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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의 땅에서(부산성-사룡산 : 030209)

........2003.02.11 00:20조회 수 2515추천 수 1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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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  "구름위의 산책"

경주에서 건천행 버스 기사가 잔차는 아니 된단다. 그래도 잔차를 태워주었다. 바퀴를 빼고 나서
건천까지는 혼자 타고 아직 칠흑같은 길을 신나게 달려 건천에서 내려 줄때는 버스 기사가 고마워 진다.
날씨가 흐려 걱정이었다. 일출전 건천까지 도로가 위험한데 다행히 운이 따라 주어 1시간은 벌었다.
잔차 맞추어 건천을 빠져 나가 송선교를 지나 송선저수지에서 지도상에 있는 새로운 길을 알아 보러 골짜기로 들었다.(입구는 미담 레스토랑)
큰 덤프 트럭이 빙판길을 내려오는데 거대함에 겁을 먹고 길옆으로 오른다.
뒷바퀴가 어제 내린 빗물이 거울처럼 반질거리는 도로를 오르지 못해 길옆 모래사이를 비집고 올라선다.
영남산업 채석장이 끝이었다. 안개로 윗쪽의 거대한 잘려진 암벽만 희미하게 보이고 끝이 없다.
수위 아저씨는 이상하다는 표정으로 더 이상은 길이 없으니 돌아가라며 문을 닫는다.
5만분의 1 지도에 그려진 도로만큼 올라온 곳이다. 15년전 지도가 하나도 바뀌지 않았다면 채석장은 그때도 있었단 말인가.
빙판을 내려오기란 오르기 보다 어려워 내려서 안전하게 걷고 타고 송선교로 다시 돌아왔다
여기까지 9.23 km 비계획 코스 였습니다. 7:40분 실제 송선교는 옛다리가 되어 도로옆에 붙어 흔적을 겨우 찾았다.
뿌연 골짜기를 따라 약사사를 지나 개울 건너 오르면서 절과 집과 집을 지나 만교사 앞에서 바리케이트로 막았다.
농작물의 도난 위험으로 길을 페쇄한다고 …..
조금씩 업힐이 느려진다. 길바닥엔 얼음이 더 많아져 페달에 발을 빼야 한다. 듣기엔 봄에는 바닥에 깔린 주먹 크기의 돌들에
업힐시에 바퀴에 엄청난 스크레스를 준다나, 해서 누군가 잔차를 집어 던져 버렸다더군. 허파가 뒤집어지기 전에 미쳐버린다던데 이 겨울엔 미칠일은 없지만 그래도 조금씩 무거워져 온다.
예상보단 쉽게 주사산(오봉산)과 연결되는 능선에 올랐다. 직진하여 숙재로 가려했으나 구름이 바다를 이루어 더 멀리 보기 위해 부산성 정상으로 향한다. 더 이상은 미끄러워 오를수 없다.
다리는 무거웠지만 점점 넓어지는 운해에 마음은 가벼워져 혼자 가기엔 너무 아름다운 경치다. 카메라만 자주 만지게 되었다.
고냉지밭 사이로 임도는 어머리(동편)로 이어지고 우측으로 돌아 정상부 밭꼭대기에서 주위를 둘러본다.
희말라야 연봉이 따로 있으랴. 어제 내린 축축한 비는 사람이 살지 않는 산정을 선경으로 바꾸어 두었다.
사방 파노라마를 읇어보면 동으로 토함산,백운산,언양의 고헌산,가지산,운문산,억산, 창녕의 화왕산 비슬산, 멀리 작으마한 가야산, 팔공산,신령 화산, 보현산 천문대,운주산, 지금 박회장님 일행이 업힐하고 있을 안강의 도덕산 그아래는 모두 구름에 묻혔다. 적어도 오늘 구름의 바다위에 솟아야만 이 땅의 진산이라 말하리라.
흑백 필름이 다 되어간다. 송선교에서 여기까지 약 9km 이다.
밭을 거슬러 오르면 무덤에서부터 눈길에 박힌 낙동정맥의 등산화의 발자국을 따라 숲과 무덤 그리고 산성의 흔적을 밟고
나무사이를 800m 비켜 나가면 숙재로 이어지는 임도와 다시 만나 개들이 마구 짖어되는 사육장을 지나 얼음으로 걸어야만 하는 다운힐을 따라 조심스럽게 숙재에 다다르면 아스팔트가 조금씩 녹고 있다.
시멘트 업힐을 780m 시루미기 생식마을 거대한 입구를 통과해 각양각색의 기념물과 좋은 글귀가 세겨진 조형물들을 지나
언덕 같은 뒷산 사룡산으로 오른다.
