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군을 뵌적 없지만 주거지역때문에 스스로 남부군의 일원이라 생각하고 정신적으로는 2.3을 표방하는 경기도 안산에 사는 1년 된 초보 입니다
어제 대학 선배들과 망년회로 서울 여기 저기 떠돌다(징허게 놀았슴돠). 새벽
에야 찜질방에서 무거운 몸을 잠시 뉘였다가 12시에 집에 도착합니다.
집에서 모자란 잠을 채우기에는 날씨가 너무 예술이라 자전거를 타기로 결심합니다. "그래, 함 가는 고야~"
평소 게으른 성격이라 타이어 갈아끼우기 무쟈게 싫어하는데 오늘은 왠지 후배가 준 미쉐린 왈그리퍼 앞타야를 껴보고 싶어집니다. 끙끙대며 갈아끼우는데
울 Mom 밤새고 들어온 아들이 싫으셨던지 "야! 그런거 나가서 신문지 깔고해" ㅡ,.ㅡ;;
꿋꿋하게 갈아끼우고 포크에 끼우는 순간!
"아아악!" 타이어 진행 방향을 거꾸로 끼웠습니다. 몇번을 확인했건만...윽...
순간 라이딩 계획 자체를 없애버릴까 하는 유혹이 들었지만 순간적으로 스친 생각...
'그래, QR을 반대로 끼우자..으하하하하' ^^;(게으름이 제 테마입니다.ㅋㅋ)
우여곡절 끝에 집을 나와 초코바 2개와 파워에이드를 준비합니다.
'어디로 갈까?' 수리산은 어제 내린 눈이 음지는 아직 안녹았을 거란 생각에
지난번에 눈다짐해 놓은 안산의 양상동 고속도로 인터체인지 근처의 야산으로 가기로 마음 먹습니다.
약 3Km의 온로드 이동, 몸푸는 마음으로 가볍게 천천히 페달링해서 갑니다.
고속도로 진입로를 지나자 아주 작은 마을이 보이고 "개발제한 구역'이란 팻말이 보입니다. 왠지 반갑습니다.
마을을 지나 앞에 보이는 고추밭으로 갑니다. 약 폭 2m의 길이 보입니다.
'횡재했다!!!' 산에서 이렇게 상태가 좋은 길은 드물어서 너무 반가웠습니다.
사람이 다닌지 오래인지 낙엽은 수북하고 길위에는 밤알이 그대로인 밤송이와 나뭇가지들만이 요란합니다.
어쨋든 낙엽때문에 노면 파악이 어렵고 경사도 있어 끌고 오릅니다.
그렇게 오르길 10여분 앞에 무덤이 보입니다. 순간 스치는 불길한 생각
역시나, 그 길은 야산에서 쉽게 볼수있는 무덤에 상여가 지나기 위해 낸 길이었던 것입니다. "아아아악" 길이 없다....
담배에 불을 붙이고 고민합니다. 쉽게 포기 할 수 없다는 생각에 오던길을 되돌아 내려갑니다. 고추밭에서 왼쪽으로 진행할 수 있는 길이 보였던 것을 믿으며..
이번에도 아까와 같이 폭이 너른 길입니다. 끌고 가면서 나중을 위해 큰 가지들을 길가로 던집니다. 그렇게 오르길 20분여 오른쪽으로 휘어지는 길을 보며
'아싸 정상능선이 멀지 않았다.'...허억 왠걸...또 무덤입니다.
이번에는 왠지 열받아서 무덤 주인 이름을 흘겨봅니다. '평주 강씨지묘'(한자에 약한지라 평자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강씨 종산인 모양입니다.나중에 산 여기저기를 뒤져보니 예조 참판까지 지낸 양반도 계시더만요~ㅋ
돌아 내려가다 위를 보니 경사가 험하긴하지만 올라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길이 아닌 곳을 자전거를 메고 오릅니다. 가시 나무가 많아 얼굴을 긁어 댑니다. 자전거를 방패삼아 밀어 헤치며 능선에 올라서자 싱글의 상징인 오솔길이 나타납니다. 그 성취감...말로 못합니다. 다들 잘 아시겠지만 능선은 등산하시는 분들이 길을 닦아 놓아서 진행하기가 훨씬 수월합니다. 이 길을 지난 선배들에게 괜시리 콧등시리도록 고맙습니다. 자전거가 일탈이라면 싱글은 내 정신의 해방구입니다.
다시 고민합니다. 왼쪽? 오른쪽? 오늘 목표는 진입로를 찾는 것이였지 완주가 아니었기에 보다 짧은 코스인 왼쪽으로 진행하기로 합니다.
