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도로에서, 건강만 다지기로 했다가, MTB 란것을 알게되고, 그래서, 비싼값을 주고, 하드테일하나 장만해놓고 보니, 웬지 산이 날 부르는 압박감(?)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원체 겁이 많아서, 차일피일 미루고 있었는데, 산본에 사는 친구의 부름을 받고, 친구와 함께 어제 9일 산본 수리산을 갔습니다. 원래는, 우면산 초중급코스부터 시작할려고 마음 먹었는데, 시작부터, 등산로와 싱글코스... 보호장구를 인터넷으로 주문했는데, 4일 주문한것이 오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냥, 바이크존 케블라바지 하나 믿고, 산을 올라갔습니다.
업힐하는데, 그동안 열심히 연습한덕인지, 힘이 많이 들진 않았는데...
바닥이 울퉁불퉁해서 그런지, 내 의지와 상관없이 옆으로 넘어졌습니다.
전에는 바인딩페달때문에, 발붙은것을 원망했는데, 오늘은 아예
뺄생각도 안하고 얌전히 넘어졌습니다. 흠... 넘어질수도 있는거지...
넘어질때, 왼손으로 짚었는데, 왼손목이 좀 아픕니다.
또 열심히 올라갔습니다. 의자가 보이고, 등산객과 한무리의 MTB 동호인들이 남녀가 어울려 웃음짓고 담소를 나누고 있고, 한 여성라이더가, 나무로 된 계단을 내려오다가, 앞으로 뒤집어 지려다 옆으로 넘어집니다. 즐거워 보입니다.
난, 속으로, 쉬운 임도부터 시작해야 되는건데... 어쨌건, 앞장선 친구따라 막 달리다가, 이정표가 세군데로 갈라지는데, 대충 눈짐작으로 쉬워보이는길로 달렸습니다. 그런데, 딱 자전거 한대 겨우 지나갈 공간... 어쨌건, 달리다가보니, 어라... 계속 경사가 심해지는겁니다. 게다가, 바닥엔 나무뿌리들이 불규칙하게 튀어나와 있었습니다. 브레이크? 별 도움이 안됩니다. 나무뿌리에 자전거가 튀어, 미끄럽고... 오른쪽은, 과수원철조망이 있습니다. 경사가 너무심해져서, 다리를 이용해서 정지하려 했는데, 왼쪽다리가, 나무같은 풀줄기에 걸리면서, 쾅... 하지만, 풀이 있어서 크게 아프거나 하진 않았지만, 왼쪽 풀숲넘어가 낭떨어지인지 몰라서, 약간 섬뜻.
처음보는 등산객이, 사태를 추스리고 있는 우리들에게 다가오더니, 왜 이리로 가세요? 자전거로 가기엔 아주 안좋은 코스이고, 나갈길이 없다고 하면서, 옆길로 새서 내려가는 길로 가라고 하시는데, 걸어서 내려가야 하는 급경사로...
결국, 다시 돌아서... 이름은 모르겠는데, 무슨 저수지 쪽으로 향했습니다. 올라올땐 그렇게 힘들었던 길이, 너무 빨리 내려가 버려서, 좀 허탈했습니다. 비가와서 그런가, 길 중간중간에 물이 흐르던데, 물이 튀어서 입에 들어오는것을 처음 경험했습니다. 아... 이런맛이구나..
땅이 울퉁불퉁해서 그런가, 브레이크를 잡으면, 자전거가 좌우로 뒤틀리더군요. 어쨌건, 새로운 경험이니까 하면서, 브레이크감을 느끼고 배우려고 애를 썼습니다.
산업도로인것같은 8차선도로까지 내려와, 아스팔트길을 밟으니, 괜히 긴장도 풀리고, 보호장구 안하고, 이정도니 오늘, 첫경험치고는 괜찮았어... 하는 안도감도 있었고... 친구는, 인도에 붙어있는 자전거 도로로 가는데, 저는 찻길로 달렸습니다. 그런데, 덤프트럭들이 계속 엄청난 속도로 지나가길래, 안되겠다 싶어서, 횡단보도가 있는, 얕은 턱을 통해서, 자전고 도로로 올라가려 했습니다.
순간, 하늘로 부웅~ 바인딩 페달때문에 자전거도 함께 날랐습니다. 안장은 찢어지고, 왼쪽무릎팍은 감자바위처럼 부어오르고, 벨은 분해되어 날라가고, 속도계도 팍 까지고, 뒷변속기 부위도 거칠게 짖이겨지고... 몸이 아픈것보다, 자전거가 상한게 마음이 아팠습니다. 안장이 비싼건데... 넘어진 장소를 가만히 보니, 인도턱은 1Cm 도 안되어 보이는데, 산업도로라 그런지 고운모레가 수북히 쌓여있었습니다. 무심코 봤던, 주위를 살펴보니, 온통 길가에 고운모레가 쌓여있었습니다.(모래실은, 덤프트럭에 덮개는 없는건지...)
오른쪽 팔꿈치도 찰과상이 좀 있고, 어깨도 많이 아프고...
그런데, 괜히 기분이 좋았습니다. 흐흐흐, 이거 찍어서, 기념으로 와일드바이크에 올려야지... 감자같이 부어오른 무릎...으.... 많이 아팠습니다.
- 중략 -
집에 와서보니, 붓기는 다 가라앉고, 무릎뼈위에 뻘것뻘것하게 피멍이 들어 있었습니다. 이것도 기념인데, 감자바위가 가라앉아버려서 좀 아쉬웠습니다. 휴대용 디지탈카메라가 있었더라면...
찢어진 안장을 보면서 너무 마음 아픕니다.
겉가죽이 완전이 찢어졌는데, 어떻게 보수를 해야할지... 경험있으신분의 조언 부탁드립니다.
산에서도 조심해야겠지만, 도로에서도 조심해야겠습니다. 저는 도로파였는데... 믿던 도로에 당했습니다.
오늘 아침, 박스에 담겨온 보호장구를 바라보면서,... 세상에 4일날 주문한것을 8일저녁에 발송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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