사룡산 정상에는 처사 영산신공지묘가 있다. 여기서는 보현산 설화가 더 선명히 보이는 것 같다. 11.57km 10시다.
서둘러야겠다. 숙재로 돌아와 아스팔트를 내리 쏘아 상리에 도착 하얀 능선의 남양목장까지는 좀 힘들것 같다.
여기서 주의해야한다. 우라2리(상리마을) 비석에서 마을로 들어서 직진하면 농로다. 우측으로 140도 방향으로 꺽어진 임도길을 타라. 상리 450m에서 능선까지 700m 거의 직등으로 오르는 업힐을 오를 라이더는 없을 것이다. 아마 사람이 아니면 …..
목장 집에서 개가 나를 향해 짓는다. 능선 바로아래에 창고옆에도 개들이 마구 짓는다. 누가 밥주러 안오면 죽을 놈들인데
건너편 사룡산의 시루미기가 따스한 남동편으로 누워 내 하는 꼴을 보고 있다. 보기에 정감어린 참 따스한 산골 마을이다.
옷은 비 맞은것 같이 김을 뿜고 이제 땀수건을 준비해야 할 봄이 온것 같다.
능선엔 좌측 부산성으로 이어지는 봉우리엔 산불감시소가 있고 우측 774.4m봉으로 임도가 어디까지 이어지는지 눈길이 이어진다.
햇살이 따가워지면서 감산리 계곡이 들어난다. 다운힐은 공짜가 아니다. 눈은 앞바퀴를 물고서 이리저리 흔들어 대며 몸부림을 치게 하고 다운힐에도 페달을 밟아야 하는 새로운 동작을 해야하다니 길은 임도는 좁아져 임도가 아니라 큰 등산로 모양으로 우측으로 뻗어 나간다. 아래의 직선 계곡길을 선택했는데 고도가 낮아지며 눈은 진흙으로 그 아래는 숨은 얼음이 깔려 있다.
된통 넘어져 몸에 흙이 떡칠을 해버렸다. 이제 끌고서 달려 내려오지만 바퀴가 돌지 않는다. 자전거가 아니라 흙덩어리로 변신해 들수도 없을 정도로 무거워졌다.
나무막대로 흙을 찔러 떨어뜨리며 마을 위 무덤에 도착해 어떻케든 바퀴는 돌아가게 만들어야 했다.
다행히 장사마을엔 아무도 밖에 나온 이가 없어 혼자 청소하고 흙덩어리를 휘돌리며 쫒기듯 마을을 빠져 나와 개울이 인접한
길까지는 감산리에 다 이르러 개울에서 대청소를 시작했다.
날씨가 풀린탓에 손은 견딜만 는데 꼴이 말이 아니다. 지나는 차안에서 보는 이는 무엇을 생각할까.
내가 생각해도 쑥스럽다. 얘들도 아니고 흙탕물에서 장난친 것인지 “ 아부지 그게서 뭐 합니꺼” 혹 아들이 나타났다면
한동안 끔찍한 일이 였을것이다.
물기가 마르는 옷과 잔차를 바람에 날리며 감산리에서 20번 국도와 만나 아쉽지만 당고개를 오른다.
오늘의 패인은 물론 눈과 얼음이지만 단석산 임도에서 마주칠 끔찍스런 찰흙 덩어리가 머리를 누르기 때문이다.
오늘 오후 약속을 아마 그 큰 흙덩어리가 나의 잔차를 사로잡고 조금전 개울가에서 처럼 또 그 짓거리를 반복해야만 할 것이니까.
당고개를 넘자 건천까지는 한기가 파고드는 다운힐이다. 짜장면 먹어면서 동네 할배들이 로또에 당첨되었을때를 “공약남발”
이다. 전국이 로또세상이 되었구나.
경주로 홀로 달리는 길은 맘이 바쁘지 많았으면 더 좋으련만 서둘러야 했다.
15:00 계획구간(송선교-부산성-경주) 44.77km 이다. 거리계는 60km가 채워져 있다.
총 8:00 시간 중 4:30분 타고 시속 12.8km 다. 정말 잘 달리고 잘 뛰었는데도 기껏 이거라니.
오늘 하루 “천상의 신들의 땅에서 라이딩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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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 같이 갔었으면 좋았는데 혼자서 멋진 여행 하고 오셨네요. 언제 길이 마르면 저도 사룡산을 거쳐 단석산까지 라이딩하고 싶습니다.
용용아빠
2024.06.17 조회 71
treky
2016.05.08 조회 681
Bikeholic
2011.09.23 조회 8118
hkg8548
2011.08.04 조회 7168
M=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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