좁다란 싱글을 오르고 내리 달리면서 신납니다.(가진 실력이 일천한 지라 천천히, 그러나 즐겁습니다.) 내리막에서 콘트롤 미스로 핸들바가 돌아가버려 고꾸라 집니다. 저속이라 크게 다치진 않았지만 손목이 시큰거립니다. 자전거를 점검하니 앞브레이크 레버 앞의 케이블연결부위가 부러져 정상작동이 불가능합니다.
그렇게 두세차례 더 넘어지며 도착한 곳은....천주교 공원 공동 묘지 였습니다. '오늘 라이딩의 태클은 무덤이구만' 경치좋은 소위 명당자리는 무덤들이 다 차지하고 앉았더군요...(음...화장해야해...ㅡ,.ㅡ;;;)
무덤위를 다니기는 왠지 미안시러버져서 다시 돌아섭니다. 왔던 길을 되짚어 가는데 한참 가다 보니 기분이 요상해집니다. 깊은 산속에 혼자라는 사실이 무서워지는 거였습니다. 사고가 나면 도와줄 사람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걱정이었고 짐승보다 낯선 사람을 만나는 것이 더 무서워지더군요.(다 큰 넘이 ^^;)
다시 끌고 능선을 주행하며 몇번의 갈림길을 만나지만 시간을 생각해 자제하기로 합니다. (한번더 헤맨다음에야) 고압선 철탑밑에서 다운을 시작합니다.
폭이 넓어서 좋지만 자주 다지지 않는 길이라 풀이 웃자라고 낙엽때문에 노면예측이 불가능합니다. 더구나 우리 포크는 일레스토머라 통통 튀어 올라 콘트롤을 난감하게 합니다. 입에서 "우아아 ㄱ" "으악" "어억"을 길게 달고 비명지르며 내려옵니다.
앞브렉을 잡을 때 바퀴가 락되서 핸들이 돌아갈때 마다 가슴이 처얼렁하고 내려앉습니다. 그래도 이 맛에 타죠 ^^
진입로를 발견한 자신이 너무 자랑스러워 뿌듯해하며 내려와 보니 사유지인지 철망이 쳐져 있고 철문이 있길래 열고 나오면서 아쉬운 마음이었습니다. '올라갈때 곤란하겠군...오늘의 코스 발견이 허무하당'
마을을 둘러싸고 있는 산의 약 1/2를 약 3시간 가량 진행하였는데 자전거를 탄 거리보다 끌고다닌 거리가 훨씬 많았습니다. 능선으로 계속 주행하면 엄청난 거리가 될것으로 생각됩니다. 다음을 기약하며 발길을 돌렸죠...
후기 첨 쓰는데....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레이싱이 아닌 크로스컨트리를 사랑하는 슈롯트
어제 대학 선배들과 망년회로 서울 여기 저기 떠돌다(징허게 놀았슴돠). 새벽
에야 찜질방에서 무거운 몸을 잠시 뉘였다가 12시에 집에 도착합니다.
집에서 모자란 잠을 채우기에는 날씨가 너무 예술이라 자전거를 타기로 결심합니다. "그래, 함 가는 고야~"
평소 게으른 성격이라 타이어 갈아끼우기 무쟈게 싫어하는데 오늘은 왠지 후배가 준 미쉐린 왈그리퍼 앞타야를 껴보고 싶어집니다. 끙끙대며 갈아끼우는데
울 Mom 밤새고 들어온 아들이 싫으셨던지 "야! 그런거 나가서 신문지 깔고해" ㅡ,.ㅡ;;
꿋꿋하게 갈아끼우고 포크에 끼우는 순간!
"아아악!" 타이어 진행 방향을 거꾸로 끼웠습니다. 몇번을 확인했건만...윽...
순간 라이딩 계획 자체를 없애버릴까 하는 유혹이 들었지만 순간적으로 스친 생각...
'그래, QR을 반대로 끼우자..으하하하하' ^^;(게으름이 제 테마입니다.ㅋㅋ)
우여곡절 끝에 집을 나와 초코바 2개와 파워에이드를 준비합니다.
'어디로 갈까?' 수리산은 어제 내린 눈이 음지는 아직 안녹았을 거란 생각에
지난번에 눈다짐해 놓은 안산의 양상동 고속도로 인터체인지 근처의 야산으로 가기로 마음 먹습니다.
약 3Km의 온로드 이동, 몸푸는 마음으로 가볍게 천천히 페달링해서 갑니다.
고속도로 진입로를 지나자 아주 작은 마을이 보이고 "개발제한 구역'이란 팻말이 보입니다. 왠지 반갑습니다.
마을을 지나 앞에 보이는 고추밭으로 갑니다. 약 폭 2m의 길이 보입니다.
'횡재했다!!!' 산에서 이렇게 상태가 좋은 길은 드물어서 너무 반가웠습니다.
사람이 다닌지 오래인지 낙엽은 수북하고 길위에는 밤알이 그대로인 밤송이와 나뭇가지들만이 요란합니다.
어쨋든 낙엽때문에 노면 파악이 어렵고 경사도 있어 끌고 오릅니다.
