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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티비 타고 일자산 오르기

........2002.09.23 11:01조회 수 1266추천 수 4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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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돈이 궁해 보급형 MTB에서 철티비로 다운그레이드 했슴다. ㅠ.ㅜ

전에도 안가본 산이 갑자기 만만해진 자전거로 바뀌니 가고 싶어지더군요. 전에 자전거는 너무 금이야 옥이야 해서 산에 끌고가기가 겁나더군요.  ^^;;

비록 철티비 - 실은 알미늄 재질에 시마노SIS풀셋입니다 ㅋㅋㅋ -  로 가는 산이지만 보호대에 헬멧까지 완전 무장을 했죠. (잘했죠?  ^^;;)

처음에는 흔히들 말씀하시는 육교로 안들어가고 상일동쪽의 길로 올랐습니다.
(길2동에서 하일동으로 빠지는 대로를 가다가 보훈병원대로쪽으로 빠지다 보니 입구가 하나 있더군요)

처음부터 업힐..  (산을 올라야 하니 당연하군요. -.-;)

기어를 다 써버렸죠. 사실 21단이라서 기어를 아낄 여유가 없습니다. 앞바퀴가 뜨는 것 같아 최대한 몸을 앞으로 숙이고 열심히 페달질...  재미는 나는데 너무 힘들더군요. 제일 좋은 길을 찾아 요리조리 페달질 해가는 재미가 인도에서 사람들 피해가는 재미(-_-Y)와는 또 다르더군요. 경사는 점점 급해지고.... 약수터를 지나는 시점에서 내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너무 무리를 했는지 헐떡 헐떡...

다시 출발! 조금 오르니 또 장난 아닌 경사가 나타났습니다. 지하수인지 뭔지 물까지 있어서 미끄러지더군요... 다시 하차...  뒷바퀴가 미끄러져서 도저히 출발할 수 가 없었습니다. 다시 하차, 끌기...

대충 올라가서 다시 타기...  계단으로 오르지 않고 배드민턴장 쪽 우회로를 선택 타고 올라갔습니다. 업힐도..  재미가 있더군요. 다운힐은 말할 것도 없고..
계속  (뭐라고 해야하는지 모르겠지만) 내리막과 오르막의 연속이었죠. 업힐과 다운힐이라고 하기엔 좀 민망한 곳들이었죠.

쭈욱 가다보니 세갈래 길이 나옵니다. 일단 왼쪽으로...  바로 가기엔 경사가 너무 급해 우회로로 갔습니다. 웁스...  뒷바퀴가 둔턱에 빠지며 미끌~  내친김에 쉬었습니다. 휴~ 다시 올랐습니다. 정말 힘은 들지만 잼나더군요.

정상에 도착하자 마자 헬멧이고 보호대고 다~ 던지고 물한모금.. 턱걸이 몇번..  온길 다시 가기 싫어 반대로 내려고 했으나 급격한 경사의 꼬불꼬불 내리막 이더군요. 조금 가다가 포기..

왔던 길을 돌아가 아까 세갈래 길의 오른쪽으로이동. 그 길로 오르자 마자 묘지가 있어서 울타리에 기대어 잠시 쉬었습니다. 다시 길이 펼쳐지더군요.

열심히 탔습니다. 중간 중간 너무 심한 경사는 오르기 힘들더군요. 어쩔 수없이 끌었습니다. 괜히 자존심이 상해서리... -.-;;

다시 정상~ 여기서는 잠시 물만 마시고 다시 페달질~ 여기보니 둔촌선생(?)의 비가 있더군요. 좀 읽어본뒤 옆의 계단을 공략..  을 포기하고 끌고 내려갔습니다. 일정하지 않은 돌 계단이어서 경사도 심하고 도저히 탈 수가 없더군요..

적당히 끌고 내려온후 다시 탔죠. 신납니다~  ㅋㅋㅋ 가다보니 길이 끊기는 듯 하며 조그마한 나무 계단이 나왔습니다.  한 15~20개 정도? 4개 이상의 계단을 내려가 본 적이 없지만 그냥 내려왔습니다. 덜덜덜 떨리더군요. 다 내려와보니 기어비로 인해 텐션이 약했는지 체인이 빠져 있더군요. 다시 끼우고 세갈래 길에서 어디로 갈까 하다가..

