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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온의 강촌라이딩 후기

........2002.08.09 07:38조회 수 1160추천 수 1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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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온의 강촌라이딩 후기


돌아오는 길 차안에서
(사진은 모두 이태등님께서 우천관계로 라이딩 후 찍은 것입니다.)

'자전거 탄지가 언젠데 아직 강촌(봉화산)도 한번 못 가보고....'라는 생각을 항상 하던 차 이 뜨거운 여름 말발굽님의 강촌 풀코스 번개가 있다. 그냥 번개가 아닌 풀코스!

하지만 '레이싱모드'라.....

'이건 내가 제일 약한 파튼데....'라는 생각(그럼 니가 강한 파트도 있냐?)이 들지만 갈 수 있는 지 문의 드리니 할 수 있을 거라 용기를 주신다.

늘 그렇듯 밤에 준비해 놓고 새벽에 챙겨서 자전거 싣고 잠실로 간다. 행주대교에서 88을 타니 '아! 폭우다.'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폭우다. 하지만 다들 오시겠지 하며 부지런히 간다. 도착하니 역시나 다들 처마밑에서 비를 피하고 계신다. 강촌에 계신 분(아마 독수리님일 것이다)에게 전화해 보신 말발굽님 "강촌은 비가 안온데."

출발하지만 아마 대부분은 거기도 비가 올 것이라고 생각하고 떠났을 것이다.
여하튼 즐거운 기분으로 다들 구곡폭포 주차장에 차를 대고 자전거를 내린다. 오는 중 계속 비가 오락가락해서 당연히 오늘은 우중 라이딩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비옷 하나씩 챙겨입고 임도를 업한다. 다들 쑥쑥 잘도 올라간다. 한참을 가는데 허리도 아프고 패달질이 안된다. 뒤에서 보시던 좋은아빠님 "안장이 낮아요" 그런다.

내가 생각해도 좀 낮은 것 같아 좋은아빠님의 도움으로 안장을 올린다. 좀 전보다는 패달질이 좀 낫다. 오늘 처음 산을 탄다는 KGB님(좋은아빠님의 친동생이다), 나보다 잘탄다 ㅠ.ㅠ

괴력의 뚜버기님과 kgb님

비는 계속 내리고 고글에 습기가 껴서 앞이 보이지 않는다. 초반은 노을님이 옆에서 응원해 주는데, 이 양반 실력이 참 좋아졌다. 여기저기 쫓아다니고 부지런히 연습하더니 몰라보게 힘이 좋아진 것 같다.

약간의 업힐을 더하고 돌밭 다운이다. 말발굽님 구르는 돌이 많으니 특히 조심하라 말씀하신다. 업힐의 설움을 씻어 내려는 듯 무작정 다운한다. 느낀다. '풀샥이 좋구나'
먼저 출발하신 분들을 지나칠 때의 스릴은 참으로 즐거웠다. 뒤에서 말발굽님 한마디 "수퍼라이트의 진수가 나오는구먼" ^^

하지만 여기서 내가 무리하게 잘 내려갈 수 있었던 이유는 지금에 와서 밝히지만 고글에 김이 서려 앞이 안 보여서이다. 앞이 안보이니 돌무더기도 안보여 막 쏘았던가보다.
이후 한치령에서의 다운힐에서는 벌벌 기었다.(그때는 비가 덜 오는 바람에 앞이 잘 보였던 것이다^^)

가정리에 내려와서 다시 대열정비하고 로드를 잠깐 타다 마을로 들어가 임도를 다시 타기 시작한다. 이때부터는 주로 뒤에 떨어져서 혼자 다녀서 별 할 얘기도 없다. 힘이 쌔어진 노을은 어느틈엔가 꼬리도 보이지 않고, 상주대회 그랜드마스터급에서 1등하신 이태등님이 리드를 하는 바람에 다들 정말로 레이싱모드로 타고들 간 것 같다.

점심시간..

라이딩 중 이 시간이 제일 즐거운 시간임은 두말할 것 없다. 비가 뚝뚝 내리고 있는 중에 와이프가 싸준 유부초밥을 옆에 계신 분들과 나눠 먹는 맛이 참으로 좋다. 주섬주섬 챙겨 넣었던 간식들도 먹고 있는데 노을 하는 말, "가시죠".(흥, 좀 탈만하다 이거지?)

한참을 비를 맞으며 무기적무기적 가는데 얕은 다운에서 한 분이 자전거를 세워두고 한켠으로 돌아선다. 혹 무슨 문제가 있는지 여쭤보려다가 소변을 보시는 것 같길래 그냥 지나쳐 허위허위 계속 간다.
(후에 이분이 오지 않아 말발굽님이 산을 넘어 찾아 갔으나 보이지 않았다. 신선이 되셨나?^^
그건 아니고 혼자 타고 오시다가 펑크가 나고 기력도 다하여 탈출로를 찾아 강촌으로 백 하셨다고 한다)

챌린지 코스로 접어들어 또다시 빗속 라이딩은 계속되는데, 앞에서 독수리님, 허브님 슬슬 대화하면서 간다. 업힐에서 쳐지고 다운에서 따라붙고 했으나 역시 독수리님 "먼저 갈게요"란 말과 함께 흐린 안개 속으로 표표히 사라진다. ㅠ.ㅠ