그렇게 오르길 10여분 앞에 무덤이 보입니다. 순간 스치는 불길한 생각
역시나, 그 길은 야산에서 쉽게 볼수있는 무덤에 상여가 지나기 위해 낸 길이었던 것입니다. "아아아악" 길이 없다....
담배에 불을 붙이고 고민합니다. 쉽게 포기 할 수 없다는 생각에 오던길을 되돌아 내려갑니다. 고추밭에서 왼쪽으로 진행할 수 있는 길이 보였던 것을 믿으며..
이번에도 아까와 같이 폭이 너른 길입니다. 끌고 가면서 나중을 위해 큰 가지들을 길가로 던집니다. 그렇게 오르길 20분여 오른쪽으로 휘어지는 길을 보며
'아싸 정상능선이 멀지 않았다.'...허억 왠걸...또 무덤입니다.
이번에는 왠지 열받아서 무덤 주인 이름을 흘겨봅니다. '평주 강씨지묘'(한자에 약한지라 평자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강씨 종산인 모양입니다.나중에 산 여기저기를 뒤져보니 예조 참판까지 지낸 양반도 계시더만요~ㅋ
돌아 내려가다 위를 보니 경사가 험하긴하지만 올라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길이 아닌 곳을 자전거를 메고 오릅니다. 가시 나무가 많아 얼굴을 긁어 댑니다. 자전거를 방패삼아 밀어 헤치며 능선에 올라서자 싱글의 상징인 오솔길이 나타납니다. 그 성취감...말로 못합니다. 다들 잘 아시겠지만 능선은 등산하시는 분들이 길을 닦아 놓아서 진행하기가 훨씬 수월합니다. 이 길을 지난 선배들에게 괜시리 콧등시리도록 고맙습니다. 자전거가 일탈이라면 싱글은 내 정신의 해방구입니다.
다시 고민합니다. 왼쪽? 오른쪽? 오늘 목표는 진입로를 찾는 것이였지 완주가 아니었기에 보다 짧은 코스인 왼쪽으로 진행하기로 합니다.
좁다란 싱글을 오르고 내리 달리면서 신납니다.(가진 실력이 일천한 지라 천천히, 그러나 즐겁습니다.) 내리막에서 콘트롤 미스로 핸들바가 돌아가버려 고꾸라 집니다. 저속이라 크게 다치진 않았지만 손목이 시큰거립니다. 자전거를 점검하니 앞브레이크 레버 앞의 케이블연결부위가 부러져 정상작동이 불가능합니다.
그렇게 두세차례 더 넘어지며 도착한 곳은....천주교 공원 공동 묘지 였습니다. '오늘 라이딩의 태클은 무덤이구만' 경치좋은 소위 명당자리는 무덤들이 다 차지하고 앉았더군요...(음...화장해야해...ㅡ,.ㅡ;;;)
무덤위를 다니기는 왠지 미안시러버져서 다시 돌아섭니다. 왔던 길을 되짚어 가는데 한참 가다 보니 기분이 요상해집니다. 깊은 산속에 혼자라는 사실이 무서워지는 거였습니다. 사고가 나면 도와줄 사람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걱정이었고 짐승보다 낯선 사람을 만나는 것이 더 무서워지더군요.(다 큰 넘이 ^^;)
다시 끌고 능선을 주행하며 몇번의 갈림길을 만나지만 시간을 생각해 자제하기로 합니다. (한번더 헤맨다음에야) 고압선 철탑밑에서 다운을 시작합니다.
폭이 넓어서 좋지만 자주 다지지 않는 길이라 풀이 웃자라고 낙엽때문에 노면예측이 불가능합니다. 더구나 우리 포크는 일레스토머라 통통 튀어 올라 콘트롤을 난감하게 합니다. 입에서 "우아아 ㄱ" "으악" "어억"을 길게 달고 비명지르며 내려옵니다.
앞브렉을 잡을 때 바퀴가 락되서 핸들이 돌아갈때 마다 가슴이 처얼렁하고 내려앉습니다. 그래도 이 맛에 타죠 ^^
진입로를 발견한 자신이 너무 자랑스러워 뿌듯해하며 내려와 보니 사유지인지 철망이 쳐져 있고 철문이 있길래 열고 나오면서 아쉬운 마음이었습니다. '올라갈때 곤란하겠군...오늘의 코스 발견이 허무하당'
마을을 둘러싸고 있는 산의 약 1/2를 약 3시간 가량 진행하였는데 자전거를 탄 거리보다 끌고다닌 거리가 훨씬 많았습니다. 능선으로 계속 주행하면 엄청난 거리가 될것으로 생각됩니다. 다음을 기약하며 발길을 돌렸죠...
후기 첨 쓰는데....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레이싱이 아닌 크로스컨트리를 사랑하는 슈롯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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