앞 쪽길 계단을 다시 올라가긴 싫고 왼쪽으로 가면 마을 같길래 오른 쪽으로 갔습니다. 정말 위험한 다운힐이 펼쳐지더군요.

천천히 가면서 엉덩이 뒤로 빼고 급한 경사의 나무 계단을 타고 내려왔습니다.
(아주 천천히 브레끼 잡아가며 자전거에서 안내리고 가는데 의의를 두었죠)

정말 스릴 있고.. 암튼 재미있었습니다. 거기서 부터 쭈욱 또 다운힐.. 등산객들로 인해 크게 속도는 못내었죠. 그래도 잼나더군요. 적당히 미끄러지고 가슴 쓸어내리고.  ㅋㅋㅋ

거기가 끝이더군요. 보훈병원뒤의 육교가 보였습니다. 여기가 거기구나 싶었죠.. 다른 분들은 여기서 시작하시는 거 같던데.. 그 계단을 어떻게 올라가시는 지 원....  -.-;;


암튼 결론은.. 예전에 어떤 분이 아무런 자전거나 끌고 올라가보라고 하셨는데 그 말씀의 진정한 의미를 알겠더군요. 잼납니다. ㅋㅋㅋ

그리고 제 생각에 산을 타기 위한 자전거는..

1. 브레이크 확실하게 잡히고
2. 변속(특히 저단기어)이 라이더가 필요로 할 때 된다
3. 등산객들에게 미안하니 땡땡이를 뗀다

이 조건만 만족하면 산타는데 문제 없을 것 같더군요. 특히 1번과 2번~! 이게 중요한 것 같더군요. 가격이 올라가면 두가지 조건이 더 확실하게 되겠죠. 극한상황에서도...

철티비로는 레이싱모드로 달리기는 힘들겠고, 좋은 자전거보다 후어얼씬 힘들긴하겠지만, 산을 즐기는데는 큰 문제는 없었습니다. 변속이나 브레이킹 때문에 못달린 적은 없는 거 같습니다.(기술의 부족함은 느껴지더군요)

자전거 성능을 의심하며 산에 가기를 주저하시는 분들~! 그냥 가보세요... 일자산 오실거면 저랑 같이 가구요~  ^^

다 내려와보니.. 자전거에서 못들어본 소리가 늘어 가슴이 아픕니다. 소리가 어디서 나는지 알수가 없더군요. 뒷변속은 오히려 더 잘되는 듯한 느낌이???
아뭏든 팔아버린 입문용 MTB가 그립더군요.  ㅠ.ㅜ

집에서 20분 거리에 고덕산과 일자산이 있는데 이제서야 가봤다는 것이 한심터군요. 철티비 부끄러우신 분들~ 저랑 같이 타죠. ㅋㅋㅋ 전 일자산만 타렵니다. 다른데는 좀 쪽팔려 안갑니다. ㅋㅋㅋ  참, 길 가르쳐 주실 고수분들도 좋구요~




<<덧말>> 세갈래 길에서 어떤 아저씨가 물어보시더군요. 그 자전거 몇백만원 짜리냐고..  산에 갈려면 그런 비싼 자전거 타야되지 않냐고 물어보시더군요. 아니라고 십만원대 자전거라고 말씀드렸더니 못 믿으시면서 자전거 점에 갔더니 5백만원짜리는 타야 산에 오를 수 있다고 말 한다고 하더군요. 저도 지금 산악자전거人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산에도 몇번 가보지도 않았지만 편견으로 인해 또 하나의 새싹(?)이 잘려져 나간다고 생각하니 씁슬했습니다.



글이 길군요. 읽어 주셔서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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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잊지 못할 첫 경험(처녀 MTB) (by ........) 저산은 ~내~게..오지마라~오지마라.. (b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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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 글쓴이
    2002.9.24 01:05 댓글추천 0비추천 0
    산에 갔다 오셨군요^^ 재미나게 잘 읽었습니다. 다녀온 후 정비 잘 하시구요..즐거운 라이딩 생활 하십시오
  • 글쓴이
    2002.9.24 04:22 댓글추천 0비추천 0
    자전거는 생각보다 멀쩡하네요.. 다만 안아프던 무픕이 아프고, 모기에 무쟈게 뜯겼습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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