니 전번에 매표소 앞 계단을 내려가서 바이크 홀릭님은 중간에 있는 좁은 경계석으로 다시 올라왔다는 말을 떠올리자 나는 다시 도전의식이 발동했다. 계단을 타고 내려갔다. 사람이 거의 없어 전번처럼 박수치는 애들은 없다. 한 아저씨와 아가씨가 신기한 듯 멀리서 보고있을 뿐이다. 하지만 이젠 그런건 안중에도 없다. 오직 난 경계석으로 올라가야 한다는 생각뿐. 약 30도의 경사지만 밑에서 보기엔 굉장한 난이도다. 왜냐면 가속을 하기위한 공간이 없어 바로 출발하는곳이 업힐이기 때문에 더욱 어렵다. 첨엔 중간에서 실패.. 실패원인은 최저 기어비로 해서 오히려 초기 속도의 확보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두번째 시도 앞기어를 중간기어에 뒷기어를 최저에서 한단만 올렸다. 성공이다. 뿌듯했다. 넘어질뻔하면서 성공을 했기때문에 담엔 보기좋게 성공하리라 생각하며 다시 레이싱모드로 잠실로 향한다.
아니! 맞바람이라 올때 수월하리라 생각했던게 잘못생각한 것이었다. 바람의 방향이 약간 바뀌어 이젠 옆으로 바람이 온다.
그래도 약간의 뒤에서 미는 바람이 있어 올때보단 쉬웠다. 자꾸 밑에 통증때문에 중간중간 페달링을 멈춰야 했다. 담엔 안장을 좀 내리고 타야겠다.
시간을 재니 한시간 이십분이 약간 넘었다. 이런 맞바람치고는 무지하게 빨리온것이라고 생각하며 자위했다.
담엔 꼭 한시간 십분안에 들어오자고 다짐했다.
집에와서 뜨거운물로 샤워하기 전에 말발굽님이 말씀하신 발가락 동상건을 떠올리며 미지근한 물로 발가락을 먼저 풀어줬다. 아직 발가락 싸개를 못사거 다시 동상에 걸린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역시 효과가 금방 있다. 흠... 말발굽님 말씀은 하나하나가 시도해 보면서 효과를 느낄 수 있어서 좋다.
이내 뜨거운물로 샤워를 하니 기분이 아주 좋아졌다.
갑자기 배가 고파 라면을 끓여먹고 이글을 쓴다.
날씨가 추워도 산초의 기록세우기 도전은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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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벌써 며칠이지났는데도 (by ........) 온로드 라이딩 해보고 싶은 곳 ... (b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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