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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 완도까지

........2002.08.03 04:47조회 수 1467추천 수 18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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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도 쯤이야

                                        부제 : 잔차 원없이 타기


역시 음식은 완도에 우리집 음식에 제일이야
  지금도 컴옆에 시원하고 깨끗한 물에 얼음 띄우고  콩가루 풀어서
우무를 채썰어 넣으니 부드럽게 술술 넘어가는 맛이 여간 시원하고
    고소하다.    캬~~~~~~~~~~~~~ 잔차타고 여기까지 오던
정신 오락가락했던 기억마져 시원스래 목구멍속으로 쓸어 내려버릴듯

7월 30일 저녁에 함께하기 위해 올라오신
  광주광역시 바퀴자국에 김진철
  전북전주에 고정무
두형님들과 함께 마지막 잔차 정비를 양제동 캐빈에서 하고
  숙소에서 차량 운전을 해줄 후배 양회제를 만나 계획보다 늦은
    12시에 잠이 들었다.

새벽 4시 맞추어놓은  휴대폰에 알람은 어김없이 울리고 우린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일어나
바삐 서둘러 수서 역으로 향했다.
  도로 싸이클에 회원이신 관재님께선 그전날 예약해 놓은 택시를 타고
미리와서 기다리고 계셨다.
모두들 쉽지 않을거란 긴장감이나 부담이었으까 시종일관 진지하고
신중하며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이번 일을 계획한건 이번 구정때였다.
명절 귀향길에 문득 한번 해볼까 하는 생각에 정무 형님께 같이 하자고 연락드리니 잠시 생
각하시더니 그러자고 하신다.항상 날 믿어 주시는
형님이 고마울 뿐이다

한달후 컴을 하고 있는데 울리는 전화 진철형님께서 올여름에
  계획없으면 잔차타고 서울서 완도까지 가잔다. 근데 2-3일 일정으로
해서 그냥 하루만에 갈 계획이니 그렇게 하자고 우겨서 그렇게 하기로
결정

출발해서 천안까지 가는 약 90km구간에서 약간에 오버 페이스였다]
처음 출발할때 그걸 예상해서 내가 선두를 서며 평속25km/h를 유지하려 했지만 약 20km이
후에 선두 교체가 이루어 지면서 속도가
빨라지더니 천안 도착했을때 평속이 29.8km/h이더군
  이쯤에서 진철 형님은 힘이풀려 차에 잔차를 싣고야 말았다.
정말 뭐라 할말이 없더군 이제 90km밖에 오질 않았는데 포기를
  하시다니 어쩜 초반 페이스 관리를 못한 내 잘못인거 같아 내내 마음이
불편했다.

예정보다 빠르게 진행 되는 데신 낙오자가 생긴 관계로 남은 세명이서
  서로 간격 벌어지지 않게하기 위해 신경을 많이 썼다.
참 지나가면서 보니 예전에 잔차로 전국일주하고 또 50cc스쿠터로
전국일주를 하며 지나쳤던 곳을 또 지나고 저기 산 너머에, 저기
  길건너에 새겨진 지난 기억들이 힘들고 더위에 지친 몸과 마음을 많이
달래준다.     
논산에서 익산에 휴먼mtb팀과 2시에 만나기로 했는데 예정보다 시간이 빨라질 거 같아서
약속 시간을  앞당겨 놓고 느긋하게 가며 길가에서
수박쪼개가며 가는데 갑자기 내 잔차가 흔들리며 덜컹거리는 것이
  안닌가 펑크다 싶어 보니 뒷바퀴가 주저 않았더군.. 그덕에 잔차
탈때 불어오는 바람을 그리워하며 그 뜨거운 아스팔트에 주저않아
태양을 머리에 이고 연장가방을 풀어헤친다.   
튜브 갈아 끼우고 연락받은 곳에 다와 갈때쯤 여기 저기서  mtb가
튀어 나오며  "수고 하싶니다. 이쪽으로 오세요" 한다.
  만나기로한 휴먼mtb회원들이 거기까지 마중을 나온 것이었다.

