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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아줌마의 30대때 강원도 돌아다닌 이야기

........2002.10.27 12:25조회 수 1084추천 수 3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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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봄날 친구에게 여의도에서 자전거를 가르친 후 가을이 되자 친구는 사부님을 모시구 실력 평가를 받고 싶은지 바쁜 나를 졸라 강릉엘 가자구 했다.

자전거는 고속버스 짐칸에 넣고 친구와 난 10월의 청명한 가을날 여행을 떠났다.

강릉에 도착해서는 삽달령을 넘어 정선으로 가기로 하고 시내에서 자전거를 한 번 점검한 후 계속 밟았다.

우리의 자전거는 철사이클이고 밤을 대비해 해드랜턴을 준비했다.

배낭엔 비상식량과 플륫까지 넣고 짐받이가 없어 배낭을 메고 자전거를 탔다.

요즘 산사태가 난 왕산리를 거쳐 산길을 구비구비 오르는데 가끔 쉴때면 친구는 작은 성경책과 노트를 꺼내 혼자서 뭔가를 열심히 쓰면서 중얼거리는게 좀 기분이 안좋았다.  

난 쉴때마다 먹는 스타일이고 또한 둘이 이야길 하고 싶었기때문이다.

할 수 없이 난 가지고 간 플룻을 불고 친구는 중얼중얼.....

폐활량이 늘어났는지 실험한다고 플륫을 꺼내 불어보았지만  암튼 좀 외로왔다.

점점 해는 뉘엿뉘엿 지는데 가는길에 민가는 거의 보이지않고 잠잘곳을 전혀 걱정하지 않는 친구는 아예 "우리 밤새 달리자"하는게 아닌가?

(친구는 늦게 배운 도둑질 날새는 줄 모른다구 아주 미쳐가고 있는 중이었다)

난 감기도 걸린 상태이고 이런 산길에서 갑자기 차가 치고 도망이라도 가면 어떨까하는 걱정에  민가만 보이면 "우리 저기서 재워달라고 해보자" 했지만 친구는 무조건 더가자고 박박 우겼다.

겨우 삽달령 정상에 서니 달도 없이 깜깜한 밤인데 뭔가 희끄므레 보이는게 있어 더듬어가보니 상여를 놓아두는 상여집이었다.

그순간 난 무조건 처음 만나는 집에 들어가자고 하고 막 달렸다.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났는지 불빛만 보이면 문앞에서 주인을 찾았지만 그동네 사람들이 거의 집에 없었던 것 같았다.

결국 임계 가까이 오니 작은 마을이 있어 가겟집에서 저녁을 먹고 잠자리를 구했다.

둘이 잘려고 누웠는데 친구는 내일 새벽에 떠나자고 또 시작을 했다.

난 아침엔 산골이라 안개도 자욱하고 추운데  안개가 걷히면 떠나자고 하다가 마침내 둘이 토라져 우리 각자 하고 싶은대로 하자로 결론이 나고 말았다.

아침이 되니 친구는 부시럭거리며 떠나고 말았다.

난 실컷 자고 일어나서 상쾌한 햇살이 퍼질때 쯤 자건거에 올랐다.

가는길에 작은 성당 공소가 보여 들어가 미사도 드렸다.

공소에서 미사드리는건 처음 이었는데 할머니 한분이 회장님께 헌금땜에 마구 혼나시는데 할머니는 죄인처럼 고개를 떨구고 야단을 맏고 계시는 모습이 좀 우습게 느껴졌다.

아리랑의 고장인 여량까지의 길은 정말 멋있었다. 게다가 끝없이 이어지는 내리막에서는 날개달린 새가 된거 같은 느낌이 들었다.

차도 거의없이 따쓰한 햇빛 아래 난 선채로 페달을 밟고 날았다.

아우라지에 도착해선 사공아저씨와 함께 배를 타고 왔다갔다 하다가 정선까지 안가고 버스를 타고 강릉으로 돌아왔다.

강릉 공군 휴양소에 자전거를 맡기고 다음날 서울로 돌아왔는데 그후 한6개월간 친구와는 연락을 끊었었다.

나중에 친구는 혼자 달리면서 악착같이 정선까지 갔는데 그후 한달간 아팠었다고 했다.

지금은 반대편에 살고 있는 친구가 몇년전 전화로 또 날 꼬시기시작했다....우리 안데스에서  산맥을 바라보며 자전거타자 얼마나 멋있는데.....그말 한마디에 난 거의 40시간 배행기를 타고 날아갔었는데 친구는 자전거도 없었다.

하지만 난 안데스 산맥으로 놀러가는 중 자전거로 오르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 바꿔 타자고 했다.

그들은 친절하게도 우리에게 자전거를 빌려주어 해발 2500M에서 타보았다....

만일 그때 자전거를 못타고 돌아왔으면 친구에게 사기당했다고 지금도 생각할 텐데.

그후에도 우린 여러번 자전거여행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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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안산에 오르다 2탄...... (by 지방간) 폴딩은 죽지않는다...다만 녹슬 뿐이당...-sbd- (by bikeman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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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grinder
2002.10.21 조회 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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