한참을 또 가다보니 이진학님이 슬슬 가고 있다.
"무슨 문제 있나요?"
"다운에서 넘어져서 헬멧을 좀 부딪혔어요" 이진학님의 대답이다.
"저런 괜찮으시겠어요? 같이 가세요"
"먼저 가세요, 따라갈게요. 체력이 다 된 것 같아요. 내려가야 될 것 같습니다"
혼자가면 심심하지 않겠냐고 하여 이진학님과 슬슬 업다운을 같이 한다. 임도 삼거리가 나오는 곳에 말발굽님, 좋은아빠님 기다리고 있다.
(이진학님은 이곳 탈출로로 먼저 주차장으로 갔다)

이진학님은 가시고, 이제 빡센 업힐을 오른다. 좀 있어 두분 따라오시는데 대화하면서도 나보다 훨씬 빨리 오른다. 낑낑거리며 오르는데 좋은아빠님 한참 위에서 서 계시다. (이때부터 좋은아빠님이 끝날때까지 가드를 해 주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 좋은아빠님과의 일화
어느 가을 유명산 라이딩때 아침에 급히 먹은 김밥이 체하여 아픈배를 안고 업힐을 하는 중, 반밖에 오지 않았는데도 이제 다 왔다, 빡센 업힐이 앞에 있는데도 조금만 더 가면 다운이다 등등 온갖 회유로 가온을 완주하게 만들어 그 이후 한참을 파파스머프로 불렸던 적이 있습니다. 아시죠? 스머프들이 어디 찾아갈 때 줄맞춰 가다 '파파스머프 다 왔어요?' 하면 늘 굉장히 먼 곳인데도 '다 왔다'라는 대답을 하는 것 말입니다.^^)

정상에 도착 즈음 힘들어 내려 끄는데 "여기가 한치령이에요"한다. 돌아보니 사진에서 많이 보던 표비가 서 있다. 하지만 오늘은 비가와서 카메라도 다 놔두고 왔잖는가?

다시 타고 내려가는데 돌밭이 상당히 거칠다. 이제는 날씨도 조금 나아져서 앞이 보이기 시작하니 이 돌들이 장난이 아니다. 겨우겨우 미끄러지지 않고 내려왔다. 다시 마을로 돌아오니 제이제이님이 물을 뜨고 계신다. 대충 자전거 세척한번 하고는 다시 처음 넘었던 산을 향해 간다. 제이제이님 부지런히 가 버리시고, 개울을 지날 때마다 개울물을 유심히 쳐다보시는 좋은아빠님 문득 뒤따라오던 가온에게 "들어갔다 갈까요"한다. "그러시죠"하면서 자전거 팽개치고 개울물로 풍덩.

좋은아빠님

으! 춥다.
잠시 있었는데도 춥다. 목까지 푹 담궈 버렸더니, 발만 담그던 좋은아빠님 그 모양을 보고 아예 수영을 하신다.^^

먼저 간 제이제이님은 보이지도 않고, 업힐구간이 나타난다.
초입에서 좋은아빠님이 "뭐 먹을 거 있어요?" 한다.
"그럼요" 오늘 레이싱모드라 쉬는시간이 없어 못 먹고 베낭속에 있던 먹을 것을 다 꺼낸다. 짜요짜요 딸기요구르트, 삶은계란, 천하장사 쏘세지, 초콜렛, 빵 등등을 꺼냈더니, 좋은아빠님 "다 먹고 갑시다"하면서 입이 벌어진다.^^(동생분이 먹을 걸 다들고 먼저 가신거다)

둘만의 소풍을 한참을 한 후 다시 업힐만 무진장 있는 봉화산을 넘는다. 좀 가다 기다리고 좀 가다 기다라고 해주신 좋은아빠님 고생이다. 겨우겨우 업힐을 다하고 빡센 다운(정말 편한 다운인데 기력이 거의 소진되어 다운때도 힘들었다)을 하고 내려오니, 모두 부침개와 도토리묵을 먹고 계신다.

자전거 세차하고 옷에 묻은 흙탕물 씻어내고 있는데 강촌에 놀러온 사람들 신기한 듯 쳐다본다. 무시하고 옷 입은채로 샤워를 한다.

아! 살것같다.

대충 정리하고 자전거 싣고는 강촌입구의 닭갈비집에서 푸짐하게 저녁을 먹고는 출발이다.

돌아오는길

강촌나오자 마자 길 꽉 막히고, 말발굽님 유명산으로 둘러가자 하여 다들 차를 돌려 따른다. 어딘지도 모를 깜깜한 길을 돌아돌아(대명스키장쪽으로 돌아 양평, 곤지암으로 가다 곤지암 막혀 퇴촌 광주쪽으로 가다 샛길로 빠져) 중부고속도로 타서 3시간 반만에 잠실 도착. 와 무진장 빨리 왔다. 춘천가도에 있었다면 무조건 밤 12시 도착일텐데....

하지만 따라오다 길 놓친 노을은 혼자서 곤지암에서 1시간 소비하다 10시 반쯤에 잠실에 도착했다.

비오는 악조건속에서도 다친사람 없이 라이딩이 무사히 즐겁게 끝나서 다행이었고, 잘 이끌어주신 말발굽님과 옆에서 힘이 되어준 노을님, 좋은아빠님, 자전거 세팅 봐 주신 이태등님 등 많은분께 감사드립니다.

가온

2002년 8월 4일 날씨: 비, 라이딩거리: 약 53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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