역시 인심은 전라도가 최고 금마에서 휴먼mtb팀과 만나면서 시원한
  콩국수를 먹고싶다고 해서 미리 시켜놓은 콩국수..............우린 그게
곱빼기 인줄 알았다 헌데 그게 아니고 아주머니 인심이 좋아서 그렇게 나온거란다  거기에
수박도 나오고 얼음,물 달라는데로 그냥 넘쳐나게
  퍽퍽 퍼주신다.
오랜만에 뵙는 분들과로 안부 물으며 이야기하다가 같이 뜨거운
  땡볕속으로 같이 뛰어든다.
  여기서부터 천안에서 차에 잔차를 실었던 진철형님도 같이 탔다
  뜨거운 햋살에 정신 못차리고 가는데 정무형님 잔차가 내려 않는다.
펑크가 난것이다. 그래서 중간에 한번 쉰다
전주 월드컵구장에 들려 정읍으로 가던중에 그만 저 세상으로 갈뻔했다.
뒤에 오전 승용차가 무리지어 가는 잔차들쪽으로 갑자기 우회전하는
바람에 사고가 난것이다. 정무형님에 뒤를 따르던 나는 급브레이크를
잡으며스고 형님도 섰지만 아직 초보 운전인지 승용차가 빨리 스질
못하고 형님에 잔차를 쓰러 뜨린 것이다. 화가 머리끝까지난 내가 운전석 문을 열고 엄청
고함을 치며 나무라고 있을때 이럴시간이 어디있며
난관찮으니 빨리 가자며 형님이 그냥 출발해버리고 운전자와 그
  일행들도 죄송하다며 허리를 굽히길래 우리도 그냥 뒷따랐다.
그나마 다행이었다 크게 다치지 않아서.........

태인을 지나 정읍에 조금 못와서 익산 휴먼mtb팀과 헤어지고 또다시
우리 넷이서 간다. 그 지겨운 언덕과 고갯길을 넘어넘어.........수 많은
언덕이 힘에 겨운지 관재님이 차에 잔차를 싣고 올라왔다가.다시 잔차를
타고 내려가신다.
정읍을 통과하니 240km를 왔더군    "우와 앞으로 200km만 더 면 된다."
고 외치니 다들 나를 쳐다본다.  진철형님에 몸상태가 좋지 않은가 보다
  다시 잔차를 차에싣는다.
어느덧 240km가 넘어 서고 보니무릎에
상태가 그리 좋아보이진 않다.그래도 난 애써무시한다
예정보다 1시간 30분 정도 늦은 시간이라 시간안에 갈려면 더 열심히
밟아야 겠단 생각뿐이다.

하나밖에 없는 무릎은 아픈데 바로 앞에 서있는 백양사 고갯길, 익산팀에서도 이 고개를 제
일 걱정했었는데.........................
뭐 이런 고개 한두번 넘어보나 잔차로 전국일주하면서 우리나라에서 
높고 험하다고 소문난 고개는 다넘었고 지난 6월엔 서울서 속초엘
  두번이나 가고 그때마다 미시령을 넘지 않았던가    그냥 부담갖지말고
기어비는 조금 가벼운듯이 걸고 차분히 올랐다.  힘이 빠진후라
  속도는 느려도 쉬지않고 올랐다.  별거 아니더군

오르는 도중에 잔차 페달링에 99%이상에 해당하는 힘을 써주던 오른쪽
  무릎은 더욱 아파왔고 그나마 끌어 올리는데 일조를 하던  왼쪽다리에
쥐가나는지 근육이 움추려 들어서 아프고 잘움직여 지지가 않았다
왼쪽다리에 근육이 굳어버린 것에 대해서 별다른 치료를 하진 않았다
어차피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아서 시간도 많이 걸리고 페달링에 큰
도움이 되지 않아서 시간이라도 벌어보기 위해서였다. 근데 이현상은 도착할때까지 오르막
이나. 큰힘을 쓸땐 어김없이 나를 힘들게 하더군

나중에 재 넘어 마을에서 길을 물어보며 오늘 아침에 서울서 출발했고 저길 넘어  왔다고하
니 그냥 하늘만 처다보더군

이래 저래 장성에 도착하니 이제부턴 아는 길이고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하니 안심이 되
기도 했지만 이제부턴 해도 어데론가 가버리고
남은 거리에비해 우리에게 남은 시간과 체력이 부족하다는 것이
잠시나마 24시간 안에 도착은 어려울거라는 부정한 생각이
들기도했었다.

이제부턴 써포트 차량 라이트에 의지하며 밤길 더듬어 가야만한다.
  뒤에서나 맞은 편에서 오는 불빛이 간혹 있긴하지만 그것만 가지고
턱없이 부족하다.

광주 옆에 있는 흑석사거리에서 청둥오리 요리를 시켜서 먹는 데 이젠
  물도 마시면 구토를 할것 같은 지경이라 그나마도 제대로 먹지못하고
주인 아저씨가 주신 청둥오리 육수와 야채로 저녁식사를 대신했다. 

여기서 관제님을 버스로 서울까지 가신다며 광주시내로 향하고 남은
정무형님과 나, 그리고 승용차에 진철형님과 회제 이렇게 네명이서
  아직도 이정표엔 나와 있지도 않은 완도로 향한다.(관제님은 원래 목적지가 광주였슴)

나주를 지나서 잔차앞에 설치한 라이트에 건전지를 교체하는데 정무형님이 "어차피 늦을거
천천히 가자" 허나 그럴순 없다고 생각했다.
이정도 속도로만 간다면 가능하다고 믿고 있었기때문이다.

싸이클복 바지에 붙은 페드가장자리가 10시간이 훨씬 넘는 라이딩에
화가 났는지 엉덩이와 허벅지살을 다 쓰라리게 만들어버렸다. 물론
안장에 앉을때 닿는 부분은 말할것도 없고.................
  이젠 안장에 걸터앉아 내가 알고 있는 모든자새를 취해보지만 어떠한 자새도 뜨겁게 불
타는 듯한 고통을 잊게 해주질 못한다. 그렇다고
  남들처럼 엉덩이를 들고 타지도 못하는데

영암을 조금지나니 집까지 98km정도 남았더군
그때시각 12시 30분이 넘어간시간
  잠시 쉬었다 출발한지 얼마나 됬을까
뒷따라오던 차에 불빛이 따라오질 않는다. 불길한 예감을 하며
  희미하게 보이는 하얀 선을 따라 가다보니 잠시후 우리 차에 불빛은
보이지만 그앞에 있어야할 정무형님 잔차에 그림자가 보이질
  않는다. 왠진 몰라도 감정 억제가 되질 않는다. 뭐랄까.............
뜻모를 화도나고.............눈물도 나올거 같고...........끝까지 같이 가야 하는데.........................이젠
혼자 남았군...................

그래서 바닥만 보고 마구 밟아댔다.
    힘이들어 자꾸 구토할 거같던 증상도, 자꾸만 앞을 보지 못하고
땅바닥만 반쯤 감긴 눈으로 희미하게 쳐다보던 증상도 잠시
잃은채.........................................

강진에 다와 갈때쯤 잔듸밭에 그냥 누워 버렸다.
  이젠 그 무었도 속에서 받아주지 않은지 벌써 3-4 시간이 지났다.
잔차에 붙은 물통에 물은 마시기보단 얼굴과 몸통, 다리에 뿌렸다.
그 순간이나마 정신이 들어오니까.
그래도 계산했다. 과연 가능할지?
  계산상으론 가능했다.

  비록 속은 매스껍고 울렁거려 바나나도 겨우겨우
            하나 먹을까 말까, 물도 못 마실정도 이긴해도
        오른쪽 무릎은 아프고 왼쪽다리는 경련이와도
      엉덩이는 헐어서 불타는 듯해도   

가능하다고 판단이 선이상 포기할 순없다.  아직 살아있는한..............
  여기서 포기한다면 엄청 후회하게 될거야.  앞으로 살아가는 동안......

이렇게 쓰러지길 수 차래
  어찌저찌 오다 보니 선창끝에 가로등이 전부인 시골마을에 마지막
힘을 솓아서 곧게 서서 아무런 표시없는 그곳에서 사진을 찍고
잔차 핸들에 손을 올리지 않았다.
뭐라고 소리라도 지르고 싶었지만 뭐라 딱히 할말도 없고
뒤에 차안에서 지켜보고 있을 형님들 생각에......... 멍하니 우리 마을만
  바라 보았다.



  이번 일은 나에겐 너무나도 힘든 일이었다.
숫자상으로만 계산을 한다면 사람이 못하는 일은 아마 없을지도 모른다.
처음엔 이건 불가능할 거란 생각이 들었다. 허나 꼭 한번은 해보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기에  불가능이란 생각은 지우고 본격적인
  마인드컨트롤과 몸만들기로  해내고야 말았다.


  이정도 쯤이야 참가자

micoll(유중남)- 싸이클
전주 고정무- 싸이클
광주 김진철- 싸이클
관제(위운량)- 싸이클
양회제- 써포트차량
익산휴먼mtb- mtb

  참가자 전원에게 감사드리구요
특히 만 하루동안 지겹도록 운전을 하며 잔심부름을 해준 양회제에게
  고맙다는 말 남김니다. 너무나도 힘든 일정을 훌륭하게 잘 도와
주었음을.................................. 회제야 나중에 형이 한잔 찐하게
쏠께 


    총거리 - 436km
    잔차탄시간 - 19시간 42분
    총소요시간 - 23시간 30분
    평균속도 - 24.6km/h

  끝으로
예상치 못했던 독수리님과 바이크리님, 가온님, 산초님 연락 정말 고마웠습니다. 많은 힘도
되었구요
이번 투어에 관심을 보이며 격려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림니다.


    여름철 건강관리 잘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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